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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호

‘연구윤리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이진숙이 남긴 것

표지이야기

‘연구윤리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이진숙이 남긴 것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 직후인 지난 7월 21일.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낙마한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자료를 냈다. 이진숙 충남대 교수는 제자의 학위 논문과 유사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제자가 아니라 자신을 제1저자로 표기한 사례가 여러건 발견됐다. 부정 저자 표시, 중복 게재 등 연구부정 의혹이 일었다.이날 교육부가 낸 자료는 이 교수의 인사청문회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 지도교수-대학원생 간 기여도를 고려해 제1저자를 결정해야 하며, 연구부정 검증 책임이 있는 기관·단체가 이미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앞서 이 교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공계의 연구 관행’을 언급하며 “(제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했다.지명철회로 일단락됐지만 이 교수를 둘러싼 연구부정 의혹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교육부...

  • [취재 후]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취재 후]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됐던 지난 대선은 제대로 된 공약 검증 없이 치러진 유례없는 선거였다. 교육 부문은 특히 그 정도가 심해서, 검증은커녕 후보들의 공약이 무엇인지 기억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그리고 승패가 확정되고 나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승자의 자격으로 훌쩍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이름을 올렸다.‘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아무 맥락 없이 툭 하고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혁신적인 교육개혁을 주장해온 진영에서 서울대는 나라를 망치는 대학 서열화의 주범으로 오랫동안 지목돼왔고, 서울대가 사라져야 대한민국의 정상화가 시작된다는 주장도 적지 않게 등장했다. 대학 서열화와 서울공화국이라는 병폐는 너무도 크고 공고해서 이런 방식이 아니면 절대로 파괴하기 어려우리라는 것이 주장의 근거였다.그리고 이런 “코페르니쿠스적인 사고”(김종영 경희대 교수)는 대선 공약 검증의 공백 속에 주류로 부상했다. 정책의 골자는 간단하다. ‘9개의 거점국립대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자’...

    2025.07.30 06:00

  • [우정 이야기]책 크기 ‘0호 상자’ 나와…우체통서 소포 부친다
    [우정 이야기]책 크기 ‘0호 상자’ 나와…우체통서 소포 부친다

    우체국이 우체통에 넣을 수 있는 크기의 ‘0호’ 우체국 상자를 새로 선보였다. 책, 전자기기, 화장품 등 소형품목을 발송하기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소형소포를 간편하게 접수할 수 있도록 기존 ‘1호’ 상자보다 작은 ‘0호’ 상자를 지난 7월 21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상자는 전국 우체국, 우체국쇼핑몰에서 1개당 500원에 살 수 있다.0호 상자는 전국 3300여개 우체국에서 접수 가능하고, 7200여 우체통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제작됐다. 가로 22.5㎝, 세로 15.5㎝, 높이 3㎝로 서적 1권이 들어가는 크기로 보면 된다. 앞으로는 0호 상자를 온라인으로 산 뒤 우체통에 넣는 방식으로 소포를 부칠 수 있다. 이용자가 우체국에 직접 가지 않아도 돼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우체국 상자는 1~5호로 구분된다. 1호 상자는 가로 22㎝, 세로 19ԩ...

    2025.07.30 06:00

  • [문화캘린더] 120분간 눈을 뗄 수 없는 심리전
    [문화캘린더] 120분간 눈을 뗄 수 없는 심리전

    [연극] 보이즈 인 더 밴드일시 8월 27일~11월 23일 장소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관람료 R석 7만원 S석 5만원1960년대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복층 아파트. 친구 해롤드의 생일을 맞아 마이클의 집에 친구들이 하나둘 모인다. 룸메이트 도날드를 시작으로 에머리, 래리, 행크, 버나드가 차례로 도착하고 파티는 무르익는다. 그러나 마이클의 대학 동창 앨런이 예고 없이 등장하며 분위기는 급변한다. 마이클은 그에게 커밍아웃하지 않았고 앨런 역시 이들의 정체를 알지 못한 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파티가 이어지고 앨런은 에머리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급기야 주먹다짐을 벌인다.이때 주인공 해롤드가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된다. 그러나 어색함은 사라지지 않고, 마이클은 모두에게 ‘사랑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고백하는’ 게임을 제안하며 감정은 극한으로 치닫는다. 무대는 점점 자기혐오, 갈등, 연민이 얽힌 진실의 순간으로 ...

