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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호

홀대받고 힘 빠지고…역할 잃어가는 여가부

표지이야기

홀대받고 힘 빠지고…역할 잃어가는 여가부

“쟁점이 되지 않을 만한 정책에만 역량을 투여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있어야 할 이유를 성차별 해결이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여성을 돌보는 정도의 보수적인 기준으로 바꾸고 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지난 2월 17일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 반의 여가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한마디로 ‘껍데기만 남았다’는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월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올렸다. 왜 여가부를 폐지해야 하는지, 성평등 정책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등의 부가설명이 없는 단 일곱 글자의 짧은 대선 공약이었다. 2025년 2월 현재 윤 대통령은 여가부를 폐지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여가부 폐지가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그럼에도 그사이 존폐의 기로에 선 여가부는 부처로서의 역할과 의미를 잃어갔다. 2월 20일로 1년째 장관직이 공석인 현실은 이 정부의 여가부 홀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 [취재 후] ‘담배’가 얼마나 위험한 줄 모두가 알았을까
    [취재 후] ‘담배’가 얼마나 위험한 줄 모두가 알았을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유해성·중독성을 지닌 ‘담배’를 제조하는 담배회사들의 책임을 묻겠다며 지난 2014년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500억원이 넘는 소송가액, 국가기관이 원고로 나선 이 소송에 대해 11년 전 사회적 관심은 뜨거웠다. 지난 2020년 1심 결과는 건보공단의 패소. 이제 2심 일정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담배소송 쟁점 중 하나는 흡연과 질병 발병 간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다. 담배소송을 취재하면서 담배의 위험성을 의심하기란 어려웠다. 담배에는 4000여가지 화학물질과 70여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중독성을 보자면 마약과 다를 바 없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담배회사가 담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렸는지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담뱃갑 경고문구에 ‘폐암’이란 단어가 들어간 것은 1989년. 소송 대상자들은 1960~1970년대 흡연을 시작한 이들이다. 다만 법정에서는 구체적이면서도 개별적인 피해에 대해 담배회사의 책임을 ‘입증’...

    2025.02.26 09:41

  • [독자의 소리] 1616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16호를 읽고

    ‘담배의 진실’ 2심선 밝혀…담배회사 책임 물을까담뱃값을 영국처럼 3만원 이상 올리면 흡연율이 팍 떨어질 건데._주간경향닷컴 cch****그럴 거면 KT&G에서 국가가 만들어 판 기간에 대해서도 책임져야지._네이버 lkh5****세금 걷으려고 국가가 묵인해줬던 거 아닌가?_네이버 suso****혹독한 ‘공모주 한파’…뻥튀기 상장은 누가 책임지나누구 탓도 아닌 걸 다 알면서…. 사기 치게 그냥 두는 정부가 제일 문제지._네이버 dk6h충분히 신뢰할 만한 명제는 ‘국장 탈출’ 왜? 국민 등친 결과!_네이버 airh****좀비기업 퇴출은 안 되고 IPO는 많이 하고. 사람으로 비유하면 먹기만 하고 배설하지 않는._네이버 bigv****“다이소 모십니다”···마트도 대기업도 러브콜갈수록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야기._네이버 jesu****느낌상, 우리 동네 이마트보다 다이소가 사람이 더 많다._네이버 dgki...

    2025.02.26 06:00

  • [우정 이야기] “카드 배송”···집배원 사칭 보이스피싱 대응법
    [우정 이야기] “카드 배송”···집배원 사칭 보이스피싱 대응법

    최근 우체국 집배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카드 배송을 해주겠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식이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카드 배송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심 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등기우편물 배달 예고 문자를 확인하는 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정부 당국은 당부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월 13일 우체국 집배원을 사칭한 피싱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대국민 행동요령’을 배포했다.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집배원인데 신청한 ○○카드가 배송이 왔다”고 전화를 건다. 수신자가 카드를 발급한 적 없다고 반응하면 “○○카드사로 전화해 문의해보라”면서 번호(☎16**-****)를 알려 준다. 해당 번호로 연락하면 악성 앱 설치가 유도되고, 사기범들은 휴대전화의 개인정보 등을 빼낸다.최근 실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

