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여객기가 악천후로 인해 연이은 착륙에 실패한 끝에, 불과 5~6분 동안만 비행 가능한 최소 연료만 남은 상태에서 긴급 구조 신호 '메이데이(Mayday)'를 발령하고 비상 착륙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이탈리아 피사에서 출발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프레스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해당 항공기는 시속 약 100마일(160k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폭풍 '에이미(Aimee)'의 영향으로 위기를 맞았다.
항공기는 먼저 일반 비상 상황을 알리는 '7700 스쿼크 코드'를 송신한 뒤 목적지인 프레스트윅 공항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어 기수를 돌려 에든버러 공항에서도 착륙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불발됐다. 결국 조종사는 남쪽 맨체스터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고, 첫 회항 시도 이후 약 두 시간 만에 비상 착륙에 성공했다.
착륙 당시 여객기에는 약 220kg의 연료만이 남아 있었는데 이는 불과 5~6분 동안만 비행이 가능한 양이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탑승객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객 알렉산더 마르키 씨는 “착륙 후 연료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얼마나 위험했는지 실감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라이언에어 측은 현재 관계 당국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어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악천후 속 조종사의 비상 대처 능력과 항공 안전 규정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