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23.7.23 /사진=한경 이솔 기자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23.7.23 /사진=한경 이솔 기자
사회초년생인 20대 청년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사채나 대부업에 의존하는 청년들까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취업 불안정과 고물가, 치솟는 주거비 등 경제적 압박 속에 성인이 되자마자 빚의 악순환에 빠지는 ‘한계 청년’이 계속 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1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연령별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20대의 가계대출 잔액은 34조 566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규모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30대 195조4933억원 ▲40대 221조1409억원 ▲50대 172조2824억원 ▲60세 이상 132조1934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대출 건전성 측면에서는 20대가 가장 취약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단순 평균은 20대가 0.41%로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0.37%)·40대(0.35%)·60세 이상(0.32%)·30대(0.23%) 순이었다. 1년 전인 작년 6월 말(0.39%)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20대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더 심각하다. A은행의 올해 7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20대 이하 대출자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0.80%로 집계됐다. 이는 30대(0.37%)·40대(0.37%)·50대(0.37%)·60세 이상(0.62%)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고용 불안이나 대출 연체로 인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청년들은 2금융권을 넘어 불법 사금융까지 몰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민금융원이 발표한 ‘저신용자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저신용자(6∼10등급) 중 최근 3년 이내 불법 사금융을 이용 경험이 있는 20~30대는 10% 달했다. 해당 비율은 2022년 7.5%에서 2023년 9.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