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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1호

0% 시대는 가고 15% 시대가 왔다…자유무역은 끝났나

표지이야기

0% 시대는 가고 15% 시대가 왔다…자유무역은 끝났나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산 자동차는 한국지엠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였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만든 이 차량은 미국에서만 29만5099대를 팔았다. 현대차 아반떼(23만596대), 코나(22만2199대)의 미국 수출 기록을 가뿐하게 넘겼다. 4위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만든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17만8066대). 이 차량은 직전 해에 1위 기록을 세웠다.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2012년 3월 발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0%가 되자 한국지엠을 미국 수출 기지로 활용했다. 지난해까지 이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 있는 일본산 소형 SUV(혼다 HR-V, 스바루 크로스트랙)들은 관세 2.5%를 이고 한국지엠 차와 경쟁해야 했다.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 진행된 한국·유럽연합(EU)·일본과의 통...

  • [문화캘린더] 중년이 돼 재회한 세 사람 ‘감정의 결’
    [문화캘린더] 중년이 돼 재회한 세 사람 ‘감정의 결’

    [연극] 물의 소리일시 8월 29일~9월 28일 장소 예그린씨어터 관람료 전석 5만5000원서울 변두리의 한 반지하 카페.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이동호 앞에 중학교 동창 김기풍과 최나연이 찾아온다. 올해 쉰 살이 된 세 사람은 오랜만에 마주 앉자 열다섯 살 시절의 기억과 고향 풍경이 되살아난다. 깊은 밤, 빗물이 새어드는 소리 속에서 묻어두었던 마음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일본 극작가 나가이 히데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물의 소리>는 중년이 된 세 인물이 다시 마주하며 드러나는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그린다.나가이 히데미는 <오쿠리비>, <하얀 꽃>, <노아미용실> 등을 집필한 작가로 <물의 소리>로 ‘일본의 극’ 희곡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무대는 김광보 연출과 극단 맨씨어터가 8년 만에 협업해 선보인다. 지난해 낭독 공연으로 먼저 소개된 후 올해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정식 공연을...

    2025.08.13 06:00

  • [취재 후] 집에 대하여
    [취재 후] 집에 대하여

    바늘처럼 얇은 불꽃이 하늘에서 하나둘 떨어졌다. 하늘은 새까맣고 태양은 유달리 빨갛게 보이던 순간이었다. 사람이 걷기조차 힘든 속도의 바람이 불자 얇은 불꽃은 순식간에 전구만 한 덩어리가 됐다. 나무데크에 불꽃이 내리꽂히면서 순식간에 온 집안에 불이 붙었다. 이재민 김남수씨(58)는 지난 3월 25일 오후 6시 경북 영양의 자신 집을 덮친 불의 시작을 이렇게 기억했다.그는 모든 걸 잃었다. 집은 물론 복숭아, 고추, 배추 농사에 필요한 농기계 모두 타버렸다. 가장 마음이 사무친 건 불이 날 때 도망치느라 미처 데리고 나오지 못한 반려견 구름이다. 구름이는 다 타버린 채 다음 날 발견됐다. 구름이를 묻어줄 때 그는 많이 울었다. 그는 말했다. “물난리·불난리가 나면 누가 피할 수 있나요? 애초에 시골에 사는 게 잘못이지.”산불과 수해는 예고되지 않은 재난이다. 재난 상황은 도시에서도 온종일 뉴스로 전달받는다. 그럼에도 이를 자기 일처럼 실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

    2025.08.13 06:00

  • [우정 이야기]집배원 안전 위해…“폭염에 배송 늦어질 수 있어요”
    [우정 이야기]집배원 안전 위해…“폭염에 배송 늦어질 수 있어요”

    폭염 등 이상기후가 연일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체국도 집배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최근 온열질환자가 3000명을 돌파하고, 폭염 속에서 작업하는 야외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연이어 숨지자 야외 노동자를 위한 범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안전 확보를 위한 ‘여름철 작은 배려, 큰 안전’ 캠페인을 오는 10월 2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캠페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우편법 등에 따라 근로자가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사용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우정사업본부는 폭염과 폭우 등 자연재해로 급박한 위험이 발생하면 집배원 및 소포위탁택배원이 업무를 즉시 중지할 수 있도록 업무정지권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폭염 시에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낮 시간대(12~16시) 온열질환 자가 진단과 휴식시간 활용 등도 적극 권유한다.우체국은 업무정지권이 사용...

