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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4호

“풍년인데도 비싸다”…밥상 덮친 ‘기후위기 청구서’

표지이야기

“풍년인데도 비싸다”…밥상 덮친 ‘기후위기 청구서’

기후위기 청구서는 이제 뉴노멀이 된 것일까? 처서가 지나면 귀신같이 더위가 꺾인다는 ‘처서 매직’도 자취를 감춘 가운데, 더위로 지출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는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 열+Inflation 물가 상승)’이 올해도 재현되고 있다. 폭염에 녹아내린 밭작물은 물론 가축과 물고기까지 더위를 먹어 생육에 문제가 생기면서다.수온에 예민한 고등어, 폭염으로 생육 부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를 보면, 지난 8월 27일 기준 고등어(신선냉장·대 등급) 소비자가격은 1마리당 4468원으로 지난해(3744원)보다 19.3% 상승했다. 냉동·염장 고등어도 지난해보다 비싸졌다. 같은 기간 같은 등급의 냉동 고등어(대 등급)는 3337원에서 4251원으로 27%, 염장제품은 1손(2마리)당 4712원에서 6822원으로 44% 급등했다.물량이 부족해서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다. 7월까지 고등어는 총 7만6523t이 잡혀 지난해(4만1063...

  • [취재 후] 여전히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
    [취재 후] 여전히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10GW의 전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중 3GW를 LNG발전으로, 7GW를 호남권 재생에너지와 장거리 송전선로를 통해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전북 완주, 정읍, 진안 등지에 신규 송전탑 건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주민들은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통보받았다. 입지선정위원회에는 주민대표가 일부 포함됐으나 최적 경과대역 선정 5개월 후에야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 백지화 전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서 해당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8월 14일 방문한 전북 정읍시·완주군 곳곳에는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정읍시민 생존 위협하는 신정읍변전소 반대한다” 등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완주군 소양면에서 만난 박성래 완주군 송전탑건설백지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송전탑이 우리 동네 앞으로 지나가도 문제이고, 다른 동네로 보내도 문제이고 그야말로 외통수에 걸린 셈”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025.09.03 06:00

  • [우정 이야기] 세계 최고가 115억원 ‘마젠타 우표’, 국내서 만난다
    [우정 이야기] 세계 최고가 115억원 ‘마젠타 우표’, 국내서 만난다

    우표는 자동차, 사진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집’ 대상이자 ‘덕질’ 대상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에 매년, 매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우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부담 없이 수집할 수 있다. 원하는 우표가 있다면 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한국우표포털을 통해 직접 경매에 나서볼 수도 있다.우표수집은 정부가 따로 통계를 만들 정도로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권장하는 취미생활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표수집을 취미(우취)로 하는 국내 ‘우취 인구’는 지난해 기준 2만698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균 8만~9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우표를 모으는 것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올해는 국내 우표인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행사도 진행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11년 만에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25’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계우표전시회는 우표를 통해 각 나라의...

    2025.09.03 06:00

  • [문화캘린더]연극 봄밤-고단한 삶서 끌어올린 관계의 의미
    [문화캘린더]연극 봄밤-고단한 삶서 끌어올린 관계의 의미

    [연극] 봄밤 일시 9월 16~28일 장소 우란2경 관람료 전석 4만5000원권여선 작가의 동인문학상 수상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에 수록된 단편 ‘봄밤’을 원작으로 한 무대가 관객을 찾는다. 작품은 알코올 중독 환자 영경과 류머티즘 환자 수환, 요양원에서 ‘알류커플’이라 불리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젊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어두운 결을 마주하고 있는 간병인 종우의 시선은 영경과 수환의 이야기를 또 다른 층위에서 비춘다.모든 것을 잃은 채 하루하루를 버티는 두 사람, 그리고 그 곁에서 바라보는 젊은 간병인 종우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의 고단함과 애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관계의 의미를 묵직하게 전한다.이소연 작가는 인물에 대한 세밀한 애정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이인수 연출은 실험적인 형식을 통해 감각적인 무대를 구현한다. 그들의 협업은 관객을 단숨에 복잡한 감정의 심연으로 끌어들이며, 한 잔의 술처럼 쓰고 빈 잔처...

