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가평 통일교 본부. 연합뉴스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전 간부가 김건희씨에게 선물한 6220만원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액 상품권으로 구매하고, 이를 “선교물품”이라며 내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교 명목으로 수십억의 예산이 편성되는 통일교 쪽에서 자금 출처 등을 감추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겨레는 2025년 9월26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아내 이아무개씨가 2022년 7월29일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서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구매한 영수증과, 이를 사후 보전받은 내역 등을 확보했다. 이씨는 당일 오후 4시47분 목걸이를 구매했으며 대금 6220만원 전액을 ‘갤러리아 상품권’으로 구매했다. 윤 전 본부장은 구매 당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호텔 식당에서 전씨와 만나 김건희씨 선물이라며 “통일교가 추진하는 국제행사에 교육부 장관이 예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목걸이를 전달했다.
현금으로 상품권을 대량으로 매입해 고가의 금품을 결제하는 방식은 법인카드 등으로 자금 출처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앞서 김건희씨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선물한 서희건설 쪽도 결제 대금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그 무렵 김건희씨가 해당 목걸이를 전달받았다고 보고, 윤 전 본부장과 전씨,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선물한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영수증 실물. 독자 제공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이를 구매한 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보고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의 아내이자 당시 세계본부의 재정국장이었던 이아무개씨는 두달 뒤인 2022년 9월23일 ‘의전 관련 정산’ 명목으로 “선교물품을 구매했다”며 이를 전액 보전받았다. 통일교 쪽은 이들이 교단 자금을 횡령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특검팀은 한 총재를 공범으로 보고 있다.
김건희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샤넬 가방 2개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 쪽은 2022년 4월6일 802만원 샤넬 가방을 구매해 이튿날인 4월7일 전씨에게 “취임식에 맞춰 김 여사에게 줄 선물”이라며 이를 전달했으며, 2022년 6월24일 1271만원 샤넬 가방을 구매해 7월5일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지원 등에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예산·인사를 지원해달라”며 김씨 몫으로 전씨에게 전달했다. 가방 구매 대금 역시 법인카드로 결제하지 않고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이를 교단 쪽에 사후 보전 청구했다. 앞서 통일교 쪽은 “재정국장(이씨) 지위를 이용해 회계 처리해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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