    2025.08.13 06:00

  • [시네프리뷰] 어글리 시스터- 보디 호러로 재해석된 ‘신데렐라’
    [시네프리뷰] 어글리 시스터- 보디 호러로 재해석된 ‘신데렐라’

    <어글리 시스터>의 독특한 지점은 공포 장르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특성과 함께 늘 악역이자 조연으로 등장했던 의붓언니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제목: 어글리 시스터(The Ugly Stepsister)제작연도: 2025제작국: 노르웨이상영시간: 109분장르: 공포, 코미디감독: 에밀리 블리치펠트출연: 레아 미렌, 테아 소피 로흐 내스개봉: 2025년 8월 20일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2000년대에 들어서며 서점가에는 소위 ‘잔혹 동화’에 대한 붐이 일기 시작했다. 기존에 알려진 순화된 것이 아닌 ‘원래 이야기는 이렇다’ 식으로 원전을 소환하거나, 현대적 시각의 정신분석학적 접근 혹은 사회적·윤리적 문제 제기 등의 새로운 해석으로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은 영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동화뿐 아니라 고전문학까지도 현대적 감수성으로 각색하고 재해석한 영...

    2025.08.13 06:00

  • [신간] 비껴지고 어긋나게 복원한 8·15
    [신간] 비껴지고 어긋나게 복원한 8·15

    해방의 기억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지음·지식의날개·1만9000원당신에게 8·15는 어떤 의미인가. 해방 한참 뒤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이날은 ‘대한민국이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난 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집과 거리에 걸린 태극기,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발표되는 대통령의 경축사, 방송사들의 특집 프로그램 등 8·15 즈음에 마주하게 되는 광경은 이런 인식을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국가는 ‘상징 자본의 독점체’로, “그가 제시한 것만을 진리로 고집하기 때문에 모든 탐구와 배움을 봉쇄한다”며 “국경일이 반복되고 국가적 상징으로 추앙될수록 그것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사유의 대상으로 초점화되지 않는다”고 말한다.이 책은 해방 공간에서 쓰인 한국 소설, 중국 동북 지역 조선인과 재일 조선인의 문학 작품 등을 소개하며 서로 다른 지역에서 해방을 경험한 다양한 사람을 복원한다. 예컨대 해방 직후 소련군이 점령한 중국 동북 지역에 살았던 ...

    2025.08.13 06:00

  • [신간] 남성 서사의 ‘그림자’로 묻힌 여성
    [신간] 남성 서사의 ‘그림자’로 묻힌 여성

    조지 오웰 뒤에서애나 펀더 지음·서제인 옮김·생각의힘·2만4000원<위건부두로 가는 길> 같은 생생한 르포부터 에세이,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 <1984>까지 건조하면서도 과감하게 본질을 꿰뚫는 문체로 유명한 영국 작가 조지 오웰에게는 ‘유력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보조자’, ‘섬세한 비서’가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그의 첫째 아내 아일린이다. 그는 옥스퍼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사교적이지 못한 남편을 대신해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스페인 내전 당시 POUM(통합 마르크스주의 노동자당)의 핵심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또 <동물농장>을 우화로 써보자고 제안하고, 대신 타자를 하고 교열을 보고, 남편이 ‘사소한 문제들’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도록 보조했다.저자는 이 책에서 아일린이 쓴 서간문을 바탕으로 픽션적 상상력을 더해 지워진 존재의 모습을 조심스레 떠올린다. 오웰과 아일린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저자 본...

    2025.08.13 06:00

  • [정태겸의 풍경](93) 전남 광양 이순신대교-제철소 너머의 아름다운 여름 풍광
    [정태겸의 풍경](93) 전남 광양 이순신대교-제철소 너머의 아름다운 여름 풍광

    전남 광양은 그 유명한 불고기를 먹으러 다녀왔을 때를 제외하면 온전히 여행해본 적이 없다. 요즘에는 좀처럼 기회가 없던 도시나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던 터라, 이번에 제대로 광양을 돌아볼 생각이었다. 광양은 제철소의 도시이고, 해양공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 여행지라는 인식은 많지 않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리 생각할 것이다.처음에는 여름의 꽃 해바라기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작열하는 태양과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을 미처 생각 못 했다. 해바라기는 이미 시든 뒤였다. 헛헛한 마음을 풀러 광양에서 제법 경치가 좋다는 카페를 찾았다.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가 보이는 곳이었는데, 커피를 마시다 눈에 들어온 풍경에 그대로 뛰쳐나갔다. 꽃밭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맞은편의 다리. 이런 경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이순신대교 바로 옆에는 광양제철소가 있고, 푸른 바다는 그 곁을 유유히 흘러들어오고 흘러나갔다.이제는 다르다. 광양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라 해도 ...