    2025.09.03 06:00

  • [시네프리뷰] 컨저링: 마지막 의식-워렌 부부에 의한, 워렌 부부를 위한 영화
    [시네프리뷰] 컨저링: 마지막 의식-워렌 부부에 의한, 워렌 부부를 위한 영화

    제목: 컨저링: 마지막 의식(The Conjuring: Last Rites)제작연도: 2025제작국: 영국, 미국상영시간: 135분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감독: 마이클 차베스출연: 베라 파미가, 패트릭 윌슨, 미아 톰린슨, 벤 하디국내 개봉: 2025년 9월 3일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어느 골동품 가게. 거울 앞에 선 여성이 거울에 손을 가져다 대자 금이 간다. 그 순간 주마등처럼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이미지. 여성은 쓰러진다. 임산부인 이 여성은 하혈하며 병원에 실려 간다. 천둥 번개가 몰아치는 밤, 응급수술이 진행되는데 전기마저 나간다. 그때 천장 기둥에 어렴풋이 나타나는 누군가의 손. 사람이 아닌 존재가 아이를 노리고 접근한다. 어렵게 아이는 태어났지만 숨을 쉬지 않는다. 사산한 아기를 두고 의사가 안타깝다는 말을 건네는데, 산모와 아버지가 울면서 아이의 볼을 쓰다듬으니 울음을 터뜨린다. 살아난 ...

    2025.09.03 06:00

  • [신간] 친환경 아이콘 지렁이의 두 얼굴
    [신간] 친환경 아이콘 지렁이의 두 얼굴

    흙의 숨유경수 지음·김영사·2만2000원토양학 교수인 저자는 한국 진도, 미국 오대호 연안·알래스카, 인도 나갈랜드, 스웨덴 파디엘란타 등 전 세계를 돌며 흙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해 연구했다.책에서 오대호 연안과 알래스카, 파디엘란타의 토양이 황량하게 변한 이유를 밝혀가는 과정은 추리물에 가깝다. 저자와 동료들은 토양을 바꾼 범인이 ‘지렁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1만 년 전까지 두꺼운 빙하로 덮인 까닭에 이들 지역은 최근까지 지렁이 없는 생태계로 진화했다. 하지만 인간의 활동으로 유입된 유럽·아시아 쪽 지렁이가 유기물을 빠르게 분해하기 시작했고, 과다하게 쏟아져 나온 영양분이 지하수와 개천에 씻겨 나가면서 황량하게 변했다는 설명이다. 오대호 지역 원주민 언어를 연구한 학자는 저자의 설명을 듣고 이렇게 말한다. “이제 모든 게 이해가 돼요. 원주민 말에 지렁이를 칭하는 단어가 없는 것이 늘 의아했어요.”한국, 중국, 일본 등 온대 지역은 흙에 질소가 부족하다 보니...

    2025.09.03 06:00

  • [신간] 통찰과 상상력의 비타민 ‘문학 읽기’
    [신간] 통찰과 상상력의 비타민 ‘문학 읽기’

    왜 학교에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데니스 수마라 지음·오윤주 옮김·노르웨이숲·2만800원“우리는 문학을 왜 읽어야 할까?” 이 질문 앞에는 종종 ‘굳이’라는 부사가 덧붙는다. 왜 AI가 모든 정보를 빠르게 요약해주는 시대에 오랜 시간을 들여 타인의 인생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걸까?저자인 데니스 수마라는 문학 읽기가 “깊은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초점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끈기를 갖고 어떤 행위를 지속해갈 때, 어떤 세계의 윤곽이 점진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이는 의외의 풍부한 통찰을 제공하고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는 통찰력은 거시적 주장이 아닌 ‘작은 이야기’들로부터 형성된다고 말했다. 소설은 그런 작은 이야기들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풍부한 통찰을 쌓아 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저자는 책의 마지막에서 문학을 ‘의무’로 강요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문학이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읽기 때문이 아니라 ...

