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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3호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발전 분야부터 대폭 늘려야”

표지이야기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발전 분야부터 대폭 늘려야”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등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탄소배출권거래제를 두고 집중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탄소배출권거래제는 각 기업에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배출권을 무상 또는 유상(경매)으로 할당하고, 이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5년 도입돼 올해로 10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낮고 거래가 부진해 탄소 감축 유인이라는 정책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세액공제율 적용 기준을 현재 대기업, 중소기업 등 기업 규모에서 탄소 배출 감축 기여도로 전환해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과 감축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20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재 지속가능발전 연구기관인 이로움...

  • [독자의 소리] 1642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42호를 읽고

    유죄를 지우는 정치, 사면…조국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법은 도덕의 최소한, 그것조차 충족 안 돼 감옥에 있는 사람은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자 공직자가 될 자격이 없다._경향닷컴 오****조국 사면은 정치적 대상을 잡아넣고, 한 집안 전체를 파멸시키려 한 정치검찰의 잘못을 회복하려는 것이다._경향닷컴 usado****너희가 그렇게 외쳤던 서민을 위한 정의 실현? 과연 흙수저의 기회를 빼앗은 게 정의냐?_경향닷컴 동****AI는 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대화 기계로서의 AI점점 세계는, 인간은 발전하는데 더 외로워진다._네이버 kimn****결국 AI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것 같네요._네이버 lees****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만 제대로 도움을 받는다._네이버 33is****“3초만 늦었으면 내가 5번째 사망자 됐을 것”공사 기간 단축이 인명 사고보다 싸게 먹히는 비참한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의...

    2025.08.27 06:00

  • [우정 이야기] 장애가정 아동과 동행···우체국, 멘토링 사업 20돌
    [우정 이야기] 장애가정 아동과 동행···우체국, 멘토링 사업 20돌

    대학생 A씨(24)는 매주 장애 가정 아동 B군의 집을 찾아 건강관리와 학습지도를 한다. B군이 어떤 공부를 어려워하는지도 꿰고 있다. 처음에는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던 B군도 이제는 A씨를 친가족처럼 따른다고 한다. A씨는 최근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장애 가정 아동 성장 멘토링’ 최우수 멘토로 선정됐다.A씨에게 최우수 멘토 선정이 뜻깊은 이유는 따로 있다. A씨도 초등학생이던 2010~2012년 3년간 이런 멘토링 대상자로 도움을 받았다. 한때 가르침을 받던 멘티에서 어느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멘토로 성장한 것이다. A씨는 “매주 멘티 학생과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실제 멘티 경험이 멘토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B군이 밝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소회를 밝혔다.우정사업본부가 후원하고 우체국공익재단과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수행하는 ‘장애 가정 아동 성장 멘토링’ 사업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성장 멘토링 사업은 2006년 전국...

    2025.08.27 06:00

  • [취재 후] 피해자, 조국
    [취재 후] 피해자, 조국

    독재·권위주의 정권 시절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취재한 적이 있다. 정권에 비판적인 시민들을 억압하고 사건을 조작하는 데는 검찰과 법원도 동원됐다. 피해자들은 시위에 참여하거나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영장 없이 잡혀가 고문 수사를 당했다. 정찰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개월, 수년을 감옥에 갇힌 뒤에야 풀려났다.2000년대 들어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이 시작됐다. 과거사를 청산해야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에서 특별법이 제정됐다. 교수, 법조인, 고위공무원, 역사연구자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국가가 사건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어떤 인권침해가 있었는지를 상세히 조사했다. 법원에선 재심 절차가 진행됐다. 법정에서 검찰과 싸우며 까다로운 재심 요건을 뚫어야 했다. 거듭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증명하는 단계를 거쳐 비로소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국가책임과 자신의 무고함을 확인받는 데 30년 이상 걸린 피해자가 많다.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떠올린 것은 조국...

