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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호

“지금 사도 되나” “팔아도 되나”…코스피 급등기 투자전략은

표지이야기

“지금 사도 되나” “팔아도 되나”…코스피 급등기 투자전략은

지난 9월 22일 삼성전자 주주 최상섭씨(47)에게 ‘구조대’가 도착했다. ‘구조대’는 자신이 매수한 가격 위로 주가가 올라 손실을 보지 않고 팔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투자자들이 쓰는 은어다. 두 번째 구조대가 도착한 지 1년여 만의 일이었다. ‘재테크’가 금과옥조였던 2021년 초, ‘10만 전자’를 향해 폭주하던 삼성전자가 급락을 시작했다. ‘이만큼 떨어졌으면 됐다’ 싶었을 때 매수 주문을 넣었고, 1억원 가까운 돈이 평단 8만2400원에 묶였다. 첫 번째 구조대는 3년 동안 오지 않았다. 그리고 구조대가 왔을 때, 그는 탈출을 거부하고 다시 ‘10만 전자’를 기다리기로 마음을 바꿨다. 주가는 다시 하락했고, 지난해 두 번째 구조대가 왔을 때도 그는 버텼다. 하지만 세 번째 구조대가 온 9월 22일, 이씨는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털어냈다. 그는 “10만 전자가 (언젠가) 오기는 올 텐데, 경험상 이번에도 안 올 것 같다”며 “(주가가) 더 떨어지면 그때 다시 진입할까 ...

  • [취재 후] ‘일하는 손’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취재 후] ‘일하는 손’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인공지능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22년 무렵이었습니다. 그해 연말 ‘챗GPT’가 출시되며 많은 사람을 흥분에 몰아넣었죠. 당시 저는 뉴스레터를 쓰고 있었는데, 관련 주제를 다루기 위해 궁리해봤습니다. 그때 제가 내린 결론은 인공지능 자체에 대한 극단적 환상 혹은 극단적 공포 모두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많은 전문가가 강조하듯, 인공지능은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온 것이 아닙니다. 이미 챗GPT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고, 발전해왔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누구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이죠.언론계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논란과 열광은 현재진행형입니다. 해외에선 인공지능 검색이 빠른 속도로 기존 뉴스 사이트로 연결되던 트래픽을 집어삼키며 언론사들의 광고수익은 반토막이 나고 있다고 하고...

    2025.10.01 06:00

  • [우정 이야기] 관세에 끊겼던 ‘미국행 소포’, 걱정 말고 보내세요
    [우정 이야기] 관세에 끊겼던 ‘미국행 소포’, 걱정 말고 보내세요

    소액 국제우편에도 관세를 매기기로 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조치로 한동안 중단됐던 우정사업본부의 미국행 국제우편 서비스가 지난 9월 22일부터 전면 재개됐다.우정사업본부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서 승인한 관세 대납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관세 신고·납부 경로를 확보하면서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CBP를 비롯해 미국 연방우체국(USPS) 등 관계기관과도 여러 차례 협의를 이어왔다.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800달러 미만 소액 물품에 대해선 관세를 적용하지 않았던 ‘데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조항을 8월 말에 폐지했다. 마약 등이 밀반입된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15%의 관세를 납부해야 미국으로 편지 등을 제외한 소포를 보낼 수 있는데, 기존 국제우편 시스템으로는 관세 납부 절차를 처리하기가 어려워 우정사업본부는 미국행 소포 접수를 한동안 중단했다. 이번 재개는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영국에 이어 전 세계 국가 중 두 번째로 ...