    2025.09.03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6) 노르웨이 스피츠베르겐섬-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북극제비갈매기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6) 노르웨이 스피츠베르겐섬-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북극제비갈매기

    지난 8월 9일부터 11일까지 북위 78도에 위치한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스피츠베르겐섬 롱위에아르뷔엔을 다녀왔다. 롱위에아르뷔엔은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 중 가장 북쪽에 있으며, 역대 최저기온은 영하 46도에 달한다. 여름에는 하루평균 기온이 4~5도로, 폭염에 시달리는 한국보다 쾌적한 편이다.필자는 지금까지 롱위에아르뷔엔을 중심으로 한 북극권을 네 차례 방문했다. 다양한 동식물과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했지만, 그중 가장 깊은 인사이트를 준 동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북극제비갈매기였다.이들은 매년 4~8월 북극권에서 번식한 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혹독한 겨울이 시작되기 전 여름이 시작되는 지구 반대편 남극으로 이동한다. 이듬해 4월 남극에 겨울이 오기 전 다시 북극으로 돌아온다.살기에 적합한 기온을 찾아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이들의 연간 이동 거리는 7만900㎞에 달한다. 신천옹, 흑꼬리도요, 검은슴새 등도 먼 거리를 여행하지만 북극제비...

    2025.09.03 06:00

  • [독자의 소리] 1643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43호를 읽고

    용인 반도체 산단서 쓸 전기, 왜 우리가 보내나 “뿔난 전북”용인 반도체 산단 절대 반대.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많은 전북이나 전남에 반도체공장을 지어야지, 왜 수도권에?_경향닷컴 빛알****송전선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의 개발은 어려워지지. 철도나 고속도로 주변에 개발할 수 없는 것과 일치한다._경향닷컴 dear****평택이나 안산, 인천에 원전을 지으면 해결! 원전은 안전하다고 서울에 모여 사는 원전 마피아들이 주야장천 얘기하고 있으니까._경향닷컴 cyt5****끝나지 않는 ‘전세사기’…이재명 정부 대책에 있어야 할 대책들전세는 빚이고 집 점유는 담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처럼 전세가를 매매가의 70% 이하 규정과 전세 등기 의무를 법제화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최종적인 방법이지요._경향닷컴 세종시아****애초에 무분별한 전세자금 대출, 전세금 반환보증으로 사기꾼들의 먹잇감을 제공한 건 정부입니다. 이제 책임을 지십시오._네이버 why2****전세사기가 아니...

    2025.09.03 06:00

  • [편집실에서]자화자찬은 말자
    [편집실에서]자화자찬은 말자

    ‘미치광이 전략’으로 전 세계 정상들을 멘붕에 빠뜨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무사히 끝났습니다. 구부정한 자세에 뚱한 표정으로 앉은 트럼프 대통령, 그 앞에서 비위를 맞추는 타국 정상의 모습이 ‘꿀잼’이라는 듯 쳐다보는 미 당국자들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피스 메이커”, “북한 트럼프 월드 골프” 등 달콤한 말을 쏟아내며 트럼프의 표정을 살피는 이 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양국은 지난 7월 말 한국이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를 구성하고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등의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안을 마련했죠.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뒤집지 않은 점,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직접 표명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개운치는 않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

    2025.09.03 06:00

  • [렌즈로 본 세상]응답하라, 기후위기에
    [렌즈로 본 세상]응답하라, 기후위기에

    청소년·기후·아기기후소송과 탄소중립기본계획소송 청구인단 및 변호인단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 8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후 헌법소원 결정 1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정부와 국회에 기후위기를 국가적 위험으로 인정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킬 것, 2035년 감축목표를 과학과 국제적 책임에 맞게 정할 것, 불확실한 기술 의존을 중단하고 실효성 있고 일관된 기후 정책을 수립 및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헌법재판소는 지난해 8월 29일 국가의 불충분한 기후대응이 미래세대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제8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기본권 보장을 직접적으로 연결 지은 판결이었다.청구인단과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헌법이 보장한 권리에 정부와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며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단순히 기한 맞추기가 아니라 미래세대 권리...

