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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5호

“건물주와 쪽방 주민은 악어와 악어새…공생이 답”

표지이야기

“건물주와 쪽방 주민은 악어와 악어새…공생이 답”

4년 전 정부가 발표한 ‘서울역 쪽방촌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이하 공공주택사업)’은 쪽방 주민에게 기대를 품게 했다. 쪽방 주민 차재설씨는 여름에 10분 넘게 샤워를 하고, 국수를 삶아서 불기 전에 물에 헹구는 삶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쪽방의 공동 화장실에서는 수도꼭지 쟁탈전이 벌어졌고, 늘 쫓겼다. 또 다른 주민 최갑일씨는 18㎡(5.44평)의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면 친구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며칠 살더라도 인간답게”라고 했다.4년이 지나도록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는 공공주택사업은 이제는 주민들에게 ‘희망고문’이자 괴로움이다. 쪽방 주민 김호태씨는 “2021년도에 공공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쪽방 주민들이 엄청 괴로워요. 결과적으로 주민들 못살게 한 거밖에 안 돼요”라고 했다.지난 4년 쪽방 주민들은 알게 모르게 ‘그럴 가치와 쓸모가 있느냐’는 질문에 맞닥뜨려야 했다.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토지·건물주들의 주장에는 공통으로 등장하는 내용...

  • [취재 후] 차라리 다행?
    [취재 후] 차라리 다행?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무슨 달그림자 같은 거를 쫓아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해 ‘비상계엄’은 선포했지만 “실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시적 감수성과 별개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아니면, 말고’식 태도에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 출범 후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대통령이 아직도 본인의 직업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현행 한국 정치구조에서 대통령은 최고의사결정권자입니다. 윤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 명패에 써두었다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문구는 단순한 명언이 아닌 그가 느꼈어야 할 막중한 책임감을 상징합니다. 재판에서야 “아무 일도 안 일어났잖아요, 뭐가 문제입니까” 식의 태도가 유리할지 모르나 정치 지도자가 국민이 보는 앞에서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실제로 그...

    2025.02.12 06:00

  • [우정 이야기]자립준비청년의 밥심 챙겨 홀로서기 돕는다
    [우정 이야기]자립준비청년의 밥심 챙겨 홀로서기 돕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자립준비청년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 기관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홀로서기에 나서는 청년이다.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월 6일 “자립준비청년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청년밥심 스타트온(溫)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업의 골자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아동양육시설에서 퇴소한 자립준비청년에게 식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10개월간 매달 1일에 식비 전용 선불카드로 30만원, 총 30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 신청은 오는 2월 16일까지 우체국공익재단 홈페이지와 한국아동복지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할 수 있다.자립지원청년은 통상 기관을 나설 때 소정의 자립준비금을 받고, 자립 후 5년간 월 50만원씩 자립수당을 받는다. 통계청의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 수급현황을 보면 2022년 자립수당을 받는 자립준비청년은 총 9034명이었다. 18~24세가 7...

    2025.02.12 06:00

  •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다보스맨피터 S. 굿맨 지음·김하범 옮김·진지·3만3000원매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선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를 두고 해법을 모색한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다보스포럼에선 경제적으로 힘이 센 사람들, 특히 억만장자들의 목소리가 주목받는다. 기업이 주주 외 직원, 환경,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 다보스포럼이 시작됐기 때문일 것이다.뉴욕타임스 등에서 경제 담당 기자로 수십 년간 다보스포럼을 취재해온 저자는 억만장자들이 다보스포럼을 통해 공중의 이익을 도모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왜곡하고 자기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보스맨’들이 수십 년간 정부의 긴축재정을 주창한 결과, 교육·주택·의료서비스 등의 공공재가 기업 손에 들어갔다. 그 폐해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통해...