    2025.08.27 06:00

  • [문화캘린더] 뮤지컬 레드북-시대 억압 넘어 자아 찾아가는 여성
    [문화캘린더] 뮤지컬 레드북-시대 억압 넘어 자아 찾아가는 여성

    [뮤지컬] 레드북 일시 9월 23일~12월 7일 장소 유니버설아트센터 관람료 VIP석 13만원 R석 11만원 S석 9만원 A석6만원19세기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런던을 배경으로 시대의 억압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여성의 서사를 그려낸 작품이다.약혼자에게 과거를 고백한 뒤 파혼당한 여인 안나가 도시로 떠나 홀로 삶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첫사랑의 기억에 의지하며 살아가던 안나는 어느 날 ‘신사 중의 신사’ 브라운을 만나고 그의 격려를 계기로 여성문학회 ‘로렐라이 언덕’에 입회해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낸다. 그러나 여성이 신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빅토리아 시대, 그의 소설이 게재된 잡지 레드북은 사회적 비난과 탄압에 직면하게 된다. 작품은 개인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시대적 경계를 넘어서려는 시도와 타인을 통해 자신의 ‘제1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해와 존중의 가치를 묻는다.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2025.08.27 06:00

  • [시네프리뷰] 투게더-‘함께’이기에 감내해야 할 고통과 선택
    [시네프리뷰] 투게더-‘함께’이기에 감내해야 할 고통과 선택

    <투게더> 호평 이유는 공포영화로서 본질에 충실한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또한 연출과 더불어 주연을 맡은 남녀 배우의 매력적인 연기는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다.제목: 투게더(Together)제작연도: 2025제작국: 미국, 호주상영시간: 102분장르: 공포, 로맨스감독: 마이클 생크스출연: 데이브 프랭코, 알리슨 브리, 데이먼 헤리먼개봉: 2025년 9월 3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21세기 영화 산업은 분명히 과거와 다른 생태계 안에서 재편되고 있다.필름의 굴레를 벗어던진 디지털 시대는 이전보다 저렴하고 양질의 영상 제작 환경을 조성했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플랫폼은 누구라도 자신의 창작물을 공유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시험대이자 주류세계로의 진입을 가능케 하는 고속통로가 되고 있다.도제 시스템이나 전통적 교육과정을 통해 실현됐던 장편 영화감독 데뷔는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2025.08.27 06:00

  • [신간] ‘독재의 상처’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신간] ‘독재의 상처’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독재자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마르첼 디르주스 지음·정지영 옮김·아르테·3만원우리는 ‘독재자’에 대해 신화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두려울 게 없고,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의 모습이다. 정치학자 마르첼 디르주스는 그것이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역사상 절대적인 권력을 지닌 정치지도자는 아무도 없었다. 권좌를 지키기 위해선 미세한 비판도 원천차단해야 한다. 권력을 손에서 놓는 순간 끝이기에, 독재자가 된다는 것은 마치 트레드밀에 오르는 일과도 같다. 그는 실각에의 두려움 때문에 상식적이지 않은 일마저 감행한다.디르주스는 정권 붕괴를 불러오는 핵심 요인은 대중의 평화적인 대규모 저항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평화를 얻게 된 후가 더 중요하다. 한 여인은 말했다. “혁명은 텅 빈 새집을 얻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전히 고치고 가구를 채워야 하죠” 민주정치에서 중요한 건 보수·진보보다 민주 대 반민주다. 민주주의를 어떻게 채워갈지 고민할 때다.학벌-입...

    2025.08.27 06:00

  • [신간] 미국 정치지형 바꾼 가난과 수치심
    [신간] 미국 정치지형 바꾼 가난과 수치심

    도둑맞은 자부심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이종민 옮김·어크로스·2만3000원미국 중동부 켄터키주 파이크빌은 한때 석탄 산업의 중심지였다. 대다수가 백인인 주민들은 “우리가 미국 전역에 불을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의 연료도 우리가 공급했다”며 과거를 회상한다. 석탄 산업이 쇠락한 지금은 많은 주민이 낮은 보수의 일자리를 전전하고, 청년들은 마약에 손을 댄다. 과거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 등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많은 표를 던졌던 이곳은 이제 다수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공화당 텃밭이 됐다.사회 속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2017년부터 8년간 파이크빌 주민들을 만나며 다양한 감정을 살폈다. 한때 타투숍을 운영하다 폐업한 주민은 “석탄 산업의 쇠퇴 같은 큰 흐름까지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런 변화가 타투숍을 찾는 고객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의주시하지 않은 건 내 책임이고, 결국 내 탓”이라고 말한다. 상실감과 박...