    2025.09.02 06:00

  • [주간 舌전]“무조건 따라라? 대표적 불행이 히틀러”
    [주간 舌전]“무조건 따라라? 대표적 불행이 히틀러”

    “다수 의견 무조건 따라라? 대표적 불행이 히틀러.”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장동혁 신임 당대표를 겨냥해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지난 8월 27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대놓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세력이 존재하는 한 국민의힘은 내란당의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적었다.이어 자신의 탈당을 주문한 장 대표를 향해 “당을 통합하고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한 장 대표는 조 의원을 겨냥해 “먼저 결단을 하시라. 우리 당에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조 의원의) 말은 우리 당을 너무나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사실상 탈당을 요구했다.조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내란 특검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견되지 않느냐”며 “불법·위헌 비상계엄을 한 윤 전 대통령을 털고 가자고 한 것이 뭐가 잘못됐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수 의견은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

    2025.09.01 06:00

  • ‘혁명’이라기엔 온건한 노란봉투법
    ‘혁명’이라기엔 온건한 노란봉투법

    지난 8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별안간 SNS에 글을 올렸다. “한국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 우리는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 짧은 시간 동안 무수한 해석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숙청’에 특검 수사를, ‘혁명’과 ‘사업을 할 수 없다’에는 노란봉투법을 연관 짓는 해석이 나왔다. 물론 이 해프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번복하면서 일단락됐다.짧은 해프닝이지만 생각해볼 건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은 과연 혁명과 짝을 이룰 만한 입법인가. 한국을 사업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아니다. 노란봉투법은 법 공백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쌓이고 있던 ‘원청 회사는 근로조건에 관해 하청 노동자들과 대화해야 한다’는 판례를 뒤늦게 법에 반영한 것에 가깝다. 입법 부작위를 개선한 것을 혁명이랄 수는 없다. 6개월 뒤 법이 시행에 들어가도...

    2025.09.01 06:00

  • “타투는 나, 그림, 순간, 사랑”…1300만명 불법 굴레 벗을까
    “타투는 나, 그림, 순간, 사랑”…1300만명 불법 굴레 벗을까

    “타투이스트가 그림을 그려드립니다. 타투는 사랑이니까요.” 지난 8월 27일 오전 11시, 타투이스트들의 노동조합 타투유니온이 국회 소통관 앞에 ‘캐리커처 무료 나눔’의 장을 열었다. 펜, 붓, 오일 파스텔, 크레파스. 이젤 앞에 앉은 타투이스트들은 각자 다른 도구를 꺼내들었다. 그리는 방법도 모두 달랐다. 실물을 사실적으로 나타낸 그림, 만화 캐릭터처럼 둥근 선이 돋보이는 그림, 추상화같이 인물의 특징을 부각한 그림 등이다. 타투는 ‘몸에 그리는 그림’으로 아름다움을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예술행위라는 것을, 정확성과 안전성이 핵심인 의료행위와 다르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타투이스트들이 국회에 모인 이유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전체회의에서 문신사법안을 심사하기 때문이었다.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정한 1992년 대법원 판결 이래 의사가 아닌 사람의 문신 시술은 범죄로 취급됐다. 문신사법안은 의사가 아닌 사람도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

    2025.09.01 06:00

  • 노무현부터 이재명까지…대선후보 ‘과외 교사’가 본 나라살림
    노무현부터 이재명까지…대선후보 ‘과외 교사’가 본 나라살림

    “국가 재정이 너무 취약해져서 뿌릴 씨앗조차 부족한 상황.” 지난 8월 13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꺼낸 말이다. 그는 지출 조정을 통해 가용 자원을 확보하고 꼭 필요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7조원의 지출 구조조정 계획을 보고했고, 이 가운데 4조~5조원은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를 근거로 추진했다고 밝혔다.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지출 구조조정 내역 사업 목록 정보 공개, 지출 구조조정 전 민간 의견 수렴, 복지 신청주의 폐지, 자동 지급제 도입, 석탄·연탄 보조 중단 검토 등 예산 지출 효율화를 위한 10가지 방안을 제시했다.정 소장의 발언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 공개된 뒤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눈 떠보니 조금 유명해졌다. 갑자기 수십만 조회 수의 쇼츠 여러개가 돌아다니기도 하고, 전화와 SNS가 쇄도했다”며 “예산 이야기하는데 수십만 조회 수가 나...

