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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6호

‘케데헌’은 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졌을까

표지이야기

‘케데헌’은 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졌을까

잘나가는 K팝 여자 아이돌 그룹이 알고 보니 악마를 잡는 ‘데몬 헌터’다. K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는 공연이 없을 때면 비밀 능력을 이용해 팬들을 초자연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 재미있지만, B급 장르 영화에서나 보던 상상력이다.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지닌 다른 점이라면 영화를 서포트하는 강력한 글로벌 K팝 팬덤의 존재다. <케데헌>의 초기 흥행엔 영화 속 ‘사자보이즈’가 모티브로 삼은 BTS의 팬클럽 ‘아미’를 비롯한 K팝 팬덤이 든든한 지원군이었다.<케데헌>은 지난 8월 27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서 2021년 공개된 <레드 노티스>를 제치고 누적 뷰 수 1위를 차지했다.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9월 11일 현재 <케데헌>의 뷰 수는 2억9150만회로, 2위 <레드 노티스>의 2억3090만회를 따돌리고 앞서가고 있다.“이렇게까지 성공할 줄...

  • [취재 후] 민낯을 마주하는 괴로움
    [취재 후] 민낯을 마주하는 괴로움

    그 어떤 밥벌이가 괴롭지 않겠는가. 기자로서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일 역시 늘 고통스럽다. 지난 호 ‘공장장 가라사대-팬덤 권력’ 기사는 또 다른 차원의 괴로움이었다. 언론인 김어준을 비평한다는 것은 기자 개인으로서, 또 경향신문과 언론계 구성원으로서 나와 내가 속한 조직, 업계의 민낯을 직시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박영흠 성신여대 교수는 경향신문을 비롯한 한국의 언론이 정파적이었으며, “이런 정파성을 극대화하고 진화시킨 인물이 김어준”이라고 했다. 기존의 정파적인 언론 생태계가 김어준을 만들었다는 그 말에 공감한다. 기사의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갖기보다는, 정파성을 강화하며 생존을 모색하려는 경우가 많았고, 동료 언론인들이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모습을 나 역시 수없이 목격했다. ‘관점 있는 시사 뉴스’를 표방한 김어준이 인기를 얻은 것은 그런 언론 생태계에서 비어 있는 뉴스 시장의 가능성을 꿰뚫은 김어준의 천부적인 감각과 재능이 맞아떨어진 결과였으리라.팟캐스트 <...

    2025.09.17 06:12

  • [우정 이야기] 추석 장바구니 부담, 우체국쇼핑서 줄이세요
    [우정 이야기] 추석 장바구니 부담, 우체국쇼핑서 줄이세요

    즐거워야 할 한가위가 서민들에겐 ‘스트레스’다. 매년 일상화된 이상기후에 농작물 작황도 나빠지면서 밥상 물가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통계청이 9월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4.8% 급등했다. 전월(2.1%)보다 상승 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축산물(7.1%)이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농산물도 11% 오른 쌀값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집중호우와 폭염이 겹치면서 농축수산물 생산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올해 초만 하더라도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공산품을 비롯한 수입물가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과일, 고기 등 추석 성수품 부담은 커지게 된 것이다. 정부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 민생정책으로 꼽으면서 배추, 무, 돼지고기 등 21개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로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총 17만2000t 어치다. 추석 선물세트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

    2025.09.17 06:11

  • [문화캘린더] 소리극-서편제; The Original-원작에 충실하게 소리의 미학적 복원
    [문화캘린더] 소리극-서편제; The Original-원작에 충실하게 소리의 미학적 복원

    [소리극] 서편제; The Original일시 10월 17일~11월 9일 장소 국립정동극장 관람료 전석 7만원전남 보성의 외진 마을, ‘소릿재’라 불리는 고개 너머에 자리한 주막. 한 사내가 들어서고 주인 냉이가 술상을 내오는 사이 사내는 불쑥 북을 꺼내 든다. 장단이 울리자 냉이는 곧 소리를 뽑기 시작한다. 소리 끝에 사내가 소릿재 주막의 내력을 묻고 냉이는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한 아비와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이청준의 소설 <서편제>를 원작으로 한 창작 소리극 <서편제; The Original>이 국립정동극장 개관 30주년 기념작으로 제작돼 무대에 오른다. 1976년 출간된 <서편제>는 이후 영화와 뮤지컬, 창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각색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아온 대표 서사다. 정동극장은 이번 작품을 통해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하고 ‘소리’라는 매체 본연에 집중하는 무대를 구성했다. ‘디 오리지널’이라는...

