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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9호

“전세, 반전세로 단계 전환하고 기업형 임대 촉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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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반전세로 단계 전환하고 기업형 임대 촉진해야”

전세사기 문제는 수면 위로 올라온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세사기를 ‘사인 간 거래’로 규정한 정부는 ‘전세 종말론’을 꺼내 들며 책임에서 비껴갔다. 피해자들의 노력으로 전세사기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사후 구제책이라 사기를 예방하지는 못한다. 부동산 시장을 연구하는 김경민(53) 서울대 환경대학원(도시사회혁신전공) 교수는 올해 2월 유튜브 채널<김경민의 인사이트>을 개설해 전세사기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알리며 공론화하고 있다. 주간경향은 지난 10월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김 교수를 만나 전세사기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과 제도 개선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전세사기 문제가 공론화된 지 2년이 됐지만 여전히 끊이질 않는다. “정부가 전세사기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은 것이 아직 없다. 정부의 법적·행정 시스템 미비로 전세가 생긴 이래 100년간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구조...

  • [취재 후] 나도 해녀가 될 수 있을까
    [취재 후] 나도 해녀가 될 수 있을까

    나도 해녀가 될 수 있을까. 제주 해녀 문화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해녀 수는 점점 줄어 소멸위기인 상황을 취재하면서 한번 상상해봤다. 잠수복을 입어야 하고, 숨을 오래 참아야 하고, 수 미터 깊이의 바닷속에 들어가야 하고, 수영을 잘해야 하고, 해산물을 찾아야 하고…. 제주엔 해녀학교가 있어 외지인도 해녀가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배우면 될 것이다. 쉽진 않겠지만 여차저차 공부하고 익숙해지면 가능할 것도 같다.그런데 취재를 하면 할수록 해녀가 되기 어려운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어려운 것은 해녀들 사이에 녹아 있는 ‘공동체 문화’였다.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기 전후 불턱(해녀들의 쉼터)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안부를 묻고, 마을에 무슨 일이 있으면 일종의 의사결정도 이 불턱에서 한다. 실력이 좋든 안 좋든, 나이가 많든 적든 채취한 해산물을 함께...

    2024.10.16 06:00

  • [우정 이야기] 하회탈의 고장, 우표로 만나보세요
    [우정 이야기] 하회탈의 고장, 우표로 만나보세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상북도 안동 하회마을의 아름다운 전경을 우표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10월 10일 안동의 주·야경을 담은 기념우표 40만8000장을 오는 10월 18일 발행한다고 밝혔다. 우표에는 하회마을 전경과 야경으로 유명한 월영교의 모습이 담긴다.우정사업본부는 ‘한국도시의 낮과 밤’이라는 주제로 매년 기념우표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이 도시 중 처음으로 선정됐고 안동은 두 번째 도시다. 기념우표는 총괄우체국이나 인터넷 우체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하회마을은 안동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하회(河回)라는 이름처럼 강이 마을을 감싸고 흐른다. 고택과 서원, 정자와 정사 등 전통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회마을은 본래 풍산 류씨의 집성촌이었다. 2010년 빼어난 건축과 문화적 전통의 고장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하회마을 내에 있는 월영교는 한국에서 가장 긴 목...

    2024.10.16 06:00

  • [신간] 새로 쓰는 ‘고래의 역사’
    [신간] 새로 쓰는 ‘고래의 역사’

    다정한 거인남종영 지음·곰출판·2만9000원‘육지에서 바다로 돌아간 포유류’인 고래는 16세기 후반까지도 사람들에게 신비로우면서 두려운 존재였다. 11세기 유럽 바스크족이 문을 연 ‘상업 포경’은 고래 개체 수가 급감하는 결과를 낳았고, 1986년에야 금지됐다. 20세기 고래들은 동물원쇼를 위해서도 착취당했다. 그러다 점점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고래는 ‘다정한 거인’으로 재조명됐다. 특히 2010년대를 전후해 큰 변화를 맞는다. 한국에선 2013년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앞바다에 방사됐다. 최근엔 고래가 법적 권리의 주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환경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최근 10여 년간의 변화를 지켜보며 ‘고래의 역사를 새로 써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고래의 역사, 고래와 인간관계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풀어썼다. 고래에 관한 최근의 과학적 담론과 사회운동도 다뤘다. 고래가 바닷가에서 죽는 ‘좌초’ 현상은 왜 일어나고 고래가 사회적...