    2025.10.01 06:00

  • [문화캘린더] 왜 비슷한 비극을 반복하는가
    [문화캘린더] 왜 비슷한 비극을 반복하는가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일시 10월 10일~12월 28일 장소 극장 온(구 CJ아지트) 관람료 R석 6만6000원 S석 4만4000원1961년 4월 19일, 대학생 우현은 한국전쟁 당시 잃어버린 큰형 희택을 찾아다니다 작은형 윤섭과 마찰을 빚는다. “희택이 형은 빨갱이 새끼들 포탄에 맞아 죽었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 왜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냐”는 윤섭의 말에 우현은 “시신을 직접 본 건 아니니 혹시 모르는 일 아니냐”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윤섭의 화만 돋울 뿐이다.윤섭은 속상함과 화를 이기지 못해 집 밖으로 나가버리지만, 그 역시 과거를 완전히 놓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는 전쟁 이후 생긴 신경쇠약증으로 늘 두통을 앓으며 고통스러워한다. 두 형제를 달랠 수 있는 것은 윤섭의 아내이자 우현의 형수인 주희다. 주희는 두 사람에게 “지나간 일은 그저 지나간 일일 뿐이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에 붙들려선 안 된다”고 다정히 이야기한다.어느 날 그런 가족 앞에...

    2025.10.01 06:00

  • [시네프리뷰] 어쩔수가없다 - 스타일 도드라질수록 핍진성 증발한 ‘박찬욱 세계’
    [시네프리뷰] 어쩔수가없다 - 스타일 도드라질수록 핍진성 증발한 ‘박찬욱 세계’

    전반적으로 박찬욱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이 도드라지는 영화다. 말하자면 무국적, 트랜스 컬처 분위기가 물씬 난다고나 할까.제목: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138분장르: 코미디, 스릴러감독: 박찬욱출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개봉: 2025년 9월 24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제작: 모호필름, CJ ENM 스튜디오스식은땀이 났다. 벌써 수㎞째다. 풀숲 사이로 난 딱 1대만 가까스로 통과할 만한 도로. 위에서 다른 차가 1대 내려온다면? 돌릴 수도 없고 낭패다. 슬슬 불안감이 극에 달했을 무렵, ‘제3현충원 반대’ 현수막을 내건 집들이 나타났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뭔가 초현실적이었다. 깊은 산중에 띄엄띄엄 자리 잡은 양옥집들. 집주인으로 보이는 노인들이 넓은 유리창 너머 안락의자에 앉아 무심한 듯 늦은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2025.10.01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78) 필리핀 세부섬-만다린 피시의 ‘은밀한 사생활’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78) 필리핀 세부섬-만다린 피시의 ‘은밀한 사생활’

    5~6㎝에 불과한 만다린 피시는 만나기 쉽지 않다. 시간 대부분을 산호 가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석양이 바다를 물들이면 10~20분 동안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넓은 바닷속 어디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지 찾기 힘든 데다,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 또한 짧다 보니 만나기 귀한 존재다.만다린 피시 관찰의 백미는 짝짓기 장면이다. 석양 무렵 짧은 시간 짝짓기에 나서 사람들은 만다린 피시가 석양이 뿜어내는 붉은색을 좋아한다고 믿으며, 붉은색을 만다린 피시의 혼인색이라 부르기도 한다.2005년 필리핀 세부섬을 찾았을 때다. 만다린 피시를 봤다는 현지 다이버의 안내를 받아 산호 가지 사이에서 숨을 죽인 채 기다리니,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수컷이 보였다. 신중하게 렌즈 초점을 맞추는데 암컷 한 마리가 수컷에게 다가와 배를 맞댄다. 동시에 알과 정자를 방출해 수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배를 맞댄 두 마리는 공중부양을 하듯 20㎝ 남짓 떠올랐다. 2~3...

