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기간 형성한 재산…기여도 해석이 관건
세기의 소송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한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 소송이 재개를 앞두면서다. 8조원대 재산의 절반을 분할해 달라는 배우자의 요구 수용 여부가 주목받는 가운데, 회사 설립 및 재산 형성에 대한 당사자들의 기여도 분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정동혁 부장판사)는 A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사건의 첫 변론기일을 다음 달 12일 오후 5시로 지정했다. 지난해 3월 조정 절차를 진행한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A씨가 소송을 제기한 지는 3년이 지났다.
A씨는 이혼 소송을 내면서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분할해 달라고 청구했다. 이어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주식을 비롯한 자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인용 판결을 받았다. 권 CVO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권 CVO의 재산은 최대 8조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법원은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재산 감정 절차를 밟은 바 있다. 감정 결과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이혼할 때 재산 분할 수준을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1조3000억원대 재산 분할 소송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 대법원은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배우자의 경제적 기여도를 제한적으로 산정했다.
사실상 권 CVO에게 유리한 판결이다. 다만 혼전·상속 재산이 아니라 혼인 기간 형성된 재산인 데다가, A씨가 2002년 7월부터 11월까지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맡았고 2005년 3월부터 12월까지 등기이사로 직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다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
권 CVO는 A씨와 2001년 결혼했다. 이후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차렸고, 2006에 대표작 ‘크로스파이어’를 출시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었다. 영업이익은 5146억원, 순이익은 4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스마일게이트RPG를 통해 인기작 ‘로스트아크’와 ‘로드나인’을 서비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