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2일 09:24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2조6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인수금융을 조달하기 위해 대표 주선사로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LNG 발전자회사인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가 발행하는 CPS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 마련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잠재적 대주단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배포하고 자금 모집에 돌입했다.
2조6000억원의 선순위 인수금융엔 한도대출(RCF)이 2000억원 포함됐다. 금리는 4%대 후반이다. 메리츠는 총 3조원 규모의 이번 딜에서 6000억원을 후순위 지분투자로 넣고, 선순위 인수금융에도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해 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1조원을 메리츠가 책임지는 구조다.
거래 구조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CPS를 발행하는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의 사업이 안정적이다. 나래에너지서비스는 위례와 하남에 열병합발전소를, 여주에너지서비스는 여주에서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회사다. LNG 발전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사의 신규 진입이 어렵고, 꾸준히 현금을 벌어들인다.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의 지난해 상각적영업이익(EBITDA)은 각각 2273억원, 2455억원에 달했다.
메리츠가 CPS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는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의 CPS를 인수금융 대주단에게 1순위 담보로 제공한다. SPC는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 보통주 전체를 담보로 잡는다. SPC는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로부터 우선 배당도 받는다. 우선 배당률은 선순위 인수금융 이자비용을 충당 가능한 수준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메리츠는 5조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 LNG 자산 유동화 '빅딜'을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다. 메리츠는 앞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통해 SK온에 2조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메리츠증권이 6000억원을 후순위로 직접 투자하고, 선순위 1조4000억원은 주요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했다. 3조원 규모의 CPS 인수도 자금 조달이 순항하면 이르면 다음달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의 회사채 수요 예측도 목표액을 훌쩍 뛰어넘는 자금이 몰리며 흥행했다"며 "이번 딜 역시 거래 구조 자체가 안정적이고, 금리가 4%대 후반으로 설정된 만큼 흥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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