    2024.10.16 06:00

  • [시네프리뷰] 어프렌티스-도널드 트럼프라는 문제적 인물의 기원
    [시네프리뷰] 어프렌티스-도널드 트럼프라는 문제적 인물의 기원

    트럼프의 인격 형성에는 그가 사숙하는 누군가가 있었고, 영화가 지목하는 사람은 ‘미국 내 암약하는 공산주의자 사냥’이라는 경력을 거쳐 권력의 배후에서 움직이는 로이 콘이다. 콘이 트럼프의 롤모델이라는 것이다.제목: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제작연도: 2024제작국: 캐나다상영시간: 122분장르: 전기, 드라마감독: 알리 아바시출연: 세바스찬 스탠, 제레미 스트롱, 마리아 바카로바 외개봉: 2024년 10월 23일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수입/배급: ㈜누리픽쳐스사실 내키지 않았다. 우선 포스터. 너무 안 닮았다. 포스터를 보고 ‘도널드 트럼프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앉아 있고, 후견인처럼 뒤에 서 있는 사람은 오바마인가’라고 생각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 트럼프가 출마한 계기가 공개석상에서 오바마가 트럼프를 조크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막상 영화를 보니 트럼프 역을...

    2024.10.16 06:00

  • [정태겸의 풍경](74) 경북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왕자 탯줄 묻어…태교 명소로 각광
    [정태겸의 풍경](74) 경북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왕자 탯줄 묻어…태교 명소로 각광

    성주라는 동네는 참 낯설다. 참외 말고는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그나마 ‘언택트 성지’라는 수식어로, 찾는 이가 많지 않아 도리어 좋은 여행지로 포장돼 알려진 편이다. 처음 경북 성주를 찾았을 때 내 느낌은 그랬다. ‘이런 곳을 왜 몰랐을까.’세종대왕이 자손의 탯줄을 모아서 태실을 만들었다는 것도 몰랐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조선 왕조가 왕가의 탯줄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으며, 구태여 스스로 찾아보는 이도 없다. 세종대왕자 태실을 찾은 후 알게 된 것이 일제의 또 다른 만행이다. 조선의 왕가는 전국의 길지 중 길지를 골라 54기의 태실을 만들었는데, 이걸 일제가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에 한데 모아 버렸다는 것. 이제는 태봉산이니 태봉리 같은 이름으로만 남아 있다. 세종대왕자 태실이 고스란히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게 반가운 건 그래서다.선석사라는 사찰 곁, 태봉의 정상부에 태실은 자리하고 있다. 주차하고 조금만 걸으면 금방이다. 온종일 햇살을 받을 수 있는 ...

    2024.10.16 06:00

  • [독자의 소리] 1598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598호를 읽고

    기후위기로 사막이 된 바다…해녀는 생존할 수 있을까저런 곳에 세금을 써야지. 해녀뿐 아니라 우리나라 유·무형 문화재들,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한테 지원금을 줘야지._네이버 limd****기후위기에 사막이 됐다기에 빙하가 녹아 해수면은 오히려 높아진다는데 웬 사막했더니, 모래사막이 아니라 바다에 건질 게 없어진다는 그 사막이구나._네이버 anfz****제주도 해녀 수가 3만여 명이 될 때도 바다가 황폐해지지 않았고, 그럭저럭 물질로 먹고살 만했다. 그런데 지금은 해녀가 3000명도 안 되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다는 것은 바다 황폐화 원인이 해녀의 남획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_네이버 hans****“국제사회는 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방치하는가”전쟁과 관련 없는 우리나라도 무조건 이스라엘 편드는 사람이 많다. 언론이 하마스나 아랍이 잘못한 것만 크게 기사 쓰는 것도 문제다._네이버 dts1****만약 2000여 년 전에 살던 땅이라고 여진족과 말갈, ...