    2025.09.01 06:00

  • 디지털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물성’의 힘…그가 물건을 모으는 이유
    디지털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물성’의 힘…그가 물건을 모으는 이유

    그는 수집가다. 일일이 개수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약 30년간 1만여점에 달하는 물건을 수집했다. 물건을 모으는 기준은 희귀함이나 경제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대부분의 수집가와는 달리 흥미로운 이야기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발굴의 즐거움을 주는지다. 나중에 비싼 값에 ‘되파는’ 일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기, 메모, 사진 등 당대를 살아간 장삼이사의 삶의 흔적이 남은 자료면 더 좋다. 이런 자료들을 모아 그간 <내 방안의 역사 컬렉션>, <역사 컬렉터가 사는 법> 등 4권의 책을 냈다.다만 직업적인 연구자나 수집가가 아니라 학원강사라는 생업이 있고, 수집을 위한 별도의 장소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의 수집품에는 대체로 몇 가지 소소한 조건이 더 따라붙는다. 가볍고 자리를 덜 차지할 것, 너무 비싸지 않을 것.저는 사료를 그 시대에 통하는 게이트웨이, 이런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로 그게 완전히 대체될까요? 글쎄요.지난...

    2025.09.01 06:00

  • 조국혁신당의 ‘반극우연대’는 가능할까
    조국혁신당의 ‘반극우연대’는 가능할까

    “제가 야구를 좋아하는데, 야구에 비유하자면 지금 극우·수구 야구팀이 있는 겁니다.”지난 8월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한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말이다. 그는 고향인 부산 지역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 팬심을 숨기지 않는다. 출소 후 앞으로 취하게 될 정치 행보를 그는 야구에 빗대 설명했다.“국민의힘 야구팀을 이기기 위해서는 민주당이란 야구팀과 혁신당 야구팀이 연합해야 하는데, 민주당에는 우완 정통 투수가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우완 정통 투수만 필요한 건 아니다. 저는 좌완 정통 투수 역할을 해보겠다. 그래서 서로 협력을 하면 국힘이라는 수구팀을 완패시킬 수 있지 않을까.”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으로 풀려난 조 원장은 지난 8월 18일 고 김대중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2일 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을 맡은 데 이어 24일부터 이틀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26일 광주 방문을 시작으로 사흘간 호남을 찾았다. 더...

    2025.09.01 06:00

  • “차라리 태풍이라도”···단수 임박한 강릉은 지금
    “차라리 태풍이라도”···단수 임박한 강릉은 지금

    “눈이 한번 왔다 하면 어마어마하게 다 파묻힌다고 해서 왕산골 아닙니까. 그런데 올해는 반의반도 안 왔죠.” 강원도 강릉 왕산골마을에서 만난 김경문씨가 말라비틀어진 작물을 트럭으로 실어나르며 말했다. 강릉시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3㎞쯤 위에 있는 왕산골마을은 겨울에는 눈으로 뒤덮인 설경으로, 여름에는 맑고 넉넉한 수량을 자랑하는 계곡으로 관광객들의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은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김씨는 “손바닥만 한 땅에 뿌릴 물도 넉넉하지가 않다”며 “손님들(관광객)한테 오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왕산골마을을 끼고 백두대간로를 따라 오봉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왕산천은 50m 폭의 교량이 가로지를 만큼 수량이 풍부한 곳이었다. 하지만 강릉 지역 마른장마가 극한에 달하던 지난 8월 25일, 왕산천은 밭고랑 사이를 흐르는 도랑만도 못한 실개천으로 변해 있었다. 물줄기로 가득했어야 할 계곡은 잡초만 무성하고, 왕산골 ...

    2025.09.01 06:00

  • [꼬다리]윤리특위 ‘최장 공백’이 보여주는 것
    [꼬다리]윤리특위 ‘최장 공백’이 보여주는 것

    “윤리특위 이야기 좀 그만해. 안 그래도 수박(비이재명계를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욕먹는데”, “그건 질문하지 마세요.”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위) 구성이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들의 최근 답변이다. 앞서 여당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민의힘과 윤리위를 ‘양당 동수’로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여당 지지자들이 반발하자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의원의 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는 윤리위는 22대 국회 들어 1년 넘게 ‘휴업’ 상태다. 현재까지 접수된 징계안은 32건에 달한다.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한 폭력적 발언을 해 60만명 이상이 의원직 제명 국민청원에 동의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강선우·이춘석(현 무소속) 의원, 국민의힘 권성동·윤상현 의원 등 심사 대상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윤리위 가동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사이 “주권자가 선출한 국회의원을 어떻게 다른 의원 손으로 처치하느냐”...

