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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7호

“진짜 목적은 비용 절감, 그 결과는 불평등”…전 유엔 특별보고관이 보는 AI

표지이야기

“진짜 목적은 비용 절감, 그 결과는 불평등”…전 유엔 특별보고관이 보는 AI

“네모난 방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누군가 이 방에 들어와서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어요’라고 외치죠. 인공지능(AI)은 실제로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꿀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곳(세상)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결정은 정부나 당사자들이 아닌 극히 일부의 빅테크 기업이 내릴 것이고, 민주주의는 점점 덜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지난 9월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필립 알스턴 뉴욕대 로스쿨 교수는 AI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관해 묻자 ‘방’에 비유해 설명했다.그는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유엔 빈곤·비사법적 처형 특별보고관 등을 역임했으며, 빈곤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인권의 영역으로 이식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 곤란의 차원을 넘어 인권의 문제라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엔 AI 및 디지털 기술과 빈곤, 인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AI를 둘러싼 오늘날의 문제 중 상당수를, 기술의 문제로...

  • [우정 이야기] 치매 간호 걱정 말아요···우체국보험 신상품 2종 출시
    [우정 이야기] 치매 간호 걱정 말아요···우체국보험 신상품 2종 출시

    ‘길을 걷다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한다면?’, ‘문득 찾은 병원에서 심각한 병을 진단받는다면?’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 날이 있다. 대개는 금방 잊히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을 때는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도 한다. 상상은 대부분 나쁜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일상에서 이런 불확실성에 계속 시달려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사회가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위해 ‘보험’을 발명했다.보험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제도다. 보험개발원의 2021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기준 가구당 생명보험 가입 건수는 3.6개였다. 실손의료보험 등 손해보험 상품을 생명보험보다 더 많이 가입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전체 보험 가입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최근 보험사의 특화 보험 개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 건수는 1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사가 특정 보험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아 보험사의 ‘특허’로 불린다. 엇비슷한 보험...

    2025.09.24 06:00

  • [취재 후] ‘케데헌’의 글로벌 성공 후 K콘텐츠의 미래
    [취재 후] ‘케데헌’의 글로벌 성공 후 K콘텐츠의 미래

    어쩌다 보니 공개 직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봤습니다. 퇴근 후 리모컨을 켰는데,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영화라고 나오더군요. <케데헌>은 TV모니터 앞을 지나가던 딸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튿날 딸은 엄마에게 한번 보기를 ‘강권’했는데, 영화를 끝까지 보기는 했지만 아내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디테일한 고증 같은 건 꽤 잘됐지만, K팝 아이돌 가수들의 진짜 직업이 알고 보니 괴물 사냥꾼이었다는 설정이 참신한 건 아니었으니까요. 당장 떠올랐던 것이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알고 보니 ‘뱀파이어 헌터’였고, 미국 남북전쟁도 뱀파이어들의 ‘음모’ 때문에 일어났다는 역사 판타지 소설이었습니다.<케데헌>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이후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난주 제가 쓴 “‘케데헌’은 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도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많이 나온 주제였습...

    2025.09.24 06:00

  • [문화캘린더]에쿠우스(EQUUS): 한국 초연 50주년 기념공연
    [문화캘린더]에쿠우스(EQUUS): 한국 초연 50주년 기념공연

    [연극] 에쿠우스(EQUUS): 한국 초연 50주년 기념공연일시 10월 3일~2026년 2월 1일 장소 예그린씨어터 관람료 전석 6만6000원헤스터 판사가 정신과 의사 마틴 다이사트를 찾아와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 알런 스트랑의 치료를 의뢰한다. 다이사트는 치료 과정에서 부모의 왜곡된 사랑과 사회적 무관심에 짓눌린 알런을 마주하며, 말에 대한 광적인 열정과 원시적 욕망으로 가득 찬 그의 내면에 점차 사로잡힌다. 알런의 범행 동기를 밝혀내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동시에 소년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의문 속에서 자신 또한 어둠에 잠식돼 간다.<아마데우스>, <고곤의 선물>로 잘 알려진 세계적 극작가 피터 셰퍼의 대표작 <에쿠우스>가 한국 초연 5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현대인의 화두인 신, 인간, 섹스에 대한 성찰과 인간 내면의 원초적 욕망을 깊이 탐구하며, 열정과 광기, 원시적...

