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넉 달 반 만에 '취임덕'(취임 즉시 레임덕이 온 상황)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 중간평가 기자간담회'에서 “통상적으로 이 시기는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이지만, 정치·행정 전반에 걸쳐 레임덕에 가까운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임은정 동부지검장과 백해룡 경정 간의 '불편한 동거'를 거론했다. 송 원내대표는 “대통령 지시로 합동수사단에 합류한 경찰 중간 간부가 출범 첫날 휴가를 이유로 출근을 거부하고, 유튜브에 나와 정부 입장과 다른 발언을 하며 수사단을 불법 단체로 매도했다”며 “이는 대통령이 법적 권한이 없는 수사에 시시콜콜 개입한 결과, 자승자박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 여당조차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생 친화적 이미지를 연출했지만, 민주당 대표는 다음 날 SNS에 조희대를 잊지 말자, 사법개혁을 상기하자며 맞받았다. 긴박한 시국에 대통령이 예능에 출연하는 것을 비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 정무수석에게 '당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민주당 강경파들은 법사위와 과방위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막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협상과 외교·통일 정책 등 정부 내 혼선을 두고도 “정책실장 따로, 안보실장 따로, 경제부총리 따로 제각각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대법원장 사퇴 요구나 관세 협상 등과 관련해 대통령 뜻과 다른 발언을 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대통령 취임 140일 남짓밖에 안 됐는데도 지지율이 과반 턱걸이에 불과하고, 여당 지지율도 3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이 같은 취임덕의 근본 원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이재명 정부가 10월 15일 사실상 서울 추방령을 내렸다”며 “무주택 서울 시민은 절망에 빠지고, 유주택자는 공시지가 인상과 보유세 폭탄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은 실패한 좌파 정권의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여권 인사들이 국민의 내 집 마련을 투기로 몰아붙이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공급”이라며 “수도권 외곽이 아닌 서울 도심에서 실질적인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용적률 상향,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역세권 민간 아파트 공급 확대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