    2025.08.29 14:59

  • [오늘을 생각한다] 족쇄가 된 고교학점제
    [오늘을 생각한다] 족쇄가 된 고교학점제

    올해 3월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 전국 44만명의 고등학교 신입생이 시험대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 1호 고교학점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됐다. 2017년 11월 김상곤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발표한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학생의 창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더욱 절실함에도 입시와 수능에 종속된 획일적 교육과정 운영과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가 이루어지는 고교교육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모든 학생의 성장과 진로 개척을 돕고 수평적 고교체제 안에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을 선언했다. 즉 고교교육 혁신을 위해 고교체제 개편(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등), 고교학점제, 대입제도 개선(수능 절대평가 등) 이 세 가지 정책을 패키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홍어삼합을 주문했더니 묵은지만 나왔...

    2025.08.29 14:57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5) ‘불안’으로 빚어지는, 구체화한 ‘나’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5) ‘불안’으로 빚어지는, 구체화한 ‘나’

    당혹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흔히 농담 반 진담 반 내뱉는 “나는 누구? 여긴 어디?”는 철학적 고민이기도 하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로 풀어보면 정체성(국적·성별·직업 등 주어진 속성과 소속)과 아이덴티티(불안과 혼돈 속 선택하는 과정적 자아)에 대한 불안이 읽힌다. 초지일관이 왕도라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조변석개가 자연스러운 현대인들에게 ‘아이덴티티’는 미완의 무정형 상태로 수용된다. 바로 인간은 세계 안에 던져져(피투성·Geworfenheit) 끊임없이 변화하는 ‘아직-아닌 것(noch-nicht)’, 즉 변동성과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존재라는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의 ‘현존재(Dasein)’다. 올해 들어 하이데거의 현존재 개념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줄을 잇는 것은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연극 <로제타>(김정한 Yossef K. 작·연출, 장도혁 음악, 김상민 무대, 이승호·강상...

    2025.08.29 14:56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1) 여대생 소설의 등장과 단독자 여성의 자아 찾기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1) 여대생 소설의 등장과 단독자 여성의 자아 찾기

    강석경의 <숲속의 방>은 150쪽 안팎의 길지 않은 중편소설이지만 1980년대 여성문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1985년 가을 ‘세계의문학’에 발표됐다가 이듬해 동명의 소설집에 수록된 이 작품은 1986년 작가에게 ‘오늘의작가상’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출간 3개월 만에 2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에도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은 이어져 초판 30쇄와 2판 6쇄를 찍었고, 2005년에 출간한 3판도 꾸준히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1990년대 초에는 공지영 각색, 최진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런 대중의 관심과 사랑에는 여성 독자와 여성 관객의 공감과 지지가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무엇이 이토록 열렬한 반응을 일으켰던 것일까? 소양이라는 문제적인 여주인공을 빼놓고서 이 작품의 대중성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중산층 가정의 교육받은 딸’이라 할 수 있는 소양이 세상과 불화하며 자기를 찾기 위해 벌이는 투...

    2025.08.29 14:56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7) 미국의 ‘오래된 미래’ 월든 연못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7) 미국의 ‘오래된 미래’ 월든 연못

    <오래된 미래: 라다크에서 배우다>. 스웨덴 출신 언어학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1970년대 학위논문을 쓰기 위해 인도 북부 라다크를 방문했다가 자연과 하나가 돼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을 보고 그들의 삶을 통해 현대사회를 돌아보며 쓴 책이다. 이 책이 나온 뒤 ‘오래된 미래’는 무한생산과 무한소비를 통해 인류, 나아가 지구를 파멸로 몰고 가고 있는 현대문명을 넘어서 미래에 우리가 살아가야 할 오래된 ‘자연친화적’ 삶의 전통을 의미하는 상징어가 됐다.나는 미국의 ‘오래된 미래’를 찾아 동쪽으로 10시간을 달려갔다. 그곳은 ‘미국 역사의 출발점’인 보스턴으로부터 1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연못이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못’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월든 연못이다. 소로가 이곳 통나무집에서 살며 인간들이 탐욕에 빠져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라고 경고한 지 180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지구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심...

