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앳킨 PRI CEO 주장
각국 정부의 기후금융 실행 전략 강조
韓, 정책금융 조기 투입과 민간금융 활성화 과제 논의

"지속가능금융, 비즈니스적으로 타당...최상의 수익률 위한 결정"
"지속가능 금융이 동력을 잃고 투자자들이 ESG 관행에서 멀어지고 있느냐고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멈추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비즈니스적으로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최상의 수익률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전통적 재무제표를 넘어서는 리스크를 발견해야 합니다."

데이비드 앳킨 PRI CEO의 말이다.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Ei)가 인플루언스맵과 함께 지난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연 '기후행동과 재생에너지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후금융 실행 전략 세미나' 행사에서 앳킨 CEO는 지속가능금융이 투자 수익과 관련한 새로운 렌즈라고 설명했다.

PRI는 책임투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국제 이니셔티브로 운용자산 140조 이상 달하는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는 아시아 서명기관도 500곳 이상 포함돼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S&P 500 기업들이 가진 무형자산이 그들의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에는 20%였다가, 현재는 90%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형자산이 포함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며, 재무제표만 보아서는 리스크와 기회를 온전히 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것은 에너지 전환이다. 이미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최대 에너지원으로 올라섰다. 전세계 청정에너지 비중도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미 각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앳킨 CEO는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최우선 목표가 기후목표 1.5도지만,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라며 "1.5도를 넘으면 성장을 제약해 장기 이익 창출능력을 저해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건축 관련 연기금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때문에 이전에 비해 연평균 보험손실률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거대한 하나의 공동 운명체"라며 "이미 전환 자금은 충분하다고 보며, 각국의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해 장기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발제에 나선 김태한 사회책임투자포럼 연구원은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신규로 석탄투자를 하지는 않겠다는 선언을 이미 했지만, 보통과 다르게 한국은 석탄에서 빠진 자금이 재생에너지로 들어오지 않는 게 아쉽다"며 "석탄과 재생에너지 투자가 모두 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기관 내부에서도 바뀔 부분이 많다"라며 "재생에너지 전환에 사회조건들이 충족된다면 더 많은 주체들이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 토론자로 나선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아태재정협력센터장은 기후 대응을 위한 정부 재정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은 크게 확보되지 못했고, 기후대응기금은 탄소배출권거래제의 기금 수입원이 적어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2024년 줄었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시그널로 보았다.

그는 "녹색금융으로 가는 자금을 늘리려고 하는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재정사업 평가에서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지속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것도 문제"라며 "이 분야의 평가가 낮아 예산이 더 줄어들고 있다. 효과성 및 성과 평가 체계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준섭 KB ESG리서치팀장은 글로벌 지속가능채권 시장에서 아시아지역의 채권 발행이 지난해 대비 14% 늘어난 것에 주목했다. 아시아에서는 특히 중국과 일본의 녹색채권이 많이 발행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 정부를 중심으로 전환금융 수요 200조원을 조성하는 데 녹색대출과 전환채권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 같은 경우 녹색채권이 줄어 있는 상황이며, 이는 곧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은 420조원 규모 정책금융이 전환금융으로 투자된다 하여도 민간금융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원회가 녹색금융 TF를 관리해나가야 하는데 임팩트와 성과관리 측면이 아쉽다"라며 "녹색금융공사 신설을 포함한 녹색금융촉진법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조대현 AIGCC 팀장 또한 420조 정책금융 계획에 주목했다. 그는 "2030년까지 420조 정책금융 계획을 실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2035 NDC에서는 명확한 목표를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지속가능 공시도 로드맵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환영사에서 유연철 UN글로벌콤팩트 사무총장은 "2024년 전세계 기후금융은 240조를 넘어서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라며 "재생에너지 투자 활성화에민간금융의 역할 및 실질적 투자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혜 WWF 사무총장은 "정부 등 여려 주체가 모여서 기후금융 조성과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에 참석했다"라며 "지역 수용성을 기후회복력의 핵심가치로 보고 있는데, 이 같은 기금 기반 지역사업이 장기적인 체계를 가질 때 기후 투자도 선순화되며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