    2025.08.27 06:00

  • [정태겸의 풍경](94) 강원 정선-쉼터가 돼준 뒷골목 성당
    [정태겸의 풍경](94) 강원 정선-쉼터가 돼준 뒷골목 성당

    내리꽂히는 햇볕이 견디기 어려웠다. 투명하게 맑은 하늘이어서 좋았지만, 그래서 태양이 더 뜨거운 것만 같았다. 강원 정선읍을 거닐고 있었다. 아리랑시장에서 콧등치기국수에 메밀총떡을 먹고 나온 길. 파란 하늘이 예쁘길래 그저 한가롭게 걷고 싶었다. 그 결정을 후회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어디론가 들어가야 하나 싶었다. 막상 둘러보니 그럴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 보인 곳이 정선성당이었다. 건물의 생김새가 묘했다. 콘크리트 건물인데 처마 끝을 한옥처럼 곱게 들어 올렸다. 문 창살도 한옥의 그것을 닮았다. 문외한의 눈에도 지은 이의 의도가 보였다.본당 바로 옆 정원 의자에 앉았다. 하늘은 여전히 파랗지만, 본당 덕분에 그늘이 졌다. 잠시 앉아 둘러보니 이 성당은 뜰이 정말 아름답다. 뒤편의 커다란 나무, 그 앞의 성모상, 주변을 에워싼 초록의 생명들. 한쪽에는 주보 성인이 십자가를 들고 본당의 예수를 바라보고 있다. 김대건 신부의 아버지 김제준...

    2025.08.27 06:00

  • [편집실에서] 차별금지법과 여가부 효능감
    [편집실에서] 차별금지법과 여가부 효능감

    강선우 후보자 사퇴 이후 3주 만에 새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습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여성인권위원장을 지낸 원민경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 첫날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회 모든 구성원이 불합리한 차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의 근본을 보호할 구제 수단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과 의미가 매우 크다”며 국가인권위원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죠. 차별금지법 얘기만 나오면 고장 난 레코드처럼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빠져나가던 여타 정치인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학력, 성적 지향, 종교, 피부색 등에 따라 고용이나 교육, 공공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법 제정 권고가 20년 가까이 이어지는 중이고, 국가인권위원회도 2006년에 이어 2...

    2025.08.27 06:00

  • [렌즈로 본 세상] 붉은 숨결로 다가오는 가을
    [렌즈로 본 세상] 붉은 숨결로 다가오는 가을

    올해 여름은 끝나지 않을 듯 길다. 더위가 물러간다는 절기인 처서도 어느새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낮이면 숨이 턱 막히는 열기가 도시를 뒤덮고, 저녁이 돼도 식을 줄 모르는 더위는 사람들의 지친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그러나 자연은 묵묵히 계절을 따라가며 가을의 징표를 내어놓는다.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칠면초 군락이 바로 그 증거다.광활한 갯벌 위로 붉게 번지는 칠면초는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다. 봄에는 초록빛으로 자라나 여름의 더위를 견디고, 초가을이면 붉게 물들며 가을의 도래를 알린다. 지금은 마치 와인을 쏟아놓은 듯 진한 색감으로 여행객을 맞는다. 물때를 맞춰 갯벌을 찾으면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 속에서도 칠면초는 계절의 순환을 증명한다. 더위는 언젠가 물러가고, 가을은 반드시 찾아온다. 붉은 군락 앞에 서면, 그 당연한 사실이 새삼 위로처럼 다가온다.

    2025.08.26 06:00

  • [주간 舌전]“진짜 역사 내란은 윤미향 사면”
    [주간 舌전]“진짜 역사 내란은 윤미향 사면”

    “진짜 역사 내란은 광복절에 윤미향 사면.”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이같이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8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말하면 ‘역사 내란’이라 하고 있다”며 “여당 대표가 ‘역사 내란’ 운운 핏대 세우며 국민을 가르치고 훈계하려 들면 우스워진다”며 이같이 적었다.그는 “1919년 건국을 말하는 사람들과 1948년 건국을 말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맥락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그런 갈라치기를 할 시간에 민생, 경제 챙기고 외교가 구멍 안 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앞서 정청래 대표는 8월 18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논란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건 역사 왜곡이자 헌법 전문, 헌법 정신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초대 이승만 대통령조차 1948년 9월...

    2025.08.25 06:00

  • “육영수보다 훌륭한 영부인이 될 것” 자신하던 김건희의 몰락, 왜?
    “육영수보다 훌륭한 영부인이 될 것” 자신하던 김건희의 몰락, 왜?