    2024.10.16 06:00

  • [편집실에서] 가상의 독자에게 말을 붙여보니
    [편집실에서] 가상의 독자에게 말을 붙여보니

    일주일에 한 번 발행하는 주간지에는 어떤 기사를 실어야 할까요. 주간지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항상 품에 안고 사는 고민입니다.요즘 독자들은 ‘뉴스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닙니다. 매일 온라인을 통해 수많은 뉴스가 쏟아집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자가 아무리 많은 공을 들인 기사라도 독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새로 나온 뉴스에 바로 묻혀버리니 다시 기회를 잡기도 어렵습니다.주간지는 태생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뉴스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면서 기사를 생산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하면 애써 취재한 기사가 ‘시의성 떨어진다’는 오명을 쓰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시의성만 챙겨서는 안 됩니다. 그건 매일 기사를 내보내는 방송과 일간 매체들이 훨씬 더 잘하는 일입니다. 주간지만의 무기가 있어야 합니다.저는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지 통 감...

    2024.10.16 06:00

  • [렌즈로 본 세상] 남북관계, 어디로 가는가
    [렌즈로 본 세상] 남북관계, 어디로 가는가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10월 9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보도문에서 “우리 공화국의 주권행사 영역과 대한민국 영토를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공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말했다.10월 9일 찾은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접경지역에서도 북한군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북한군 수십명이 임진강 강가에서 돌을 캐고 나르는 듯했다. 휴일을 맞아 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도 북한군들이 신기한 듯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관광객들은 “오전에 저기에서 뭔가 폭발했대”, “지뢰가 있었던 거 아니야? 께름칙하네” 등 접경지역 북한군의 모습을 보며 추측성 이야기를 나눴다.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다음날인 10월 10일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동해선과 경의선은...

    2024.10.15 06:00

  • [주간 舌전] “명태균 혀끝에 윤 정권 명운”
    [주간 舌전] “명태균 혀끝에 윤 정권 명운”

    “명태균씨 세 치 혀끝에 윤석열 정권의 명운이 걸려 있는 듯한 형국이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월 10일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자고 나면 명씨의 새로운 공천 개입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명씨의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에 놀아나던 박근혜 정권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야당은 해당 논란을 ‘국정농단’으로 보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같은 날 “명태균 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신이 만들어 냈다 하고, 입을 열면 대통령 탄핵된다고 한다”며 “이 지경인데 대통령실은 ‘별로 친분은 없다’는 하품 같은 변명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왕처럼 좋아하는 사람 불러 주연 베풀고 왕비가 하자는 대로 한다. 지금이 21세기인지 구한말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여당...

    2024.10.14 06:00

  • ‘필리핀 이모님’들 이탈 우려 현실화
    ‘필리핀 이모님’들 이탈 우려 현실화

    ‘교육 수당 체불, 밤 10시 통금, 일부 가사관리사 이탈.’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일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서울시와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임금을 월급으로 받을지, 월에 2회로 나눠 받을지 가사관리사가 선택할 수 있게 하고, 통금을 없애기로 했다. 고용불안의 원인이던 종전 7개월의 짧은 체류기간도 최종 3년까지 연장하는 안도 추진된다.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시행 한 달 만에 적지 않은 폭으로 수정됐다. 이는 애초 이 사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시행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사관리사들의 임금수준 등 핵심 원인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돌봄비용을 낮추려는 의도로 시행된 시범사업은 임금수준을 낮추면 가사관리자들이 이탈하고, 임금수준을 높이면 사업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시민사회는 어느 쪽이든 최저임금 언저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 임금수준 딜레마가 돌봄 노동의 적정한 가치를 논의할 사회...

