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산통일전망대/사진=뉴스1
오두산통일전망대/사진=뉴스1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통일에 대한 공감도가 모든 세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일연구원이 발표한 ‘통일의식조사 2025’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49%로 2016년 조사 이래 처음 과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 대비 3.8%P 하락한 수치로, 모든 세대에서 전년 대비 하락 추세를 보였다. 특히 MZ세대의 통일 필요성 인식은 밀레니얼 세대 38%, Z세대 46%에 그쳐 가장 낮았다.

통일 대신 평화적 공존을 선호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63.2%로,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평화적 공존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는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73.7%)와 Z세대(68%)가 평화적 공존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선호도는 전년 대비 12.9%P 급증했다.

‘지금처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며 분단 상태로 지내는 것이 낫다’는 의견에도 47%가 동의했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는 25.3%에 불과했다. IMF 세대(55.9%), 밀레니얼 세대(54.2%), Z세대(52%)는 절반 이상이 적대적 공존을 받아들인다고 응답했다. 반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에 공감하는 비율은 약화됐다.

통일연구원은 “위협이 일상화됐지만 즉각적 충돌이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적대적 공존도 괜찮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라며 “이는 국민이 갈등을 원해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변화보다 현상 유지가 낫다고 느끼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36.8%였고, 반대는 39.5%였다. 개성공단 재개에도 찬성 36.2%, 반대 44.6%로 부정적 인식이 우세했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에는 응답자의 69.4%가 공감했다. MZ세대 역시 60%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편 북미 정상회담 재개 시점에 대해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이후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53.3%로 가장 많았다. ‘완전한 비핵화 이후’는 26.7%, ‘조건 없이 재개’는 18.1%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반대한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찬성하는 응답은 18.3%에 그쳤다”며 “Z세대가 가장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고, 전반적으로 한국 사회는 북미 회담의 성과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