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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호

‘민심’ 대통령 ‘당심’ 여 대표…정치적 궁합 어떨까

표지이야기

‘민심’ 대통령 ‘당심’ 여 대표…정치적 궁합 어떨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들어선 후 임기 초반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고 있는 이재명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집권당 대표가 된 정 대표의 정치 스타일 자체가 대화와 타협보다는 선명성과 투쟁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정 대표는 추석 전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개혁을 맡을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민형배·최민희·백혜련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모두 여당 내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초기 실용주의와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 야당 지도부와 여러 차례 만남의 기회를 가진 것과 달리,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야당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민심을 바라보는 대통령과 당심에 집중하는 여당 대표의 동거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다”정청래 대표는 지난 8월 2일 전당대회 직후 ...

  • [취재 후] 밀물에 표류하는 배도 있다
    [취재 후] 밀물에 표류하는 배도 있다

    한때 사람들은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이라는 밀물이 모든 배를 띄운다(A rising tide lifts all boats)고 믿었다. 각국이 비교우위에 따라 상품을 생산해 자유시장에서 교역하면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배든, 미국의 배든 모두가 부로 가득한 대양을 항해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었다.그러나 2000년대 이후, 특히 신자유주의 질서를 주도했던 미국에서 이 믿음은 완전히 무너졌다. 미국에서는 첨단산업과 서비스업이 성장했지만, 제조업이 급격히 쇠퇴했다. 제조업 일자리를 발판 삼아 중산층으로 올라섰던 노동자들도 삶의 기반을 잃었다. 한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논리 아래 하청·재하청, 불법 파견,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됐다. 두 나라 모두에서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되는 산업과 지역의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존 그 자체를 위협받는다. 자유무역이 만든 부가 사회 전반에 재분배되...

    2025.08.20 06:00

  • [우정 이야기] K굿즈, EMS로 싸고 빠르게 해외 배송하세요
    [우정 이야기] K굿즈, EMS로 싸고 빠르게 해외 배송하세요

    ‘김구 선생님, 보고 계신가요?’, ‘김구 선생님, 드디어 해냈습니다.’요즘 인터넷상의 대표적인 ‘밈’(인터넷 유행)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K컬처 열풍이 불면서 한국이 높은 ‘문화적 힘’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바람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과거엔 K컬처가 아시아에서만 컬트적 인기를 끌었다면 K팝과 한국적인 요소를 곳곳에 녹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흥행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하는 갓과 민화에 나오는 ‘까치와 호랑이’ 관련 굿즈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에 동난 지 오래다. 그런가 하면 해외에서도 김과 화장품 등 한국 상품을 구매하려는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이처럼 세계적인 K컬처의 인기로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자 우정사업본부도 해외 배송 수요를 위한 국제특급우편(EMS) 요금 할인에 나서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8월 11일부터...

    2025.08.20 06:00

  • [문화캘린더] 효녀 심청 넘어 MZ 심청의 ‘파격’
    [문화캘린더] 효녀 심청 넘어 MZ 심청의 ‘파격’

    [창극] <심청>일시 9월 3~6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람료 VIP석 8만원 R석 6만원 S석 4만원 A석 2만원국립창극단이 전통을 바탕으로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 시즌 개막작 <심청>은 지금 이 시대가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를 전한다. 판소리 ‘심청가’가 효와 희생을 노래했다면, 이번 작품의 심청은 사회 속 약자를 대변하는 존재로 재해석됐다.연출은 오페라 전문지 ‘오펀펠트’ 선정 ‘올해의 예술가’이자 독일 최고 권위의 파우스트상 후보에 오른 요나 김이 맡았다. 그는 원작의 틀을 해체하고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레지테아터 기법을 적용해 시공을 초월한 해석을 선보인다. 작창·음악감독은 <귀토>, <리어> 등에서 음악을 이끌어온 한승석이 맡아 깊고 섬세한 음악 언어로 중심을 잡는다. 무대는 세계 유수 오페라 페스티벌 경력을 지닌 독일 무대팀이 합류해 시각적으로도 완성도를 높인다.주...