    2024.10.14 06:00

  • ‘개 60만원’ 보상 후 46만 마리는 어쩌나
    ‘개 60만원’ 보상 후 46만 마리는 어쩌나

    지난 2월 제정된 ‘개 식용 종식법(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은 동물 복지 증진을 위해 수십 년간 논란이 된 개 식용 산업을 국가가 철폐하기로 선언했다는 의미다. 이 법에 따라 2027년 2월 7일부터 한국에서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것이 전면 금지된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26일 개 식용 종식까지의 구체적인 절차를 담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식용 개 1마리당 60만원 지원은 되고,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은 안 되냐”고 발언하며 정치 논쟁으로 흘렀지만, 개 식용 종식 절차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기존에 개 식용 산업에 종사하던 농장주, 도축·유통·판매업자들은 “국가가 마음대로 폐업을 강제하면서 보상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 개 농장에서 사육하는 46만6000마리의 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선 확실한 대책이 없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개...

    2024.10.14 06:00

  • ‘약자 복지’ 한다면서 가난한 사람 병원 문턱 높이나
    ‘약자 복지’ 한다면서 가난한 사람 병원 문턱 높이나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김정수씨(가명·57)는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일주일에 한 번꼴로 정형외과를 찾아 주사치료나 물리치료를 받는다. 김씨는 ‘의료급여’ 1종 수급자라 의료비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다. 의료급여제도(노동능력 유무에 따라 1·2종 구분)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국가가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무상은 아니고, 일정 금액을 본인이 부담한다. 1종 수급자는 의원(1차 의료기관)에 가면 1000원, 병원(2차)에 가면 1500원, 상급종합병원(3차)에 가면 2000원을 낸다. 약국에서 약을 지으면 500원을 낸다.그런데 정부가 의료급여 본인부담체계를 이 같은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겠다고 지난 7월 25일 발표했다. 의원에 가면 진료비의 4%, 병원에 가면 6%, 상급종합병원에 가면 8%를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2종 수급자는 1차 의료기관에서만 1000원 정액이고, 나머지는 정률제로 본인부담비를 냈는데 모두 정률제로 통일한다. 수급자...

    2024.10.14 06:00

  • 김일성·김정일 부정하는 김정은 ‘두 국가론’…북한 헌법 개정 될까
    김일성·김정일 부정하는 김정은 ‘두 국가론’…북한 헌법 개정 될까

    북한이 ‘조용한’ 헌법(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 개정을 했다. ‘통일’ 문구 삭제, ‘영토’ 명기 등을 할 것이란 정부 예측과 달리 노동 연령과 선거 나이 등에서 소폭의 수정보충(북한식 ‘개정’ 표현)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6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에 참석해 ‘큰소리’ 친 것과 다르다. 김 위원장은 “헌법에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한다”고 말해 왔다.김 위원장의 의지는 지난 10월 7~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한국식 ‘국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재확인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10월 8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10월 7일, 김 위원장은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찾았다. 이곳에서 “우리가 남녘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두 개 국가를 ...

    2024.10.14 06:00

  • 특검법, 부결과 재발의 무한반복 어찌할꼬
    특검법, 부결과 재발의 무한반복 어찌할꼬

    ‘3전4기.’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3번이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도 역시 3번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입법이 막힌 채 상병 특검법이 또다시 재발의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9월, 그리고 올해 5월과 9월에 각각 발의됐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재재재발의’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세 번의 실패를 딛고 네 번째는 특검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은 ‘2전3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3월과 올해 9월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본회의 통과→대통령 거부권 행사→본회의 재표결 부결’이라는 도돌이표 운명을 겪었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같은 코스를 밟았다. 야당은 김 여사 특검법 역시 재발의를 벼르고 있다.정쟁 속 협치 뒷전…지루한 표대결만21대 국회와 22대 국회에서 연달아 야당은 과반을, 여당은 100석 이상을 차지하면서 생긴 무한 도돌이표다. 여야 정...

    2024.10.14 06:00

  • 김건희 국감, 8년 전 ‘최순실 데자뷔?’
    김건희 국감, 8년 전 ‘최순실 데자뷔?’