    2025.09.24 06:00

  • [시네프리뷰] 얼굴-아프지만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얼굴
    [시네프리뷰] 얼굴-아프지만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얼굴

    미스터리 형식의 사건 전개도 흥미롭지만, 생생한 인물들과 쉴 새 없이 오가는 애정, 의심, 증오, 선망, 실망, 탐욕 등 다양한 감정의 날카로움과 위태로움이 보는 이를 더욱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제목: 얼굴(The Ugly)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103분장르: 미스터리, 드라마감독: 연상호출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개봉: 2025년 9월 11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보통의 관객들에게라면 연상호 감독을 <부산행>의 감독이라고 설명하는 게 쉽겠다. 하지만 그의 경력은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시작됐고, 초기작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는 꾸준히 가치를 인정받는 수작이다.요즘 들어 연상호라는 이름에 싫증을 드러내는 사람이 꽤 많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감독들에겐 좀처럼 보기 드문 왕성한 다작 활동에 있지 않나 싶다. 스스로 연출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많은 작품을 지휘하고, 그...

    2025.09.24 06:00

  • [신간] 호주에 가서야 답을 찾았다
    [신간] 호주에 가서야 답을 찾았다

    나는 멜버른의 케어러루아나 지음·메멘토·1만9800원한국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일했던 저자가 호주로 이주한 뒤 돌봄 노동자로 일하며 겪은 경험을 담은 에세이다.‘내 아이는 왜 이토록 예민하고 까다로울까? 아이와 나의 관계는 왜 이렇게 겉돌기만 할까?’ 괴로워하던 저자는 호주에 가서야 답을 찾았다. 아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았다. “이제 혼자 애쓰지 말고 전문가들과 함께 키우자”는 의사의 말은 그에게 큰 위로가 됐다. 아이가 다니는 공립학교는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수업을 받고, 교사들 역시 장애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는 “(한국에서의) 내 교직 생활은 특수학급에 머물던 장애 학생을 한 번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거나, 학급에 이미 함께 있던 장애 아동을 무지 탓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호주의 장애인들은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주거 환경을 스스로 선택한다. 공립 수영장 같은 시설은 성...

    2025.09.24 06:00

  • [정태겸의 풍경](96) 전남 강진-장인의 손으로 빚은 선 고운 옹기
    [정태겸의 풍경](96) 전남 강진-장인의 손으로 빚은 선 고운 옹기

    몇 번이나 다녀왔지만, 갈 때마다 전남 강진은 숨어 있는 보석 같다. 먹을 것, 볼 것, 할 것이 생각보다 많음에도 가치에 비해 덜 알려진 여행지다. 원래 이곳은 청자로 유명세를 날리던 땅이기도 하다. 하지만 강진의 청자만 쳐다보다 이곳의 옹기가 못지않게 훌륭하다는 건 놓치고 있었다. 칠량 바닷가 옹기장인 정윤석씨를 만나고서야 비로소 강진의 옹기를 알게 됐으니.칠량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옹기를 만들었다. 천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을 뒷산의 흙이 옹기를 빚기에는 제격이다. 자연스레 그 역사가 길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가졌다.장인에게 옹기 빚는 과정을 들었다. 듣기만 하면 뭐하냐면서 물레 앞에 앉는다. 곱게 내린 흙을 치대어 만든 반죽이 물레 위에 오르고, 때리고 돌려 다듬으며 옹기 하나를 빚기 시작한다. 하나의 일을 오래 해온 사람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힘이 있다. 숨소리를 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다. 장인은 말 한마디 없이 옹기를 빚는 동안 물레...

