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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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고성장하는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시장 본격 진출

美 알트리아와 니코틴 파우치 기업 인수… 배당정책은 지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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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5-09-2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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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경만 KT&G 사장(왼쪽)이 9월 23일 빌리 기퍼드 알트리아 대표이사와 글로벌 니코틴·비니코틴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 기반 구축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G 제공

    방경만 KT&G 사장(왼쪽)이 9월 23일 빌리 기퍼드 알트리아 대표이사와 글로벌 니코틴·비니코틴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 기반 구축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G 제공

    KT&G가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기존 궐련·전자담배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차세대 무연 담배 분야로 외연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KT&G는 미국 1위 담배 제조사 알트리아와 함께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기업 ASF(Another Snus Factory)를 인수한다고 9월 24일 밝혔다. 총 인수금액은 2624억 원이며 KT&G는 1605억 원을 투입해 지분 51%를 확보할 예정이다. ASF는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아이슬란드에서는 1위, 스웨덴에서는 2위, 노르웨이에서는 3위를 기록 중인 시장 강자이기도 하다.

    젊은 층 수요 높은 니코틴 파우치

    지금까지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시장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는 시장 판도에 변화를 예고한다.

    니코틴 파우치는 곱게 간 담배 입자가 티백이나 파우치 형태로 포장돼 있어 흡연자가 입술로 물거나 잇몸 사이에 끼워 니코틴만 섭취하는 제품이다. 연기나 냄새가 없다 보니 실내는 물론, 비행기나 지하철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일부 제품은 금연 보조제로도 활용된다. 국내에선 아직 판매되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대중적인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세계 니코틴 파우치 제품 판매량은 155억9510만 개로, 전년(234억6530만 개) 대비 50.5% 증가했다. 올해는 301억 개, 2027년에는 419억 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3년 대비 168.7% 성장하는 셈이다.업계는 해당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약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은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니코틴 파우치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 PMI의 진(ZYN)은 2024년 기준 미국 시장점유율 약 74%를 기록했다. BAT(British American Tobacco)의 벨로(Velo)도 민트, 과일 등 다양한 향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KT&G는 성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방경만 KT&G 사장은 ASF 인수 배경에 대해 “니코틴 파우치는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신속한 대응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ASF의 니코틴 파우치 ‘LOOP’.  ASF 홈페이지 캡처

    ASF의 니코틴 파우치 ‘LOOP’. ASF 홈페이지 캡처

    주당 배당금 6000원으로 상향

    KT&G는 배당정책도 강화한다. KT&G는 1999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하며 배당금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거나 상향해왔고, 올해는 주당 6000원으로 올렸다. 2022년 5000원, 2023년 5200원, 2024년 5400원으로 점진적으로 인상해오다가 올해는 증가폭을 더 확대한 것이다. 올해는 중간배당금에 주당 200원 인상분을 반영했으며, 나머지 인상분은 결산 배당에 반영할 계획이다.

    배당정책 강화 배경엔 자사주 매수와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조치가 있다. KT&G는 9월 24일부터 약 2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한다. 이는 지난해 예고했던 1600억 원보다 1000억 원 증가한 규모다. 전체 주주환원 규모로 보면 전년 대비 171% 확대된 수치다. KT&G는 “장기투자자들과 소통을 통해 배당 확대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했다”며 “총주주환원율 100% 달성을 목표로 총주주수익률(TSR)을 높이는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T&G의 이번 ASF 인수가 기존 궐련 및 가열식 전자담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글로벌 차세대 무연 제품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알트리아와의 합작사(JV) 구조를 통해 미국 및 유럽 주요 시장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로써 PMI, BAT 등 글로벌 경쟁사와 유사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니코틴 파우치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분야로,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 확대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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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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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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