    2025.02.12 06:00

  • [시네프리뷰]9월 5일: 위험한 특종-언론 역사 새로 쓴 ‘테러 생중계’의 뒷이야기
    [시네프리뷰]9월 5일: 위험한 특종-언론 역사 새로 쓴 ‘테러 생중계’의 뒷이야기

    영화는 아날로그로 제작되는 방송프로그램이 어떠한지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묘사한다. 특종을 위한 방송사 간 경쟁, 현장에서 벌어지는 인간적 갈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제목: 9월 5일: 위험한 특종(September 5)제작연도: 2025제작국: 독일상영시간: 95분장르: 스릴러감독: 팀 펠바움출연: 피터 사스가드, 존 마가로, 벤 채플린, 레오니 베네슈개봉: 2025년 2월 5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를 보며 떠올렸던 것은 지난해 12월 3일 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양손에 비화폰을 들고 번갈아 가며 계엄을 지휘하는 모습이다. 본인은 심각했겠지만 상상해보면 뭔가 초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다. 다들 알다시피 그 시도는 실패했다.영화 <9월 5일: 위험한 특종>이 묘사한 ‘1972년 9월 5일 새벽, 독일 뮌헨올림픽의 참사를 생중계한 ...

    2025.02.12 06:00

  • [정태겸의 풍경](80) 경남 창원 마산어시장-마산은 아직 살아 있다
    [정태겸의 풍경](80) 경남 창원 마산어시장-마산은 아직 살아 있다

    마산이라는 이름은 이제 행정구역 명칭에만 남았다. 창원·진해·마산이 통합하면서 과거 부산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마산은 창원이라는 명칭 뒤로 사라져 버렸다. 그럼에도 입에 붙은 ‘마산’이라는 단어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오랜만에 그 도시를 찾아 내려간 길에서도 내내 ‘창원’ 대신 ‘마산’이라는 말만 되뇌고 있었다.이름이 바뀌었어도 풍광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눈에 익은 골목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새벽 공판장의 경매 모습을 보고자 했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찾아간 그 자리는 비록 규모가 크지 않아도 30명 남짓한 경매인과 물건을 내놓고 빼가는 분주한 모습이 남아 있었다. 짧고 간결하게 접어든 공판장 뒷골목. 깜짝 놀랐다. 늘 걸어 다니던 그 골목은 이른 아침마다 어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이런 진풍경을 어디서 봤던가. 1990년대 초중반에 마지막으로 봤던 대도시의 어시장이 살아 있었다. 하얀 입김이 풀풀 나오는 싸늘한 아침에도 사람...

    2025.02.12 06:00

  • [편집실에서] 칠 가이처럼 침착하고 의연하게
    [편집실에서] 칠 가이처럼 침착하고 의연하게

    주간경향 독자님들은 ‘칠 가이(Chill Guy)’를 아시나요. 얼마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터넷 밈(meme)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SNS를 자주 이용하시는 독자님이라면 이름은 몰라도, 본 적은 있을 겁니다. 청바지 차림에 스웨터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갈색 강아지입니다(캥거루나 카피바라라는 말도 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냉소인지 썩소인지, 미소인지 모를 묘한 표정이 특징입니다.칠 가이는 필립 뱅크스라는 디지털 아티스트가 만들어 2023년 10월 엑스(옛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인터넷 밈으로 가공돼 인기를 끌었고, ‘칠가이코인’까지 나왔습니다. 한국에서는 2024년 연말부터 SNS를 중심으로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영어인 칠(chill)은 형용사로 ‘차갑다’는 의미입니다. 명사로는 ‘냉기’, 동사로는 ‘차게 만들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런 의미를 바탕으로 요즘은 ‘느긋하다’...