    2025.09.17 06:11

  • [시네프리뷰]귀시-귀신 사고판다는 ‘귀시’ 배경은 왜 베트남일까
    [시네프리뷰]귀시-귀신 사고판다는 ‘귀시’ 배경은 왜 베트남일까

    ‘큰 나무집’이라는 이름이 붙은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에피소드까지 총 5편으로 이루어진 영화는 묘하게,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제목: 귀시(THE CURSED)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96분장르: 공포감독: 홍원기출연: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원현준, 솔라, 차선우, 수민, 서지수, 손주연개봉: 2025년 9월 17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제작: ㈜제리굿컴퍼니, 쟈니브로스㈜배급: ㈜바이포엠스튜디오, ㈜제리굿컴퍼니돌이켜보면 J호러 붐을 일으킨 쌍두마차 중 하나인 <주온>(시미즈 다카시 감독·1997)의 이야기 구조는 기이했다. 에피소드는 잘게 쪼개져 있고, 평범한 사람들이 당하는 불행 내지는 실종 이야기를 마치 DNA 나선을 엮듯 끊임없이 이어가는 이야기 구조다. 불량 소녀든 착한 모범생이든 결국에는 다 당한다. 그런데 이들의 불행 스토리를 통해 끊임없이 회귀하는 사건이 있다. ...

    2025.09.17 06:11

  • [편집실에서] 김어준 논란이 말해주는 것
    [편집실에서] 김어준 논란이 말해주는 것

    지난 호에 나간 ‘공장장 가라사대-팬덤 권력’ 기사들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용기 있게 썼다”, “걱정이 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는 응원도 있었고, “열등감 폭발한 기사”, “기레기들의 김어준 죽이기” 같은 비난도 적지 않았습니다.그는 분명 권력이었습니다. 주간경향 기자들의 취재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은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 자체를 회피했고, 미디어 전문가들도 자신의 코멘트가 기사에 인용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공감한다는 뜻을 전해온 의원들이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이는 곽상언 의원 한 명뿐이었습니다. 사내에서도 이런 기사 쓰면 구독자 더 떨어진다는 우려가 농담처럼 오갔습니다.이번 기획은 석 달 전쯤 부서 저녁식사 자리에서 시작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어심(김어준이 미는 정청래 후보)’, ‘명심(이재명 대통령이 미는 박찬대 후보)’ 논란이 불거지던 때였죠. 대화는 자연스레 김어준씨 유튜...

    2025.09.17 06:09

  • [신간]매각 위기서 만든 동화 같은 기적
    [신간]매각 위기서 만든 동화 같은 기적

    직원들이 회사를 샀다김영수, 한대웅 지음·마이 라이프·1만9800원회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직원들이 바라는 건 하나다. ‘좋은 오너’와 새 경영진이 해고 없이 회사를 잘 경영해주는 것.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사주의 고용 승계 약속은 깨지기 일쑤고, 회사 자산을 팔아치우거나 기술만 쏙 빼가기도 한다. 사실상 ‘껍데기’만 남아 인수·합병 시장을 떠도는 기업들이 종종 눈에 띈다.경부고속도로, 지하철 1호선, 한강 종합개발, 청계천 복원, 인천국제공항 등의 건설에 참여한 토목 엔지니어링(설계)업체 한국종합기술(KECC)도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의 경영 악화로 2017년 매물로 나왔다. KECC의 직원들은 좋은 오너를 기다리는 일 대신 다른 선택을 했다. “우리가 인수하자.”KECC의 임직원 830명은 KECC홀딩스 법인을 설립하고 1인당 5000만원을 출자해 385억원을 모은 뒤, 추가로 145억원을 대출받아 KECC 경영권을 포함하는 주식 52%를 사들였...

