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을 마치고 속속 귀국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는 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기 후 그를 만나 현지 투자와 조선 협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골프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골프 선수인 개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을 맞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총수들은 손 회장의 초청을 받아 회동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12조(4인 1조)로 골프를 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
트럼프 대통령은 주최자인 손 회장과 더불어 프로 골퍼 게리 플레이어, 브라이슨 디샘보와 같은 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총수들과는 직접 골프를 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날 골프 조는 미국 정부 인사 1명, 프로 골퍼 1명, 기업인 2명으로 구성돼 국내 총수들 모두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라운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대 그룹 회장과 김 부회장은 골프를 치면서 미국 정부 인사와 투자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단체로 정·재계 주요 인사와 골프를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수들은 골프 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현지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와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은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현황을 공유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협력을 특히 강조하며 협조를 부탁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8일(현지 시간) 머무르고 있는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8일(현지 시간) 머무르고 있는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총수들은 약 7시간가량 진행된 골프 회동을 마치고 속속 귀국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각 이날 오전 3시와 7시께 연이어 입국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리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5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다음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APEC CEO 서밋 준비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현지 사업장 점검 차 아직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폴란드로 향했다. 유럽 지역 방산 세일즈를 위해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비서실장 특사단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도 아직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