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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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수익률 47.43%, 10년 만에 최고치 뚫은 중국 증시

AI·전기차·태양광이 주도… 9월 들어 조정 보이며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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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9-1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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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테슬라 판매량을 넘어선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 뉴시스

    유럽에서 테슬라 판매량을 넘어선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 뉴시스

    중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한국과 미국 투자 ETF를 압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9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수익률 상위에 오른 10개 ETF 상품 가운데 8개가 중국 ETF로 확인했다(표 참조). 그중 1위를 차지한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은 한 달 수익률이 47.43%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은 최근 중국 본토 증시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가능했다. 먼저 상하이종합지수는 4월 7일 상호관세 사태로 3096.58까지 급락한 바 있지만 8월 26일 3883.56으로 장을 마치며 2015년 8월 7일(3744.20)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전종합지수도 8월 27일 2464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강세장 배경으로 먼저 관세 리스크 완화를 꼽는다. 미국이 4월 초 상호관세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중국이 고율 관세 표적이었지만 관세 부과가 두 차례 유예되면서 부담 요인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또 중국 정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풍부해진 유동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과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응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며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은 데다, 첨단산업의 과잉 생산 및 출혈 경쟁 완화를 위해 대규모 감산과 구조조정 정책(공급 개혁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세 리스크 완화, AI 반도체 자립 선언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급등한 ETF는 모두 테크 기업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수익률 1위를 차지한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과 6위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22.56%)는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가 유럽에서 테슬라를 꺾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급등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8월 말 발표한 7월 신차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신차 판매량은 8837대로 전년 동월 대비 40.2% 감소한 반면, BYD는 1만3503대를 판매하면서 같은 기간 225.3% 증가율을 기록했다. 

    BYD의 약진은 BYD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ACE BYD밸류체인액티브’ 수익률도 끌어올렸다. 7월 상장된 이 상품에는 단기간에 투자 자금이 집중되면서 한 달 수익률이 18.46%를 기록 중이다. ‘ACE BYD밸류체인액티브’는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와 경쟁하는 중국 전기차 기업 BYD를 25%까지 담고, BYD 부품 모듈 제작사 BYD일렉트로닉을 10%에서 최대 15% 비중으로 채우는 BYD 집중투자형 ETF다.



    수익률 3위에 오른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25.01%)과 8위 ‘PLUS 심천차이넥스트(합성)’(21.88%)은 선전거래소 내 벤처기업 주가와 연동된 차이넥스트 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이다. 7위를 차지한 ‘ACE 중국과창판STAR50’(22.01%)과 9위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20.08%)은 ‘중국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과창판은 상하이거래소에 개설된 중국의 기술 혁신 기업 전용 시장으로, STAR50은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특히 ‘ACE 중국과창판STAR50’에는 8월 한 달간 주가가 113% 급등한 AI 반도체 설계기업 캠브리콘이 가장 높은 비중(13.44%)으로 담겨 있다. 

    수익률 2위를 기록한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26.55%), 4위에 오른 ‘SOL 차이나태양광CSI(합성)’(24.62%)은 7월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10대 핵심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공급 최적화, 낙후 생산설비의 질서 있는 퇴출 추진을 예고하면서 수익률이 상승했다. 구체적인 공급 개혁 방안은 9월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철강·화학 등 전통 산업과 이차전지·태양광 업종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9월로 접어들면서 수익률 상위에 오른 ETF 상품이 일제히 5% 안팎 하락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과열된 주식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9월 4일 3765.88까지 하락했다가 곧바로 3800대를 다시 넘어섰지만 이후 3810~382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강세장 추세 안 꺾여” vs “주가 매력 소멸”

    전문가들 전망도 엇갈린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3일 열병식 이후 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도 “이번 강세장 추세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업종과 고배당주가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며, 10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이슈로 기술주가 재차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중국 본토 주식은 펀더멘털 둔화와 부족한 정부 부양 정책 모멘텀 등을 고려하면 주가 매력이 소멸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적 개선 및 주가 매력이 있는 홍콩 테크주 비중을 늘리는 것이 투자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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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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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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