    2025.09.24 06:00

  • [독자의 소리] 1646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46호를 읽고

    ‘케데헌’은 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졌을까어릴 때부터 만화 보면 혼내고, 나이 들어선 오타쿠로 몰아가고, 예술을 돈 안 되는 직업이라 후려치는 나라에서 <케데헌>이 나오길 바라는 게 웃긴 거 아님?_네이버 x199****한국에서는 절대 못 나오지. 한국이었으면 마지막에 진우 안 죽고 키스하면서 부활한다._네이버 kei8****<쿵푸팬더>가 전 세계에 흥행할 때 중국에서 지금처럼 똑같은 말 함. 말로는 세계화 외치면서 다른 나라에서 우리 거 가져다 쓰면 배 아파함._네이버 kjju****“민중 아픔 치유하는 게 무속, 케데헌 보고 많이 울었다”대동굿이 시골 전통마을에서도 사라진 것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비교적 최근까지 대동굿을 했는데 중단된 이유가 만신들이 돌아가신 게 제일 큰 원인이라고 하더군요._주간경향닷컴 노현****잔잔한 감동을 주는 기사입니다. 내용도 좋고 글맛도 빼어나 우리 문화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군요._...

    2025.09.24 06:00

  • [편집실에서] 죽음을 소비하는 정치
    [편집실에서] 죽음을 소비하는 정치

    미국 극우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그 소식은 국경을 넘어 국내 극우 진영의 추모 열기로까지 번졌죠.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자유대학은 서울 숭례문광장과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 앞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스스로 ‘상주’를 자처했습니다. 그들에게 커크는 단순한 청년 활동가가 아니라 ‘롤모델’이자 정치적 미래를 투사할 상징 같았습니다.미국의 반응은 더 노골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백악관에서 ‘찰리 커크 쇼’ 추모 방송을 이어갔고, JD 밴스 부통령은 “좌파 진영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도 전에 폭력의 책임을 ‘좌파’에 전가하며 정치적 보복의 기회로 삼은 것이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커크를 비난하는 외국인의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발언까지 내놓았습니다. 추모가 증오와 적대의 동력이 돼버린 듯합니다.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7월 유세 도중 총격을 당했을 때, ...

    2025.09.24 06:00

  • [렌즈로 본 세상] 대중교통 꿈꾸는 ‘한강버스’
    [렌즈로 본 세상] 대중교통 꿈꾸는 ‘한강버스’

    ‘한강버스’가 지난 9월 18일 첫 운행을 시작했다. 2023년 3월 사업 계획을 발표한 지 2년 6개월 만이다.한강버스는 서울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28.9㎞) 구간 7개 선착장을 오간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전 구간은 127분, 급행은 82분이 걸린다. 애초 계획보다 각각 52분, 28분 늘어난 셈이다. 운행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7분까지, 운행 간격은 1시간~1시간 30분이다. 10월 10일부터 평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주말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항한다. 급행 노선은 오는 10월 중 추가된다.요금은 1회 3000원으로 대중교통 환승 할인이 가능하다. 따릉이와 한강버스 이용이 포함된 ‘기후동행카드’(월 5000원 추가)를 쓰면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지하철과 비교했을 때 소요 시간이 길고, 기상 악화 시 운항 제한이 있어 직장인의 출퇴근 교통수단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2025.09.23 06:00

  • [주간 舌전]“헌법 한번 읽어보시라”
    [주간 舌전]“헌법 한번 읽어보시라”

    “대한민국 헌법 한 번 읽어보시라.”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최근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취지의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 9월 17일 SBS라디오 방송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문 전 대행은 진행자가 관련된 질문을 하자 “우리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 헌법 몇 조에 근거해서 주장을 펼치면 논의가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문 전 대행은 하지만 “너무 현안이 됐고, 저는 대화의 주체가 아니다”며 더 이상의 부가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문 전 대행은 다만 사법부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 “사법부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헌법에 따라 만든 기관”이라며 “당연히 사법부의 판결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사법부의 권한은 헌법에서 주어진 권한이기 때문에 그 자체는 존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그러면서도 “다만 그 판결이 국민을 납...