    2025.07.30 06:00

  • [시네프리뷰]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 네 번째 리부트, 이번마저?
    [시네프리뷰]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 네 번째 리부트, 이번마저?

    기대가 너무 컸나. 허망했다. 영화는 평면적이다. 캐릭터의 깊이도 얇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6의 시작 작품치곤 출발이 불안하다.제목: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The Fantastic Four: First Steps)제작연도: 2025제작국: 미국상영시간: 114분장르: 액션, 판타지, SF감독: 맷 샤크먼출연: 페드로 파스칼, 바네사 커비, 조셉 퀸, 에본 모스-바크라크, 랄프 이네슨, 줄리아 가너개봉: 2025년 7월 24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기대가 너무 컸나. 허망했다. <판타스틱 4>는 어찌 보면 비운의 시리즈다. 저예산 B급 영화의 대부 로저 코먼이 3주 만에 날림으로 만든 작품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네 번째 리부트다. 사실 마블의 뿌리와 같은 슈퍼 히어로물이기 때문에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언젠가 제대로 다시 만들 거라 예상했...

    2025.07.30 06:00

  • [신간] ‘투명인간들’이 던진 묵직한 질문
    [신간] ‘투명인간들’이 던진 묵직한 질문

    당신의 퇴근은 언제입니까6411의 목소리 지음·창비·2만원“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13년 전 고 노회찬 의원의 연설은 새벽 4시 서울 구로를 출발해 강남으로 가는 버스 안의 승객들에 대해 말한다. 강남의 수많은 빌딩에서 일하는 50·6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새벽 5시 30분 일터에 도착해 정규직 직원들이 출근하는 9시 전까지 청소를 마친다. 노회찬 의원은 “투명인간”이자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고인의 7주기(7월 23일)에 맞춰 나온 이 책은 택배기사, 돌봄 노동자, 학교 급식실 조리사, 농민, 이주 노동자, 난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가족 등 우리 사회의 ‘투명인간’들이 모여 일상의 삶을 자신들의 언어로 써 내려간 기록이다. 룸메이드 노동자인 상혜씨는 “(고된 노동 강도, 낮은 임금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여사님’이라는 호칭”이라며 이렇게 썼...

    2025.07.30 06:00

  • [신간] 새로워진 중국 알아야 우리가 산다
    [신간] 새로워진 중국 알아야 우리가 산다

    중국 패권전략김흥규 지음·더봄·2만8000원현재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준전시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취임 후 145% 대중국 관세를 부과한 뒤 한 달여 만에 30%로 낮췄다. 낮추긴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미·중 ‘관세전쟁’은 종전이 아닌 휴전일 뿐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반격도 거세다. 오랫동안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 중 하나였던 중국은 국채 대량 매도 카드를 언제든 꺼내들 수 있다. 또 관세 공세에 맞서 중국이 꺼낸 대미 희토류 수출 금지도 미국의 목줄을 조이고 있다.저자는 중국에 대한 이해는 이제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다. 현 상태로라면 중국의 국력은 21세기 전반부 미국을 능가하고 세계질서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은 이 초강대국 중국에 대한 이해 수준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저자는 본다. 미국의 시각을 차용해 중국 위협론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부정적 측면만 바라보...