    2025.02.26 06:00

  • [문화캘린더] 전시 불가능한 지점의 것-고민의 흔적을 담은 사진들
    [문화캘린더] 전시 불가능한 지점의 것-고민의 흔적을 담은 사진들

    [전시] 불가능한 지점의 것일시 2월 20일~ 3월 30일 장소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 관람료 무료생활예술사진작가 13인이 꾸민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8년부터 KT&G 상상마당이 운영해온 사진작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KT&G SLAP’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독특한 흑백 사진으로 유명한 모지웅 작가, 시각예술 분야에서 명망이 높은 홍준호 작가 등 170여명의 사진작가를 배출한 바 있다.전시에 나서는 13인 역시 전문위원들의 심사를 통해 선발했다. 5개월간 사진 기초 이론부터 아날로그 및 디지털 사진 작업 방법, 해당 작업에 맞는 프린트 기법에 이르는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전문가와의 1:1 멘토링, 인화 테스트, 사진 보정 실습 등을 교육해 전시회를 꾸릴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작품을 탄생시켰다.전시에는 사진작가 13인이 인물, 풍경, 사물 등 다양한 피사체를 각자의 시선으...

    2025.02.26 06:00

  • [신간]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신간]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말콤 해리스 지음·이정민 옮김·매일경제신문사·2만6000원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실리콘밸리 중심지 팔로알토의 역사를 담았다. 1850년부터 2020년까지 동부에 비해 발전이 미미했던 곳이 어떻게 경제전쟁의 강력한 동력이 됐는지, 빅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모이기 시작했는지 등을 추적해 생생히 담았다. 그 이면에는 약탈과 정복으로 얼룩진 역사가 있었다. 1850년 무렵 골드러시와 함께 시작된 영역 확장 과정에서 이주민들은 원주민 학살을 서슴지 않았고, 원주민의 묘지 위에 실리콘밸리가 싹을 틔웠다.실리콘밸리의 경제 발전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은 릴런드 스탠퍼드다. 스탠퍼드는 변호사로 일하다 정치에 뛰어들어 1861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된다. 그 후 센트럴퍼시픽 철도 기업 중역으로 일하며 시에라네바다산맥을 통과하는 대륙횡단 노선인 센트럴퍼시픽 철도 건설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 대륙횡단 철도는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비용...

    2025.02.26 06:00

  • [신간] 비폭력 저항이 만드는 ‘평화의 세상’
    [신간] 비폭력 저항이 만드는 ‘평화의 세상’

    전쟁 없는 세상마이켄 율 쇠렌센 지음·최정민 옮김·오월의봄·1만3000원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4년째로 접어들었다. 그사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아이들의 목숨까지도 무참히 앗아가는 전쟁을 목도하는 지금, 인류는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덴마크 출신 사회학자인 저자는 평화주의자 관점에서 전쟁을 멈추는 실천 방안을 고찰한다. 그는 비폭력 저항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는 ‘가상의 회의론자’가 질문하고 그에 답하는 방식을 통해 논의를 확장한다. 이를테면 ‘우크라이나에 무장 방어가 아닌 다른 대안이 있을까’, ‘실제로 성공한 비폭력 저항의 사례들이 있을까’ 등의 질문에 실용적 관점에서 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비무장 저항의 성공률 비교, 성공 사례 등을 제시하면서 군사주의자들이 폭력의 효용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저자는 인류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쟁이...

    2025.02.26 06:00

  • [시네프리뷰]미키 17-근미래 SF영화에서 왜 ‘그분들’이 떠올랐을까
    [시네프리뷰]미키 17-근미래 SF영화에서 왜 ‘그분들’이 떠올랐을까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이전 영화와 분명 변화가 있다. 여전히 그는 카메라 뒤에서 한 발짝 떨어져 세상을 바라보며 우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한 ‘봉준호 월드’의 전형을 그리고 있지만, 세상의 앞날을 보는 그의 시각이 조금 관대해졌다고나 할까.제목: 미키 17(Mickey 17)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 미국상영시간: 137분장르: SF, 판타지감독: 봉준호출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개봉: 2025년 2월 28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시사회가 끝난 후 한 평론가와 영화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평론가가 말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촉’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필자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봉준호 감독을 여러 차례 인터뷰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그...