    2025.09.17 06:09

  • [신간] 우리는 왜 ‘말의 이면’ 읽어야 할까
    [신간] 우리는 왜 ‘말의 이면’ 읽어야 할까

    더블스피크윌리엄 러츠 지음·유강은 옮김·교양인·2만4000원더블스피크(Double Speak)란 이중화법을 뜻한다. 사안의 본질과 맥락을 고의로 흐리기 위해 권력자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오폭으로 민간인이 피해를 보면 ‘부수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하거나, 고문 대신 ‘향상된 심문 기법’을 사용한다고 하는 식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상속세에 부정적인 의미를 덧씌우기 위해 ‘유산세(상속세)’라는 표현 대신 ‘사망세’라는 용어를 고안해내기도 했고, 효과는 상당했다.저자가 초판을 쓴 것은 1989년이었고, 사람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이중화법이라는 기만적 언어 전술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중화법은 과거에 비해 아무렇지도 않게 널리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알면서도 기만적인 언어의 힘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전술로서의 이중화법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예전보다 더 위험한 이유다. 그가 수십 년간 모아온 이중화법의 데이터베이스 및 분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읽다 보...

    2025.09.17 06:08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7) 남태평양 팔라우-블루코너 상어의 먹이 사냥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7) 남태평양 팔라우-블루코너 상어의 먹이 사냥

    적도 인근 팔라우 해역은 300여개의 아름다운 섬과 푸른 바다로 펼쳐진, ‘신들의 정원’이라 불리는 곳이다. 2018년 팔라우의 대표적인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인 ‘블루코너’를 찾았다.수심 20m 지점, 수중 언덕 가장자리에 도착했다. 몸에 부착한 등산용 카라비너에 연결된 갈고리를 암초 틈에 고정하고, 까마득한 해저에서 치솟아 오르는 거센 상승 조류를 버티고 있으니, 심해로부터 유유히 올라오는 상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평화롭게 헤엄치던 수만 마리의 물고기 사이로 팽팽한 긴장감이 퍼져나갔다. 물고기 떼 사이로 잠입해 들어간 상어는 먹잇감을 고르는 듯, 한참을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턱을 아래로 당기며 몸을 잔뜩 수축시켰다. 상어가 턱을 당긴다는 것은 앞으로 튕겨 나가기 직전의 예비 동작이다. 이를 눈치 챈 물고기 떼가 일제히 사방으로 흩어졌다. 수만 마리의 물고기가 동시에 지느러미를 퍼덕이며 내는 ‘윙~’ 하는 진동음은 ...

    2025.09.17 06:08

  • [독자의 소리] 1645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45호를 읽고

    내일 김어준은 뭔 말을 할까…미디어 권력 따르는 사람들너희가 기계적인 중립을 외치며 안전한 길만 가니 김어준이 나온 거지._주간경향닷컴 야옹이****김어준이 민주당 의원들을 줄 세우고 어젠다를 세팅하고 퍼뜨려 민주당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기존 언론보다 김어준을 더 신뢰한다._경향닷컴 오****밤의 대통령 김어준._경향닷컴 붉은돼****“김어준 생각이 당내 교리”···정당 기능마저 넘긴 민주당비선 실세._경향닷컴 일요일의****김어준, 진보의 전광훈이더라. 해악이 너무 커졌다. 망하라고 작정하고 기도 들어간다. 윤석열 탄핵도 2년 기도했다._경향닷컴 리조이****경향 부럽나? 너희도 국민을 개무시 안 하고 들으려 노력하면 김어준보다 더 지지해 줄게._경향닷컴 남상****음모론에 열광하는 지지층, 김어준 흉내 내는 레거시 언론이런 기사를 경향이 써줘야지. 박수를 보낸다._주간경향닷컴 Miyu****김어준은 “의심을 던지는 ...

