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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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랠리,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전망”

이형수 대표 “예상보다 2배 많은 아마존 서버 교체 물량이 메모리 수요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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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5-10-10 1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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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조영철 기자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조영철 기자 

    “연말까지는 물론이고 내년 상반기까지 랠리가 이어질 거라고 본다. 2027년 전망은 엇갈리고 있어서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가 안전하게 상승할 수 있는 국면이다. 현재 포트폴리오에 반도체 비중이 적다면 2차 랠리가 오기 전 늘리는 걸 권한다.”

    최근 K-반도체 주가에 대한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 다음날인 10월 10일 오전 9만44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었고, SK하이닉스 역시 10일 오전 장중에 43만9250원으로 역대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대표는 IT(정보기술)·반도체 투자 전문가로 ‘바로 써먹는 최강의 AI 혁명 투자’ ‘AI 텐베거 투자’ 등을 출간했으며, 유튜브 채널 ‘IT의 신 이형수’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에게 K-반도체 빅2 주가 전망 및 AI(인공지능) 혁명에 대해 물었다.

    SK하이닉스 40만 원 중후반대까지 오른다

    상반기까지 5만 원 선을 유지하던 삼성전자가 급격히 오른 가장 큰 원인은 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마존의 일반 서버 투자 증대다. 2017~2018년에 이어 교체 사이클이 도래한 것이다. 당시 수명을 3~4년으로 예측했지만 소프트웨어를 개량하고 하드웨어 역시 일부 부품만 갈아 끼우는 식으로 수명이 연장되고 있었다. 그래서 전문가들도 언제 교체 사이클이 도래할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아마존이 당초 예상보다 2배 많은 주문량을 내놓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당시 투자가 함께 이뤄진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교체 사이클이 본격화할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어디까지 오를까. 

    “전 고점(장중 9만6800원) 경신은 충분해 보인다. 그 속도가 빨라지려면 22조8000억 원 규모 테슬라와의 계약처럼 파운드리 사업에서 ‘뉴딜’이 나와야 한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가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지 않나.

    “퀄테스트라고 통칭하지만 여러 단계가 있다. 크게 엔지니어링 샘플 제출 단계와 커스터머 샘플 제출 단계가 있는데, 후자가 중요하다. 엔지니어링 샘플은 메모리 3사 다 통과한 것으로 보이고 커스터머 샘플은 SK하이닉스만 통과한 듯하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커스터머 샘플 통과는 내년 초까지 밀릴 수도 있을 것 같다.”

    SK하이닉스 주가는 7월 ‘골드만삭스 쇼크’로 8% 이상 빠지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과잉 공급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공급이 쉽게 늘어나지 않으리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주가 40만 원 터치 배경에는 스토리지 쪽의 예상치 못한 수요 회복이 크게 작용했다.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가격을 인상하면서 엔터프라이즈형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를 촉발했다. SK하이닉스는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의 SSD에 강점을 갖고 있다. 마켓셰어를 보면 SK하이닉스 36%, 마이크론 17%, 삼성전자 9%다. 삼성전자가 9세대 QLC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어 SK하이닉스가 더 많은 수혜를 누리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상승폭을 어디까지 예상하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50조 원 중반인데 그렇다면 40만 원 중후반대까지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최근 한 달 사이 외국인이 두 종목을 총 9조 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일종의 외국인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다. 예상치 않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대다수 외국인투자자가 투자 비율을 높여야 했다. 이 때문에 가격 급등이 발생했다고 본다. 단기간에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수급이 쏠린 만큼 어느 정도 비중이 차면 매수 속도는 줄어들 것이다. 연말부터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는 2차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데, 그 전에 조정이 발생하면 투자할 기회다.”

