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과 국화빵이 거리마다 등장하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산 붉은 팥 가격은 40kg당 78만4200원으로, 지난해(49만8600원)보다 1.5배 이상 올랐다. 5년 전(36만7950원)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뛴 셈이다. 붉은 팥 가격은 지난 겨울 석 달 만에 50만 원대에서 79만6600원까지 치솟은 이후 여전히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팥값 급등의 배경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 발아기와 개화기인 7~9월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잇따르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팥 생산량은 2019년 이후 꾸준히 줄어 2023년에는 5256톤에 그쳤다. 수입산을 사용해도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붕어빵 가격도 크게 올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개 2000원’ 혹은 ‘2개 1000원’이었지만, 최근에는 ‘1개 1000원’ 판매가 늘고 있다. 팥뿐 아니라 밀가루, 버터 등 다른 재료 값까지 오르면서 상인들은 “가격 인상 외엔 방법이 없다”고 호소한다.
겨울철 또 다른 길거리 간식인 군고구마 가격도 상승했다. 10㎏당 3만1620원으로 전년보다 5.2% 올랐으며, 10년 전 2만 원대와 비교하면 1.5배 비싸졌다. 이렇게 가격을 올려도 손수레 구입비(약 30만 원)와 LPG 가스비까지 고려하면 상인들의 이익률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대량 유통을 바탕으로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며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붕어빵 판매 매장을 4000곳에서 5000곳으로 늘렸고, CU는 군고구마 매출이 매년 20% 안팎 성장하면서 올해는 예년보다 두 달 앞서 햇고구마 판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