    2025.08.20 06:00

  • [시네프리뷰] THE 자연인-오랜만에 느끼는 진짜 독립영화의 ‘괴랄한’ 맛
    [시네프리뷰] THE 자연인-오랜만에 느끼는 진짜 독립영화의 ‘괴랄한’ 맛

    제목: THE 자연인(The Nature Man)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124분장르: 코미디, 미스터리감독: 노영석출연: 변재신, 정용훈, 신운섭, 이란희개봉: 2025년 8월 20일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제작/배급: 스톤워크한밤중 잠에서 깬 주인공. 방에서 나와보니 주인장 ‘자연인’은 방에 호롱불을 켜고 앉아 뭔가 수상한 짓을 하고 있다. 몰래 엿보니 그가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것은 짜장면이다. 그리고 군만두. 첩첩산중 초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배달음식이다. 가게는커녕 도로도 없어 주인공들도 차를 놔두고 꽤 오랜 시간을 걸어 올라간 곳인데? 미스터리다.영화 이야기는 <요재지이> 같은 괴담집에 실릴 법한 형식이다. 왜 있잖는가. 산길을 헤매던 과객이 어느 집에 묵었는데 밤에 술 가지러 나간 여주인이 안 돌아와 헛간 문틈으로 엿보았더니 여주인이 천장에 커다란 구렁이를 매...

    2025.08.20 06:00

  • [신간] 성장 과정과 같은 사물 만들기
    [신간] 성장 과정과 같은 사물 만들기

    만들기팀 잉골드 지음·차은정 외 옮김·포도밭·2만5000원영국 인류학자 팀 잉골드가 집필한 ‘선의 인류학 3부작’(<라인스>·<모든 것은 선을 만든다>) 중 두 번째 저술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네 개의 A’(Anthropology(인류학)·Archaeology(고고학)·Art(예술)·Architecture(건축))를 통해 만들기, 앎, 실천, 관찰 등에 대한 본질적인 사유에 착수한다. 과연 만들기란 ‘재료’를 가지고 ‘주체’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방적인 과정일까? 저자는 이러한 아이디어에 반대한다. 그는 “사물의 만들기는 성장의 과정과 같다”고 주장한다. 쓰기, 관찰, 배움도 마찬가지라서 한 책을 써내는 일은 곧 저자가 관찰의 대상, 질료‘와 함께’ 존재하고,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계획된 결과로서의 인공물 역시 어느 정도 허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저자는 ‘네 개의 A’라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

    2025.08.20 06:00

  • [신간] 더 큰 문제는 청년 극우다
    [신간] 더 큰 문제는 청년 극우다

    내란 예방 경제학원승연 외 지음·생각의힘·1만9800원12·3 불법 계엄에 대한 책임은 내란 수괴와 그 일당에게 묻는다고 치자. 더 큰 문제는 탄핵과 대선을 거치며 드러난 청년 극우의 존재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집회에 대규모 인파가 결집하고, 법원을 습격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한국사회가 심각한 병리 현상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저자로 참여한 13명의 경제학자는 “(극우 세력의 위협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근저의 구조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한다. 이들은 극우 세력의 확산에 경제적 요인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국 경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살폈다.책은 극우가 부상한 원인으로 저성장과 역동성 상실, 능력주의의 확산과 양극화 등을 꼽는다. 역동성의 상실을 짚은 대목은 인상적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단순히 성장률이 떨어진 것이 문제가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

    2025.08.20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5) 남태평양 팔라우-상어에 붙어 호가호위, 빨판상어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5) 남태평양 팔라우-상어에 붙어 호가호위, 빨판상어

    호랑이에게 잡힌 여우가 임기응변을 발휘한다. “나는 천제의 명을 받은 귀한 몸이다. 네가 나를 해치게 되면 천제의 명을 어기는 것이니 큰 벌을 받을 짓이다. 천제의 명을 다른 동물들은 다 알고 있는데 너는 어찌 모른단 말이냐. 만약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내 뒤를 따라와 봐라.”호랑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우를 앞세우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만나는 짐승마다 꼬리를 내리고 달아나기 바쁜 게 아닌가. 사실 짐승들을 달아나게 한 것은 여우 뒤를 따라가던 자신 때문이지만, 호랑이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이는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호가호위(狐假虎威)에 관한 이야기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권위를 빌려 위세를 부리는 행위를 말한다.바닷속에는 상어나 바다거북 등 대형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2020년 남태평양 팔라우 해역에서 만난 빨판상어도 그중 하나다. 상어의 배와 꼬리지느러미 앞쪽에 붙은 채 상어에게 몸...