    반도체 전공정 부활

    어떻게 옥석 가리기를 하면 되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중심으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쪽에 수급이 집중될 것 같다. 그동안 소부장 트렌드는 후공정에 집중돼 있었다. 그게 AI 사이클을 이끌어왔고, 한미반도체라는 슈퍼스타가 나왔다. 연말부터 내년까지 랠리에서는 ‘올드스쿨’, 노광, 증착, 식각에 이르는 전공정 관련주가 많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ASML, 도쿄일렉트릭, 테스, 티씨케이, 램리서치, 하나머티리얼즈 같은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반도체 투자에서 조심해야 할 포인트는 없나.

    “변수가 될 만한 건 중국의 범용 메모리 공급이다.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같은 회사가 서버용 칩이나 HBM 시장에 진출하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CXMT가 DDR4 물량을 쏟아내며 가격을 레드오션화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클라우드 업체들이 안정성 문제로 CXMT 주문량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중국산 메모리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엔비디아 주가가 19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AI 주도주 위치를 유지할까.

    “소버린 AI 수요가 얼마나 빨리 나오는지가 관건이다. 빅테크의 자본 지출 규모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일본, 유럽, 인도 등에서 얼마나 빨리 소버린 AI 수요가 나오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면 엔비디아는 더 상승할 수 있다. TSMC, SK하이닉스 등 ‘삼각동맹’ 기업도 마찬가지다. 만약 소버린 AI 개발 속도가 늦다면 엔비디아는 완만하게 상승하고 AI 소프트웨어 쪽이 더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 팔란티어 같은 기업 주가가 더 뛸 것이다.”

    팔란티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600배에 달하는 등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왜 계속 상승하나.

    “팔란티어 온톨로지(ontology) 기술이 독점적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대부분 팔란티어 기술력을 다른 회사들이 당분간은 따라가지 못해 엔비디아처럼 독점력이 더 강화되리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AI 버블은 이제 초입 단계

    AI 버블 논란도 주기적으로 대두된다. 

    “AI 버블 초입은 맞다고 본다. 과열되긴 했지만 아직 밸류에이션으로 설명이 안 되는 시장은 아니다. 경계는 해야 하나, 이 버블에 올라타지 않는 것이 리스크가 더 크다. 가령 ‘3저 호황’ 때 부동산 버블이라고 했지만 그때 기회를 잡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자산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AI 버블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10~20년 후 자산 격차가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한다.”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은 계속 성장할까.

    “M7의 S&P500 비중이 역대급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현 AI 버블을 과거 닷컴 버블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이 다르다. 물론 M7 내에서도 엔비디아,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혁명기에 비교적 잘 대응했다. 테슬라도 피지컬 AI에서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본다. 다만 아마존과 애플은 파격적인 조치가 없으면 힘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AI 주도주가 있을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업사이드는 남아 있다고 본다. M7을 제외하고 주목받는 기업은 브로드컴과 오라클이다. 핀테크 업체 로빈후드,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등도 충분히 관심 가질 만하다.”

    어떤 분야에 주목해야 하나.

    “이제는 AI 클러스터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칩과 칩을 연결하고, 서버와 서버를 연결하고,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AI 네트워크 업체 아리스타 네트웍스, 셀레스티카, 아스테라랩스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또 데이터센터가 많아지면서 전력 수요가 폭등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등도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한다.”

    AI 혁명 시대에 투자에서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테크 혁명기에는 ‘쇼티지’라는 키워드에 주목하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AI 혁명이 시작될 때는 스케일의 법칙이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가장 부족했다. 반도체 수급이 해결된 다음에는 서버가 필요했다. 그다음에는 클러스터를 꾸려야 하니까 네트워크가 필요했고, 전력 수요도 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시장 관심이 옮겨 가는 것이다. 각 분야에 해당되는 기업을 공부해 쇼티지가 발생했을 때 어떤 기업을 골라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테크 혁명은 생각보다 길게 지속된다. 과거 강남 아파트가 오르기 시작할 때 팔아버린 사람들은 다시 들어가기 힘들었다. AI 분야 공부를 지속하며 장기 관점에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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