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권에 금 ETF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1491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920억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액티브'(883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금'(483억원) 등 주요 금 ETF에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투자자들의 금 매수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ETF에도 관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 현물 가격은 전날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 21일 온스당 4381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들어 금 가격은 60% 이상 상승했다. 지난 17일에는 금융감독원이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의 괴리율이 크게 벌어져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전날 수익률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5.73%)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5.32%)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액티브'(-4.23%)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금'(-4.04%)으로 나타났다. KRX금현물지수보다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이 소폭 컸다.
총보수는 국제 금 추종 ETF가 KRX 추종 ETF보다 높다.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은 각각 0.19%, 0.15%인 반면, KODEX 금액티브와 SOL 국제금의 총보수는 0.30%이다.
전문가들은 금 ETF에 투자하기 전 '김치프리미엄'의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달러화로 거래되는 국제 금 시세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국내 시장 구조와 수급 불균형으로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일시적 가격왜곡이다. 시간이 지나면 국제 표준 금 시세로 수렴하게 돼 프리미엄이 높을 때 진입한 투자자들은 손실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5일에는 김치프리미엄이 국제 시세 대비 약 20%까지 확대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피하려면 KRX 금현물이 아닌 국제 금시세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금현물 ETF는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기 때문에 수급 요인에 따라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국제 금현물 ETF는 해외 금 현물 가격을 직접 추종해 김치프리미엄 등 국내 요인으로 인한 리스크에서 비교적 벗어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금 ETF에 투자할 때는 김치프리미엄(김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9월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을 기록할 때 김치프리미엄은 약 20.8%까지 치솟았으며, 최근 조정 국면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고평가된 국내 금 가격에 노출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 폭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프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국내 금 ETF 가격이 국제 금 현물 대비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에서 매수하게 돼 손실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