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
의 경고
초대장
국제신문은
기후위기 탓에 급변하는
낙동강 하구 생태계를
2025년 창간기획 기사로 보도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낙동강 하구에서 발생한
쇠제비갈매기 집단 실종사건을
추적합니다.
쇠제비갈매기의 동양 최대 번식지였던
낙동강 하구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쇠제비 갈매기 탐사 현장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국제신문 2025년 생태 탐사 인터랙티브
"함께 떠나겠습니까?"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님 승선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낙동강 하구 연안사주인
신자도와 도요등으로 떠납니다.
바로 이곳이 쇠제비갈매기의 고향섬
신자도와 도요등입니다.
평소에는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을숙도에서 배를 타고 15분 동안 가야합니다.
쇠제비갈매기의 고향섬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낙동강에서 흘러온 퇴적물이 쌓여
나무 한 그루 없는 모래섬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지형을 연안사주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아기 섬’입니다.
한때 쇠제비갈매기가
7100여 마리가 찾아와
하늘을 가득 뒤덮기도 했습니다.
당시 모래밭에는 새끼와 알이 빼곡해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 수 년 전만 해도 알을 밟을까봐 벌벌 떨었어요.
색깔도 모래랑 구분도 쉽지 않았죠 “ -
“ 쇠제비갈매기가 떼로 날아다녀서
울음소리에 혼이 쏙 빠질 정도였죠. “ -
“ 사람 발길이 닿지 않으니 안심하고 새끼를 키우는
쇠제비 갈매기의 지상 낙원이었죠. “ -
“ 태풍에 떠밀려온 부표나 플라스틱 박스 아래
새끼들이 옹기종기 몸을 숨긴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과거 동양 최대 번식지로 꼽혔던
쇠제비갈매기의 고향은
어떤 모습일까요?
국제신문이 인공지능(AI) 동영상 생성 기술을
활용해 과거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쇠제비갈매기는 둥지를
공들여 만들지 않습니다.
그저 모래를 오목하게 파서
알을 2~4개 정도 낳습니다.
따라서 모래가
쇠제비갈매기의 번식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님 쇠제비갈매기는 어떤 모래 위에 알을 낳을까요?
정답입니다.

부모 새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둥지를 떠난 사이
알을 품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새끼는 모래와 비슷한 보호색으로
몸을 파묻거나 나무토막 아래 몸을 숨겨
천적을 피합니다.
다음은 쇠제비갈매기 성체
관찰 순서입니다.
조류 연구자는 망원경과 고배율 카메라를 활용해
짧은 시간 내 개체수를 파악합니다.
이를 ‘정점조사법’이라고 하는데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수년간 순간 동체시력을
강화하기 위한 훈련을 거듭한다고 합니다.
마리오님도 디지털 화면으로 정점조사에 참여해주세요!
영상 속 쇠제비 갈매기는 몇 마리인가요?
2022년 4월 하늘을 재연한 AI 영상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수를 세어주세요.
정답입니다.
영상 속 쇠제비갈매기는
39마리 입니다.
지난 5월 현장 모습입니다.
올해 발견한 쇠제비갈매기는 총 11마리였습니다.
알과 새끼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번식과 양육에 실패한 상황입니다.
동양 최대 쇠제비갈매기의
고향섬은 이제 텅 비어버렸습니다.
쇠제비갈매기 개체수는
2009년 7135마리에서 2013년 643마리로
4년새 90% 급감했습니다.
쇠제비갈매기 개체수(마리)

둥지 수도 같은 기간 1299개에서 8개로
99% 줄었습니다.
쇠제비갈매기 둥지 수(개)

연구진들은 그저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었습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쇠제비갈매기의 고향을 되살리기 위해
복원 사업에 돌입했습니다.