    2025.02.12 06:00

  • [독자의 소리]1614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1614호를 읽고

    트럼프와 북핵…허무한 윤석열의 2년 반하루빨리 정책 조율을 해서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동맹도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남한을 배제하는 ‘통미봉남’ 전략을 추진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 불허다._경향닷컴 김성****윤이 북·중·러에 반자이(만세)를 외치며 닥돌(닥치고 돌격)했는데, 뒤를 돌아보니 미·일과 북·중·러는 서로 으르렁대면서도 챙길 것은 다 챙기고 있었다._경향닷컴 너부****미국의 종북 대통령. 극우들, 트럼프 물러가라고 외쳐야지._네이버 lyh3****‘게임체인저’ 양자컴, 상용화는 언제?문제는 초전도체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온에서 작동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해결을 위한 실마리들이 보이는 것 같아 대단히 희망적이다. _네이버 kndk****슈퍼컴 시장에서 5년 안에 양자컴퓨터가 대세가 될 거고, 10년 안에 전부 대체돼서 개인...

    2025.02.12 06:00

  • [렌즈로 본 세상] ‘얼음이 녹는다’…지구의 경고
    [렌즈로 본 세상] ‘얼음이 녹는다’…지구의 경고

    매서운 한파에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춘’마저 사라졌다. 입춘인 지난 2월 3일 서울에 올해 첫 한파경보가 발효된 이후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한강의 상·하류에는 유빙이 관측됐고 강변에는 고드름이 맺혔다. 옷을 겹겹이 껴입고 핫팩을 손에 쥔 시민들도 몰아치는 칼바람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한파경보는 영하 15도, 주의보는 영하 12도 이하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절기에 맞지 않는 한파의 주된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북극 온난화다. 북극의 한기는 평소 ‘폴라 보텍스’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갇혀 있다. 차가운 폴라 보텍스를 제트기류가 잡아두고 있었는데,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제트기류가 힘을 잃고 한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온 것이다.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연구소(C3S)는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북극 기온을 영하 1도로 관측했다. 과거 1991∼2020년 평균보다 20...

    2025.02.11 06:00

  • ‘뉴스’ 탈 쓰고 퍼지는 허위정보…막을 방법 없을까
    ‘뉴스’ 탈 쓰고 퍼지는 허위정보…막을 방법 없을까

    “전적으로 거짓이다.”주한미군이 지난 1월 20일 ‘선관위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낸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라는 매체는 지난 1월 16일 “12월 3일 계엄 당일 우리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 국적자 99명을 체포했다”면서 “미군의 심문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선거 개입 혐의 일체를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한미군사령부가 사실을 전면 부인한 명백한 ‘허위정보’다. 선관위는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스카이데일리를 형사고발 했고, 주한미군은 “공공의 신뢰를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 방지를 위해 책임감 있는 보도와 사실 확인을 촉구한다”는 입장까지 냈다.그러나 적극적 해명은 허위정보 전파를 막지 못했다. 선관위와 주한미군이 적극적으로 반박한 이후에도 극우 유튜버가 ‘선관위 내부 중국인 체포 CCTV’라고 주장하는 출처 불명의 영상을 게재하는가 하면, 스카이데일리는 중국인 간첩들이...

    2025.02.10 06:00

  • 딥시크 쇼크, 한국 AI 산업 살릴까?
    딥시크 쇼크, 한국 AI 산업 살릴까?

    한국이 세계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주요 전선으로 부상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흥행에 놀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기업에 투자를 요청하며 협업을 공식화했다. 당장은 한국 기업의 투자를 얻어내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협상력을 잘 발휘해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오픈AI의 행보는 중국 기술 추격에 맞서 일본·한국 등의 아시아 국가들과 AI 동맹을 구축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한국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AI 업계를 뒤흔든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한국이 AI 기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4일 삼성전자 강남 서초 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나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이 AI 논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이...