    2025.09.17 06:07

  • [렌즈로 본 세상]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이여 오라
    [렌즈로 본 세상]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이여 오라

    지난 9월 11일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고인의 죽음 100일을 맞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김충현씨를 추모하는 ‘노동자 기억식’을 진행했다. 이날 제막한 김충현씨의 추모비와 추모 나무는 2018년 12월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 도중 기계에 몸이 끼어 목숨을 잃은 고 김용균씨 추모조형물 옆에 세워졌다. 추모비에는 “빛을 만드는 노동자 김충현,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잠들다. 김충현을 기억하며 우리는 살아서 투쟁할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졌다.박정훈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김용균 옆에 죽음과 불법을 정화하고 생명과 안전을 꽃피울 김충현 나무를 심는다”며 “이 나무가 잘 자라 자신의 동료를 영정과 비석으로 마주하지 않도록 안전한 일터를 꽃피우게 하자”고 말했다. 기억식에 참석한 고인의 동료들은 추모 나무에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기를”과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등의...

    2025.09.17 06:06

  • [주간 舌전]특검법 협상안 수용 못 해…재협상 지시
    [주간 舌전]특검법 협상안 수용 못 해…재협상 지시

    “특검법 협상안 수용 못 해…재협상해야.”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가 합의했던 특검 법안 합의 파기를 두고 이렇게 밝혔다. 정 대표는 9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다르기 때문에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3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개정안에 대해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를 도출했지만, 이날 오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여야 합의 파기에 대한 해명으로, 정 대표는 “특검법 개정 핵심 중 핵심이 기간 연장”이라며 “연장을 안 하는 쪽으로 협상한 것은 특검법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재협상)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민주당에서는 전날 원내대표 회동에서 3대 특검법 수정을 양보한 것을 두고 “내란당과 특검법을 합의하다니”(박선원 의원), “타협은 NO”(서영교 의원) 등 내부 반발이 쏟아졌다.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유상범 국민...

    2025.09.15 06:00

  • AI 다룬 책 많은데 ‘먼저 온 미래’ 왜 화제?
    AI 다룬 책 많은데 ‘먼저 온 미래’ 왜 화제?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은 기술 진보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넘어 인간의 질서와 위상을 되묻게 한 사건이었다. 장강명 작가의 논픽션 <먼저 온 미래>는 그 충격 이후 8년, 인공지능(AI)이 한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재편했는지를 기록한 책이다. 취재 대상은 전·현직 프로기사 29명과 관련 전문가 6인.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AI 도입이 바둑계에 남긴 구조적 변화를 따라간다.작가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 이후의 충격을 포석의 변화부터 입단 제도의 수정, 관전 문화의 쇠퇴, 프로기사 위상의 하락 등 바둑 생태계 전반에서 ‘인간 중심의 질서가 무너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추상적인 예측이 아니라 특정 커뮤니티의 붕괴로 나타나는 구체적인 양상을 심층 인터뷰와 현장 중심으로 그려낸다.출판계 넘어 바둑계에도 반향<먼저 온 미래>는 지난 6월 출간 이후 두 달 만에 8쇄를 돌파했고, 누적 판매 2만5000부를 기록했...

    2025.09.15 06:00

  • “화장실 변기만 바꿔도 물 사용량 절반 줄어”
    “화장실 변기만 바꿔도 물 사용량 절반 줄어”

    “물 1t이 증발하면 주변 온도가 얼마나 낮아질까요? 1킬로와트(㎾)짜리 가정용 에어컨 700대를 1시간 동안 계속 트는 것만큼 시원해집니다. 빗물 1t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모아뒀다가 바닥에 뿌리는 것만으로도 기록적인 폭염에 이만큼 대응할 수 있어요.”‘닥터 레인’으로 잘 알려진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빗물 전문가다. 평생을 서울대에서 수처리 학자로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쳐온 한 교수는, 2000년 한반도를 덮친 가뭄을 연구하다가 자타공인 ‘빗물 전도사’가 됐다. 지난 9월 9일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에서 만난 그는 최근 강릉 가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부쩍 심해진 한반도의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빗물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한 교수는 “봄에는 산불, 여름에는 폭염·폭우, 가을에는 가뭄까지 이제는 1년 내내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20년 동안 빗물 연구를 해오다 보니 (한반도를 둘러싼 이상기후 문제...

