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레라입니다.
미국주식 사관학교에서는 원래 가상화폐 이야기를 잘 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번에 금과 비트코인을 한 번 비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재미있게도 지난 1년 동안 금의 상승과 비트코인의 상승은 거의 비슷한 정도였습니다.
비트코인이 60% 올랐고, 금이 한때 60% 가까이 올랐다가 50%로 떨어지긴 했지만 차트를 보면 서로 다르게 움직이다가도 꼭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금과 비트코인을 보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 관점에 대해 자세히 한 번 살펴볼게요.
지금 금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금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은행 애널리스트들이 앞다퉈서 내년엔 더 오른다는 리포트를 내고 있죠. 이 자체로는 별로 문제될 게 없습니다. 그 사람들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현재 금을 제외한 미국의 실물경제 시장에서는 신용 리스크가 최대의 화두입니다. 이거에 대해서는 위 링크에 아주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경제의 바닥에 이상 신호가 반짝거리는 상태에서 금이 오르는 현상은 신뢰 때문이 아니라 공포 때문입니다. 오르는 건 똑같지만 이 두 가지 이유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게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다시 읽어봅시다.
사람들은 발행량이 정해진 금을 신뢰해서 금이 오른다
사람들은 거시경제의 균열 때문에 공포에 질려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려들고, 금이 오른다
비슷한 뜻 같지만, 전혀 다릅니다. 결과는 비슷하지만 동력의 방향이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경우, 시장은 금을 가치의 기준점으로 봅니다. 경제가 안정돼 있을 때도 사람들은 금을 장기적으로 믿고 보유하죠. "금은 발행량을 통화만큼 쉽게 조작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가 돈을 찍어내는 만큼(M2) 오를 것" 이라는 신념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유지됩니다.
이 때 금값은 서서히, 그리고 탄탄하게 오릅니다. 세상에 통화가 풀리는 만큼 오르게 됩니다.
두 번째 경우는 완전히 다릅니다. 시장이 불안해지고 은행주가 흔들리고, 미국 정부가 셧다운을 먹으면 사람들은 어디든 피해야 한다는 본능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금을 사는 이유가 "믿어서" 가 아니라 "무서워서" 가 됩니다. 금이 안전해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나머지가 위험해서 몰리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가격은 빠르게 오르지만 신뢰라는 뿌리가 없기 때문에 그 상승은 불안정하고 짧습니다.
누군가 먼저 빠져나가면 나머지 사람들도 순식간에 따라 나가버리죠.
즉, 신뢰 기반의 상승은 금이 기준이 되는 시대를 반영하지만 공포 기반의 상승은 세상이 무너지는 시대를 반영합니다.
21세기 초입까지, 역사적으로는 신뢰 기반의 상승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아까 신뢰 기반의 상승은 금의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데서 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관점을 살짝 다른 방향에서 보면 인류 역사상 수천 년 동안 모든 문명이 금을 가치 저장의 기준으로 삼았던 이유는 무겁고, 채굴과 가공이 어렵고 상태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물리적인 강점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아십니까?
무겁고, 채굴과 가공이 어렵고 상태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 =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위치를 이동시키려면 많은 에너지가 든다
이 물리적인 강점이 21세기에는 약점으로 바뀌었습니다. 금은 실제로 존재하니까 옮기기 어려운데다가 나누기도 불편하고, 국가 간 거래는 국가 규모의 호송대가 따라붙어야 합니다.
돈을 움직이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21세기에 이동성이 떨어지는 돈은 가치가 아니라 비효율입니다. 거기다가 트럼프가 다시 등장하면서 관세 이슈도 묻을 뻔 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그런 문제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무게도 없고, 국경도 없고, 관세도 없고 몇 초 안에 전 세계 어디로든 보낼 수 있습니다. 금 한 덩어리를 옮기려면 경비원과 트럭이 필요하지만 비트코인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1억 달러라도 전송 가능합니다.
이런 장점이 있는데다가, 비트코인은 금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희소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찍어내는 통화와 다르게 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돼 있고 누구도 손댈 수 없습니다. 금은 지하에서 영끌해서 억지로 더 채굴할 수라도 있지, 비트코인은 정해진 수량이 끝나면 채굴이 안 되죠.
잠시 이 부분을 조금 더 깊이 고민해보면, 본질이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 전기를 돌려서 채굴함
금 = 막대한 석유를 돌려서 땅을 파서 채굴하고 막대한 전기를 돌려서 정제함
마침 일주일 전에 테슬라(TSLA)의 CEO 일론 머스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에너지에 기반한다. 정부는 무한히 통화를 찍어낼 수 있지만 에너지는 조작할 수 없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인류가 만든 첫 번째 물리 법칙 기반 화폐이다.
이 논리는 금과 비트코인 둘 다에 적용됩니다. 비트코인은 인류가 만든 첫 번째 물리 법칙 기반 화폐이고 금은 인류가 만들기 전부터 원래 존재했던 물리 법칙 기반 화폐입니다.
그럼, 사람들은 어떨 때 금을 찾고 어떨 때 비트코인을 찾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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