    2025.02.10 06:00

  • [주간 舌전]“끌어내라고 한 건 국회의원 맞다”
    [주간 舌전]“끌어내라고 한 건 국회의원 맞다”

    “당연히 국회의원이라고 이해했다.”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2월 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증인에게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한 대상이 국회의원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707특임단 인원들은 국회 본관 정문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건물 안쪽으로는 인원들이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며 “윤 대통령이 말씀하신 의결 정족수 문제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끌어내라는 건 본관 안에 작전 요원이 없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라 생각하고 이해했다”고 부연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조건이 아니었으며 지금도 그 생각엔 변화가 없다”고도 덧붙였다.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내가 특전사령관에게 전화한 것은 당시 TV 화면으로 국회 상황이 혼잡해서 현장 안전 문제에 대해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에서 끌어낼 사람을) 인원이라 ...

    2025.02.10 06:00

  • 돌아온 ‘미치광이 전략’, 관세 전쟁
    돌아온 ‘미치광이 전략’, 관세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과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다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3일(현지시간) 이를 한 달 뒤로 유예했다. 북미 관세 전쟁은 한 단락을 넘겨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관세 전쟁은 ‘트럼프가 돌아왔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렸다. 정치·외교 관행에서 벗어나 종잡을 수 없는 언행으로 판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그의 주특기다. 관세 전쟁을 시작한 명분도 그가 줄곧 외쳐온 ‘미국 우선주의’와 맞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통이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고, 그 모든 것은 대가를 치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번 관세 전쟁으로 미국이 얻은 것과 잃게 될 것은 무엇일까?어김없이 반복된 ‘미치광이 전략’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내보인 극적인 태도 변화를 두고 ...

    2025.02.10 06:00

  • 647년 만의 일시 귀향…서산 ‘부석사 불상’의 얄궂은 운명
    647년 만의 일시 귀향…서산 ‘부석사 불상’의 얄궂은 운명

    지난 1월 24일,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불상 한 점이 공개됐다. 높이 50.55㎝, 무게 38.6㎏의 이 불상은 금속을 녹여 관음보살을 형상화했다. 불교에서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은 ‘세상의 소리를 듣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자연히 관음보살상에는 해당 지역 사람들의 시대적 바람이 담기게 된다. 이는 불상이 종교적·예술적 가치를 넘어 그 자체로 역사라고 불리는 이유다.이날 공개된 불상도 제작 시기, 처음 모신 장소 등이 특정된 귀중한 사료다. 고려 말인 1330년 2월 서주 지역에서 제작됐고, 총 32명의 시주자가 있었으며, 불상을 모신 절의 이름이 부석사라는 것까지 확인됐다. 현재 충청남도 서산 지역의 고려시대 행정 명칭이 서주다. 이 지역에 있는 부석사는 677년에 창건된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도비산에 있는 ‘서산 부석사’가 유일하다. 즉 현재의 서산 부석사가 불상이 원래 봉안된 절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 불상이 서산 부석사...

    2025.02.10 06:00

  • 이재명의 포용·통합 어디까지 갈까
    이재명의 포용·통합 어디까지 갈까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를 포용하는 것에서도 흑묘백묘론을 적용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관계자 A씨의 주장이다. 경제정책 분야에 탈이념과 탈진영이라는 ‘우클릭 실용주의’를 내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정치 분야에서도 당의 비주류 인사들에게 포용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지난 설날 연휴 동안 제1야당인 민주당을 들썩이게 한 화두는 ‘포용’과 ‘통합’이었다. 설날 직후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갔고, 문 전 대통령은 포용과 통합을 덕담으로 건넸다. 모양새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비명계의 여러 비판 목소리에도 침묵하다가, 며칠 지난 2월 3일에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는 글을 올렸다.지난해 8월에도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총구는 언제나 밖을 향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당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관리자 계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2025.02.10 06:00