    8년 전인 2016년 가을, 정기 국정감사가 9월 26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열렸다. 키워드는 최순실.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최순실의 국정개입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국정감사에 맞춰 ‘문화계 블랙리스트’, ‘미르재단’, ‘삼성전자의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지원 의혹’ 등 단독보도가 연일 쏟아져 나왔다.“교문위 국정감사 중 문체부에 확인한 결과 일부 언론이 보도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수년 전부터 인터넷 등에 공개되어 돌아다니던 명단을 단순 짜깁기한 자료라는 것이 공식 확인되었다.” 국정감사 종료를 하루 앞둔 2016년 10월 14일, 김현아 당시 새누리당 대변인의 현안 브리핑 중 한 대목이다.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현 정부와 대통령은 탄핵감’이라는 정치 테러를 일삼는 야당에 간곡히 요청한다. 지금 이런 허위 자료나 만들 시간이 있는가? 얼어붙은 경기에 씨름하는 민생경제 현장을 한 번이라도 가보았는가. 경제를 외면한 정당이 국민에게 어떤 심판을 받는지 ...

    2024.10.14 06:00

  • 농산물값 안정? 계약재배가 ‘답’이지만 적용 쉽잖아 ‘문제’
    농산물값 안정? 계약재배가 ‘답’이지만 적용 쉽잖아 ‘문제’

    “배추 가격 2만2000원. 지금 ○○마트만 배추 비싼 게 아니고 시장이고 마트고 다 비쌈. (중략) 올해 김장 비싸서 못할 거 같음.”지난달 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배춧값 근황’이라는 글의 한 대목이다. 2만원대 배추는 일부 마트의 사례였지만, 배춧값의 고공행진은 사실이다.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가격 상승폭은 53.6%(지난해 같은 달 대비).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통계도 유사하다. 배춧값이 가장 비쌌던 9월 27일(1포기당 9963원) 기준으로 배춧값은 평년 대비 38.05% 올랐다. 이후 배추 가격은 조금씩 내려 10월 8일 기준 1포기당 8758원이 됐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17.91% 비싸다.부실한 물가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수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 10월 말까지 중국산 배추 1100t을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7~9월에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 생산량(30...

    2024.10.14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나는 왜 그들의 편에 서게 됐나
    [오늘을 생각한다] 나는 왜 그들의 편에 서게 됐나

    인터넷 포털에 ‘레드카드 아동학대’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사건이 있다. 2021년 4월 20일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교실에서 가져온 페트병을 비틀어 소리를 내었고, 교사의 제지에도 반복하자 교사는 레드카드를 준 뒤 방과 후 14분간 청소를 시켰다. 검찰은 이를 아동학대로 보고 해당 교사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헌법재판소는 2023년 10월 기소유예도 취소하라고 했다. 헌재가 교사의 손을 확실히 들어준 셈이다. 헌재 판단에 앞선 2023년 3월 MBC <PD수첩>은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라는 방송에서 이 사건을 다뤘고, 해당 교사는 직접 출연해 무고함을 주장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올해 4월 이 사건 피해 학생의 학부모를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고발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지난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학부모 A씨와 B씨에 대해 “A씨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숍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전주 모 대학 교수인 B씨...

    2024.10.11 16:00

  • [꼬다리] ‘나중’ 유감
    [꼬다리] ‘나중’ 유감

    ‘나중’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3가지다. ①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②다른 일을 먼저 한 뒤의 차례, ③순서상이나 시간상의 맨 끝. 그런데 어떤 나중은 기약 없음의 다른 말로 쓰이기도 한다. 나 역시 “나중에”란 말을 핑계로 원치 않는 약속이나 다짐을 회피한 적이 있다.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다”, “나중에 보자”는 말만 남기고 거절을 완곡히 표현했다고 스스로 위안 삼는 식이다. 반대로 “나중에”라는 상대의 완곡한 거절을 이해하지 못하고 꽤 오랜 시간 뒷말을 기다린 경험도 있다. 혹자는 회피를 목적으로 한 ‘나중에’를 치사한 언어라 표현했다. 두고 보자는 의미를 내포해 상대의 행동이나 상황을 지켜본 뒤 확답을 내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중’과 관련한 두 개의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우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이다. 혹시 있을 미래의 5000만원 이상 주식 수익에 세금이 붙을까 두려운 이들이 금투세 폐지...