    2025.08.13 06:00

  • [독자의 소리] 1640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40호를 읽고

    산불로 고향은 사라지고 컨테이너만 남았다대형산불에 대비해 산림정책, 산불 대책을 구조적으로 바꿔야 한다. 농촌·어촌까지 제대로 정비 안 하면 산불이 아니라도 10년 안에 소멸한다._네이버 kim_****혈세를 저런 곳에 더 써야지. 왜 15만원씩 무차별 살포하는지._네이버 ksm7****경북도청 아껴서 주민들 도와주세요. 경북도청이 무슨 진시황 궁궐보다 더 큰 것 같던데요._네이버 pusa****숨 막히고 비지땀 흘러도···그 노동엔 에어컨이 없었다관리동만 잘돼 있고, 현장은 사람 취급 안 한다. 더울 땐 가축도 선풍기를 틀어줘 더위를 식히는데…._경향닷컴 ****대통령이 챙겨도 미국 자본 검머외(편집자 주: 검은 머리 외국인) 통치하의 쿠팡은 알빠노하겠지?_경향닷컴 Linu****여기 방문했던 민주당 국회의원들 명단이 궁금하다. 의원들이 저런 식으로 일하면 오히려 사회에 독이 된다._경향닷컴 kim****“재생...

    2025.08.13 06:00

  • [편집실에서] 정답 피하려다 계속 꼬이는 금융과세
    [편집실에서] 정답 피하려다 계속 꼬이는 금융과세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문제는 종합부동산세만큼이나 뜨거운 감자입니다. 세금 문제만 나오면 고가 아파트가 있든 없든, 주식 투자를 하든 안 하든 증세 반대 여론에 편승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죠. 최근 불거진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몇 달 전 있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논쟁과 판박이라 기시감마저 듭니다.한국에서 대주주 기준을 정해놓고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건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부터입니다. 그전까진 증권거래세만 부과하고 있었는데, 세계 주요국에서 금융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에 착수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종목당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만 대상으로 양도세를 부과하다 이후 대상이 점차 확대돼 문재인 정부에선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면 과세 대상이 됐습니다. 대주주 기준을 단계적으로 낮춰 궁극적으로 전체 상장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한다는 계획이었죠. 그런데 윤석열 정부 ...

    2025.08.13 06:00

  • [렌즈로 본 세상] ‘모른다’는 두꺼움
    [렌즈로 본 세상] ‘모른다’는 두꺼움

    ‘모른다는 것’을 두께로 측정할 수 있다면, 김건희 여사는 매우 두꺼운 사람이다.“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그는 카메라 앞에서 겸손처럼 들리는 말을 했다. 그러나 진실을 묻는 특검 앞에서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했다. 주가 조작, 명품 수수, 양평고속도로 개입 의혹 등 수사기관이 제시한 자료 앞에서 그는 자신이 얼마나 몰랐는지를 반복해 강조했다.우리는 종종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 그 반대의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어 수단처럼 보인다. ‘몰랐다’, ‘기억나지 않는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 이 반복되는 레퍼토리는 이제 권력자의 생존 매뉴얼이 된 듯하다. 몰랐기에 책임도 없고, 몰랐기에 죄도 없고, 몰랐기에 무해한 존재일 뿐인가.오히려 그 반복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공감의 부재, 책임의 회피, 권력의 우월성에 대한 확신이다. 사실과 기록 앞에서도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과 ...

    2025.08.12 10:18

  • [주간 舌전]“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
    [주간 舌전]“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

    “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그런 사람들을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내란) 연대책임이 있는데, 반성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찬탄’이니 ‘반탄’이니 싸우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랑 악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을 예방하고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도부는 예방 대상에서 빠졌다.그는 ‘국민의힘 정당 해산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근혜 정권 때 내란 예비 음모 혐의로 해산됐던 통합진보당 사례에 비춰보면 (정당 해산) 못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란 특검 수사 결과에서 국민의힘 내부 구성원들이 중요 임무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국민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국...