    “자리가 사람을 망가뜨렸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시계를 건넨 사업가 서성빈씨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서씨는 2022년 9월 김건희 여사에게 5000만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건넨 혐의로 특검 조사를 받았다.그는 주간경향과의 통화에서 “지인 소개로 김건희 여사를 알게 된 것은 7~8년 전이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용산에 들어가기 전에 만난 건 두세 차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후 부부 동반 식사 초대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교류는 전화 통화로 이뤄졌다고 했다.서씨는 자신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특별사면을 비난하고, 지난해 치러진 총선 민심을 받들어 윤 전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조언하면서부터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서씨는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재직할 때만 해도 김 여사의 행태는 지금과 달랐다고 했다.“내가 ‘남편 넥타이를 사주겠다...

    2025.08.25 06:00

  • 살인적인 배달 미션이 만든 1위···위험할수록 더 번다
    살인적인 배달 미션이 만든 1위···위험할수록 더 번다

    “안전이라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지 이것을 비용으로 생각해 아껴야겠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돈보다 생명이 귀중하다는 생각을 모든 사회영역에서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면 좋겠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29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올해가 산재 사망 근절 원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산재와 관련한 강력한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같은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사망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강하게 질타하며 엄벌을 예고했다.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인 7월 31일 서울 반포역 인근에서 배달 노동자 A씨가 배달 도중 숨졌고, 또 닷새 뒤인 지난 8월 5일엔 김용진씨(45)가 버스와 충돌해 사망했다. 사람들은 ‘산재 발생 위험이 높은 업계’라고 하면 통상 건설업이나 중공업계 등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지난 수년간 압도적인 산업재해 사상자 수 1위 업종은 바로 배달업이다. 2024년 9월 국회...

    2025.08.25 06:00

  • 끝나지 않는 ‘전세사기’…이재명 정부 대책에 있어야 할 것들
    끝나지 않는 ‘전세사기’…이재명 정부 대책에 있어야 할 것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최대 현안은 보증금 회수다. 4~5년 전 부동산 호황기에 무자본 갭투기 주택에 입주한 세입자들은 2022~2023년 부동산 침체에 역전세(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지는 것)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보증금을 떼였다. 보증금을 받으려면 해당 주택에 대한 경매(공매)에서 배당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주택에 상당액의 선순위 근저당이 잡혀있다 보니 후순위 세입자들은 경매를 통한 회수가 불가능했다.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살던 집에서 쫓겨난 이들도 많았다.2023년 6월 제정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은 피해자가 법원 등에 경매 유예를 신청해 당장 집에서 쫓겨나는 일을 막도록 했고, 피해자들에게 저리 대출을 지원했다. 보증금 회수가 불가능한 후순위 세입자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자, 2024년 11월 시행된 개정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매에 참여해 피해주택을 낙찰받은 뒤, LH 감정가와 낙찰가...

    2025.08.25 06:00

  • [꼬다리]부동산 불로소득
    [꼬다리]부동산 불로소득

    부동산 갭투자를 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20·30대 부동산 투자자들이 쓴 블로그 글을 읽고, 그들이 하는 유튜브도 봤다. 섬네일에는 ‘영끌’, ‘빚투’ 같은 단어가 많이 보였다. 임장 데이트를 즐겨 다닌다는 젊은 커플도 있었고, 부동산 강의를 듣는 데만 1000만원을 넘게 썼다는 직장인도 있었다.인터뷰 당일. A는 자신을 3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했다. A는 구축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수도권 아파트에 갭투자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대출도 받았다. 큰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갭투자할 아파트를 정하기 전에 부동산 공부도 많이 했다. 퇴근 후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부동산 스터디 모임까지 만들었다는 A는 “임장을 100번도 더 다녀서 서울 웬만한 지역의 대장 아파트는 다 가봤다”고 말했다.또 다른 30대 직장인 B는 전세로 들어가 살던 아파트의 매매가가 1년 만에 1억원이 오르는 것을 보고 부동산 투자를 결심했다고...