    2025.10.01 06:00

  • [독자의 소리] 1647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47호를 읽고

    진흥만 있고 인권은 없다···‘AI 3대 강국’에 빠진 것들좀더 세부적인 사항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도 시작은 해야 한다. 완벽함을 도모하려다가 시작도 못 하면 그냥 나락으로 갈 수밖에 없다._네이버 kogu****인간은 희한하다. 스스로 무덤을 판다. 핵으로 죽으려 하고, AI로 기계의 노예가 되고자 한다._네이버 ljc1****지금 같은 한국의 환경에서는 맛만 보고 돈 내는 수준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_네이버 chem****“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깽판”···우리가 치르는 ‘혐오의 비용’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대책 없이 이런 시위를 하면 다른 나라 관광객들도 꺼리는 나라가 될 게 뻔하다. 이건 애국이 아니라 매국이다._경향닷컴 반가운****노회찬 의원의 명언이 생각난다. “제가 볼 때 이런 현상은 수학이나 상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병리학이거나 그런 어떤 의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_경향닷컴 역사는****자유는 나만의 자...

    2025.10.01 06:00

  • [렌즈로 본 세상] 조상님, 추석 인사 미리 올립니다
    [렌즈로 본 세상] 조상님, 추석 인사 미리 올립니다

    추석을 보름 앞둔 지난 9월 21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은 이른 성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여름의 열기가 사그라들어 상쾌한 공기가 가을 하늘을 가득 채웠다. 성묘객들의 여유로운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어른들은 묘소 위로 웃자란 잔디를 가지런히 정리했다. 묘지가 펼쳐진 광경이 생경한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성묘가 끝난 후 차린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이내 웃음을 되찾았다.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친척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일상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소중한 순간인 듯 보였다.올해 추석 연휴는 10월 3일 개천절부터 10월 9일까지 일주일간이다. 금요일인 10일에도 쉬면 연휴는 열흘로 늘어난다. 지난해 연휴 기간(9월 14~18일)보다 2배 이상 길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행을 떠난다’는 답변이 2명 중 1명꼴인 47.4%로 1위를 차지했다.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답변은 64.8%로 지난해보다 16.4%포인트 높아졌다.유난히 더웠던 여...

    2025.09.30 06:00

  • [주간 舌전]“추미애의 조희대 청문회는 급발진”
    [주간 舌전]“추미애의 조희대 청문회는 급발진”

    “조희대 청문회는 급발진.”친명계 중진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9월 25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금 더 당내 전체, 지도부와 상의하고 사전에 준비 절차를 잘 거쳐서 그 필요성에 대한 상호 동의하에 진행했으면 좋았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이렇게 비판했다.그는 조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대통령 대법 판결 전 회동해 교감했다는 의혹과 관련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며 “그 문제에 관해서 서영교 의원이나, 부승찬 의원이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조금 더 소명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갈등과 관련해서는 “1차 추미애·윤석열 대전, 2차 추미애·한동훈 대전에 이은 3차 대전인데, 그동안 전쟁의 결과가 적절하거나 좋았던 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근 추 위원장의...

    2025.09.29 06:00

  • [편집실에서] 제2의 윤석열 만드나
    [편집실에서] 제2의 윤석열 만드나

    요즘 더불어민주당의 ‘조희대 때리기’를 보고 있으면 문재인 정부 시절의 ‘추·윤 갈등’이 겹쳐 보입니다. 5년 전입니다. 취임 일성으로 검찰개혁을 내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했다며 징계를 밀어붙였죠.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내린 직무 정지·정직 조치는 번번이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으로 제동이 걸립니다. 그즈음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 1심 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검찰개혁의 명분도 흔들었죠. 역풍이 불었고, 이후는 모두가 아는 대로 윤석열 정권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의도는 좋았지만, 방법이 너무나 거칠었던 것이죠.다시 추미애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청문회 증인석에 세우려 합니다. 대법원이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이재명 당시 후보의 공직선거법 관련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은 대선 개입이며, 이른바 ‘조희대·한덕수 등 4인 비...

    2025.09.29 06:00

  • 휴가도 연금도 없다, 오직 ‘봉사’할 뿐···‘봉사동물’을 아시나요?
    휴가도 연금도 없다, 오직 ‘봉사’할 뿐···‘봉사동물’을 아시나요?