    2025.08.11 06:00

  • “이주민도 함께 사는 존재”···그들과 소비쿠폰 나누는 시민들
    “이주민도 함께 사는 존재”···그들과 소비쿠폰 나누는 시민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대다수의 이주민을 배제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소비쿠폰을 이주민과 공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주민을 함께 사는 존재로 인정하고 불합리한 차별에 맞서 연대한다는 취지다.서울디아스포라교회는 소비쿠폰 금액의 10분의 1을 이주민과 공유하는 ‘십시일반’ 캠페인을 한다. 지난 7월 2일 만난 이 교회 정진우 목사는 캠페인을 제안하며 코로나19 때를 떠올렸다고 했다. 재난 상황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이 부각됐지만 오히려 미등록 이주민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정 목사는 “팬데믹 때 공장이 문을 안 열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미등록 이주민들이 있었지만, 이들에게는 정부 혜택이 닿지 않았다”며 “지금도 이들은 힘들게 살고 있고 정부가 못 하면 민간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충북 옥천군에선 ‘모두에게 소비쿠폰을! 모두에게 권리를!’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쿠폰 공유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공유된 ...

    2025.08.11 06:00

  • “100세 시대 마지막 30년 잘 살아야죠”
    “100세 시대 마지막 30년 잘 살아야죠”

    서울시 초대 건강총괄관으로 저속노화로 잘 알려진 정희원 박사(41)가 임명됐다. 정 건강총괄관은 “정책이 기획되고 결정된 뒤 실무에 적용되는 전 과정을 연구자 입장에서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간 정부 위원회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말하며, 고령화 시대에 노쇠 예방과 돌봄 예방을 위해서는 분절된 분야를 총괄 통합하는 기능의 필요성을 절감해왔다고 전했다. 최근까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로 근무했던 그의 서울시행을 일각에서는 정치적 행보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정치는 성향에도 맞지 않고 목표도 아니다”라며 “외부자 시선에서 비판만 하기보다 인턴의 마음가짐으로 배우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그는 그간 강조해온 저속노화 개념을 서울에서도 제도적으로 실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건강장수센터를 의료·복지·돌봄이 연계된 통합시스템으로 강화·확대하고 시민들에게 저속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했...

    2025.08.11 06:00

  • 결국 문제는 비싼 영화값? 영화 할인권이 던진 질문
    결국 문제는 비싼 영화값? 영화 할인권이 던진 질문

    영화관이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영화를 7000원에 볼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었던 지난 7월 30일 86만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주말, 문화가 있는 날을 모두 포함해 올 들어 최다 관객 기록이다. 코로나19 이후 매년 7월 기준으로 평일에 이만한 관객이 몰린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이어진 주말인 8월 2일에는 약 89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으면서 올해 최다 관객 기록은 사흘 만에 깨졌다.극장의 활기는 정부가 배포한 할인권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 7월 25일부터 영화 관람 활성화를 위해 정상가보다 6000원 저렴하게 영화관을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 450만장을 배포했다. 주말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려면 1만5000원을 내야 하는데, 9000원에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부는 이 사업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271억원을 편성했다. 멀티플렉스 3사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배포된 할인권은 사흘 만인 7월 28일 모두 소진됐...

    2025.08.11 06:00

  • 웬 소비쿠폰 차별…이재명 먹사니즘에 이주민은 없나
    웬 소비쿠폰 차별…이재명 먹사니즘에 이주민은 없나

    “먹는 문제 갖고 애달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들이 요즘 너무 먹고살기 어렵다. 몇십만원 때문에 온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먹고 싶은 과일을 못 사 먹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소비쿠폰이 극심한 경제위기 속 서민들의 소득을 늘려 생활이 나아지는 효과를 낼 것이란 이야기였다.그렇게 정부가 지급한 소비쿠폰은 지난 8월 5일 기준 국민의 93.6%(4736만명)가 받았다.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지급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기서 배제된 이들이 있다. 바로 ‘이주민’이다. 한국에서 일하고, 먹고, 살고, 소비하고, 세금을 내고, 경제위기를 함께 겪지만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주민에겐 소비쿠폰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주민에게만 민생 회복의 기회, 재난 극복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 이것은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라고 할 ...

    2025.08.11 06:00

  • 첫걸음부터 꼬인 감세 복원…쉽지 않은 증세의 길
    첫걸음부터 꼬인 감세 복원…쉽지 않은 증세의 길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세제개편안이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개편안 중 하나인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를 둘러싼 반발이 투자자들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부까지 확산하면서다. 이번 세제개편을 시작으로 ‘윤석열표’ 감세를 원상 복구하고, 과세기반을 확충하려던 정부의 구상이 첫걸음부터 어그러진 것으로,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을 위한 정부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지게 됐다. 특히 증세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는 고사하고, 여권 지지층의 동의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향후 조세개혁 작업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감세 원복인데 민주당 내부서도 공개 반발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은 한마디로 ‘윤석열표 감세’의 원상 복구로 요약된다. 앞서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서 일괄적으로 1%포인트씩 인하했던 법인세율을 2022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도 종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다시 낮춘다. 금융투자소득세(...