    2025.07.30 06:00

  • [정태겸의 풍경](92) 전남 여수 거문도- 남 거문도, 북 녹산…풍경이 된 등대
    [정태겸의 풍경](92) 전남 여수 거문도- 남 거문도, 북 녹산…풍경이 된 등대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마치 섬에 들어오는 여행자를 두 팔 벌려 반기는 듯한 풍광. 두 시간 남짓 물 위를 달려 배는 거문도의 품에 안겼다.거문도를 여행하는 동안 가장 깊게 각인된 건 등대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거문도에는 꼭 찾아봐야 할 등대가 남쪽과 북쪽 두 군데 있다. 거문도 최남단에 자리한 거문도등대는 역사가 깊다. 120년 전인 1905년 4월에 만들어졌다. 국내 최초의 등대인 인천 팔미도등대가 1903년 6월에 세워졌으니, 그로부터 딱 2년 후다. 한반도의 바다를 밝히는 세 번째 등대였다. 거문도등대로 가는 길은 온통 동백터널이다. 햇빛조차 스며들지 못할 만큼 어둡지만, 여름엔 그래서 시원하다. 그 끝에서 만난 거문도등대는 아직도 10.4m라는 최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반대로 거문도 입구를 지키고 선 녹산등대는 산의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양쪽으로 풀이 가슴까지 자랐고, 그 너머로 바다가 넘실댄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

    2025.07.30 06:00

  • [독자의 소리]1638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1638호를 읽고

    학벌과 서울공화국 없애자…불확실성 넘어 대전환 실험국민이 바라는 건 서울대 10개가 아니다. 어느 대학을 나오든 고용만 잘되면 감사한 거다._주간경향닷컴 릴****서울대처럼 대학지원금을 늘리면 성적이 하루아침에 수직 상승하냐?_네이버 lott****이랬다저랬다, 일관성 없는 입시제도가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한다. 움직이는 골대가 멀리 있는 목표물보다 더 성공하기 힘들다._네이버 hell****“날 절망에서 구원한 건 배드뱅크”···육개장집 사장의 ‘빚과 빛 20년’수사 전문기관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지경에 이르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_경향닷컴 언제****빚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자라도 좀 낮춰줘라. 힘들다._네이버 skc1****주말도 없이 투잡 뛰는 힘든 현실을 버티고 있다. 대출 상환해가며 살다가 이런 거 보면, 나도 저런 도움 받을 때가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상대적 박탈감으로 내가 뭐 하는 거지 하는 ...

    2025.07.30 06:00

  • [편집실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편집실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2023년 7월, 얼마 전 내린 기록적인 폭우처럼 당시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졌습니다. 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국방부는 지원·복구 작업에 장병 2만여명을 투입했습니다. 당시 해병대 제1사단도 장병들을 동원해 경북 예천의 내성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섭니다. 그러다 한 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14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넉 달 전 입대한 스무 살 청년 채수근입니다.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도 없이 물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진 하천에 들어가 수색을 하다 희생됐습니다.‘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단장을 맡은 박정훈 대령은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이 안전대책 없이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수사 결과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것으로 결재를 받습니다. 그러나 수사 이첩 당일 국방부는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사건 기록을 회수합니다. 수사 외압 논란이 시작점입니다.2년...

    2025.07.30 06:00

  • [렌즈로 본 세상] 물폭탄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손길
    [렌즈로 본 세상] 물폭탄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손길

    지난 7월 19일 하루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경남 산청군의 한 주유소. 이곳 직원인 박진주씨는 폭우에 밀려온 토사와 빗물이 사무실 안까지 들이치자 대피를 고민했다. 그 순간 주유소 밖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려주세요!” 토사에 휩쓸려 뒤집힌 승용차 안에는 할머니, 엄마 그리고 두 명의 어린이가 타고 있었다. 진주씨는 주유소의 다른 직원과 곧장 달려갔지만, 두 사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반쯤 토사에 잠긴 차량은 바위에 막혀 문도 열리지 않았다. 도로가 통제돼 구조대도 제시간에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자신도 위험한 처지였지만 진주씨는 위기의 가족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본인도 자녀를 둔 엄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망치를 들고 애를 쓰고 있을 때, 마침 주유소를 지나던 한 시민이 합류해 힘을 보탰다. 세 사람의 도움으로 일가족은 토사에 묻힌 차량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지난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적으로 내린 폭...