    2025.02.26 06:00

  • [정태겸의 풍경] (81)충남 서천 장항스카이워크-하늘을 걸어 봄바다를 맞이하다
    [정태겸의 풍경] (81)충남 서천 장항스카이워크-하늘을 걸어 봄바다를 맞이하다

    충남 서천의 바다 한쪽에 자리 잡은 장항 솔바람 곰솔숲은 여러 번 찾았다. 처음에는 솔숲 아래 피어나는 보랏빛 카펫(맥문동꽃)을 보려고, 그 다음에는 숲의 곁에서 캠핑을 하러. 그리고 한 번은 이전에 걷지 못했던 길을 걸으러. 국내 여행은 트렌드에 많이 민감하다. 어느 한 곳에서 주목을 받은 아이템은 이내 다른 지자체에도 등장한다. 출렁다리가 그랬고, 벽화마을이 그랬다. 근래 몇 년 동안은 스카이워크가 유행이었다. 장항의 곰솔숲 끝자락에도 스카이워크가 놓였다. 물론 여행자의 발길을 성공적으로 끌어당긴 다른 곳의 사례를 참고했겠지만, 이곳은 하늘 위를 걸어 바다로 나아간다는 면에서 독특했다. 그래서 올라가 보기로 했다.계단 위를 올라 스카이워크에 섰다. 높은 곳을 걸어서 관광을 즐기는 시설인 스카이워크는 주변 경관에 따라 꽤나 다른 감상을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높게 솟아오른 숲 위로 시선을 두고 걸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길의 한쪽으로는 숲을 두고 다른 쪽으로 바다를 ...

    2025.02.26 06:00

  • [편집실에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집실에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배우 김새론씨가 악플에 시달리다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언론계 종사자로서, 사회생활을 하는 같은 여성으로서 참담한 마음이 듭니다.고인이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한 건 두말할 여지 없는 잘못된 행동입니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로 한 가정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비극이 끊이지 않습니다.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람으로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좀더 신중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오에 대한 법적·도의적 대가를 치르고 활동을 중단하며 자숙하는데도 이어진 비난과 공격의 수위는 가혹했습니다. 온라인에선 인신공격성 악플이 이어졌고, 언론 역시 악의적인 프레임을 그대로 갖다 보도하며 폭력이나 다름없는 행위에 동참했습니다. 정론지를 지향하는 자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고백하며 반성합니다.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들이 지금도 검색하면 나옵니다.우리는 연예인에게 왜 이리 가혹할까요. 특히 여성...

    2025.02.26 06:00

  • [렌즈로 본 세상] 벌써 그립다, 길원옥 할머니 ‘홀로 아리랑’
    [렌즈로 본 세상] 벌써 그립다, 길원옥 할머니 ‘홀로 아리랑’

    고백하자면, 기자가 되고 나서야 수요시위를 경험했다. 7년 전 처음 찾아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는 나흘 전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기정 할머니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길원옥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다시 꺼내 본 사진 속 할머니는 엉성하고 어설픈 앵글 안에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이따금 찾는 시위 현장에서 할머니는 부채질하며, 때로는 두꺼운 목도리를 두른 채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어릴 적 가수가 꿈이었던 할머니는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현장을 지켰다.지난 2월 19일 찾은 수요시위 현장에는 길원옥 할머니의 노랫소리 대신 그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 할머니는 지난 2월 16일 향년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영정에 헌화하고, 묵념하며 할머니를 추모했다. 일부 시민들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뷰파인더로 할머니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해졌다.“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보...

    2025.02.25 06:00

  • [꼬다리] 마라·탕후루와 혐중
    [꼬다리] 마라·탕후루와 혐중

    세상이 나를 상대로 거대한 사기극을 벌이는 것 같은 때가 있다. 탕후루 가게가 우후죽순 생겼을 때도 그랬다. 그러잖아도 단것에 더 단것을 입혀 먹는다는 발상이 혼란스러웠다.얼마 되지 않아 더 이해할 수 없는 유행이 덮쳤다. 짙은 ‘중국혐오(혐중)’다. 심지어 마라탕과 탕후루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데도 광범위하고 과격한 혐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뒤덮었다.내 고향은 서울 자양동이다. 사람들에겐 ‘건대 앞’이라고 소개한다. 사는 곳을 말하면 10여 년 전엔 “아, 그 헌팅의 메카?”라는 말이 돌아왔다. 몇 년 뒤로는 “아, 그 양꼬치 유명한 곳?”이라는 반응이 많아졌다. 값싸고 맛있는 양꼬치를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건대입구역 앞에 들어선 이후다. 그게 좋았다. 헌팅은 안 해봤지만 양꼬치는 먹어봤으니까.음식은 당연히 사람과 같이 왔다. 양꼬치 거리에선 중국어가 자주 들려온다. 중국어로만 된 간판도, 중국인을 위한 상점도 많다. 대표적 차이나타운인 대림...