    2025.08.22 14:32

  • [오늘을 생각한다]아들의 목숨값, 800만원
    [오늘을 생각한다]아들의 목숨값, 800만원

    “우리 아들 목숨값이 X값만 못합니까?”지난 7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항소부 법정에서 한 어머니가 절규했다. 어머니의 항의를 들은 합의부 판사 세 명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휴정도 하지 않고 다음 재판을 내버려 둔 채 황급히 일어나 법정을 빠져나갔다. 위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법정에 뛰어든 것도 아니며, 그저 울분을 토했을 뿐인데 그랬다. 스스로도 부끄러운 판결이라 생각했던 것일까.이날 법원은 2016년 군의 부실 진료와 치료 지연으로 자기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도 모르고 사망한 고 홍정기 일병 유가족의 국가배상 사건 항소심 판결을 선고했다. 반복된 증상 호소에도 피부병약, 두통약만 처방하던 군의관, 훈련을 이유로 민간병원 내원을 미룬 간부들, 뒤늦게 찾은 민간병원 의사가 혈액암 의심 소견을 내고 즉시 큰 병원에 가라 했지만 무시했던 지휘관 사이에서 한 달간 방치돼 있다가 병원 가는 버스에서 의식을 잃은 홍 일병은 숨을 거둔 뒤에야 급성 백혈병에 ...

    2025.08.22 14:31

  • [김우재의 플라이룸](65) 미국 초파리 기지의 비극
    [김우재의 플라이룸](65) 미국 초파리 기지의 비극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광기가 학문의 전당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 야만적 칼날이 마침내 현대 유전학의 심장부, 하버드대학의 플라이베이스(Flybase)를 겨눴다. 전 세계 초파리 유전학자들의 눈과 귀 역할을 하던 이 위대한 지식의 보고가, 자금난이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해고의 칼바람을 맞았다. 지식의 등대가 꺼져가고 있다. 연구자들의 항해를 돕던 큐레이터들이 해고되면서, 인류가 쌓아 올린 유전학의 위대한 서고는 이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과학은 축적의 역사다. 그러나 지금 미국에선 그 역사를 지우려는 퇴행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학 옥죄기 속에 초파리 유전학의 살아 있는 데이터베이스 플라이베이스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하버드 팀의 해고는 단순한 실직이 아니라 기초과학과 질병 연구의 초석을 허무는 지적 파괴 행위에 가깝다. 20세기 미국에서 시작된 초파리 유전학의 최전선 기지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종언을 고하려 한다.초파리 유전학의 탄생과 ...

    2025.08.22 14:31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6) ‘미국판 5·18’ 켄트주립대 학살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6) ‘미국판 5·18’ 켄트주립대 학살

    “탕탕탕~” 1970년 5월 4월 12시 반, 미국 오하이오주 방위군 100여명은 오하이오주 켄트시에 있는 켄트주립대학 언덕 위에서 시위대에게 M-1 소총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60여발을 발사했다. 무장하지 않은 시민들을 향한 이들의 발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망한 것은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만이 아니다. 사망자에는 구경하던 학생, 수업에 가던 학생도 있었다. 전두환 일당이 시민들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수많은 사상자를 낳은 ‘광주학살’ 10년 전에 ‘미국판 5·18’이 민주주의의 나라 미국에서, 그것도 학문의 전당인 대학 캠퍼스 안에서 벌어진 것이다.미국 북부 5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 남쪽에는 ‘로큰롤의 발생지’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이 있는 클리블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클리블랜드에서 남쪽으로 60여㎞를 달려가자, 문제의 켄트주립대학이 나타났다. 제일 먼저 학생회관 앞 운동장을 찾았다. 주방위군이...

    2025.08.22 14:29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6) 아들아,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라!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6) 아들아,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라!

    나는 혼밥을 하지 못한다. 혼자 테이블을 독차지하는 것도 눈치 보이고, 남들이 ‘저 사람은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나봐’라고 수군댈까 봐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나에게 관심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들의 실제 평가가 무엇이든 그들이 평가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그 생각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대니얼 길버트 미국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도 그의 책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서 “사람들은 실제보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상상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누구나 남을 의식하며 산다. 하지만 의식의 강도는 자신과 타인 가운데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나는 타인에 무게중심을 두는 편이다. 아내는 자신에게 더 중심이 가 있다. 그 차이는 크다.남을 의식하다 보니 내 정체성도 모호나 같은 사람의 특징이 있다. 우선, 남들의 평가에 민감하다. ‘내’가 아닌 ‘남들의 평가’가 중요...

    2025.08.22 14:28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1) 아직은 없지만, 곧 온다···주사 대신 알약으로 살 빼기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1) 아직은 없지만, 곧 온다···주사 대신 알약으로 살 빼기

    비만을 알약으로 치료하는 방식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환자의 생활 리듬을 바꾸고 의료 시스템의 비용 구조와 접근성을 개선한다. 특히 비만 인구가 급증하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약물이 공중 보건정책의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현대 사회에서 비만은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대사질환의 근본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여전히 비만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게으름의 결과로 오해한다.이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이 바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다. 이 계열의 약물은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위 배출을 지연시켜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줄여준다. 최근에는 비만이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장 축(brain-gut axis)의 생물학적 조절 기능 이상에 따른 결과라는 것...