    인간보다 50배 뛰어난 청각, 인간의 1만배에 달하는 후각으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 바로 사람을 위해 일하는 ‘특수목적견’이다. 지난 9월 13일 119구조견 ‘대찬’이가 경기 연천에서 실종된 지 사흘째인 70대 남성을 출동 30분 만에 도랑에서 찾아냈다. 이틀 뒤엔 구조견 ‘투리’가 경남 사천 야산에서 실종된 10대 아동을 실종 4시간 만에 찾았다.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 한국 구조대와 함께 파견된 구조견 ‘토백’이는 앞발에 붕대를 감은 채 구조 활동을 벌이는 투혼을 보였다.119구조견을 비롯해 군견, 마약탐지견, 검역·세관탐지견, 장애인 보조견 등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동물을 ‘봉사동물’이라 부른다. 때때로 활약상이 알려지면 박수를 받지만 봉사동물에게는 직업 선택권도, 월급도, 휴가도, 연금도 없다. 오로지 ‘봉사’할 뿐이다. 은퇴 후 ‘제2의 견생’을 누릴 입양도 잘되지 않는다. 봉사동물의 사회적 기여에 걸맞게끔 현역 활동 시 처우를 개선하고, 은...

    2025.09.29 06:00

  • 곽상언 “유튜브 권력, 정당 후보자 공천에도 개입…아부할 생각 없다”
    곽상언 “유튜브 권력, 정당 후보자 공천에도 개입…아부할 생각 없다”

    작심 인터뷰였다. 2시간 넘게 이어졌다. 당내 상황이나 직접 경험한 유튜브 권력의 ‘전횡’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건 또다시 논의해야 할 주제”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인터뷰 계기는 주간경향의 ‘공장장 가라사대-팬덤 권력’ 기획이었다.첫 기사들이 출고된 다음 날, 곽 의원은 기사 하나를 SNS에 링크하며 “오랫동안 자신이 가진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한다”라고 적었다.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주간경향은 곽 의원이 가졌다고 밝힌 ‘오랜 문제의식’이 궁금했다. 지난 9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곽 의원을 만나 인터뷰했다.-곽 의원이 SNS에 올린 글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간경향의 이번 기획을 두고도 어떤 의도가 있다며 음모론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타인의 의도가 뭐다, 라고 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더 문제다. 사실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추정 혹은 가공의 사실이 대한민국을 지배한 지 꽤 됐다. 과거 제도권 언론이 소위 언론권력을 휘두...

    2025.09.29 06:00

  • “새를 간과한 공항, 안전은 없다”···무안공항 참사는 뭘 남겼나
    “새를 간과한 공항, 안전은 없다”···무안공항 참사는 뭘 남겼나

    신공항 건설은 장밋빛 전망을 동반한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고용이 창출될 것이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더 나아가 국토 균형 발전의 기회가 열릴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신공항 건설은 좋은 카드다.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이 있고, 얼마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있으며, 100% 국비로 진행돼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 재정에 부담도 주지 않는다. 지역민의 표심을 얻기에 이보다 탁월한 사업은 별로 없다. 신공항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 예산 낭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소수 의견에 그쳤다. 그 결과 한국은 15개의 공항을 운영하면서 추가로 8개 공항 건설을 계획하는 나라가 됐다.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 같던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법원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국토교통부가 신공항이 들어설 입지를 정하면서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지난해...

    2025.09.29 06:00

  • [꼬다리] 그런 농담, 재미없습니다
    [꼬다리] 그런 농담, 재미없습니다

    지난 6월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문화예술계에서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5월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최고등급인 코망되르를 수상한 조수미 성악가도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이들을 맞았다.행사에서 특히 주목받은 건 조 성악가와 김 여사의 관계였다. 조 성악가는 선화예술고등학교 2회 졸업생, 김 여사는 6회 졸업생이라고 한다. 사회를 맡은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를 시사하며 “(두 분이) 선화예고로 학연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불쑥 끼어들었다. “아~ 당신도 학연이 있군요?” 소수의 인원만 입장이 허락됐던 행사장이 ‘하하하’ 하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그 자리엔 나도 있었다. 그 말이 왜 웃긴지 몰랐다. 성차별적인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내내 배우자를 직업인·사회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했다. 피아노 전공자인 김 여사를 ‘예술가’로 소개하자 “예술가...

