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차려달라는 은퇴 가장은 평화로운 가정의 적일 뿐. 까짓 하루 세 끼, 그거 내가 만들어 주마.
음식 맛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다양한 답이 있겠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첫째는 재료고 둘째는 양념이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는 음식의 기본이다. 제아무리 솜씨 좋은 요리사도 주어진 재료가 나쁘다면 제대로 된 음식
한때 우리나라의 급식 시스템을 그대로 해외에 가지고 가서 현지 학생들에게 한 끼 식사를 만들어 주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하얀 식판과, 거기에 담긴 음식을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외국 학생들도 이내 적
9월이 되자 아침저녁으로 가을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기후 변화로 인해 이른바 '처서 매직'도 의미가 없어진 요즘이지만, 그래도 계절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늦더위가
▲ 지난 5년간 전체 소비자 물가가 10%대 상승하는 동안 먹거리 물가는 2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식 품목 대부분이 급등하며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점심값 상승)이 심화됐다. 지난 6월 1
▲ 어느 휴일, 가족과 함께 나눈 식탁 ⓒ 여운규 "간단히 국수나 삶아 먹자"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국수라는 음식이 먹는 사람에게는 간단한 한 끼일지 몰라도 만드는 사람에겐 꽤 힘든 노동이기 때문이다. 우
▲ 유진식당의 평양냉면 부드러운 면에 슴슴하지만 감칠맛 나는 육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 여운규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시원한 냉면이다. 냉면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나는 평양냉면 팬이다.
▲ 동네 마트에서 제철을 맞은 가지를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 여운규 퇴근길에 동네 마트에 들러보니 가지를 쌓아놓고 팔고 있다. 진한 보랏빛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격은? 다섯 개 천 원! 놀라운 가격이다. 역시
부산에서 나고 자란 나는 고향 떠나 서울 와서 밥벌이를 하게 되면서 몇 가지 음식과 관련한 문화 충격을 받게 됐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누구나 다 아는, "순대를 어디에 찍어 먹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에서
최근 들어 슴슴한 맛의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듯하다. 여전히 손사래 치는 사람도 있지만 날이 갈수록 '평냉'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좋아하는 가게에 따라 일종의 파벌이 생기기도 하고, 냉면 제대
오랜만에 소주나 한잔하자는 내 요청에 좀 망설이다 나온 선배는 배낭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맥주병이다. 아니 무슨 맥주를 갖고 오셨냐 물었더니 "내가 만든 맥주야, 한 번 마셔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이
▲ 잘게 다진 고기가 들어간 유니짜장 스타일의 동성각의 짜장면 곱빼기. 유리컵에 담긴 건 보리차다. ⓒ 여운규 아주 오래전,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이순재 배우는 대발이 아버지 역으로 인
한국인의 고기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추월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한 해 동안 한국 사람들이 소, 돼지, 닭고기를 쌀보다 더 많이 먹었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나부터도 쌀밥을 그리 많이 먹지는 않는 것 같긴 하다
얼마 전 부산 출장을 다녀왔다. 부산은 내가 나서 자란 고향이고, 내 모든 정서의 기반이 되는 곳이지만 가족들이 모두 수도권으로 이주한 지금은 내게도 관광지 비슷한 도시가 됐다. 항상 가슴 속에는 광안리 앞바다의 파
▲ 지난 13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한 장면 ⓒ JTBC 며칠 전, 나의 최애 요리 방송 프로그램에 원로 개그맨 부부가 나오는 편을 흥미진진하게 봤다. 특히 시선을 끌었던 건 아내 쪽이 스테이크를
▲ 2024년 2월 20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한 물양장에서 세척과 선별 작업을 마친 싱싱한 멍게들이 박스에 담겨 있다. ⓒ 연합뉴스 올봄은 유난히 쉽게 오지 않는 모양이다. 한동안 예년 기온을 웃도는가 싶더니 3월
▲ <라멘 시미즈>의 대표 메뉴 시오 라멘 ⓒ 여운규 미세먼지며 황사가 기승을 부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 봄이 온 게 분명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좀 멀리 걸어갈 궁리를 하게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직은 쌀쌀한 기
▲ 제철 재료를 잘 썰어 넣고 육수만 부어 끓이면 완성되는 전골. 틈날 때마다 끓여 먹는다. 좌측 위로 부터 시계방향으로 버섯, 홍가리비, 굴 시금치, 낙지 미더덕 전골 ⓒ 여운규 한 달 전쯤, 눈이 제법 내렸다.
▲ 용금옥의 서울식 추탕 한 상 ⓒ 여운규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 추탕에 탁주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오영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의 한 문장이다. 정성을 다해 방망이를 깎던 노인을
▲ 완성된 청증어. 보기 좋고 만들기 쉽고 맛있다. ⓒ 여운규 후드 위에 붙여둔 타이머가 시끄럽게 울렸다. 얼른 인덕션 전원을 끄고 냄비 뚜껑을 열었다. '훅'하고 피어오르는 수증기 사이로 큼직한 도미 한 마리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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