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의 권한이 늘어나면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느냐'는 질문에 우리 경찰이 더욱 진지하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수호하는 유능한 민생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치경찰제의 단계적 확대, 수사·기소 분리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국민께서 엄중히 묻고 계신다"며 "수사의 책임성과 공정성, 전문성을 끊임없이 높여가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체계를 확립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악질 민생 범죄는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 수익을 반드시 몰수·추징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쌓일 때 재범 의지를 차단할 수 있다"며 발생한 범죄는 강력하게 엄단하되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 노력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행사는 경찰의 80년 역사를 돌아보고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을 열겠다는 의지를 담아 경찰의 상징적인 공간인 경찰청 본청에서 열렸다. 2025년 올해의 경찰영웅 유가족과 순직경찰 유가족, 치안 협력단체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부서의 현장 경찰관과 신임 교육생, 국제경찰청장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30개 해외 법 집행기관 치안 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80년간 일궈낸 눈부신 성취의 바탕에는 경찰관들의 희생과 헌신이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다"며 "민중의 지팡이이자 민생 치안의 최후 보루로서 우리 경찰은 언제나 국민의 곁을 지키며 역할과 책임을 다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찰에게 주어진 공권력의 유일무이한 근거는 국민의 신뢰"라며 "그렇기에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에 만족할 수 없다.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경찰로 확실히 변모하려면 끊임없이 혁신하고 또 변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먼저 새로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스마트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가 간 공조, 관계기관 간 협업을 강화해 범죄 대응 능력을 높이고, 첨단 AI 기술을 범죄 예방과 치안 활동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오직 국민의 편에 선 진정한 민주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제복 입은 시민, 민주 경찰이야말로 민주 대한민국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명을 저버리고 경찰이 권력의 편에 설 때 이 땅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는 유린당하고 국민주권은 짓밟혔다"며 "지난 12월 3일 내란의 밤에도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경찰 지휘부는 최고 권력자의 편에 서서 친위쿠데타에 가담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그 오욕의 역사와 불명예를 씻어내고 우리 경찰이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민주 경찰로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경찰국 폐지부터 국가경찰위원회의 권한과 위상을 높이는 일까지 국민을 섬기는 민주 경찰로의 도약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대우로 응답하는 나라, 국민을 위한 헌신이 자긍심과 영예로 되돌아오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경찰관 여러분이 걱정 없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각종 보상을 현실화하고 복무 여건을 개선하는 일에도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