    2025.09.26 15:10

  • [오늘을 생각한다] 실패를 교훈으로 만들지 말자
    [오늘을 생각한다] 실패를 교훈으로 만들지 말자

    문재인 정부는 2018년 ‘기무사 계엄 문건’의 책임을 물어 기무사령부를 ‘해편’했다. 해편? ‘해체 후 재편성’이라는 뜻인데, 그전까진 정치권과 언론에서 사용된 적 없는 단어다. 국방부는 ‘해체 수준의 고강도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했다. 부대 이름은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로 바뀌었고, 법령에 정치 관여를 금지하고 부당 직무 수행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정원을 줄이면서 90%에 달하던 현역 군인 부대원 비율을 70%로 줄인 뒤 빈자리는 민간인 군무원 출신으로 채우겠다고 공언했다. 부대 건물에서 전두환·노태우를 포함한 역대 사령관들의 사진도 다 내렸고, 문 대통령이 임명한 남영신 사령관을 ‘1대 사령관’으로 명명했다. 기무사의 기능과 규모만 약간 조정한 ‘간판 갈아끼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지만, 별반 무소용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 해편으로 군 정보기관을 개혁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그렇게 간판을 바꿔 살아남은 안보지원사...

    2025.09.26 15:08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7) 신개념 무장애 공연 이끄는 ‘포용과 관찰’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7) 신개념 무장애 공연 이끄는 ‘포용과 관찰’

    “진행 과정은 배울 점이 많아 보이지만 불편하지 않고 재밌었어. 솔직한 로맨틱 코미디라 더 공감돼.”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젤리피쉬>(벤 웨더릴 원작, 민새롬 연출, 고권금 안무)를 관람하고 객석을 나서는데 관객들의 소감이 들려 와 귀를 쫑긋 세웠다. 다운증후군 여성 켈리(백지윤 분)가 비장애 남성 닐(김바다·이휘종 분)을 만나 사랑하고 임신과 출산에 이르는 과정의 난관을 적나라하게 담은 이 작품에서 많은 관객이 ‘장애’보다 ‘관계’에 더 집중함을 알 수 있어서다. 실제 다운증후군인 백지윤 배우가 출연해 주목받은 <젤리피쉬>를 지난해 쇼케이스부터 올해 초 본공연, 이날 앙코르 공연까지 모두 관람한 입장에서 만면에 미소가 배어 나왔다. 창작진들과 출연진들이 이를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미학적으로 재해석된 무장애성 ‘배리어프리’, ‘무장애’, ‘접근성 높은’, ‘장애 당사자성’ 등의 수식어로 시작하는 신개념 공연들이 ...

    2025.09.26 15:07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13) ‘아버지의 법’에 저항하는 여성의 꿈과 윤리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13) ‘아버지의 법’에 저항하는 여성의 꿈과 윤리

    박완서는 여성신문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1989)를 연재할 당시 인터뷰에서 가정법원의 조정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여성들의 부당한 사정을 접한 것이 작품 구상의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가족법 개정의 핵심인 호주제는 2005년 폐지됐으나 소설은 그 전에 광범위한 가족법 개정이 이루어진 1989년 전후의 사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는 1989년 개정된 가족법 중 친권과 관련된 조항을 주인공 차문경과 김혁주의 법적 소송의 틀을 빌려 담고 있는 법(law) 서사다. 가족법 개정 운동이 한창이었던 당시 소설에 대한 대중의 호응은 상당했다. 1990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몇 년 뒤 아침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여기 한 여자가 있다. 그는 이혼 후 대학 동창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임신을 하지만, 남자는 그 사실을 알고도 초혼에 경제력이 좋은 다른 여자와 재혼한다. 홀로 아이를 낳고, 남자가 자신의 아이로 인정...