    2025.08.29 14:54

  • [박성진의 국방 B컷](39) 주한미군사령관은 ‘반정치인’···‘가스라이팅’ 당하는 한국 언론
    [박성진의 국방 B컷](39) 주한미군사령관은 ‘반정치인’···‘가스라이팅’ 당하는 한국 언론

    한·미 정상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현대화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부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군사적 사안을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구상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을 뿐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대답은 미 국방부가 진행 중인 전 세계 미군 배치 조정 등 국방전략 재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미국의 주한미군 정책이 결정되면 한국 정부 의견은 하나의 참고사항 정도로 그칠 개연성이 높다. 노무현 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했을 때도 그랬다. 당시 한국 측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하고, 미국 측은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합의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주한미군의 동북아 지역 분쟁 개입을 한국민이 존중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

    2025.08.29 14:54

  • [박상영의 경제본색](6) ‘깜깜이’ 지출 구조조정 논란 벗어나려면?
    [박상영의 경제본색](6) ‘깜깜이’ 지출 구조조정 논란 벗어나려면?

    27조원.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줄이겠다고 한 지출 구조조정 규모다. 지금까지 정부가 줄이겠다고 한 지출 구조조정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지출 구조조정은 정부가 비효율적이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의 예산을 줄여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매년 씀씀이는 늘어나는 데 비해 세수 기반은 취약한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이 때문에 역대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재정건전성을 전면에 내세운 윤석열 정부에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기획재정부는 2022년 당시 각 부처에 ‘2023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 운용계획안 작성을 위한 추가 지침’을 보냈다. 이 지침에는 “모든 재량지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최소 10%를 의무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10% 수준’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역대 정부와 달리 ‘최소 10%’로 수위를 한층 높인 셈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윤...

    2025.08.29 14:53

  • [IT 칼럼]신뢰 구축 속도가 곧 시장 지배 속도다
    [IT 칼럼]신뢰 구축 속도가 곧 시장 지배 속도다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44개주 검찰총장들이 오픈AI, 구글, 메타, 애플 등 주요 AI 및 소셜미디어 기업에 공동 서한을 보내 AI 챗봇이 아동에게 해를 끼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서한은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아동 보호와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AI 윤리의 주류화는 최근 세 가지 거대한 흐름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첫째 흐름은 피할 수 없는 규제의 파도다. 무법지대였던 AI 분야에 법과 제도의 고삐가 채워지고 있다. 그 서막을 알린 가장 강력한 신호탄은 단연 유럽연합의 AI 법안(EU AI Act)이다. 이 법안은 AI 시스템을 위험 수준에 따라 분류하고, 고위험군(채용·신용 평가·법 집행 등)에 대해서는 개발부터 배포,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한 의무를 부과한다. 이는 과거처럼 아이디어를 곧바로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시장에 던지는 방식의 종언을 고한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법...

    2025.08.29 14:52

  • 일본 ‘재무성 해체’ 시위, 심상치 않다
    일본 ‘재무성 해체’ 시위, 심상치 않다

    “다시 한번, 재무성을 해체해야 하는 이유를 전합시다.”8월 초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라온 글이다. 시위하는 사람의 사진을 첨부하고 “8월 23일 오후 4시”라는 글자를 적어뒀다. 약속의 날, 실제로 도쿄 내 관청 밀집 지역인 ‘가스미가세키’ 앞에 사람들이 모였다. 현장 참가자에 따르면 50명가량으로 폭염 탓인지 많진 않았다. 일부 참가자가 켠 유튜브 라이브 채팅창에는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댓글이 연신 올라왔다.재무성 해체 시위는 해묵은 현상이다.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최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SNS에서 ‘재무성 해체’ 구호가 먼저 퍼졌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집권 직후인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를 거치며 확산을 거듭했다. 연소득 비과세 구간을 이르는 ‘103만엔의 벽’을 높여 세 부담을 줄이자는 야당 주장이 주목받은 시기다. 마침 쌀값 급등도 심각했다. 감세안에 정부·여당이 난색을 보이자 재무성이 ‘흑막’이라는 주장이...

    2025.08.29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