    2025.02.24 06:00

  • [박성진의 국방 B컷] (26) ‘계엄군 길라잡이’ 의혹 국방부 국회협력단은 62년째 ‘임시 조직’
    [박성진의 국방 B컷] (26) ‘계엄군 길라잡이’ 의혹 국방부 국회협력단은 62년째 ‘임시 조직’

    국회와의 연락·협조 업무를 담당하는 국방부 국회협력단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수사 대상이다. 국방부 국회협력단이 국회에서 계엄군의 ‘길 안내’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2월 18일 용산 국방부의 국회협력단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국회 본청에 있는 국방부 국회협력단 사무실에는 ‘비상계엄령 수사 종료 시까지 출입을 금함’이라는 국회 사무총장 명의의 경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5·16의 유산국방부 국회협력단은 1963년 ‘국방부 국회연락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군 출신 국회의원들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장악하면서 국방위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한편 군이 정치권 동향을 살피기 위한 방편으로 만든 조직이었다. 5·16 군사쿠데타의 잔재인 셈이다. 국방부 국회협력단에 근무하는 장교들은 국방위원들을 깍듯이 모신다. 12·3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2004년 국회연락단...

    2025.02.24 06:00

  • “적폐 공무원 몰아내자” 폭주…트럼프, 헌정 흔드나
    “적폐 공무원 몰아내자” 폭주…트럼프, 헌정 흔드나

    미국 연방정부에 ‘해고 칼바람’이 불어 닥쳤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공무원 인력 감축과 채용 제한을 명령했다.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인 수습사원부터 모조리 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지 며칠 만에 공무원 1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쓸모없는 조직’으로 찍힌 기관들은 간판을 내리고 사실상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야당의 협조도, 의회 입법 절차도 생략한 일방통행식 개혁이었다. 사법부가 절차적 정당성을 등을 지적하며 ‘일시 중단’을 명령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는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정부기관의 인력과 예산을 주무르며 권한을 늘려가고 있다. 의회와 사법부를 ‘패싱’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막무가내식 구조조정은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세계 최고 부자의 ‘연방정부 대수술’, 명분도 절차도 논란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연방정부 대수술...

    2025.02.24 06:00

  • [주간 舌전] “국민의힘 범죄집단 전락”
    [주간 舌전] “국민의힘 범죄집단 전락”

    “국민의힘, 지금은 거의 범죄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보수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보수를 참칭하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 민주당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 역할을 상당 정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평소 소신이 민주당의 입장·위치는 중도 보수쯤에 있다는 판단이다. 중도 좌파 또는 진보, 이건 새로운 영역이 맡아야 한다고 본다. 그게 우리 사회 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표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적이다.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며 “이 엄중한 시기에 왜 진보·보수 논쟁을 끌어들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월 20일 “이미 이재명 대...

    2025.02.24 06:00

  • 청년들이 공공돌봄에 진심인 까닭은
    청년들이 공공돌봄에 진심인 까닭은

    청년참여연대는 지난 2월 12일 방 탈출 형식의 온라인 게임 ‘보미를 도와줘’를 제작해 공개했다. ‘보미’는 게임의 주인공으로 돌봄과 돌봄 노동자를 가리킨다. 이 게임은 공공돌봄의 중요성과 공공돌봄 기관인 사회서비스원을 둘러싼 사회 현안을 상기시키고자 제작됐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보미’의 방 탈출을 돕기 위해서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 해산, 사회서비스원법 개정안 등의 관련 현안에 대해 들여다봐야 한다.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청년참여연대는 청년의 목소리로 사회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취지로, 매해 1~2건의 이슈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공공돌봄’을 캠페인 주제로 선정, 약 4개월간 ‘보미를 도와줘’를 만들었다. 청년은 돌봄과 얼마나 가까울까. 청년들은 공공돌봄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었을까. 지난 2월 19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청년참여연대 원정혜 사무국장(26)과 류수정 캠페이너(23)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돌봄은...