쇠제비갈매기를 유인하는 모형을 설치하고
천적인 너구리와 시궁쥐를 잡는 등 복원 과정을 거쳐
2019년 76마리에서 2021년 1537마리로 회복했습니다.
복원 사업 후 3년간의 변화




그러나 복원은 쉽지 않았습니다.
쇠제비갈매기는 올해 자취를 감췄습니다.
올해 신자도와 도요등 현장 탐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예측마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쇠제비갈매기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원인으로
먹이와 서식지 환경 악화를 꼽습니다.
우선 연구자들은 낙동강 하구에서
쇠제비갈매기가 먹이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없는 탓에
번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봤습니다.
쇠제비갈매기는 주로
멸치, 풀망둑, 숭어 등 소형 어류를 먹습니다.
번식기에는 더 많은 양을 섭취하는데,
시간당 7개(3.7g)에서 14개(7.7g)까지도 먹습니다.
국가통계포털에서 대표적인 소형어류인
멸치 어획량을 보면
2001년 5만7534톤에서 2012년 1만5078톤으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이후 2024년까지 연평균
1만4762톤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멸치 어획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시기와 쇠제비갈매기
개체수가 급감한 시기가 맞물립니다.
먹이활동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해를 거듭할수록 번식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멸치 어획량과 개체수 비교

멸치가 사라진 이유는
고수온 현상 때문입니다.
연평균 수온은 후기 10년간 17.9℃로,
전기 10년 17.2℃보다 0.7℃ 뜨거워졌습니다.
같은 기간 낙동강 하구 연평균 기온이
0.9℃ 상승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낙동강하구 외해 연평균 수온 상승

육지 기온 상승 10℃
실제 해수온도가 1℃ 오르면
해양 생태계가 느끼는 환경 변화는
육지 기온이 10℃ 상승한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멸치 같은 소형 어류는
해양환경 변화에 민감합니다.
갈수록 온도가 높아지니 어린 물고기가
적정온도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사망률이 높고 전체 어획량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신자도 도요등의
지형도 급변했습니다.
높은 파도가 섬을 덮쳐 쇠제비갈매기가
선호하는 마른 모래땅이 대폭 줄었습니다.
2022년 복원 사업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쇠제비갈매기 가족을
위협하는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장 조사 결과 알과 새끼를 잡아먹는 천적
너구리의 발자국이 다수 확인됐습니다.

3년 만에 신자도와 도요등을 다시 방문한
한울자연생태연구소 백승호 연구원은
현장을 둘러보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2022년 당시와 비교하면 과거에는
월파의 흔적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마른 땅의
크기가 대폭 감소한 것이 눈에 띕니다.
사초과 식물이 무성해 풀밭으로 변한 곳도 늘었고요 "
" 천적인 너구리의 발자국이 너무 많습니다.
성체도 있고 어린 새끼도 있는 것 같아
섬 안에서 번식까지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전문가는 쇠제비갈매기의 고향섬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낙동강 하구에서 번식하고 따뜻한 곳으로 날아가
겨울을 난 뒤 다시 하구로 돌아오는 것이
기본 순환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이 깨졌다는 것입니다.

낙동강 하구에서 태어나지 않은 새가
이곳에서 번식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낙동강에서 태어난 쇠제비갈매기의
번식 실패가 매년 반복돼
자취를 감춘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
“ 과거 7100여 마리가 지내던 곳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소수의 개체가 번식할 가능성은
놓을 수 없습니다 ”
“ 디코이(모형 새)와 번식기에 내는 소리를 틀어줘 쇠제비갈매기에게
이곳이
안정적인 서식지라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
“ 일회성 시범 사업이 아닌
지속가능한
장기 사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
이원호박사님의 인터뷰영상으로 만나보세요.







다음은 누가 사라질
차례일까요?
기후위기에 따른 변화는
이미 낙동강 하구에서 나타났습니다.
이제 예측할 수 없는 생존전쟁이 시작됐습니다.
Posted by 2025.09.02
- 기획·취재
- 정지윤 기자
- 사진
- 이원준 기자
- AI영상
- 김채호 PD
- 영상
- 박혜원 PD
- 인터랙티브 제작
- (주)포인트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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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이원호 박사
부산연구원 여운상 선임연구위원
한울생태연구소 백승호 연구원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