    2025.07.29 06:00

  • [주간 舌전]“정신 나간 공직자들…신상필벌 중요”
    [주간 舌전]“정신 나간 공직자들…신상필벌 중요”

    “정신 나간 공직자들.”이재명 대통령이 폭우 피해 가운데 부적절한 행동으로 논란을 빚은 공직자를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7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공직자들에 대해 엄히 단속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는 최근 경기 북부지역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공무원들이 홍수 피해에 대비한 비상근무를 하는 동안 백경현 구리시장이 야유회에 참석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백 시장은 야유회에서 술은 안 마셨다면서도 구리시민에 한 차례 사과했는데,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추가로 사과했다.국민의힘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튿날 이 대통령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가진 것을 겨냥했다.그는 국회에...

    2025.07.28 06:00

  • “미·중 가상자산 패권 경쟁···원화 스테이블코인 서둘러야”
    “미·중 가상자산 패권 경쟁···원화 스테이블코인 서둘러야”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이 현실이 됐다. 미국 하원에서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가져오는 데 필요한 규제 틀을 마련하는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지난 7월 17일(현지시간) 통과시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이 법에 서명한 뒤 “우리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거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했다.달러로 담보가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이 코인이 퍼질수록 달러는 더 강력한 패권 지위를 갖게 된다. 이 상황을 가장 경계하는 나라가 있다면 바로 중국일 것이다. 중국은 달러 패권을 흔들고, 위안화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이미 100년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미·중 간 펼쳐지는 패권 다툼으로 금융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미중 화폐전쟁> 저자인 조경엽 전 KB금융 경영연구소장을 지난 7월 2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에...

    2025.07.28 06:00

  • 소비쿠폰, 어떻게 쓰는 게 유리할까
    소비쿠폰, 어떻게 쓰는 게 유리할까

    7월 21일부터 1인당 15만원에서 최대 5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되면서 이를 어떻게 신청하고 사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와 지역화폐, 선불카드 등 지원금을 수령하는 플랫폼별로 혜택이 다른 데다, 한 번 신청하면 수령 방법을 바꾸기도 어려워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사용처에서 배제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빈자리를 겨냥, 배달서비스와 외식 프랜차이즈, 편의점업계 등에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어서 이들 행사를 활용하면 더 알뜰한 소비도 가능하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사흘째인 7월 23일까지 전체 대상자의 42.5%인 2148만6000명이 신청을 마쳐 3조8849억원이 지급됐다. 신청 인원과 지급 금액이 첫날인 21일 698만명(13.8%), 1조2722억원의 세 배로 늘어난 것인데 이 같은 속도는 과거 코로나19 당시 재난지원금 신청 속도보다 40% 더 빠른 것이다. 다만 여전히 대상자의...

    2025.07.28 06:00

  • 김건희는 계엄을 몰랐을까
    김건희는 계엄을 몰랐을까

    “언제 그런 책을 냈데요?” 국회 주변에서 만난 정치권 인사들의 반응이다. 621쪽. 속칭 ‘벽돌 책’이다. 기존에 나온 성명이나 논평으로 얼기설기 때운 책이 아니다. 총 50장으로 구성된 책이다. 계엄의 기원을 다룬 1부, 국민이 만든 ‘빛의 혁명’ 2부에 이어, 3부 ‘헌법의 교과서 탄생하다’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부터 윤석열 파면선고 과정까지 헌법재판소 안팎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라는 부제가 붙은 <빛의 혁명>을 펴낸 민병두 전 국회의원(67)을 지난 7월 22일 만났다.-책을 냈다는 소식에 정치권 인사들은 ‘천생 기자 출신이네’라는 반응이었다(민 전 의원은 문화일보 기자 출신이다). “기자로서 펜을 놓은 지 오래됐는데 언제 또 그렇게 쓸 수 있냐고 누가 그러더라. 12월 3일 밤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연극의 배우로 인생 첫 도전을 하고 있어서 연습하다 소식을 들었다. 처음 든 생각은 ‘집에...

