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에 불과한 만다린 피시는 만나기 쉽지 않다. 시간 대부분을 산호 가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석양이 바다를 물들이면 10~20분 동안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넓은 바닷속 어디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지 찾기 힘든 데다,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 또한 짧다 보니 만나기 귀한 존재다.
만다린 피시 관찰의 백미는 짝짓기 장면이다. 석양 무렵 짧은 시간 짝짓기에 나서 사람들은 만다린 피시가 석양이 뿜어내는 붉은색을 좋아한다고 믿으며, 붉은색을 만다린 피시의 혼인색이라 부르기도 한다.
2005년 필리핀 세부섬을 찾았을 때다. 만다린 피시를 봤다는 현지 다이버의 안내를 받아 산호 가지 사이에서 숨을 죽인 채 기다리니,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수컷이 보였다. 신중하게 렌즈 초점을 맞추는데 암컷 한 마리가 수컷에게 다가와 배를 맞댄다. 동시에 알과 정자를 방출해 수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배를 맞댄 두 마리는 공중부양을 하듯 20㎝ 남짓 떠올랐다. 2~3초 정도 걸렸을까. 두 마리의 몸짓은 파르르 떨림과 함께 마무리되고 암컷은 가라앉듯 아래쪽으로 떨어져 내렸다. 암컷은 떨어져 내린 탄력대로 산호 가지 아래로 빠르게 몸을 숨겼지만, 수컷은 일정한 높이에서 머물고 있었다. 아래를 살피니 여러 마리 암컷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한 마리가 짝짓기가 끝나면 기다리던 다른 암컷이 수컷에게로 향하고, 다시 두 마리는 배를 맞댄 채 ‘부웅~’ 떠오르기를 반복했다. 이날 관찰한 수컷은 여섯 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했다. 만다린 피시는 암수를 구별하기가 쉽다. 덩치가 크고 푸른 색깔이 짙은 것이 수컷, 덩치가 작고 붉은색을 띠는 것이 암컷이다.
<박수현 수중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