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짜임? 해볼게요’는 기자가 요즘 화제인 현상, 공간, 먹거리부터 트렌드까지 직접 경험하고 진짜인지 확인하는 리얼 체험기다.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다. 화제의 ‘라부부(LABUBU)’ 이야기다. 일단 파는 곳에 들어가야 살 수 있을 텐데, 입장부터 쉽지 않다. 100% 예약제인데 티켓이 전량 매진돼 예약 페이지조차 닫혀버린 서울 성동구 성수동 ‘라부부의 수상한 편의점’ 팝업스토어(라부부 팝업)에 기자가 출동해 그 뜨거운 인기를 직접 느껴봤다.

“몬스터인데 귀엽고 표정이 다양해 발칙한 매력이 있달까요.”

9월 12일 라부부 팝업 오픈 첫날 크리에이터 큐영(이영우·34)에게 라부부의 매력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장바구니에 ‘테이스티 마카롱 페이스’와 ‘하이라이트’ 시리즈 인형 키링을 비롯한 여러 라부부 제품을 가득 담은 그는 백팩에 라부부 코카콜라 시리즈 인형 키링을 달고 있었다.

라부부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캐릭터 중 하나다. 중국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 기업 팝마트인터내셔널그룹의 대표 캐릭터로, 2019년 출시 이후 미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인당 10만 원 이상 구매

그런데 이번엔 편의점을 콘셉트로 한 팝업스토어 ‘라부부의 수상한 편의점’이 9월 25일까지 운영된다. 기자는 오픈 시간을 조금 넘긴 오후 1시쯤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개장 30분 만에 입구는 많은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로 붐볐고, 일반 관람 예약자는 오후 5시부터 입장할 수 있었다. 내부는 라부부 세계관을 그대로 구현한 듯했다. 

매장 안에 숨은 라부부를 찾는 게임 코너, 편의점 점장이 돼보는 포토존, 자판기처럼 꾸민 포토부스, 구매한 라부부를 전자레인지 미니어처 배경 안에 넣고 촬영하는 포토존까지 테마별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돼 있었다. 

가장 붐빈 공간은 상품존으로, 이번 팝업스토어 한정으로 나온 제품은 8종. 수상한 편의점 시리즈 인형 키링, 어묵 꼬치 인형 키링 등이 포함됐고, 하이라이트 시리즈 인형 키링 등 인기 제품군인 ‘팝이슈’ 시리즈 8종도 함께 판매했다. 모든 제품은 인당 구매 수량이 정해져 있으며, 특히 팝업스토어 한정 제품은 인당 3개까지만 구매 가능했다. 매장 직원은 “인당 보통 3~4개씩 구매해 10만 원 넘게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날 가장 인기 있던 제품은 ‘수상한 편의점 시리즈 인형 키링’이다. 팝마트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팝업 게시물에는 “정시에 들어갔는데 예매가 안 됐다” “하루에 몇 명 받는 거냐”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구영실 팝마트 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더 많은 인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팝업스토어 관계자에 따르면 시간당 50명씩 9회 차로 예약을 받았다. 

가짜 ‘짭부부’ 주의보에 되팔이까지

라부부는 토끼 외형에 9개의 상어 이빨을 가진 장난꾸러기 몬스터처럼 생겼다. 2015년 홍콩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카이싱 룽이 ‘더 몬스터즈(The Monsters)’ 시리즈 일부로 창작한 캐릭터로, 팝마트가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면서 지금의 제품들이 만들어졌다.

9월 17일 기준 팝마트 코리아 공식 스토어에서 ‘라부부’를 검색하면 12개 제품 중 11개가 품절이다. 랜덤박스 방식이라는 제품 특성상 원하는 색상이 나올지 알 수 없다 보니 팝업스토어에서도 인형 키링은 2개 이상 구매하는 이가 많았다.

그 결과 되팔이(리셀) 거래도 활발하다. 팝업스토어에서 2만1000원에 판매된 ‘테이스티 마카롱 페이스’ 키링의 경우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3만4000원에 판매 중이었다. 당근마켓에 라부부 사진을 올리고 인공지능(AI) 추천 가격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3만2000원에서 4만1000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었다. 인형 키링의 경우 색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는 특정 색상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인기는 위조품 문제로도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라부부를 본뜬 ‘라푸푸(Lafufu)’가 등장했다. 명동 노점에서도 라부부와 유사한 캐릭터 인형 키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8월 6일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통관 보류된 라부부 위조 제품은 7000점에 달했다. 해당 제품은 주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며, 가격은 정품의 절반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형과 로고까지 정품과 유사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기와 화제성은 모기업 주가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9월 15일 기준 팝마트인터내셔널그룹 주가는 257홍콩달러(약 4만5700원)로 1년 새 422.89% 상승했다. 6월 30일 공개한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04.4% 증가한 138억8760만 위안(약 2조7000억 원), 순이익은 385.6% 증가한 46억8170만 위안(약 9102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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