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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신사임당이 말해주지 않는 엑시노스 2600

2025.10.19. 오전 10:31

안녕하세요.

오늘은 삼성의 아픈 손가락 엑시노스 2600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삼성 엑시노스 전량 탑재, 퀄컴은 지금 완전 미칠지경"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이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제목만 보면, 마치 삼성이 차세대 칩 '엑시노스 2600'으로 퀄컴을 완전히 밀어내고, 퀄컴은 사상 초유의 위기에 빠진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이것 자체도 별로 말이 잘 되지 않는게... 물론 퀄컴 입장에서 삼성전자가 큰 고객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삼성전자가 이탈한다고 해서 퀄컴이 휘청일 정도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큰 고객이 빠지는 것은 퀄컴 입장에서 큰 아픔이겠지만 삼성의 이탈이 퀄컴을 뒤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찌되었든 오늘은 이걸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니 미뤄두도록 하겟습니다.

과연 서울 경제, 신사임당 채널 등에서 이야기하는 엑시노스 전량 탑재! 사실일까요? 오늘 저희는 이 주장을 핵심 팩트들을 기반으로 하나씩 냉정하게 분석하고, 더 나아가 '왜 이런 뉴스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는지' 그 구조적인 이유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팩트체크 1 - "엑시노스 전량 탑재"?

첫 번째 팩트체크입니다. "갤럭시 S26에 엑시노스가 전량 탑재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까지 나온 정보를 종합했을 때 "전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근거는 바로 성능 벤치마크 점수입니다. 9월 초, 엑시노스 2600의 긱벤치 점수가 유출되었을 때만 해도 시장의 기대감은 엄청났습니다. 당시 공개된 점수는 그 어떤 칩보다도 높았으니까요.

하지만, 불과 몇 주 뒤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벤치마크 점수가 공개되면서 상황은 반전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싱글코어 점수는 약 500점 가량 차이가 나고요. 멀티코어 점수도 약 1,000점 가량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급'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AP 성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이 가장 비싸고 중요한 '울트라' 모델에 더 낮은 성능의 칩을 탑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글로벌 반응을 살펴보아도 엑시노스를 탑재했을 때의 반응은 너무나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삼성 입장에서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AP 구입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엑시노스 탑재가 늘어나야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전량 탑재를 고집할 것인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객관적인 성능 차이가 확실한 만큼 모험을 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원본 영상의 본문 내용과 여러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갤럭시 S26 라인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될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갤럭시 S26 울트라 : 퀄컴 스냅드래곤 탑재

갤럭시 S26 엣지 / 일반 : 삼성 엑시노스 2600 탑재

갤럭시 S 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모델이 바로 '울트라'입니다.

즉, 퀄컴은 가장 중요하고 수익성 높은 플래그십 모델을 굳건히 지켜낸 셈입니다. 따라서 '전량 탑재'라는 주장은 명백히 부풀려진 것입니다. 그리고 삼성 입장에서도 엑시노스만 믿고 가기에는 너무나 리스크가 큽니다. 수율도 들쭉날쭉, 성능은 스냅드래곤을 넘어서지 못하고, 발열에 있어서는 항상 문제가 나오고... 무엇보다 시장이 원하지 않는데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본형과 십분 양보해서 플러스 모델까지는 엑시노스 탑재가 어느 정도 용인된다고 하더라도 성능의 최고봉을 보여주어야 하는 울트라 모델에까지 엑시노스를 탑재하면 그나마 유지되던 갤럭시 s 시리즈의 위상마저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삼성 입장에서도 이런 모험은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엑시노스 전량 탑재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겁니다.

팩트체크 2 - "퀄컴은 완전 미칠지경"?

두 번째 팩트체크입니다. "그렇다면 퀄컴은 정말 미칠 지경일까?"

이 주장 역시 "상당히 과장되었습니다." 물론 퀄컴 입장에서 엑시노스의 부활이 아주 뼈아픈 소식인 것은 맞습니다. S25 시리즈와 달리 S26 일반과 엣지 모델 물량을 삼성에게 다시 내주게 되면, 연간 조 단위에 달하는 매출이 사라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니까요. 그러니 퀄컴 입장에서 삼성이 엑시노스 전량 탑재를 선언하면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느정도 "미칠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만한 상황이긴 합니다.

이는 삼성이 퀄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어느 정도 더 명확하게 드러날 것 같습니다. 다음의 그래프를 보시죠.