  • 양극화 넘어 허위정보 양산 방치하는 유튜브
    양극화 넘어 허위정보 양산 방치하는 유튜브

    ‘선관위 체포된 중국인 99명 CCTV 추정 영상 발표’, ‘부정선거 증거 중국인 99명’, ‘●[Live] 헐 ㄷㄷ…. 선관위연수원 체포된 중국 간첩 99명 추정 CCTV 영상’ 2월 5일 기자가 유튜브에 ‘선관위 중국인 99명’을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온 콘텐츠 중 일부다. 검색 결과 중 두 번째, 열한 번째, 열세 번째로 나온 영상들이다. 첫 번째 영상은 HNM뉴스가 만들었다. HNM뉴스 콘텐츠는 검색 결과 상위 10개 중 2개를 차지했다.지난 1월 주간경향은 DC인사이드 등 커뮤니티·SNS에 올라온 댓글들과 종전 보도 영상을 조합해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HNM뉴스의 실체’에 대해 보도했다. 위 ‘CCTV 추정 영상 발표’는 주간경향 보도 후 새로 올라온 영상이다. 유튜브 추천 영상 알고리즘은 개인별로 다르다. 해당 유튜브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영상을 추천해준다. 위 HNM뉴스 영상이 기자의 검색 결과에 상위 노출된 것은 지난달 취재를 하면...

    2025.02.10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하나 되는 윤석열·이준석·이재명
    [오늘을 생각한다] 하나 되는 윤석열·이준석·이재명

    폴터링(paltering)이란 적극적으로 일부 사실만 진술함으로써 총체적 진상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잘못된 기억을 심어주는 것을 가리킨다. A라는 사람이 B에게 폴터링 진술을 통해 기만했다고 했을 때, A의 말만 듣고 중요한 판단을 내렸다가 예상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맞닥뜨린 B는 A에게 항의할 것이다. 하지만 이때 A가 보일 반응은 빤하다. 그가 비겁한 사람이라면 “나는 진실을 말했어!”라고 할 것이다.오늘날 한국의 정치인 다수는 폴터링을 습관화한 듯하다. 가령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기자 질문에 “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관계자나 향후 재판을 담당할 관계자들도 모두 저나 우리 국민과 똑같이 채 상병 가족과 똑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유족들과 시민들이 궁금했던 것은 그가 해병대수사단 조사 결과에 격노했는지, 혐의 내용을 빼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지 등이...

    2025.02.07 14:50

  • [꼬다리] 이름에 대한 고민
    [꼬다리] 이름에 대한 고민

    “6·25전쟁인가, 한국전쟁인가.”대학 시절 수강한 국제정치사 수업의 한 대목이 지금도 기억난다. 학생들에게 던지는 난제로 유명했던 선생의 강의는 간혹 정명(正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무리됐다. 공자님 말씀이 아니라 어떤 존재·사건에 올바른 명칭을 붙이려 애써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날 수업은 한국전쟁이 왜 틀린 용어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한반도전쟁’이라면 모를까, 한국만 붙여서는 침략국 북한의 존재를 지우게 된다고 선생은 말했다. 그에 따르면 외국 학자의 ‘The Korean War’ 개념을 게을리 번역한 결과물이었다.국제부에서 일하는 동안 유독 그때 수업을 여러 번 떠올렸다. 내 담당 지역은 일본이지만 가끔 중동 지역 기사도 쓰는데, 사안이 사안인 만큼 대개 ‘가자전쟁’ 관련이다. 전황부터 휴전 협상 진전까지 시점과 관점에 따라 내용은 다양하지만, 상당수 기사가 이런 배경 설명을 포함하곤 했다. “‘가자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

    2025.02.07 14:5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41) 첫사랑이 끝사랑, 기다림의 미학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41) 첫사랑이 끝사랑, 기다림의 미학