    2025.08.11 06:00

  • [꼬다리]그깟 공놀이
    [꼬다리]그깟 공놀이

    지난 노동절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생애 첫 프로야구를 직관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였다. 지인이 빌려준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들어섰다. 한 손엔 응원 도구 ‘짝짝이’도 들었다. 홈과 원정의 개념도 모를 때였다. 응원 문화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었다. 야구는 ‘홈런’이 제일 좋은 거로 알았는데, 팬들은 연신 ‘안타’를 외쳤다. 열정적인 응원이 좋아 그저 몸을 맡겼다. 늦바람은 무서웠다.엄밀히는 야구 관람 문화에 먼저 빠졌고, 그다음이 야구였다. 그라운드에선 엄격한 규칙이 적용됐지만, 야구장을 찾은 관객에게 적용되는 제약은 적었다. 맥주도 마음껏 마실 수 있었고, 먹거리도 넘쳐났다. 응원가에 맞춰 힘껏 소리를 쳐도 춤을 춰도 뭐라고 하는 이가 없었다.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대화를 하는 것도 자유로웠다. 극 ‘E성향’(외향형)인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놀이터였다.“이렇게, 다들 이렇게 하는 거예요? 이건 ...

    2025.08.08 14:31

  • [오늘을 생각한다] 물건은 젖어도 사람은 젖으면 안 된다
    [오늘을 생각한다] 물건은 젖어도 사람은 젖으면 안 된다

    해가 졌는데도, 찜통에 들어앉은 것처럼 텁텁한 밤공기였다. 분리수거장에 나갔다가 서둘러 들어가려는데 버려진 에어컨 박스가 보였다. 불현듯, 가전제품 박스를 버리지 않고 종류별로 보관한다던 두 남자가 떠올랐다. 그들은 가전제품을 배달·설치하는 일을 하고,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주한 연구를 수행 중이던 나에게 기후변화가 그들의 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들려주었다.“사람은 젖어도 물건은 젖으면 안 되거든요.” 그럼에도 예상치 못한 국지성 호우가 잦아져 박스가 젖을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 제품 포장을 다시 해야 하는데, 시간 맞춰 배달해야 하는 가전제품의 특성상 그때 가서 박스를 다시 구하면 지체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둔다고 했다. 특수고용직인 이들은 배달 중 발생한 문제에 대해 개인이 전부 책임을 져야 하다 보니,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물건의 안위를 위해서도 폭우일 수가 늘어나는 것이 영 괴롭다.폭염은 나을까? 물류센터는 냉방시설은커녕 그늘이 없는 ...

    2025.08.08 14:31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5) 몰락한 ‘세계 자동차의 수도’ 디트로이트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5) 몰락한 ‘세계 자동차의 수도’ 디트로이트

    ‘세계 자동차의 수도.’ 미국 오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 근처에 자리 잡은 디트로이트에 따라다니던 별명이다. 나는 자동차를 몰고 ‘세계 자동차의 수도’를 향하고 있다. 나의 차는 로스앤젤레스공항에서 빌린 한국산 자동차다. 왜 디트로이트가 몰락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몇 년 전 울산대교 위에서 현대차로부터 현대중공업에 이르는 울산공장 지대의 전경을 내려다본 적이 있다.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한국 자동차의 수도’ 울산 성장의 뒷면이다.디트로이트가 세계 자동차의 수도가 된 것은 헨리 포드가 1904년 자동차 공장을 이 도시에 건설하면서다. ‘미국 역사유적’으로 지정된 포드 피켓 공장을 향하는 길에는 디트로이트의 몰락을 보여주는 버려진 공장이 즐비했다. 포드는 피켓에서 ‘자동차 시대’의 시작을 알린 전설적인 ‘모델 T’를 제조했다. 공장에 들어서자 모델 T를 비롯해 다양한 포드 초기모델이 나를 맞았다. 이외에도 ‘초기 포드주의’라고 볼 수 있는 자동차 조립 과정 사진, ...