    2025.09.22 06:00

  • 한강벨트 정밀 조준?…상속세 면제, 18억원인 이유
    한강벨트 정밀 조준?…상속세 면제, 18억원인 이유

    이재명 대통령이 상속세 공제 규모를 확대하는 법안을 연내 처리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상속세 공제 규모가 28년 만에 1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최대 8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여당이 상속세 공제 확대에 이견이 없고 국민의힘도 반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번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속세 공제 확대와 관련해 공개 입장을 아끼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상속세 개편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갖게 될 파괴력을 경계하는 모습도 엿보인다.이 대통령은 지난 9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상속·증여세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집 주인이 사망하고 가족이 남았는데 집이 10억원이 넘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며 “돈이 없으면 집을 팔고 떠나야 하는데 너무 잔인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평균 집값 한 채 정도 가격이 넘지 않는 선에서는 (상속을 받더라도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주자”면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향해 “상속세법을...

    2025.09.22 06:00

  • 협치 실종?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정치권
    협치 실종?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정치권

    “협치를 말하는 자가 수박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흔히 보이는 주장이다. 지난해 12·3 불법 계엄 후 특별히 ‘협치’를 거론하지 않아도 의심의 눈길은 더 짙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고위직이나 장관직을 맡은 인사들에게도 의심의 눈초리는 끊이지 않는다.서로 이념이나 지향점,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의 타협으로 이뤄지는 것이 정치다. 서울 여의도 국회나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서 만난 정치권 인사들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지자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와 실제 용산이나 여의도 주변에서 보고 듣는 ‘뒷사정’은 전혀 다른 경우가 빈번하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1일에 있었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협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나는 협치라는 것이 무조건 그냥 적당하게 그냥 인정하고 봉합하고 그런 거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한다.”이야기는 여야의 내란특검 연장 합의 철회로 이어졌다. 그는 “(검찰개혁을...

    2025.09.22 06:00

  • “10월 한 달만큼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해달라”
    “10월 한 달만큼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해달라”

    “이태원 참사는 왜 막지 못했나요.”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3주기를 한 달여 앞둔 현재까지 가슴에 품은 가장 큰 의문이다. 이런 의문을 풀고,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지난해 5월 1일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특별법의 제정 목표를 실현하는 핵심 기구로 같은 해 9월 13일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출범했다. 특조위가 출범한 지 1년. 그런데 특조위가 본격적인 조사를 개시한 것은 올해 6월 17일이다. 특조위의 활동이 출범 직후 전개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이며, 앞으로 특조위가 어떤 활동을 벌일 계획인지, 유가족들이 바라는 진상규명과 피해 복구는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등을 들어봤다.조사가 늦어진 이유특조위 출범과 함께 상임위원 3명(위원장 1명)과 비상임위원 6명이 임명됐고, 준비단이 설치됐다. 업무수행을 위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했다.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위은...

    2025.09.22 06:00

  •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깽판”···우리가 치르는 ‘혐오의 비용’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깽판”···우리가 치르는 ‘혐오의 비용’

    우리는 ‘혐오의 비용’을 치르고 있다.이를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 것은 최근 극우·보수단체들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거리에서 ‘혐중(중국 혐오)시위’를 벌이면서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부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한국 문화의 전 세계적 인기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혐중시위가 경제적 손실, 국가 이미지 훼손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명동 상인들은 정식으로 경찰에 시위 제한을 요청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9일 국무회의에서 혐중시위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관광객들 상대로 겨우 어떻게 해가지고 물건도 좀 팔고 살아보려고 그러는데 (혐중시위대가) 완전히 깽판을 친다”고 했다. 혐오가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 민생경제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그러나 우리는 사실 이전부터 오랫동안 혐오의 비용을 치러왔다. 소수자 인권을 연구해온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

    2025.09.22 06:00

  • [꼬다리] 나의 임신 일기
    [꼬다리] 나의 임신 일기

    출산 예정일을 한 달쯤 앞두고 있다. 임신은 신기하고 경이롭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무엇보다 임신부는 스스로 엄격해지는, 자기 검열의 순간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신체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니 견딜 만했다. 입덧도 지나가니 언제 그랬지 싶다. 오히려 ‘임신 전과 후가 크게 달라선 안 된다’는 생각이 계속 짓눌렀다. 임신 초기부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면 나약해지지 말자’는 다짐을 되뇌곤 했다. 주변에서 눈치를 준 것도 아닌데 그랬다. 아이를 낳고 나면 1년 정도는 일을 놓게 된다는 불안한 마음에서 비롯됐던 것 같다. 그 불안함을 메우기 위해선 이 순간만큼이라도 잘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임신부 배지도 불편한 대상이었다. 분홍색인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방에 매달아 놓으면 나의 정체성을 ‘임신부’로만 한정하는 것 같았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방 앞주머니에 넣고는 다녔지만 거의 꺼내지 않았다. 평소 대중교통을 탈 때 앉지 않는 편이라 습...