퀄컴의 주요 매출원을 그래프로 표현한 내용입니다. 의외로 퀄컴의 가장 큰 매출원은 애플입니다. 아마도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탑재되는 통신칩 등이 큰 매출원으로 잡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이 중국의 스마트폰 3대장에게 투입되는 칩셋들입니다. 무려 30%를 차지하고 있죠.

하지만 이들은 세개 회사를 합친 비율입니다. 단일비율로 따지자면 삼성의 파이가 가장 큽니다. 무려 17% 정도의 매출 비중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만약 삼성이 스냅드래곤을 버리고 엑시노스를 전량 탑재하면 퀄컴 입장에서도 속이 쓰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퀄컴이 삼성에 AP만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신칩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AP 의 비중보다 통신칩의 비중이 훨씬 더 큽니다. 왜냐면 삼성은 보급형 스마트폰에는 엑시노스를 탑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통신칩은 퀄컴과 엑시노스 통신칩을 병행하여 사용합니다. 그러니 모수가 훨씬 커지는 거죠.

한 마디로 삼성이 갤럭시 S시리즈에 엑시노스를 전량 투입하는 것이 퀄컴에 매출 타격으로 돌아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퀄컴을 미칠 지경으로 만드는 수준은 아니라는 겁니다. 통신칩의 절대강자인 퀄컴 입장에서는 CDMA 특허를 가진 입장에서 엑시노스 통신칩이 탑재 되어도 라이선스 로열티를 받을 수 있고, 자체칩도 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통신칩의 파이가 더 큰 상황에서 AP로 인해 얻는 타격은 상쇄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퀄컴은 중국이라는 대체 시장을 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성능이 떨어지는 엑시노스 탑재 폰으로 최신 스냅드래곤으로 무장한 중국폰과 경쟁하는 무리수를 과연 삼성이 둘까요? 게다가 기술의 삼성으로 자긍심이 높은데 갤럭시 S 울트라의 성능이 중국 폰 대비해서 성능이 떨어진다는 오명을 과연 삼성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도 생각해 봐야겠죠? 당연히 최상위 노드인 울트라에는 스냅드래곤을 탑재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본다면, 퀄컴은 '미칠 지경'이라기보다는,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강력한 경쟁자의 부활에 긴장하며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 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3. 심층 분석 - 이런 뉴스는 왜 계속될까?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사실과 다른, 혹은 사실을 심하게 과장한 이런 자극적인 뉴스는 도대체 왜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걸까요? 여기에는 세 가지 주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조회수'를 겨냥한 알고리즘의 경제학입니다. 유튜브를 포함한 많은 플랫폼은 조회수와 시청 시간에 따라 창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합니다. "삼성의 압승", "퀄컴의 굴욕" 같은 극단적이고 선명한 제목은 복잡하고 중립적인 제목보다 훨씬 많은 클릭을 유도합니다. 결국, 사실관계의 정확성보다는 당장의 수익을 위해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을 선택하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 편'을 응원하고 싶은 심리입니다. 삼성과 퀄컴의 경쟁은 단순한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는 국가대표 스포츠 경기처럼 인식되기도 합니다.

'국산 칩' 엑시노스가 '외산 칩' 스냅드래곤을 이겼으면 하는 바람과 응원의 심리가 있습니다. 이런 '팬심'은 객관적인 사실보다 내가 믿고 싶은 이야기를 소비하게 만들고, 관련 콘텐츠는 이런 심리를 파고들어 더 큰 호응을 얻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복잡한 현실을 단순하게 이해하려는 경향입니다. 반도체 기술, 수율, 공급망, 가격 협상 등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엑시노스가 일부 모델에 들어가고, 울트라에는 스냅드래곤이 들어간다"는 복잡한 현실보다는, "삼성이 이겼다" 혹은 "퀄컴이 졌다"는 단순한 흑백논리가 대중에게 훨씬 이해하기 쉽고 명쾌하게 다가옵니다. 이런 단순화의 유혹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원인이 됩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다시 결론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엑시노스 전량 탑재" 주장은 거짓에 가깝습니다. "퀄컴이 미칠 지경"이라는 주장 역시, 현실을 심하게 과장한 표현입니다. 엑시노스 2600의 부활은 삼성에게 큰 성과이고 퀄컴에게는 분명한 악재입니다. 하지만 이는 시장 경쟁이 다시 치열해졌다는 신호이지,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나 다른 한쪽의 완전한 몰락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극적인 뉴스를 접할 때, '이 뉴스가 왜 만들어졌을까?'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 이면에 있는 경제적, 심리적 동기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가짜뉴스에 흔들리지 않고 현상을 가장 정확하게 바라보는 지혜일 것입니다.

오늘의 팩트체크가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더 깊이 있는 분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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