    2025.08.20 06:00

  • [독자의 소리] 1641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41호를 읽고

    무력화된 한·미 FTA…‘자유무역’ 무너지나달러를 마구 찍어 물건을 사다가 이제 세계가 달러를 외면하자, 증세를 안 하고 관세로 미 서민 피를 빨고 있다. 그게 오래 가겠나?_경향닷컴 leeh****미국이 한국GM을 수출기지로 활용한 건 미국 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서였다. 관세 15% 올리면 생산이 유도될 거라 착각하겠지만, 북미노조연합이 그걸 빌미로 인건비를 올릴 것이다._네이버 hyun****트럼프 임기가 끝나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계속될 듯하다. 힘든 시기에 사는 모두에게 위로를._네이버 kang****웬 소비쿠폰 차별, 이재명 먹사니즘에 이주민은 없나이주노동자들도 줘야 마땅하다. 세금 내며 경제 활동하잖아. 대동 세상의 품은 넓어야지._경향닷컴 ch****한국인이 피하는 위험한 노동 현장에서 일하고 세금을 내는 외국인 노동자나 지역에서 노동하고 세금을 내는 이주민에게 소비쿠폰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2025.08.20 06:00

  • [편집실에서] ‘윤건희’ 사면에도 나올 ‘국민통합’
    [편집실에서] ‘윤건희’ 사면에도 나올 ‘국민통합’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다시 뉴스메이커로 등장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표적 수사에 따른 희생양이다, 자녀 입시를 위해 그 정도 무리수는 상류 사회에선 다 하는 일이다, 일가족을 몰살시키는 수준의 정치 보복은 과도했다는 게 조 전 대표 특별사면에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입니다. 반면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한 건 맞지만 자녀 입시 비리는 중대 범죄다, 입만 열면 공정을 외치던 엘리트 진보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형기(징역 2년형)를 절반도 채우지 않았는데 풀어주는 게 공정하냐는 것이 사면에 반대하는 측의 논리입니다.객관적 사실이 존재함에도 진영 논리에 빠지는 순간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는 게 언제부턴가 별일 아닌 것처럼 돼버렸습니다. 조 전 대표는 입시 비리 관련 7개 혐의 중 6개에 대해 1심, 2심, 상고심에서 모두 유죄 판단을 받았다는 게 명백한 사실입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를 위조해 딸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

    2025.08.20 06:00

  • [렌즈로 본 세상] 대남 확성기 철거?
    [렌즈로 본 세상] 대남 확성기 철거?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철거에 나선 지 닷새 만인 지난 8월 9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방 일부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는 활동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재건 공약을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북 확성기를 선제적으로 철거한 것에 대한 호응으로 풀이됐다.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1200㎜ 망원렌즈를 들고 파주 접경 지역으로 향했다. 렌즈를 북쪽을 향해 돌리자 인공기 나부끼는 북 초소가 시야에 들어왔다. 합참의 발표와 달리 대남 확성기가 보였다. 자리를 옮겨 다른 초소들을 살폈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철거’ 소식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날 확인한 모든 곳에서 대남 확성기를 찾을 수 있었다.“국경선에 배치한 확성기들을 철거한 적이 없고 철거할 의향도 없다.”지난 8월 1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정부의 대북 긴장 완화 조치를 평가 절하했다. 이어 김 부부장은 “한국이 확성기를 철거하든, 방송을 중단하든, ...

    2025.08.19 06:00

  • [주간 舌전]“이 대통령, 조국 부부에 사채라도 썼나”
    [주간 舌전]“이 대통령, 조국 부부에 사채라도 썼나”

    “조국 부부에게 사채라도 썼습니까.”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이같이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 대통령이 전날 국가교육위원장에 차정인 부산대 법대 교수를 내정한 것과 관련해 8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 교수는) 조국 부부 입시비리 사태를 두고 ‘조민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외친 사람”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그는 “(차 교수는) 부산대 총장 재임 중 기를 쓰고 조민 방탄에 열중하다가 직무유기로 고발도 당했다”며 “부산교육감에 출마해서는 ‘입학 취소를 막을 재량이 없었다’, ‘조민의 억울한 부분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반성문을 썼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아무래도 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부부에게 드러나지 않은 빚이 있나 보다”며 “이 대통령이 조국 부부에게 막대한 빚을 당겨 쓰지 않은 이상에야 광복 80주년에 부부를 쌍으로 사면을 시켜주고, 그 자녀의 대변자에게는 장관급 자리까지 선사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국민의힘...