    불신과 분노, 분열이 이 시대의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범람하는 가짜뉴스와 혐오 발언들은 더 큰 폭풍을 예고하는 전조 같다. 진실과 정의는 이제 도서관 책 속에나 존재하는 것일까? 불안이 높아지던 차에 뮤지컬 <시라노>, <베르테르>, <웃는 남자>를 만났다. 사랑의 숭고함에 대해 돌아보고 평정심을 되찾게 만드는 이 작품들이 연일 객석을 가득 메우며 몇 달간 상연 중인 것은 시국의 작용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모른다.뮤지컬 <시라노>(레슬리 브리커스 대본, 김수빈 각색·한국어 가사, 김동연 연출·각색,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제이슨 하울랜드 편곡)는 호방하고 기개 넘치는 시라노(조형균·최재림·고은성 분)의 삶을 유쾌하고 뭉클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검객이자 문필가이며 구휼에도 앞장서는 시라노는 모든 것을 갖췄으나 외모가 좀 아쉽다. 코가 너무 커서 놀림당할 때도 많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다. 첫사랑이자 짝사랑인 ...

    2025.02.07 14:50

  • [메디칼럼] (47) 고기도 안 먹는데 이상지질혈증이라뇨
    [메디칼럼] (47) 고기도 안 먹는데 이상지질혈증이라뇨

    고지혈증은 혈액 내 지방 수치가 높은 것을 말한다. 조금 더 자세히 나눠보면 LDL 콜레스테롤이 많거나, 중성지방값이 상승하거나,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은 경우가 있다. 이처럼 혈액 내 지방의 수치가 높고 낮은 경우를 ‘이상지질혈증’이라 하는데, 개인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에 따라 약물로 치료한다.건강검진이 일상화된 요즘에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임에도 약물 복용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더 해본 뒤에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지 않으면 치료를 받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호전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LDL 콜레스테롤은 음식을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 양보다 간에서 합성되는 양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음식 조절이나 운동 증량 등의 노력이 혈액검사에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약물 미복용 기간이 길어진다면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죽상경화증이 진행돼 심장...

    2025.02.07 14:50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27) 보이지 않는 나의 얼굴, 평판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27) 보이지 않는 나의 얼굴, 평판

    나는 내가 둘이다. 그 하나는 내가 아는 나다. 다른 하나는 남들이 아는 나다. 이 둘은 일치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나보다 남들이 아는 내가 더 나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신입사원 때 첫 번째 맡겨진 일이 그 회사 역사를 책으로 쓰는 일이었다. 개발새발 썼는데, 나는 책을 쓴 사람이 됐다. 내가 아는 나는 글을 못 쓰는데, 사람들은 내가 글을 잘 쓴다고 했다. 그런 연유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글을 쓰게 됐고, 김우중 회장 글을 썼다는 이유로 김대중 대통령의 글을 쓰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글을 쓸 기회도 그렇게 주어졌다. 이 과정에서 실제 내 글쓰기 실력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나 자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남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아느냐가 중요했다. 나에 대한 남들의 인식과 평가가 나의 행로를 결정했다. 남들이 나를 인정해주면 나는 잘될 수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잘될 수 없었다.부모님을 비롯해 선생님, 직장 상사 모두 내게 기대를 했다. ‘너는 이래야...

    2025.02.07 14:50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1) 트럼프는 왜 관세 카드를 꺼냈을까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1) 트럼프는 왜 관세 카드를 꺼냈을까

    2025년 1월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25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행한 67개 행정명령을 뒤엎는 조치가 포함됐다. 이어 지난 2월 1일 서명한 행정명령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였다. 다만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조치는 지난 2월 3일 ‘30일간 유예’됐다.멕시코는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와 불법 이주를 억제하기 위해 국경 지역에 1만명의 군인을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는 국경 강화를 위해 13억달러를 투입하고 1만명의 인력을 배치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관세 부과가 진행된다. 이에 맞서 중국 재무부는 지난 2월 4일 미국산 연료를 포함한 특정 수입품에 대해 15% 또는 10% 관세 및 원자재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미국의 역대 정부는 다양한 보호무역 조치를 시행했다....

