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논란이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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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논란이 말해주는 것

입력 2025.09.17 06:09

수정 2025.09.1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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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 겸손방송국 제공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 겸손방송국 제공

지난 호에 나간 ‘공장장 가라사대-팬덤 권력’ 기사들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용기 있게 썼다”, “걱정이 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는 응원도 있었고, “열등감 폭발한 기사”, “기레기들의 김어준 죽이기” 같은 비난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는 분명 권력이었습니다. 주간경향 기자들의 취재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은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 자체를 회피했고, 미디어 전문가들도 자신의 코멘트가 기사에 인용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공감한다는 뜻을 전해온 의원들이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이는 곽상언 의원 한 명뿐이었습니다. 사내에서도 이런 기사 쓰면 구독자 더 떨어진다는 우려가 농담처럼 오갔습니다.

이번 기획은 석 달 전쯤 부서 저녁식사 자리에서 시작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어심(김어준이 미는 정청래 후보)’, ‘명심(이재명 대통령이 미는 박찬대 후보)’ 논란이 불거지던 때였죠. 대화는 자연스레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 이야기로 흘렀고 계엄과 탄핵, 대선 국면을 거치며 더 뚜렷해진 ‘김어준 파워’로까지 확장됐습니다.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획이 본격화됐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의 방송을 많이 보는지, 정치권과 김어준 방송의 공생 관계는 어떻게 형성됐는지, 그 방송이 여론을 만들어가는 방식은 무엇인지를 추적하면서 주간경향 기자들이 내린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김어준 현상은 결국 정치권과 레거시 언론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입니다. 이번 기획은 김어준씨를 악마화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의 영향력에 편승해 합리적 토론과 의사결정 기능을 상실한 정치권, 그리고 달라진 소통 방식과 뉴스 소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길을 잃어버린 기성 언론의 문제를 고민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김어준씨 역시 저널리즘을 추구한다면 자신의 언어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야 합니다. 유튜브 권력을 지적한 곽 의원에게 합리적 비판보다 인신공격성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는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주간경향 기자들의 얼굴 사진을 박제한 SNS 게시물도 보였습니다. 반박이나 비판은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상식과 절제를 갖춘 방식이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 주간경향은 세계적 돌풍이 계속되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한국에서 나오기 힘든 구조적 문제들을 짚어봅니다. <케데헌> 같은 콘텐츠가 ‘한국산 한류’로 지속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분석했습니다. 과거 비극의 역사 속에서 스러진 영혼을 기리는 활동을 하는 무속인 이지녀씨를 만나 이런 활동을 하게 된 이유와 무속의 의미 등을 들어봤습니다. 이상기후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데요, 농산물 가격 급등에는 불합리한 유통구조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농산물 유통시장인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중심으로 뭐가 문제인지 살펴봤습니다.

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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