    2025.07.28 06:00

  • “강선우 사태, 조국 사태 될 뻔했다”
    “강선우 사태, 조국 사태 될 뻔했다”

    ‘갑질’ 논란을 빚었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30일 만인 7월 23일 자진사퇴했다. 강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좌진에게 사적 업무를 지시한 ‘갑질’ 정황을 감싸려는 여당 의원들의 대응은 국민 여론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민주당에 ‘권력형 갑질’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고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보다 조직 내부의 유대나 이해관계를 중시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특히 요구되는 여성가족부 장관직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보여준 인식과 인선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여가부 폐지를 추진했던 윤석열 정부와 정책 방향은 달라도 결과적으로 부처의 상징성과 기능에 대한 인식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로도 이어졌다.청문회 과정에서 강 전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자신이 사는 집 화장실의 비데 수리, 음식물쓰레기 처리 등 직무 범위를 벗어난 사적 지시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강 전 후보자는 이...

    2025.07.28 06:00

  • ‘삼성 노동자’로 인정받는 데 걸린 시간, 12년
    ‘삼성 노동자’로 인정받는 데 걸린 시간, 12년

    “노동자는 잘못되지 않았다.” 이것을 확인받는 데 12년이 걸렸다.지난 6월 12일 오전 11시, 박병준씨(51)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을 찾았다. 박씨는 삼성전자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기사로 일했다. 협력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이었다. 2013년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고용해야 하는 노동자임을 확인해달라고 청구한 것이다. 이날은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선고하는 날이었다.“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대법원 제3부 재판부는 원고 박씨의 승소를 확정했다. 수리기사를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은 이 건이 유일하다. 지난 7월 20일 경기 평택시에서 만난 박씨는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12년을 참았다”면서도 기쁘지만은 않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노동자가 승리했지만 너무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여러 노동자가 희생됐기 때문이다. 박씨 옆엔 삼성의 노조 탄압에...

    2025.07.28 06:00

  • [꼬다리] 그 케밥집은 어떤 곳이었나요
    [꼬다리] 그 케밥집은 어떤 곳이었나요

    여행을 가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면 지도 앱의 ‘위성지도’ 기능을 이용해 랜선 여행을 떠나곤 한다. 좋았던 여행지를 내려다보며 추억에 잠기고, 아직 못 간 여행지를 구경하며 대리만족을 얻는다. 지도 앱만 있으면 히말라야, 북극, 사하라, 아마존처럼 사람이 가기 어려운 극한 지역도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다. 로드뷰를 제공하는 대도시라면 가상 산책도 해본다.그날은 왠지 유명한 여행지가 아닌 곳이 궁금해져서 중동 사막에 띄엄띄엄 놓인 소도시들을 멍하니 훑어보며 구글 지도 앱 화면을 좌우로 움직여대고 있었다. 화면에 우연히 이스라엘이 나타났다. 매일 국제뉴스에 나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도 그 옆에 함께 떴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가자지구를 기사로만 접했을 뿐 실제로 어떻게 생긴 지역인지, 어떤 건물과 골목이 있는 곳인지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화면을 확대한 뒤 펼쳐진 광경은 비현실적이어서 숨을 잊게 했다. 가자지구의 남쪽은 비교적 멀쩡한 건물이 많았지만...

    2025.07.25 14:16

  • [오늘을 생각한다] 가까스로 살아갈 미래
    [오늘을 생각한다] 가까스로 살아갈 미래

    여름마다 바닷물이 미지근하다. 40년 전, 30년 전, 20년 전 그리고 2015년 딸이 태어나기 직전의 제주 바다를 전부 기억하는 나에게 바닷물이 따뜻한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바닷속 한가득 일렁이며, 어린 다리를 휘감던 무성한 해조숲은 벌써 사라졌다. 시커먼 현무암 바위 위에 짙푸른 해조숲이 펼쳐져 있고, 전복이며 소라며 어린 물살이가 우글우글 살아 숨 쉬던 풍경은 이제 기억 속에만 남았다. 엽상바닷말(다시마·미역 등 잎과 줄기가 구분되는 해조류)이 사라진 자리에 칙칙한 잿빛 물질(무절석회조류)이 바위에 들러붙어, 현(玄)무암은 회(灰)무암 꼴이 됐다. 사막이 된 바다, 이를 백화현상 또는 갯녹음현상이라 한다. 갯녹음의 원인은 크게 수온 상승과 환경 오염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은 최근 40년간(1971~2010) 수온이 1.14℃ 상승해 전 세계 평균에 비해 약 3배 이상의 상승 속도를 보인다. 지구온...

