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이 국내 '오픈마켓 1위' 탈환을 선언했다. 지난 20년 간 축적한 셀러풀과 상품 구색에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자본력을 결합해 '글로벌 로컬 마켓'으로 진화한다는 포부다. 매년 7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향후 5년 내 거래액을 두 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G마켓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 같은 청사진을 공개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합작한 조인트벤처(JV) '그랜드오푸스홀딩' 산하 편입 이후 처음으로 밝힌 중장기 사업 전략이다.
핵심은 국내외 시장을 아우르는 글로벌 로컬 마켓 구현이다. 셀러 지원과 글로벌 확장, 마케팅, 인공지능(AI) 활용 등 사업 전반에 연간 7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비교해 70%를 웃도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먼저 G마켓은 내년부터 셀러 지원에 연 5000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셀러 부담을 줄이는 한편 신규 셀러 성장을 도와 가장 경쟁력 있는 셀러들을 품겠다는 의지다.
구체적으로 빅스마일데이와 같은 대형 프로모션에 들어가는 고객 할인 비용은 G마켓이 100% 부담한다. 연간 500억원에 달했던 할인 쿠폰 별도 수수료도 폐지한다. 신규 셀러에는 일정 기간 '제로 수수료' 제도를 도입한다. 중소 셀러와 체계적인 협업을 위해 인력 인프라도 대폭 확충한다.
해외 시장에서는 알리바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 국내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 파트너로 자리잡아 앞으로 5년 내 연간 역직구 거래액 1조원을 넘길 계획이다.
G마켓은 JV 설립 직후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 플랫폼 '라자다'와 연동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5개국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알리익스프레스, 다라즈, 미라비아 등과도 손을 잡고 남아시아, 유럽, 미주, 중동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소비자 체감 혜택과 이용 편의성 강화에도 주력한다. 마케팅에 연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알리바바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브랜드 상품 약 100만개(SKU)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마트 연계 장보기 서비스를 고도화해 내년 상반기에는 온·오프 연계(O2O) 퀵배송 서비스도 도입한다. 아울러 알리바바가 보유한 우수 AI 기술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AI 기술에 연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
G마켓은 2026년을 재도약 원년으로 선언했다. G마켓 플랫폼에 알리바바의 기술력과 상품·서비스를 접목해 오는 2027년 글로벌 수준 플랫폼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만 이날 G마켓은 JV 산하에 함께 배치되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와 조직을 통합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 내 계열사와 협력을 도모하지만, JV 내 다른 법인을 추가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제임스장 G마켓 대표는 “연말까지 플랫폼 체력 회복과 기본적인 체질 개선을 완료하고,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칠 것”이라면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셀러와의 상생을 강화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주는 혁신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