    2025.08.18 06:00

  • ‘고교서열화 주범’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다시 힘 받을까
    ‘고교서열화 주범’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다시 힘 받을까

    2019년 11월 7일 문재인 정부는 교육 불평등과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겠다며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는 계획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유은혜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심각하게 서열화된 고등학교 제도를 개선해 고등학교 진학 단계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완화하겠다”며 “고교 입시, 대학 입시에 불평등이 없고, 부모의 힘이 미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문재인 정부가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로부터 5년여가 지난 2025년, 교육부의 약속은 어떻게 됐을까. 당시 전환 대상이던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는 각각 30개, 42개, 7개로 총 79개였는데 2025년 3월 기준 전국의 외고·자사고·국제고는 69개로 여전히 70곳에 육박한다.이는 2022년 5월 들어선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의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기 때문이다. 윤...

    2025.08.18 06:00

  • “3초만 늦었으면 내가 5번째 사망자 됐을 것”
    “3초만 늦었으면 내가 5번째 사망자 됐을 것”

    “회사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아무것도 아닌 데서 사고가 난다.”이모씨(53)는 지난 7월 24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서울 구로구 지식산업센터 건설 현장에서 왼쪽 다리를 잃었다. 그는 “3초만 늦게 사고가 일어났으면 내가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에서 사망한) 5번째가 됐을 것”이라면서도, 자신에게 일어난 사고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봤다. 안전 규정을 지켰더라면, 사고 사례 관리를 철저히 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이기 때문이다.이씨의 사례와 포스코이앤씨의 산업재해(산재) 사망 사고 사례를 중심으로 건설 현장에서 산재가 반복되는 원인을 짚어봤다.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재명 정부가 세부적으로 채워나가야 할 정책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법과 제도, 행정의 지도·감독만으로는 현장의 위험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노사가 자체적으로 업종에 맞는 규범을 만드는 것이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보다 효과...

    2025.08.18 06:0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4) 장애와 장해, 대륙과 군도 사이
    [이주영의 연뮤덕질기](54) 장애와 장해, 대륙과 군도 사이

    지난 8월 4일, 서울과 제주에서 ‘상통하면서 대치’하는 국제학술대회가 동시에 열렸다.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시각: 탈식민, 군정, 민주주의)와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비판적섬연구 국제학술대회’(군도적 전환과 다른 아시아들: 문학, 정치, 문화 속의 행성적 돌봄)다. 각기 역사와 인문학을 대표하는 별도 행사인데 곱씹을수록 동전의 양면처럼 연결된다.대한상공회의소에서 스티븐 코트킨 교수(이하 코트킨)는 기조연설 ‘스탈린과 한국: 계산, 계산 착오,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 한반도 분단은 국제 질서와 소련의 지정학적 이익이라는 ‘구조적 맥락’ 속에서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냉전과 신식민주의 근현대사를 정세와 ‘대륙적 사고’(Continental Thought·서구 중심적 사고)로 다시 들여다본 것이다. 한편 제주대에서 가야트리 스피박 교수(이하 스피박)는 기조연설 ‘행성성에 대한 재사유’(Selling Pl...

    2025.08.15 14:54

  • [꼬다리] ‘윤석열 예외주의’는 그만
    [꼬다리] ‘윤석열 예외주의’는 그만

    내 기억 속 가장 힘들었던 여름은 2010년이다. 병사로 한창 군 복무할 때다. 수치만 보면 그리 더운 여름은 아니었다. 사상 최악 더위였다는 1994년이나 2018년에 비하면 폭염 일수도, 최고 기온도 많거나 높지 않았다. 문제는 병사들의 존재 여건이었다. 당시 병사들 숙소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한 방 수용 인원은 최대 12명, 더위를 달래줄 기계는 선풍기 한 대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이따금 고장이 나곤 했다. 제대 후 생활관에 에어컨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슬며시 질투가 난 이유다.그 시절 기억 탓일까.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징징거림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기후변화로 날이 갈수록 더워져 올해도 ‘역대급 폭염’이라는데 한 덩치 하는 60대 중반이 견디기는 쉽지 않겠다 싶었다. 물론 독방이라니 수용자 여럿이 머무는 혼거실보다야 낫겠고, 신평 변호사 주장처럼 “생지옥”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에어컨이 있는 상황만은 못 할 것으로 짐작됐다.다만 그 주장의 ...