    2025.09.15 06:00

  • ‘가락시장’만 잡으면 농산물 유통 문제 해결될까
    ‘가락시장’만 잡으면 농산물 유통 문제 해결될까

    이재명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방안’ 골자가 나왔다. 지난 9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①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중개·경매하는 도매시장법인 간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고, 경매 외에 예약 거래 방식을 확대하며, 도매시장법인의 중개수수료(거래금액의 7% 이하)를 낮추는 방안과 함께 ②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시켜 전체 농산물 유통의 50%를 담당토록 하겠다는 내용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농식품부가 발표할 계획이지만, 이날 송 장관의 보고 내용은 지난 정부에서 발표한 방안을 조금 다듬은 수준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도매법인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과 관련해 세부적인 수단을 담을 예정이고, 온라인 도매시장도 물류기지까지 연계해서 구체화하고 이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방안은 사실상 공영 도매시장 중 가장 영향력...

    2025.09.15 06:00

  • “케데헌 보고 눈물”…우리가 감추고 몰랐던 ‘여성 무당의 서사’
    “케데헌 보고 눈물”…우리가 감추고 몰랐던 ‘여성 무당의 서사’

    “홀로 어둠을 밝히랴~ 우리 노래 부르리라~ 굳건한 이 소리로~ 이 세상을 고치리라~.” 국악풍의 노래와 함께 화려한 무당 옷을 입은 여성 3명이 흥겹게 춤을 춘다. 검으로 악귀들을 베고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혼문을 지킨다. 이들은 K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멤버 루미, 미라, 조이로 변신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첫 장면이다.<케데헌>이 전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무속신앙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정작 그동안 한국에서 무속은 전통문화와 예술, 종교로서 진지한 탐구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미신으로 치부되고 조롱, 탄압의 대상이 돼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의 ‘무속 정치’ 논란이 불거지며 무속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확산하고 있다.지난 9월 8일 오후 이지녀 만신(무녀를 높여 이르는 말·62)을 서울 종로구 그의 신당에서 만나 무속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무...

    2025.09.15 06:00

  • [꼬다리] ‘노동자 출신’ 장관?
    [꼬다리] ‘노동자 출신’ 장관?

    2015년 11월 18일, 경찰이 돌린 한 용의자 수배 전단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이 수배 전단에서 용의자의 외모를 ‘노동자풍의 마른 체형’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노동자풍’이라는 표현은 그전에도 여러 차례 수배 전단에 등장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머리와 옷차림이 허름하거나 방언 사용자일 때 주로 ‘노동자풍’이라는 용어를 썼다. 양복 차림의 깔끔한 인상을 뜻하는 ‘사업가풍’이나 ‘회사원풍’ 등과 구분되는 의미에서였다.문제의 전단이 온라인에서 확산하자 민주노총은 경찰청에 공문을 보내 “노동자를 하찮고 남루한 존재로 규정·폄훼했다”고 항의하면서 ‘노동자풍이라는 표현을 시정해달라’고 했다. 경찰청은 11월 23일 민주노총에 “용의자를 신속히 검거하고자 했을 뿐, 노동자 폄훼 의도는 없었다”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조치하겠다”고 답했다.‘노동자’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많은 사람이 화이트칼라 사무직 노동자 대신,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블루칼라 비사무직 노...

    2025.09.12 14:42

  • [오늘을 생각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 부처 개편에 부쳐
    [오늘을 생각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 부처 개편에 부쳐

    10월 1일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며 우리나라 최초로 ‘기후’를 전면에 내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하게 됐다. 그동안 기후대응 컨트롤 부처로서 칼자루를 쥐었으나 칼은 없었던 환경부가 가장 핵심 이행 수단인 에너지전환을 같은 부처 안에서 실행할 수 있게 됐고, 기존에 기획재정부 소관이었던 기후대응기금과 녹색기후기금이 이관됨에 따라 이행 수단인 재원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기후정책을 ‘주류화(mainstreaming)’해야 한다. 탄소중립 목표를 단일 부처나 사업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모든 정책과 행정 과정에 기후라는 우산을 씌워야 한다는 의미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50~60%에 육박하는 독일, 영국 등 선도국가들은 부처 개편을 통해 이를 실현해왔다. 우리도 이번 개편으로 2022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중 76.2%를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에 기후라는 우산을 씌우게 됐다.32년 만에 에너지와 ...

