취업 사기에 속아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감금됐던 남성이 조직의 차량을 훔쳐 목숨 걸고 탈출한 것으로 MB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삼단봉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을 따돌리고 시속 150킬로미터로 질주해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는데, 현재 10여 명의 한국인이 더 감금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혜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5월 "한 달만 대신 일하면 800만 원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에 50대 남성은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중국인 범죄 조직원에게 붙들려 바로 프놈펜 외곽에 있는 '원구단지'로 끌려갔습니다.
자신의명의로 된 통장을 해당 조직에게 제공했지만 거래가 되지 않자 무차별 폭행과 감금이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제가 (통장) 정지를 시킨 줄 알고 저를 이제 두드려 팼어요. 수갑 채우고 삼단봉으로 때리고…."
한국에 살아 돌아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을 결심한 남성.
지난 6월, 흉기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차량에 태워 또 다른 웬치로 이동하던 중 기지를 발휘합니다.
소변이 마렵다며 차량에서 내렸고, 조직원이 방심한 틈을 타 운전석으로 달려가 차량을 훔쳐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 인터뷰 :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제가 올라타니까 이제 삼단봉으로 유리창을 막 때려버리더라고요. 시속 150킬로미터 밟고 무작정 어디론가 간 거죠."
남성은 이정표 하나 없는 캄보디아 시골길을 달려 한 주유소에서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한국대사관으로 향했고, 12일 만에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원구단지에는 비슷한 시기에 감금돼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10여 명의 한국인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한국인) 15명 정도 있었어요. 방이 3개였는데 5명 정도. 생사를 몰라요. 안쓰럽죠."
남성은 극적으로 탈출했지만, 여전히 그날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MBN 뉴스 정혜진입니다.
[ cheong.hyejin@mbn.co.kr ]
영상취재 : 김진성· 김동언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 래 픽 : 최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