    2024.10.11 16:00

  • [메디칼럼](42) 의대 교수란 직함이 부끄럽고 웃프다
    [메디칼럼](42) 의대 교수란 직함이 부끄럽고 웃프다

    나는 국립대학병원 의과대학의 교수다. 그런데 이 직함이 부끄럽다. 최근의 의·정 갈등하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의대 교수의 역할은 교육, 연구, 진료로 구분된다. 나는 진료영역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탁월한 진료, 새로운 치료 방법, 더 자세히 말하면 나는 외과의사니까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해 뛰어난 성적을 내는 것이 지상목표였다. 그래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고, 의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교육은 가장 뒷전이었다. 뛰어난 과학적 역량을 갖춘 교수님들과 만나면 만날수록 그 생각은 깊어졌다. 나는 그들처럼 교과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기존의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읽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실기평가 위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것 배워의과대학생 교육에 관한 생각이 바뀐 것은 학생들을 만나 가르칠 기회가 늘어나면서부터였다. 지금처럼 의과대학에 들어오기 힘들 때라면, 나는 아마 의과대학에 입학조...

    2024.10.11 16:00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23) 상처 극복하기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23) 상처 극복하기

    우리는 관계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직접적인 만남을 넘어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관계가 복잡다단해졌다. 관계가 다면화하면서 이로 인한 갈등도 커졌다. 많은 직장인이 직장생활에서 겪는 첫 번째 어려움으로 인간관계를 꼽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인간관계 고민 중 으뜸은 역시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일 것이다. 상처받았을 때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인정한다우리 삶은 상처투성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내가 받는 상처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다. 억울해하거나 자책할 일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상처는 굳은살이 된다. 부러진 뼈가 더 튼튼해지는 법이다. 상처는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는다.대처한다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이를 외면하거나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않는다. 상처받았다는 걸 인지하고 대응한다. 나의 대처 방식은 감정을 글로 써보는 것이...

    2024.10.11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8)중국에 분열되는 아세안, 남중국해 분쟁의 이면
    [가깝고도 먼 아세안] (38)중국에 분열되는 아세안, 남중국해 분쟁의 이면

    2012년 7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장관회의에서 아세안 창립 45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필리핀과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공격적인 행태를 아세안 공동성명에 포함하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는 “특정 국가 간 영토 분쟁을 아세안 공동성명에 포함하는 것은 아세안의 역할을 벗어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아세안 공동성명은 만장일치로만 채택되기 때문에 캄보디아의 반대로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성명은 발표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아세안 통합성에 의문이 제기됐고, 중국의 ‘아세안 분열 작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해 7월 20일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도 논평을 통해 “중국이 캄보디아를 압박해 아세안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캄보디아 측이 중국을 규탄하는 아세안 성명서 초안을 중국에 공유했고, 중국이 캄보디아를 압박해 남중국해 ...

    2024.10.11 16:00

  • [IT 칼럼] 애플 RCS 지원, ‘카톡 왕국’ 흔들릴까
    [IT 칼럼] 애플 RCS 지원, ‘카톡 왕국’ 흔들릴까

    아이폰 16과 함께 등장한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 18. 가장 큰 캐치프레이즈는 애플판 인공지능 애플 인텔리전스였는데 별로 홍보되지 않는 큰 변화가 하나 더 있다.SMS/MMS를 잇는 차세대 문자메시지 표준 RCS(Rich Communications Services)를 드디어 지원하게 된 것. 독과점이라고 사방에서 압박받던 애플이 백기를 들었다. 등 떠밀려 탑재했어도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기능인데 이번에도 한국에선 무용지물이다.사실 카카오톡이 있으면 RCS가 아쉽지 않다. 통신사에 비용을 내지 않아도 장문과 사진을 전송할 수 있고, 무엇보다 단톡방을 만들 수 있다. 스티커도 보낼 수 있고, 읽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뭔가를 입력할 때 궁금해하며 기다릴 수도 있다. 통신사 기본 문자는 제공해 주지 못하던 체험은 강렬했다. 그렇게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비슷한 위챗과 라인은 각각 중국과 일본에서 왕국을 건설했다.휴대폰 대리점에서도 새 휴대전화기를 산...

    2024.10.11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