    2025.08.08 14:30

  • [메디칼럼](54)당신이 웃으면, 심혈관도 웃어요
    [메디칼럼](54)당신이 웃으면, 심혈관도 웃어요

    오늘 하루 당신은 몇 번 웃었는가? 웃는 순간을 세고 기억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평범한 하루를 떠올릴 때, 당신은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웃는가? 우리는 웃음에 박한 편이다. 많이 웃으면 실없다고 하기도 하고, 일할 때도 웃음기 없는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 업무를 제대로 처리한다고 생각한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니 마음이 조급해지므로 웃을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웃는 건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양쪽 입꼬리를 살짝 올려 미소만 지어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소리 내 웃을 일이 없을 때는 나의 말끝에 “하하하”만 붙여보자. 나도, 상대도 저절로 웃게 된다.사람의 얼굴 근육의 구조와 배열은 상당히 복잡한 편이다.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과 변화로 수많은 표정을 지을 수 있고, 그만큼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 능력은 중요한 사회적 기술 중의 하나로 진화해왔고, 작은 표정만으로 우리의 감...

    2025.08.08 14:29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0) 사랑은 종종 분노가 되고, 칼날은 자주 부러진다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0) 사랑은 종종 분노가 되고, 칼날은 자주 부러진다

    1980년대 말 <함께 가는 길>(1989)에서 노동 현장과 거리에서 싸우는 여성, 광장의 대의에 호응하는 여성을 서사화했던 김인숙은 1993년 발간한 <칼날과 사랑>에서 가족과 부부관계와 같은 일상 세계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환멸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사회현실, 노동 현실에 대한 리얼리즘적 형상화라는 거대 서사에서, 결혼제도와 같은 사적 영역에서 빚어지는 의사소통 부재나 내적 갈등과 같은 미시 서사로의 급진적 선회는 불과 4년 만에 이루어졌다.작품집 <칼날과 사랑>에 실린 동명의 중편소설 ‘칼날과 사랑’은 가부장적 사회 안에서 여성에게 부과된 감정 억압의 장치로서 결혼제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이 소설은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성 주체의 욕망과 감정을 어떻게 조율하고 억압하고 차단하는지를 세대가 다른 두 여성의 고백과 관찰을 통해 세심하게 드러낸다.소설의 초점 화자는 가부장적 가족문화의 폭력성으로 인해 장기간 고통받...

    2025.08.08 14:29

  • [IT 칼럼]기술 혁신과 AI 시대의 반짝이는 함정
    [IT 칼럼]기술 혁신과 AI 시대의 반짝이는 함정

    매일 쏟아지는 혁신적인 AI 서비스, 새로운 플랫폼 그리고 소위 ‘게임 체인저’라고 불리는 기술이 우리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하지만 이런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우리는 과연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있을까? 아니면 마치 레이저 포인터를 쫓는 고양이처럼, 반짝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반짝이는 물체 증후군(Shiny Object Syndrome·SOS)’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이 당장 반짝거린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다시 더 새롭고 반짝이는 것으로 기웃거리는 집중력 분산의 심리적·행동적 상태다. 이에 빠진 개인이나 조직은 누군가가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이 현상은 호기심, 창의성, 적극성, 열정과 같은 긍정적 특성과 밀접하게 닮아서 좋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이나 조직을 잘못된 길로 인도해 진짜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목표에 대한 명확성 부...

    2025.08.08 14:28

  • [구정은의 수상한 GPS](11) 바하마는 왜 미국 기업 방패로 나섰나
    [구정은의 수상한 GPS](11) 바하마는 왜 미국 기업 방패로 나섰나

    바하마. 미국 부자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나라다. 면적은 1만4000㎢인데 약 700개의 섬과 2000개가 넘는 암초로 이뤄져 있고, 사람이 사는 섬은 약 30개다. 수도는 뉴프로비던스섬에 있는 나소인데, 41만 전체인구 중 대다수가 여기 몰려 산다. 1973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여전히 영국 왕을 국가원수로 삼는 영연방 국가로 남아 있다.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경제도 카리브해 국가 중에서 상위권이다. 지난해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6000달러가 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었던 관광 산업이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해수면이 올라가고 허리케인 등 재난이 늘면서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미국 우주 회사 스페이스X와 커넥션최근 이 나라와 미국 우주 회사 스페이스X와의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발단은 올 3월 일어난 스타십 로켓 폭발사고였다. 바하마 영해에 로켓 잔해가 떨어졌...

    2025.08.08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