    2025.09.26 15:06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19) 커피를 ‘세계 음료’로 만든 보스턴의 반란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19) 커피를 ‘세계 음료’로 만든 보스턴의 반란

    “커피요? 티요?”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러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이다. 미국은 아예 종업원들이 커피 주전자를 들고 와 “커피요?” 하고 묻는다. 커피가 이처럼 보편화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약 250년 전으로, 한 정치적 사건 때문이다.나는 플리머스를 떠나 커피를 ‘미국의 국민차’로 만든 사건을 찾아서 보스턴으로 향했다. 1773년 말에 있었던 ‘보스턴의 반란’의 현장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한 시간 정도 달려 보스턴 중심가로 들어가자, 당시 보스턴 시민들의 정치적 모임 장소였던 고색창연한 건물이 나타났다. 항구 쪽으로 향하자 고층빌딩을 배경으로 작은 옛 선박 한 척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 배 위에서 흰 사각형 상자를 바다로 던지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찍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영국 차를 바다에 던져버렸던 250년 전의 ‘보스턴 차 파괴사건’을 재현하고 있었다.영국은 17세기부터 중국에서 수입한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영국은 동인...

    2025.09.26 15:06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2) 틱톡 딜, 디지털 시대 패권 경쟁의 시험대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2) 틱톡 딜, 디지털 시대 패권 경쟁의 시험대

    틱톡(TikTok)은 미국 자본과 중국 알고리즘이 결합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한때 개방된 세계에서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제경제 관계의 맥락에서 보면 틱톡 문제는 국가 안보, 데이터 주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이 플랫폼은 15억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며 정보와 문화 전반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2017년 제정한 국가정보법으로 인해 미국인의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위험을 국가 안보의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한다. 이 사안은 단순한 앱 금지를 넘어, 미국의 대중국 탈동조화(decoupling) 전략의 일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재등장과 함께 틱톡 사태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균형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미국 정부의 틱톡 제재 과정은 지정학적 긴장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2020년 도널드 ...

    2025.09.26 15:05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62) 내로남불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박이대승의 소수관점](62) 내로남불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언젠가부터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무슨 사자성어처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어른의 표현이고, ‘우리 편 착한 편, 너희 편 나쁜 편’ 같은 어린아이의 표현도 있다. 이는 단순히 자신이 저지른 부정이나 불법에 무지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이중잣대나 판단 기준의 비일관성 따위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마다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라는 상대주의적 견해를 표현한 것도 아니다. 내로남불은 객관적인 공통의 윤리 규칙을 부정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옳고 그름의 유일한 가치 기준으로 삼는 태도다.이것의 변형으로는 ‘나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상관없다’가 있다. 이런 태도를 가진 인간 역시 모든 가치를 옳고 그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과 불이익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타인의 부당한 행위로 자신이 피해를 보았을 때, 그가 규칙을 어겼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에게 준 피해에만 집중한다. 이런 사람은 언제라도 내로...

    2025.09.26 15:04

  • [박성진의 국방 B컷](41) ‘해군 장교 재벌 3·4세’와 ‘군악병 의사’···무너지는 ‘국군 병력 수급’
    [박성진의 국방 B컷](41) ‘해군 장교 재벌 3·4세’와 ‘군악병 의사’···무너지는 ‘국군 병력 수급’