    2025.02.24 06:00

  • 트럼프의 ‘인텔 일병’ 구하기, 삼성에 불똥?
    트럼프의 ‘인텔 일병’ 구하기, 삼성에 불똥?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인텔 파운드리사업부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TSMC의 인수합병(M&A) 가능성에 인텔의 주가는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16% 폭등하며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개선이 절실한 삼성전자는 TSMC에 밀려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다만 시장에서는 인수·합병이 독점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만큼 다른 방법의 절충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 미국의 ‘인텔 살리기’는 바이든 정부 때부터 반도체 패권 장악을 위해 지속해왔던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는 더 강력한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은 관세 부과 대상국과 대상 제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오는 3월부터 반...

    2025.02.24 06:00

  • 국회·정부의 ‘헌재 무시하기’ 도 넘었다
    국회·정부의 ‘헌재 무시하기’ 도 넘었다

    매서운 겨울 추위만큼이나 헌법재판소(헌재)는 최근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한 결정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연일 탄핵 반대 시위가 헌재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 2월 17일에는 무려 40여명의 여당(국민의힘) 의원이 헌재를 방문해 탄핵심판 중인 윤 대통령에게 방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월 19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헌재에 굉장한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재판관이 재판을 진행한다”며 특정 재판관에게 화살을 겨누었다.헌재를 흔들려는 시도는 정치권뿐만이 아니다. 극우 군중이 헌법재판관의 개인적 성향까지 문제 삼고 있다. 문 권한대행의 SNS 행적을 뒤져 문제를 제기했고, 이런 가짜뉴스에 국민의힘에서 공식 반응을 내놓는 일까지 벌어졌다. 문 권한대행의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군중도 생겼다. 온라인에 특정 헌법연구관이 중국인이 아니냐는 가짜 소문까지 퍼졌다.헌법불합치 17...

    2025.02.24 06:00

  • 저 지경이었는데…윤석열과 김건희를 둘러싼 의문들
    저 지경이었는데…윤석열과 김건희를 둘러싼 의문들

    현직 대통령으론 사상 최초다. 형사재판 법정에 선 윤석열 대통령. 2월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차 공판 준비기일 및 구속취소 심문은 약 13분 만에 끝났다. 법정에 선 윤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옆자리에 앉은 변호사에게 뭔가 귓속말을 하는 등의 모습만 보여줬을 뿐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수많은 말을 쏟아냈다. 헌법재판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탄핵소추 심판을 통해서다. 헌재에서 그가 거론한 말을 듣고 많은 사람은 탄식했다. 계엄 선포의 정당성이나 잘잘못 여부를 떠나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자신의 명령을 듣고 수행한 부하들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며 “어찌 저런 사람에게 2년 7개월 동안 나라의 운명을 맡겼던가” 하는 물음이다. 의문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통 사람들이 그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언론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다. 그러나 적어도 그를 가까이서 본 사람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자질 부족’을 눈치챌 수 있었던 ...

    2025.02.24 06:00

  • 동맹 흔들며 팽창하는 트럼프…한·미동맹은 괜찮나
    동맹 흔들며 팽창하는 트럼프…한·미동맹은 괜찮나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좇는 ‘규칙기반 질서(rules-based order)’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라고 불린다. 미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규칙제정자(rule-maker) 역할을 하며 사회주의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군사적 ‘개입’과 경제적 ‘관여’는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확장하고 단극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이 됐다. ‘영토’가 아닌 ‘영역’을 확장하는 미국식 ‘팽창주의’는 19세기 제국주의와 차별화하며 도덕적 정당성도 얻었다. 이른바 ‘세계주의’라고 불리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이렇게 만들어졌다.미국 행정부는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히 교체됐지만 대외정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빌 클린턴(민주당)-조지 W. 부시(공화당)-버락 오바마(민주당)-도널드 트럼프 1기(공화당)-조 바이든(민주당)으로 이어진 미국 행정부는 표현과 정도가 달랐을 뿐, 미국식 ‘팽창주의’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2003년 이라크 전쟁, 2009년 서브프라...