    2025.07.25 14:16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9) 역사적 트라우마의 진실 말하는 윤리적 여성 주체의 등장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9) 역사적 트라우마의 진실 말하는 윤리적 여성 주체의 등장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는 1988년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작가 최윤이 쓴 작품이다. 작품의 출판에 얽힌 사연을 회고한 에세이에서 작가는 이 소설이 “내가 겪지 못한 광주항쟁에 바친 내 나름의 헌사”이며, “헌시(獻詩)를 쓰는 마음으로” 썼다고 고백한다. 고국에서 벌어진 역사적 불행을 외국어로 쓰인 신문 기사로 읽을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작가는 자신이 “원시적인 몸 앓이”를 하던 “고립된 젊은이”였다고 기억한다.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역사의 폭력을 “익숙해지기를 거부하는 사람”의 느린 몸의 리듬과 감각으로 써 내려간 것이 이 작품이다. 작가는 언어적 재현을 거부하는 역사적 사건을 언어화하려 하면서, 그 사건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은밀한 감염의 경로”를 보여주고자 했다. 감염은 의식적 자각이나 각성과는 다른 차원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공유다. 말할 수 없는 사건을 말하려면 ‘다르게 말하는 법’을 찾아야 하고, 그 사...

    2025.07.25 14:1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1) 갑질 무관용 시대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1) 갑질 무관용 시대

    “A동 2001호, 내일 아침 밖에 있는 거 분리 배출해주세요”, “강아지 샴푸가 필요한데 떨어졌으니 사서 집으로 오세요”, “(대표 딸이 주말에) 마트에 장 볼 것 있으니 빨리 오세요”, “(딸의 차를 닦으라고 하면서) 차 유리가 너무 지저분해요, 안팎으로”, “(큰 소리로) 마트에서 사진 속 검은콩 소스 물품도 못 찾나요?”, “(대표 딸이) 병원에 데려다주세요.”“오늘도 따님 병원에 모셔다드려야 합니까?”“어차피 우리 회사 차 운전하는 거잖아요.”“그런데 이건 회사 업무가 아니지 않습니까.”“직원이 아니라 하인 취급… 반복된 사적 지시에 회사도 2000만원 배상 책임.”한 운전기사가 피고 회사에 ‘총무부 운전기사’로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회사 업무보다는 대표이사와 그 가족을 위한 심부름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특히 대표이사의 성인 딸까지 그를 불러 운전을 시키고, 장을 보게 하며, 병원 마중도 시켰습니다. 쓰레기 분리...

    2025.07.25 14:14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9) 폭력을 왜 갑질이라고 부르는가?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9) 폭력을 왜 갑질이라고 부르는가?

    갑질 의혹을 받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정치인의 갑질 문제는 지겨울 정도로 익숙하지만, 정작 갑질이라는 말의 타당성이 진지하게 검토된 적은 별로 없다.갑질이라는 말갑질은 문제적 용어다. 2019년에 정부가 공개한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갑질은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의미한다”. 언뜻 보면 그럴듯한 개념 정의 같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의미가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온갖 종류의 폭력과 부당한 행위 모두를 갑질이라는 범주에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 가이드라인를 보면, 지위를 이용해 법을 어기거나 뇌물을 받는 행위, 인사 관련 부정, 언어∙신체적 폭력, 기관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용역 업체에 ...