    2025.09.19 14:19

  • [오늘을 생각한다] 골리앗이 된 다윗의 자기연민
    [오늘을 생각한다] 골리앗이 된 다윗의 자기연민

    2019년 어느 날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에서 전화가 왔다.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언중위를 통해 나한테 1억원을 내놓으라고 청구했다고 한다. 내가 운영하던 온라인매체에 게재된 나경원 원내대표의 ‘친일논란’ 보도 때문이었다. 자유한국당은 같은 내용의 보도를 한 10여개 매체를 동시에 제소했고, 우리 포함 3개 매체를 제외한 나머지 매체들은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언중위 중재 기능을 이용해 불편한 보도를 간편하게 제거한 셈이다. 우리가 삭제를 거부하자 자유한국당은 민사소송을 걸었다. 재판 기일. 판사가 물었다. “지금 그 당 대표자가 누구죠?” 원고 측 변호인이 대답을 못 한다. 판사가 재차 묻는다. “정치적 대표 황교안씨는 사퇴했고, 지금 법적 대표자가 누구죠?” 변호인들은 서류를 뒤적이기만 할 뿐 대답을 못 한다. 뭔 변호사가 원고 이름도 모르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누군지 모르겠다. 판사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변호인도 모른다. 답답하다. 그 당 대표는...

    2025.09.19 14:17

  • [김우재의 플라이룸](66) 과학의 정치적 종말
    [김우재의 플라이룸](66) 과학의 정치적 종말

    전 세계 생의학 연구를 선도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2025년부터 국제 공동 연구의 생명줄을 끊는 정책을 시행한다. 이 정책은 미국 연구 과제에 해외 기관이 하위 과제로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우려 국가’ 연구자들의 핵심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차단하며, 수년간 진행된 국제 프로젝트의 중단 가능성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 건조한 행정 언어 뒤에는 세계 과학계를 이끄는 초강대국 미국이 스스로 연구 생태계 주변에 장벽을 쌓고 있다는 섬뜩한 현실이 숨어 있다.평화로운 시대의 종말론존 호건은 저서 <과학의 종말>(1996)에서 위대하고 혁명적인 과학 발견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다윈의 자연선택, DNA 이중나선 구조와 같은 현대 과학의 근본적인 기둥들이 현실에 대한 본질적으로 참된 지도를 형성했으며, 이 지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다. 다만 문제는 미래의 과학 활동이 지도를 새로 그리는 것이 아니...

    2025.09.19 14:16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1) 인도 여성의 월경, 금기에서 권리로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1) 인도 여성의 월경, 금기에서 권리로

    필자는 오바마 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 세계 사회 운동의 리더들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지내고 있는 이주인권 변호사입니다.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은 이한재 변호사가 미국 뉴욕에서 직접 들은 세계의 인권 운동기를 전합니다.(편집자 주)어느 날 갑자기 몸에서 피가 흐른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가족들은 갑자기 당신을 격리한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을 수도, 집 안에서 잠을 잘 수도 없다.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인도의 소녀들에게 매달 일어나는 일이다. “인도 여성의 70%는 첫 생리날까지도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은 그것이 신의 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의 월경 정의를 위한 활동가, 소미아 다브리왈(Soumya Dabriwal)의 말이다.월경에 대한 미신,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다미국 뉴욕에서 만난 인도의 여성 인권 활동가가 들려준 인도의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월경하는 여성을 저주받...