    2025.09.12 14:42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6) 고정관념 전복, 재해석의 기쁨? 상처?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6) 고정관념 전복, 재해석의 기쁨? 상처?

    본적 없는, 경험하지 못했던 관객 체험형 혹은 몰입형 작품이 연달아 상연되고 있다. 8월 말~9월 초 한국 공연예술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할 만큼 파격적인 작품이 연속 상연됐다. 효심을 상징하는 고소설 <심청>을 기반으로 한 판소리 <심청>을 해체한 잔혹 창극 <심청>,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을 모티브로 섬에 갇힌 소년들의 약육강식을 추출해 8명 남성 무용수의 컨템포러리 댄스(동시대적 무용)와 전라 퍼포먼스로 폭력의 악순환을 감각하게 한 <김성훈 on Sync Next 25 ‘pink’>(이하 ‘핑크’),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와 앨프레드 히치콕 영화 <레베카>를 모티브로 하면서 서사적으로는 분절하고 해체한 관객체험형 몰입극 <슬립노모어> 등이 대표적이다.해체로 시작하는 동시대적 사유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대표적인 작품은 국립창극단의 <심청>이다....

    2025.09.12 14:41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2) 기억의 봇물이 터질 때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2) 기억의 봇물이 터질 때

    침묵은 미덕으로 칭송되지만, 침묵한다는 것은 사실상 발언권이 없거나 자기표현이 억눌려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누가 말하고, 무엇이 이야기되는가는 사실상 정치적 문제다. 가령, 여성들은 자신들이 보고 겪은 전쟁에 대해서 침묵한다. 반면에 남성들에게 전쟁은 상처이자 훈장으로 빈번히 회고된다. 사회학자 조은은 군국주의와 반공이데올로기, 친미와 자본주의, 가부장제가 일상 문화로 자리 잡은 사회에서 여성들은 국가와 남성이 만들어낸 전쟁 이야기에 포위돼왔으며, 그 결과 불완전한 시민권자, 최하위 민중(서발턴)에 머물게 됐다고 꼬집는다. 전쟁과 냉전체제는 사병으로서의 남성을 1등 시민으로 인정하고 보호를 명분으로 여성에게 종속을 요구하는 가부장제다.왜 여성의 전쟁 경험은 함구되는가? 전방에서 총을 든 남자들에 비해 여성들이 머무는 후방이 더 안전하기 때문일까? ‘전쟁은 남성에게 부여된 암묵적인 강간 면허’라는 수잔 브라운밀러의 말처럼 전시에서 성폭력은 전술로 사용된다. 여성의 신체...

    2025.09.12 14:41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2) 잃어가는 젊음, NAD⁺는 어떻게 시간을 거스르는가?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2) 잃어가는 젊음, NAD⁺는 어떻게 시간을 거스르는가?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이젠 늙었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 고왔던 얼굴엔 주름이 생기고, 술술 떠오르던 이름도 머릿속에서 흐릿해진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노화는 은밀하게, 그러나 틀림없이 찾아온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조용히 일하던 우리 몸의 NAD⁺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기 시작한다. 연구자들은 이 NAD⁺의 감소와 노화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세포 속의 작은 일꾼NAD⁺의 원래 이름은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다. 한 번에 읽기도 힘든 이름이다.그렇지만 이 물질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에 다 있다. 세포가 살아 숨 쉬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NAD⁺는 우리 몸에서 ATP(아데노신삼인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일에 관여한다.우리가 먹은 음식은 ATP 에너지로 바뀌어야 근육을 움직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NA...