    2025.08.22 14:28

  • [IT 칼럼]범용 인공지능, 흔들리는 신화
    [IT 칼럼]범용 인공지능, 흔들리는 신화

    벌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무어의 법칙처럼 ‘무한 성장 궤도’를 그릴 것이라는 호언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 인공지능)가 임박했다는 선언도 과장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GPT-5 출시 후 쏟아진 수많은 부정적 평가는 AI 기술이 기대와 실망의 쳇바퀴 속으로 휩쓸려가는 징후라 할 수 있다.2020년 1월, 오픈AI 연구팀이 발표했던 ‘신경언어모델의 스케일링 법칙’이라는 논문은 한때 AI 산업의 복음서였다. 모델을 크게 만들고 더 많은 데이터로 훈련시킬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성능이 향상된다는 논리였다. J커브를 그리며 치솟는 벤치마크 그래프는 AGI라는 꿈을 현실 세계로 끌어내렸다. 2023년 GPT-4, 2024년 GPT-4o로 이어지는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는 따라가기조차 버거울 만큼 숨을 막히게 했다. 챗GPT 사용자 폭증을 견인한 이른바 ‘지브리 열풍’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다.하지만 이...

    2025.08.22 14:27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2) 멸종위기 노조, 노란봉투로 부활하나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2) 멸종위기 노조, 노란봉투로 부활하나

    “조합장님, 선택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조 활동을 계속하되 회사 밖에서 조용히 하고 제3자만 개입시키지 않는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둘째, 조합장직을 내려놓고 회사 일에만 집중하면 그에 맞는 대우를 보장하겠습니다. 셋째,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나는 대신 지난 10년간 노조 활동에 대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상무의 제안은 단호했습니다.조합장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이미 퇴직금 2000만원이 날아갔습니다. 동부지청 건으로도 2000만원 넘게 물려 있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3안, 떠나는 길에 어떤 보상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결국 상무님 손에 달린 거 아닙니까.”상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습니다.“알겠습니다. 퇴직금 문제와 동부지청 건까지 포함해 사장님과 상의하겠습니다. 1안과 3안 각각 어떤 조건을 마련할 수 있는지 정리해서 6일에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조합장은 마지...

    2025.08.22 14:27

  • [구정은의 수상한 GPS](12) 브라질 정부는 왜 트럼프와 싸우나
    [구정은의 수상한 GPS](12) 브라질 정부는 왜 트럼프와 싸우나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브라질 연방최고법원 판사는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쿠데타 음모 재판을 맡은 사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을 착실히 이어받아 말라리아약을 방역에 동원하고 아마존 밀림을 파괴해 세계의 공분을 산 인물, ‘트로피컬(열대지역)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보우소나루. 모라에스 판사는 그에게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했는데 보우소나루가 위반한 정황이 나타났다. 판사는 보우소나루에게 가택 연금 명령을 내렸다. “피고가 법원을 조롱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모라에스가 지난 8월 4일 결정문에 적은 구절이다.보우소나루는 노동자당(PT)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기자 승복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난동을 부추겼고, 쿠데타를 시도하려다 실패했다. 그런데 트럼프 미국 정부는 보우소나루 편들기를 넘어 내정 간섭도 불사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브라질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지난 10년...

    2025.08.22 14:27

  •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된 살라흐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된 살라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 공격수 무함마드 살라흐(33)가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남자 선수상’을 또다시 수상했다. 2017~2018시즌, 2021~2022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까지 세 번째다. 이 상을 세 차례 받은 선수는 살라흐가 유일하다.이번 수상은 단순한 개인 타이틀이 아니라 한 선수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살라흐는 2024~2025시즌 동안 리그에서 29골 18도움을 올리며 리버풀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이 끝나기 전 이미 득점왕과 도움왕은 그의 몫이었다. 거기에 이번 ‘올해의 선수상’까지 석권했으니 개인적으로 한 시즌 ‘3관왕’을 달성한 셈이다. BBC는 “그의 성장 과정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은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높게 평가했다.■나그릭 골목길에서 시작된 꿈살...

    2025.08.22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