    2025.08.15 14:42

  • [오늘을 생각한다] 조국에 속한 사람들
    [오늘을 생각한다] 조국에 속한 사람들

    지난해 6월 독일 함부르크지방법원은 95세 우르줄라 하퍼베크에게 국민선동죄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 하퍼베크는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학살에 대해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등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발언을 해 기소됐다. 2004년부터 같은 죄목으로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던 그는 지난해 11월 사망했다. 하퍼베크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극우 세력이 집결해 마지막까지 나치의 명예회복을 위해 살다 간 동지를 기렸다.박근혜 정부 초기 집권 세력은 이승만·박정희 시대를 미화한 내용을 담은 ‘올바른 역사교과서’ 도입을 추진했다. 보수 진영에 불리한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발상으로 제작돼 친일·독재를 미화한 이 교과서는 전국에서 단 1개 학교에서만 채택되는 데 그쳤다.역사의 재검토는 새로운 증거가 드러났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역사수정주의는 대개 진실과 무관하게 자신이 속한 세계를 곤경에서 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지난주...

    2025.08.15 14:42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0) 안나 카레니나 법칙과 인공지능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0) 안나 카레니나 법칙과 인공지능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행복하게 유지되려면 여러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며, 그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행복은 위태로워진다. 부부 사이의 상호 성적 매력, 경제적 이해관계 및 합의, 자녀 교육 방침, 친척 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그 조건에 해당한다. 이 모든 항목이 균형을 이뤄야만 원만한 결혼 생활이 가능하다.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총, 균, 쇠>에서 이 원리를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라 부르고, 야생동물의 가축화 과정에 적용했다. 가축화에 성공하려면 단순히 한두 가지 특성이 아니라 식성의 융통성, 빠른 성장 속도, 인간과 가까운 환경에서 번식할 수 있는 능력, 순한 성격, 과도하게 겁을 먹지 않는 기질, 무리 생활에 적합한 사회성 등의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가축화는 불가능하다. 얼룩말은 성질이...

    2025.08.15 14:41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0) 누가 주권자인가?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0) 누가 주권자인가?

    ‘주권자’는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널리 쓰이는 말이 됐다. 하지만 한국의 공적 공간에서 사용되는 다른 어휘들과 마찬가지로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고, 이 모호함이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된다.주권과 주권자‘주권’을 가장 흔하게 듣는 때는 선거 시기일 것이다. ‘소중한 주권을 행사해달라’는 투표 독려 문구는 언론이나 국가기관에서도 자주 쓴다. 이때 ‘주권’은 투표에 대한 권리나 정치적 권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조항과 ‘주권을 행사’하러 투표장에 가는 사람을 동시에 떠올려보면, 뭔가 혼란스럽지 않은가? 헌법에 언급된 ‘주권’은 권리가 아니고, 개인이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집회 현장에서는 ‘주권자의 요구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또는 ‘우리는 주권자로서 집회에 참여했다’ 같은 발언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때 ‘주권자’란 정확히 누구일까? ‘시민주권’...

    2025.08.15 14:41

  • [IT 칼럼] 소프트웨어 구독 경제는 곧 배급 경제
    [IT 칼럼] 소프트웨어 구독 경제는 곧 배급 경제

    지금 이 글은 아래아한글 2010 버전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15년이나 묵은 프로그램이지만, 명망 있는 맞춤법 검사기를 별도로 결합해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으니 불편함이 없다.요즘에는 AI에게 오탈자 체크를 시킬 수도 있지만, 왜 내 맞춤법이 틀렸고 어법이 이상한지 정리된 규칙에 맞춰 설명해주는, ‘규칙 기반’ 맞춤법 검사기가 더 살갑다. 챗봇이 틀리지 않는 한국어를 구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틀리지 않았는지를 자신들은 생각해 본 적 없으니 영 친절하지 않다.맞춤법이니 띄어쓰기니 결국은 인간이 정한 규칙이다. 확률 통계적 옳음을 ‘뽑기’보다는 여전히 규칙에 따른 판단을 되짚어 보는 편이 결이 맞는다. 인지과학 및 인공지능 발전의 두 종파 중 딥러닝 신경망으로 강화된 연결주의 방법론에 패퇴한 ‘룰 기반’의 기호주의 방법론도 이처럼 쓸모가 있다.무엇보다 챗봇과 달리 왜 빨간 줄이 그어졌는지 그 규칙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설명이 있으니 이를 통해 ...