    2025.09.12 14:39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8) 은혜를 원수로 갚은 청교도 이민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8) 은혜를 원수로 갚은 청교도 이민

    “아메리카다!” 1620년 11월 21일, 영국 범선에 탄 한 청년은 멀리 보이는 육지를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미국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 배는 신천지 미국으로 이주해 살기 위해 영국을 떠나온 102명의 ‘순례자(Pilgrim)’를 태운 메이플라워호였다.월든 연못을 떠나 보스턴 시내를 거쳐 남서쪽으로 100㎞를 달려가면, 플리머스라는 작은 어촌마을이 나타난다. 마을의 끝인 바닷가에는 커다란 범선이 정박해 있다. 400여 년 전 아메리카 대륙에 백인 정착민들을 태우고 온 메이플라워호를 재현해 놓은 것이다.유럽인들이 신대륙에서 살기 위해 식민지(colony)를 세운 것이 메이플라워호가 처음은 아니다. 영국은 1607년 버지니아주에 당시 왕이었던 제임스 1세의 이름을 딴 제임스타운을 짓고 104명을 이주시켰다. 이것이 유럽인의 신대륙 첫 이주였다. 메이플라워호도 원래의 목적지는 버지니아주였지만, 강한 폭풍 때문에 플리머스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

    2025.09.12 14:39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 (37) 쉰 살에 찾은 나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 (37) 쉰 살에 찾은 나

    별 이유 없이 나 자신을 비하하며 산 적이 있다. 1차에 낙방하고 2차로 들어간 고등학교 시절이 그랬고, 대우그룹에 다닐 적이나 대통령을 모실 때도 문득문득 그랬다. 아니, 그 이전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의 명절날에도 그랬다.어느 날, 두 살 터울인 형과 어른들 몰래 골방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형이 변소에 간 틈을 타 형의 술잔에 요강에 있는 오줌을 따라놓았고, 그걸 마신 형이 나를 개 패듯 할 때, 나는 마치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벌레처럼 몸을 움츠렸지만 맞는 게 싫지 않았다.벌레 취급을 받은 적도 있다. 중학생 때 전주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보는데, 청소하는 아저씨가 양동이에 물을 퍼와 내게 쏟아부을 기세로 “당장 나오지 못해” 하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제발 문 좀 닫아 주세요” 하며 간절한 눈빛으로 애원했지만, 결국 나는 용변을 보던 중 개처럼 끌려 나왔다.이런 장면은 또 있다. 대통령과 회장에게 혼이 날 때,...

    2025.09.12 14:38

  • [한동수의 틈새] (5) 검찰청 폐지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는 위헌일까
    [한동수의 틈새] (5) 검찰청 폐지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는 위헌일까

    검찰청 폐지와 내란특별재판부(내란전담재판부) 설치가 위헌일까? 공적 기관이나 인물이 정확한 사실과 근거에 입각하지 않은 주장을 공공연히 제기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정치적 기본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먼저 추석 전 국회 통과가 예상되는 개정 정부조직법에 담길 검찰청의 폐지가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살펴본다. 그 주장의 요지는 ‘헌법에 검사의 영장신청권이 규정돼 있고, 국무회의 심의대상에 검찰총장의 임명이 규정돼 있으므로 검찰청은 헌법기관이다. 따라서 헌법이 아닌 법률로써 검찰청을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검찰청을 헌법기관이라 볼 수 없어그러나 2021년 1월 28일자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의 결정은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청법상의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소처)의 검사가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위 결정의 취지에 따르면 공소청의 검사도 당연히 포함된다...

    2025.09.12 14:38

  • [박성진의 국방 B컷](40) 윤석열 군부는 왜 육사의 ‘헌법과 민주시민’ 과목을 없앴나
    [박성진의 국방 B컷](40) 윤석열 군부는 왜 육사의 ‘헌법과 민주시민’ 과목을 없앴나

    헌법의 개념은 어렵지 않다. 국민 개개인에게 헌법은 기본권을 지켜주는 법이다. 그런데 시민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가장 큰 힘은 공권력이다. 공권력은 국가가 국방과 경찰, 사법 등 다양한 형태로 국민에게 행사하는 힘으로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법은 공권력의 행사 범위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정해 시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공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군인들이 헌법을 잘 알고 지키면 군사 반란은 불가능해진다. 군인에게 헌법은 충성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헌법에 충성하는 군인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충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 군은 여러 차례 군사 반란에서 헌법 파괴 세력에게 충성했다. 이는 당시 군인 대다수가 헌법의 가치에 무지했던 탓이 크다.윤석열 군부와 헌법 정신윤석열 정부의 군부는 육군사관학교에서 헌법 정신과 의병 및 독립·광복군 역사 지우기에 나섰다. 육사 정신을 잘못된 과거로 회귀시킨 ‘물갈이’였다. 신원식...