    대한민국 국군의 병력자원 모집이 ‘혼돈의 문’에 들어섰다. 해군은 수병(병사)이 모자라 간부만 승선하는 함정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반면 공군 병사는 ‘지원자 풍년’이다. 의대생들마저 군의관 대신 공군 병사로 지원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의대 출신 지게차 운전병과 군악병도 등장했다. 지게차 운전병은 의사 가운 대신 3t급 지게차를 다루며 물자 운반과 정비 업무를 하고 있다.육군에서는 기계화부대 훈련에 참여한 K-21 장갑차의 포수와 조종수가 부족해 옆 부대에서 빌려오는 ‘병력 품앗이’까지 벌어지고 있다. 소총수가 모자라는 이유로 보병 전개 훈련의 일종인 하차 전투 훈련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육·해·공군 모두 부사관 퇴직이 늘면서 그 빈자리를 신규 인력이 채우지 못해 아우성이다. 국방부 자료를 보면 필요 간부 충원율이 2019년 94.1%에서 2024년 64.9%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사관 경우 같은 기간 93.5%에서 51.2%로 급락했다. 다급해진 육군은 부사관 지...

    2025.09.26 15:04

  • [박상영의 경제본색](7) 정권 따라 굴곡 겪은 공정위, ‘재벌 개혁’ 다시 시동 거나
    [박상영의 경제본색](7) 정권 따라 굴곡 겪은 공정위, ‘재벌 개혁’ 다시 시동 거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 저승사자’로 부활할까. 그동안 재벌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온 주병기 서울대 교수가 이재명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재벌 정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대규모 인력 증원 계획까지 맞물리며 공정위 역할 확대 전망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정부는 이미 공정위 인력 대폭 충원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5일 첫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인력 보강 필요성을 강조하며 행정안전부에 구체적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건설 현장에서 하도급업체에 인건비 등 대금 미지급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하도급·유통·가맹 분야 조직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도권 지역 사건을 전담할 경인 지방사무소 신설 가능성도 크다.여기에 재벌 개혁론자인 주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대기업 정책을 맡는 기업집단국 인력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 이후 기업집단국은 지주회사과가 폐지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주 위원장은 그동안 경...

    2025.09.26 15:03

  • [IT 칼럼] AI라는 보철…시니어엔 득, 주니어엔 실?
    [IT 칼럼] AI라는 보철…시니어엔 득, 주니어엔 실?

    인공지능(AI)은 젊은이보다 늙어가는 이들에게 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AI의 타격을 가장 빨리, 그리고 많이 받은 직업군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한테서 나오고 있다. 그 어떤 직업보다 작금의 생성형 AI 혁명에 수용적이었던 그들 덕에 우리는 자기 직업이 AI에 침식될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미리 엿볼 수 있다.돌아보면 AI의 문장 생성력, 그중에서도 코드 생성력은 놀랍다. 심지어 비전문가도 AI를 활용해 앱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쳤다. 하지만 AI는 숙련자에게는 보철이 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곤 했으나, 미숙련자에게는 각 개인에게 필요했을 직업 기술의 단련을 저해했다. 의존성도 깊어지니 결국 지적 근 손실로 이어진다.그래서인지 ‘챗GPT 쇼크’ 3년 차인 지금, 초기의 낙관론은 많이 가라앉고 오히려 생산성에 주는 영향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버블론과 함께 이야기되곤 한다.사실 생성형 AI는 거울과 같다. 작성하는 질문,...

    2025.09.26 15:03

  • ‘이스라엘 제노사이드’에 움직이는 국제사회
    ‘이스라엘 제노사이드’에 움직이는 국제사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거짓으로 진실을 숨기려 해도 진실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란 뜻이다. 이 말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행위에 적용해본다면 ‘손바닥’은 이스라엘의 선전용 거짓 주장이요, ‘하늘’은 이스라엘이 저지르고 있는 집단학살(제노사이드) 범죄가 될 것이다.진실은 이스라엘의 손가락 틈으로 끝없이 새어 나왔다. 굶어 죽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지난 8월 유엔 기구 등으로 구성된 통합식량안보단계(IPC)가 가자지구에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선포했다. 같은 달 세계적 집단학살 전문 연구자들로 이뤄진 국제집단학살학자협회(IAGS)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지난 9월 16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독립적 조사위원회가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더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행위를 부정하기 어려워졌다. 72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2023년 10월...

    2025.09.26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