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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너무 싸다” 英 행동주의 펀드 한마디에 LG화학 11% 급등 [오늘, 이 종목]

박환희 기자
입력 : 
2025-10-22 13:40:18
팰리서 “韓 대기업 중 가장 저평가”
이사회 개편·자사주 매입 등 촉구
주주환원 강화 촉구에 투심 회복
LG화학 구미 공장. (사진=LG화학)

영국 행동주의펀드 팰리서캐피탈이 LG화학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LG화학이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오후 1시 20분 기준 LG화학은 전일 대비 11.56% 오른 38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이 LG화학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통상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하면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팰리서캐피탈은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홍콩 사무소에서 한국 투자를 담당했던 제임스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설립한 헤지펀드다. LG화학 지분 1% 이상 보유한 상위 10대 주주로 알려졌다.

이날 팰리서캐피탈은 보도자료를 통해 “LG화학 주식은 순자산가치(NAV) 대비 74% 할인된 주가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팰리서캐피탈은 해결 방안으로 ▲기업 경영 전문성을 갖춘 독립이사 선임을 통한 이사회 개편 ▲주가와 연동된 경영진 보상체계 도입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 ▲장기적인 주가 저평가 관리 프로그램 시행 등을 제안했다.

21일(현지시간) 스미스 CIO는 “LG화학의 현재 시가총액이 140억달러(20조원)지만 본래 가치는 530억달러(76조원)로 격차가 크다”며 “이는 LG화학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 부족과 주주와 이해관계 불일치, 부실한 자본 배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이사진은 경영 전문성과 자본 배분 경험이 부족한 학계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다”면서 “투자자들이 LG화학의 강력한 배터리 사업을 간과한 채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기업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낮은 주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LG화학은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보조금 폐지에 따른 전기차 수요 축소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주력인 석유화학 및 전지소재 부문 불황도 지속되는 흐름이다.

이에 LG화학은 사업 매각 및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 개선에 나섰다. 이달 초 LG화학은 오는 30일 LG에너지솔루션 지분 2.46%를 처분하고 약 2조원의 현금을 수령하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최근에는 수처리솔루션, 에스테틱 사업 매각을 통해 자금 1조60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