    2025.09.12 14:37

  • [IT 칼럼]‘평등한’ AI 쇼핑 시대 올까
    [IT 칼럼]‘평등한’ AI 쇼핑 시대 올까

    온라인 쇼핑몰 상품 페이지 앞에서 종종 예상치 못한 가격과 마주하곤 한다. 분명 ‘이 정도 가격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그보다 높은 경우가 허다하다. 가격 외 판매자 신뢰 정보는 부족하고, 합리적 가격대의 다른 상품을 찾아다니긴 번거롭고. 이런 경험은 비단 특정 상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동물병원 진료부터 택시 요금, 심지어 매일 접하는 식료품까지, ‘부정적 가격 기대 불일치’는 우리의 소비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구매와 사용 경험이 분리된 온라인 환경으로 옮겨올수록 불일치도는 더욱 커지곤 한다.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를 탐색하고 가격을 비교하지만, 결제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을 마주하며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배송을 받아봤더니 품질은 불만족스럽고 반품이 안 되는 경우도 적잖다. 이는 판매자에 대한 신뢰도 하락, 나아가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다.온라인 쇼핑몰의 ‘부정적 경험’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2025.09.12 14:36

  • 더위와 싸우는 스포츠…윔블던에서 월드컵까지
    더위와 싸우는 스포츠…윔블던에서 월드컵까지

    올해 미국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폭염이 화두였다. 지난 7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은 한낮 경기에서 쿨링 브레이크가 여러 차례 발동됐다. 이달 초 끝난 US오픈 테니스에서는 습열과 돌발 폭우가 번갈아 경기 운영을 흔들었다. 지난 7월 영국 런던에서 치러진 윔블던 테니스 대회도 개막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며 관중 안전과 선수 보호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내년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은 폭염 리스크와 이동 거리 증가로 인한 탄소발자국 논란까지 더해지며 ‘기후 적응력의 시험장’이 되리라 전망된다.클럽월드컵은 혹서·뇌우가 뒤섞인 북미 여름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다수 경기가 정오부터 오후 초반에 배정되며 선수단과 코치진의 불만이 폭증했다. 마르코스 요렌테(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경기를 치르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끔찍하게 더웠다”며 “발가락이 아프고 발톱까지 욱신거려 달리거나 멈추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엔조 페르난데스(...

    2025.09.12 14:36

  • 열병식의 정치학…‘거위걸음’의 노림수
    열병식의 정치학…‘거위걸음’의 노림수

    중국은 국가적 경축일을 대규모 열병식으로 기념해왔다. 의미가 클수록 열병식은 더욱 성대해진다.2019년 10월 1일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동원된 군인과 관중 수를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당시 톈안먼광장에서 취재하던 기자의 왼편에는 한국 기자들이, 오른편에는 북한 기자들이 자리했다. 언어적 장벽이 없었기에 남북 기자들 사이에는 열병식에 대한 의견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기자는 1만5000명의 장병과 580여대의 군사 장비, 160여대의 군용기가 등장하는 규모에 감탄했지만, 북한 기자들은 “시시하다”며 “우리(북한)의 열병식이 훨씬 더 낫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관심은 숫자가 아니라 발걸음에 있었다. 북한 군인들의 제식 각도와 리듬, 힘이 중국 군인들을 압도한다는 것이다.제식은 권력자의 연출, 체제의 언어열병식에서 드러나는 행진의 각도와 리듬 그리고 대열의 일사불란함은 단순한 군사훈련을 넘어 권력자가 자신을 연출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병사들...

    2025.09.12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