    2025.02.24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이재명의 신박한 자진 납세
    [오늘을 생각한다] 이재명의 신박한 자진 납세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대다수의 일은 그 반대에 가깝다. 1953년 6·25 정전협정 후 미군 포로 21명이 귀국을 거부하고 중국에 남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중국 공산당의 세뇌(brain-washing) 기법을 자세히 소개한 에드워드 헌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포로들에게 공산주의 책자를 암기하고 토론하게 했고,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간단한 메모를 적게 한 뒤 담배·과자 같은 보상을 주었다. 그 결과 포로들은 하나둘 신념을 바꾸면서 신념에 찬 공산주의자가 됐다. 이 황당한 사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신념과 행동의 불일치로 고통스러웠던 미군 포로들은 이미 일어난 행동을 돌이킬 수 없기에 신념을 바꾸는 방식으로 인지부조화를 해결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월 19일 “민주당은 원래 진보정당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말했다....

    2025.02.21 15:0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42) 부조리 돌파구, 반항과 직시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42) 부조리 돌파구, 반항과 직시

    알베르 카뮈(1913~1960)의 대표 작품을 뮤지컬과 연극으로 동시에 접한 것은 처음이다. 소설 <이방인>과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시지프스>, 미완성 유작 <최초의 인간>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퍼스트 맨: 카뮈가 남긴 마지막 이야기>(이하 퍼스트 맨), 후기 소설 ‘전락’을 각색한 연극 <전락> 등이 그러하다. 작년 말 한 달가량 상연된 연극 <정의의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연말연시 공연계는 온통 알베르 카뮈다.우리는 왜 지금 이 시점에 카뮈 작품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일까. 해답은 ‘부조리(不條理)’에 있다.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부조리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는 ‘그것은 모순이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이 정신과 이 세계는 서로 부둥켜안지 못한 채 서로 힘을 겨루듯 떠밀며...

    2025.02.21 15: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45) 정년연장의 꿈과 임금피크의 벽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45) 정년연장의 꿈과 임금피크의 벽

    근로자: “우리는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왜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연봉을 깎습니까?”회사: “임금피크제는 경영난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연령이 아니라 호봉을 기준으로 삭감된 것입니다.”근로자: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았고, 임금피크제로 절감한 재원을 어디에 썼는지도 불분명합니다.”회사: “정년연장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고, 연령차별이 아닙니다.”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높아진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임금피크제라고 합니다.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월급을 삭감당한 근로자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임금피크제는 특정 연령에만 불리한 연령차별에 해당한다. ▲임금 삭감의 정도가 과도하고, 그에 대한 보완조치나 대상조치가 전혀 없었으며, 감액된 재원이 신입사원 채용에 쓰였는지 사용 목적도 불분명하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연령차별금지) 위반으로 무효이며,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반면, 회사는 이렇게 반격합니다. ▲임...

    2025.02.21 15:00

  • [전성인의 난세직필] (35) 40년 후에 쓰는 반성문
    [전성인의 난세직필] (35) 40년 후에 쓰는 반성문

    지난 2월 15일, 서울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찬반 집회가 열렸다고 한다. 대학가는 시위와 집회에 익숙한 곳이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1979년 2학기에는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시위가 있었다. 집회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고.그러나 이번 서울대 집회는 내게 매우 생경하게 다가왔다. 탄핵 반대 집회라니? 그것도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군부 쿠데타를 사실상 옹호하는 집회라니? 그리고 그 속에 자신을 서울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참가자가 있었다니? 그리고 찬반 실랑이 속에서 박종철 열사 사진이 훼손됐다니? 생경함을 넘어 섬뜩함이 머리를 때렸다.아크로폴리스.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되뇌는 단어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잊을 수 없는 단어이기도 하다.서울대는 정말 ‘민족의 영재들’ 길러낸 걸까서울대 경제학과 78학번 김태훈은 내 동기다. 나는 1981년 5월 27일,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태훈이를 잘 알지 못했다(경제학과 동기는...

    2025.02.21 15:00

  • [IT 칼럼] 디지털 시대의 공론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IT 칼럼] 디지털 시대의 공론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디지털 기술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오늘날 정치학, 사회학, 정보과학을 아우르는 복합적 연구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공론장의 개념을 정립한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에 따르면 근대 민주주의는 신문, 잡지, 토론회 등을 매개로 시민들이 공적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공간에서 발전해왔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이 공론장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전통적인 매스미디어 중심의 공론장과 달리,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공론장(Digital Public Sphere)’이 새롭게 형성됐는데, 이 공간은 여론의 생성, 확산, 왜곡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히 오늘날의 디지털 공론장은 단순한 정보 공유의 장을 넘어 여론을 형성하고 정치적 행위를 유발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여론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민주주의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첫째, 알고리즘과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알고리즘...

    2025.02.21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