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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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잭팟… 주가는 소부장이 더 올랐다

7월 25일 대비 원익IPS 48.73% 상승… “소부장주 상승세 하반기에도 지속”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8-19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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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애플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GETTYIMAGES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애플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GETTYIMAGES

    최근 삼성전자가 잇달아 낭보를 전했다. 7월 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약 23조 원 규모의 테슬라 차세대 칩(AI6) 생산 계약을 따낸 데 이어, 8월 7일에는 삼성전자가 직접 설계까지 담당하는 애플 이미지센서(CIS)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한때 사업 철수설까지 돌았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및 파운드리 사업이 일단 회생 돌파구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에서 2023년 2조5000억 원, 2024년 5조3000억 원, 올해 상반기 5조 원가량 영업적자를 냈다.

    원익IPS, 두산테스나, 코미코 최대 수혜 기대

    시장은 주가 상승으로 반응했다. 테슬라와의 계약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 거래일인 7월 25일 6만6000원으로 장을 마무리한 삼성전자는 7월 28일 7만400원으로 올랐고, 8월 13일 종가 기준 7만1900원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률로 계산하면 8.94%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전자발(發) 훈풍의 주인공이 삼성전자만은 아니다. 삼성전자 공급망에 속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기 때문이다(표 참조). 

    같은 기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반도체 장비업체 원익IPS다. 7월 25일 2만7500원이던 주가가 4만900원까지 오르면서 48.73% 상승했다. 또 8월 13일에는 장중 한때 4만33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원익IPS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요한 박막 형성용 증착 장비와 열처리 장비를 공급한다. 키움증권은 원익IPS를 반도체 장비 업종 톱픽(최우선주)으로 유지하면서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팹(fab·공장) 투자 및 평택4공장 투자에 따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2만7200원에서 3만5500원으로 오르며 상승률 30.51%를 기록한 두산테스나는 시스템반도체 웨이퍼 테스트를 하는 기업이다. CI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전문기업으로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웨이퍼 테스트 1차 벤더업체인 만큼 이번 삼성전자 수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조수헌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CIS 후공정 전량을 미국에서 진행한다고 해도 두산테스나는 장기적 수혜를 받을 수 있으며, 국내 생산이 병행될 경우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품 코팅과 세정 업무를 담당하는 코미코도 수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6만 원이던 주가가 7만8300원까지 올라 상승률 30.33%를 기록한 것이다. 코미코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는 이미 미국 공장을 운영 중이라는 사실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공장 건설 및 라인 설치가 완료돼 테일러 팹 가동 시 즉시 대응이 가능해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미국 시장에서 코미코의 성장 잠재력이 상당하다며 소재 및 부품 업종 가운데 톱픽을 유지했다.



    18.25%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솔브레인은 미국에 자회사를 두고 협력 중이며, 삼성전자 테일러 팹 인근에 자체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 초산계 식각액을 납품하고 있는데,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현지 생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초산계 식각액을 대체할 소재도, 솔브레인의 경쟁 업체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화학 소재 제조기업 이엔에프테크놀로지도 수혜 기업으로 꼽으면서 삼성전자 오스틴 팹, 테일러 팹 대응을 위해 미국 법인 설립 및 공장 건설을 완료했으며, 테일러 팹 가동 시 이익 개선 폭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용 그래파이트(흑연) 소재 강자 티씨케이도 주가가 24.68% 상승했는데, 키움증권은 “티씨케이의 반도체용 실리콘 부품(Solid Sic)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2㎚ 공정에 첫 사용돼 중장기적인 실적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포토마스크 원재료를 생산하는 에스앤에스텍(12.41%), 반도체 전공정 박막 형성 장비업체 유진테크(17.31%), 반도체 레이저 응용기기 전문기업 이오테크닉스(13%),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솔루션 제공업체 네패스아크(15.83%),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하나마이크론(16.39%)도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두 자릿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장비 입고 내년부터 시작될 것”

    이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연이은 협업 소식으로 실적 개선(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반도체업종을 눌러왔던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이 강하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소부장주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원익IPS와 솔브레인을 삼성전자 대규모 수주에 따른 대표적 수혜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두산테스나와 하나마이크론을 주목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테슬라 물량을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명확한 고객을 확보한 만큼 하반기 구체적인 운영 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인프라 준공이 마무리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장비 입고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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