    2025.07.25 14:13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9) 누구를 위한 인공지능인가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9) 누구를 위한 인공지능인가

    챗GPT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022년 10월은 인공지능(AI)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챗GPT를 선보인 오픈AI에 이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빅테크들과 신흥 첨단 기업들이 연이어 생성형 AI를 출시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보다 개발비용이 현저하게 낮지만, 성능은 미국에 뒤지지 않는 딥시크를 출범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프랑스, 한국, 일본,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등 각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선도하는 인공지능 경쟁에 따라가고자 이른바 독자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은 성능과 파급력에서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이행했다. 종래의 인공지능은 다음에 무엇이 올지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예측 기계’였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여기에 더해 인간의 지적 활동과 유사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생성형’ 인공지능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고유영역이었던 추론과 창조에서 인간에 버금가는, ...

    2025.07.25 14:13

  • [구정은의 수상한 GPS](10) 가자지구에 들이닥친 ‘기근의 파도’
    [구정은의 수상한 GPS](10) 가자지구에 들이닥친 ‘기근의 파도’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는 식량 안보와 굶주림 실태를 조사하는 다자간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유엔 기구, 정부 간 기구, 국제구호단체 등 21개 기관이 협력해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4년 만든 기준에 따라 식량위기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정상, 2단계 경고, 3단계 위기, 4단계 비상, 5단계 기근.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세계의 식량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올라와 있다. 3단계 이상인 지역을 보면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일부가 해당하고,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뼈만 앙상한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미지가 여전히 세계 사람들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나 사실 그런 참혹한 기아는 지구상에서 거의 사라졌다. 유엔과 국제기구들, 각국 정부, 세계 시민들의 오랜 노력 덕분이다. 물론 여전히 하루 세 끼를 못 먹는 이들은 적지 않지만,...

    2025.07.25 14:12

  • [IT 칼럼]계륵 같은 크롬OS, 안드로이드에게 맡기기
    [IT 칼럼]계륵 같은 크롬OS, 안드로이드에게 맡기기

    안드로이드가 크롬OS를 흡수·통합한다는 풍문은 지난해부터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구글 임원의 직접 발언으로 사실로 확인됐다. 크롬OS란 크롬 웹브라우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운영체제로 크롬북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나도 크롬북을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리 봐도 계륵이다. 콘텐츠나 볼까 할 때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아이패드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맥이나 윈도처럼 자리 잡고 작업하려 들 때 집어 들지도 않는다물론 크롬OS에는 안드로이드 앱도 깔 수 있고, 그 하부 구조의 리눅스에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 어딘가 억지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웹브라우저를 확장한 초기 제품이 적당히 성공하자 덕지덕지 이것저것 붙여 지금에 이르렀으니 티가 나서다.결국 크롬OS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물건이 돼버렸지만, 그 어중간함이 강점을 발휘하는 시장도 있었다. 교육 시장이다. 학교에 보급된 크롬북은 우리네 초·중·고생들에게도 친숙한 존재다. 구글 계정을 그대로 ...

    2025.07.25 14:11

  • [김우재의 플라이룸](64) 성과 집착이 만든 학술지 출판 인플레
    [김우재의 플라이룸](64) 성과 집착이 만든 학술지 출판 인플레

    생물학자라면 CNS가 뭘 뜻하는지 잘 안다. CELL-Nature-Science, 영향력지수가 가장 높은 세 학술지의 약자다. 저 학술지 중 한 곳에라도 논문을 실을 수 있으면, 그날로 과학자는 장원급제라도 한 듯 학계에서 추앙받게 된다. 따라서 현대를 살아가는 생물학자들은 자연스레 CNS의 노예가 된다.논문 중심주의가 초래한 한국 과학의 참담한 결말막 대학원생이 됐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 포스텍 생명과학과는 남홍길, 오병하, 신희섭 교수 등이 CNS에 논문을 출판하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있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대학 소속의 교신저자만으로 이루어진 CELL 논문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었는데, 배석철 충북의대 교수가 바로 그런 논문을 출판해 당시 한국 생물학계가 시끌벅적한 적이 있다. 자기 분야 외에는 주변 분야에 별 관심도 없던 생물학 대학원생과 교수들도, 배석철이라는 이름은 모두 알게 됐다. 일반인에겐 하루 이틀 화제가 될 그 뉴스가, 과학...

    2025.07.25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