    2025.08.15 14:39

  • [한동수의 틈새](4) 사법개혁 핵심은 결국 국민참여재판 확대
    [한동수의 틈새](4) 사법개혁 핵심은 결국 국민참여재판 확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윤석열 정권이었을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늦어지자 엄청난 분노와 불안 속에 연일 광장에 나와 외쳤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알렉시 드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세상의 지배자는 수사와 재판을 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보였다.나는 빛의 혁명 대열에 함께하면서 우리 시대정신을 “직접 민주주의의 강화”로 읽었다. 노무현의 참여정부에서 발전한 이재명의 국민주권정부를 맞이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모든 혁명은 그 진행 과정에서 그 시대의 해결과제를 제시한다. 2024년 타오른 빛의 혁명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을 해결과제로 제시했다.시민의 사법 참여가 없는 특이한 사법제도더불어민주당은 8월 12일 사법개혁 특별위원회를 출범하면서 대법관 수 증원, 대법관 추천방식 개선, 법관 평가제도 개선, 하급심 판결문 공개범위...

    2025.08.15 14:39

  • [전성인의 난세직필](41) 개정 상법 시행과 노동이사제 도입
    [전성인의 난세직필](41) 개정 상법 시행과 노동이사제 도입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총주주까지로 확장한 새 상법이 지난 7월 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상법 제382조의 3 개정 규정이 공포 즉시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회사의 이사는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에 대해서도 충실의무를 부담하고(제1항),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제2항).이번 개정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에서 이사는 오직 회사에 대해서만 의무를 부담할 뿐 주주에 대해서는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종전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의 문제점을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 이로써 앞으로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헐값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벌였던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간 부당 합병 같은 주주 농단 행위는 이사가 ‘독한 마음’을 먹지 않는 한 발생하기 어려워졌다. 잘된 일이다.개정 상법, 이사 의무에 대한 ‘반쪽짜리 해답’그런데도 ...

    2025.08.15 14:38

  • [박성진의 국방 B컷](38) 사라지는 주한미군 ‘인계철선’···“한·미연합군은 쇼윈도 부부”
    [박성진의 국방 B컷](38) 사라지는 주한미군 ‘인계철선’···“한·미연합군은 쇼윈도 부부”

    “숫자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월 8일 주한미군 감축 전망을 묻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내놓은 답변이다. 그의 발언은 주한미군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에둘러서 한 표현이었다.앞서 미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4500명 규모의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했다. 병력 4500명은 미 국방수권에 명시된 주한미군 숫자 2만8500명의 약 16%다. 한·미 군사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4500명 철수의 대상은 지상군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지상군을 사실상 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철거를 의미한다. 지상군 병력이 부족한 미국은 주한미군 지상군 병력을 괌 등의 후방에 배치하고 중국 견제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210여단도 철수 가능성인계철선은 ‘Trip Wire’란 영어단어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원래 의미는 ‘건드리기만 하면 ...

    2025.08.15 14:38

  • 소림사 CEO 주지승은 왜 몰락했을까
    소림사 CEO 주지승은 왜 몰락했을까

    스님들이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올린다. 방문객들이 법당에서 향을 피우는 데 돈을 낼 필요가 없다. 모바일로 향값을 받기 위해 목에 QR코드를 걸고 다니던 스님은 사라졌다.사찰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홍콩 펑황왕 등이 전한 중국 허난성 정저우 덩펑시 소림사에서 주지승 스융신(釋永信·60)이 체포된 이후 생겨난 변화다.해외 5성급 호텔과 유원지도 운영스융신의 별명은 소림주식회사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1999년 주지승 취임 이후 무술캠프뿐만 아니라 출판, 공연, TV 프로그램 제작, 제약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부동산도 줄줄이 사들였다. 불교를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명분으로 2015년 호주에 짓기 시작한 5성급 호텔과 유원지도 소림사 해외 재산 중 하나다.스융신의 지휘하에 소림사는 연매출액 10억위안(약 1900억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소림사는 세계 50개국에 ...

    2025.08.15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