    2025.09.19 14:15

  • [전성인의 난세직필](42) 누더기 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어떻게 기울 것인가
    [전성인의 난세직필](42) 누더기 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어떻게 기울 것인가

    지난 9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김병기 의원이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문제가 많은 개정안이다. 나는 주저 없이 이 개정안을 ‘누더기’라고 부른다. 그럼 어떻게 기워서 그나마 쓸 만하게 만들 것인가? 먼저 통합 금융감독기구가 출범하던 때로 잠시 눈을 돌려보자.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12월 28일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은 김원길 새정치국민회의 정책위 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처 없이 표류하던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을 교통정리 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화 통화에서 김대중 당선인은 “재경위 소위의 법안은 관치금융·정경유착을 청산하자는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의 중립성과 독립성 강화를 지시했다.여기서 말하는 재경위(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신인 재정경제위원회) 소위(소위원회) 안이란 신설 금융감독기구인 금감위를 재정경제원 산하에 두되, 관치금융 시비를 피하고자 금감위 내부에 모피아로 구성된 사무국을 설치하는...

    2025.09.19 14:13

  • [구정은의 수상한 GPS](14) 도하의 밤 폭격한 이스라엘, 스스로 무너뜨린 중동 구상
    [구정은의 수상한 GPS](14) 도하의 밤 폭격한 이스라엘, 스스로 무너뜨린 중동 구상

    2025년 9월 9~10일 밤사이,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를 공습했다. 최소 6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중에는 카타르 장교도 있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 고위 인사들을 겨냥한 표적 타격, 즉 암살 공격이었다. 카타르는 “주권 침해·공격행위”로 규정하고 강력 항의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직접 지목해 “야만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는 “이스라엘의 범죄적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아랍, 이슬람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은 카타르로 날아가 타밈 국왕을 포옹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우디, UAE와 카타르는 사이가 나빠 단교까지 했는데 이제는 날아가서 달래주고 끌어안는 사이가 됐다.카타르는 대책을 논의하자며 9월 15일(현지시간) 아랍-이슬람국가 정상회의를 열었다. 바레인과 UAE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

    2025.09.19 14:11

  • [IT 칼럼]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지능 격차’
    [IT 칼럼]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지능 격차’

    한때 생성형 AI는 인류에게 지식과 창의성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유토피아적 도구로 여겨졌다. 평범한 사람도 AI와의 대화를 통해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는 기술 민주화의 정점처럼 보였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우리가 목격하는 현실은 그런 장밋빛 전망과는 사뭇 다르다.생성형 AI는 기존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넘어 더욱 교묘하고 근본적인 새로운 형태의 ‘지능 격차(Intelligence Divide)’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단지 기술에 대한 접근성 차원을 넘어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즉 ‘AI 리터러시(AI Literacy)’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계급의 탄생을 예고한다. 인류는 지금, 기술이 만든 가장 거대한 분기점 위에 서 있다.문제는 AI를 활용해 자신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AI 증강 인간(AI-Augmented Human)’과 그렇지 못한 ‘AI 대체 가능 인력’ 사이의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2025.09.19 14:11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3) 성과급 1억원 받기 vs 포괄임금에서 수당 받기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3) 성과급 1억원 받기 vs 포괄임금에서 수당 받기

    직원 A: 변호사님, 우리 부서 사람들은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변호사: 왜요? 성과가 안 좋았던 겁니까?직원 A: 아니요, 애초에 평가 자체를 안 했어요. 회사가 우리 부서를 성과평가에서 빼버린 겁니다. 그러고는 ‘평가가 없으니 줄 게 없다’는 거예요.변호사: 다른 부서 직원들은요?직원 A: 다른 부서 사람들은 최하등급을 받아도 일정 금액은 받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0원. 너무 불합리하지 않습니까?그래서 A를 비롯한 직원들이 소송을 걸었는데, 대법원까지 가서 반전이 있었습니다. “평가를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직원들이 최하등급을 받아도 일정액을 받은 이상, 평가에서 제외된 직원에게도 최소한 그만큼은 지급해야 한다.” 회사가 성과평가 제도를 운용하면서 특정 부서를 평가에서 빼버렸다면, 그 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전가할 수는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

    2025.09.19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