    2025.02.07 14:50

  • [박성진의 국방 B컷](25) ‘해군의 36년 꿈’ 기동함대 창설···화룡점정은 경항모
    [박성진의 국방 B컷](25) ‘해군의 36년 꿈’ 기동함대 창설···화룡점정은 경항모

    한국 해군의 숙원이던 기동함대사령부(기동함대)가 제주해군기지를 모항으로 지난 2월 1일 창설됐다.기동함대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해상기반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대량 응징 보복)의 핵심부대이자 국가 생명줄인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기동성이 뛰어난 기동함대는 수상·수중·공중의 표적을 원거리에서 조기 탐지하고, 긴 사거리의 대함·대공·대잠·대지 무장으로 타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기동함대는 구축함 10척과 군수지원함 4척 등이 주요 전력이다. 정조대왕함급(8200t)·세종대왕함급(7600t) 이지스 구축함과 충무공이순신함급(4400t) 구축함 등으로 이뤄진 71·72·73기동전대와 소양함 등 군수지원함으로 구성된 77기동군수전대, 육상 기지방호 및 지원 임무를 맡는 1개 기지전대 등 5대 예하 부대가 있다. 정조대왕함이 기동함대의 기함(지휘함)이다.기동함대는 동·서·남해를 각각 담당하는 해군 1·2·3해역함대와는 별도로 그때그...

    2025.02.07 14:50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2) 윤석열은 한국의 트럼프가 아니다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2) 윤석열은 한국의 트럼프가 아니다

    작년 12월 3일 이후, 모두가 던졌던 질문 중 하나는 ‘도대체 왜?’였다. 윤석열은 무얼 위해 그런 짓을 벌였는가? ‘오래전부터 쿠데타를 한번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무속인의 점괘를 믿어서’ 따위의 설명이 농담처럼 떠돌기도 했다. 그동안 밝혀진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이걸 농담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가설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성폭력을 저질러 군에서 쫓겨난 노상원이 무속인과 어울리다가 국방부 장관의 비선처럼 활동하고, 현직 군인들이 이런 인물과 함께 롯데리아에서 쿠데타를 모의하고, 대통령은 이들에게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공격하라고 명령하고, 심지어 무속인이 국회 증인으로 출석하는 광경을 보면서 과연 쿠데타의 이유라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비선 실세 최순실’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는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것처럼 이번 사태도 이해 불가능한 어떤 것으로 남을지 모른다.윤석열, 트럼프, 전두환누군가는 윤석열을 ‘한국의 트럼프’라고 부르는데, 이 둘은 전혀 다르다...

    2025.02.07 14:50

  • [IT 칼럼] 딥시크, ‘일반기억’의 대중화
    [IT 칼럼] 딥시크, ‘일반기억’의 대중화

    인공지능(AI)에는 의식이 없다. 결국 입력을 넣으면 출력하는 전산 설비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의 모든 기억으로 학습된 다소 진보된 외장 기억장치라 할 수 있으니 루소의 일반의지는 되지 못해도 ‘일반기억’이라고는 충분히 불릴 만하다. 인간의 진짜 기억처럼 오염도, 환각도 벌어진다.기억은 입력된 정보의 양과 질에 좌우된다. 출력 정보를 통제하려면 입력을 관리하면 된다. 그렇기에 각국은 제각각의 모델을 지녀야 한다는 ‘소버린 AI’(주권 AI) 국산품 생산 장려 운동에 매료된다. 유럽도 한국도 국가별 AI 순위에 집착하고 있다.그러던 중 온 세상이 딥시크로 시끄러워졌다. 중국으로 향하는 반도체 수출을 막았으니 못 만들 줄 알았던 물건을 보란 듯이 만들어내고, 그 사본 또한 누구나 받아 내릴 수 있도록 공개해버렸다. 무역전쟁 중인 미국 정부, AI 챗봇의 대명사 오픈AI와 구글 그리고 오픈소스 AI 모델로 판을 새로 짜보려던 메타까지 갑자기 머쓱해져 버렸다. 주식시장도 요...

    2025.02.07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