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같은 인생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출간한 이은철 목사. 박해윤 기자
인천 강화군 임마누엘교회 이은철 담임목사의 말이다. 바람이 불면 눈앞의 길마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광야처럼, 인생도 시시때때로 방향을 잃어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이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불안에 휩싸이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 목사는 주저하지 않고 “목적의식의 부재”라고 답한다.
불안을 이기는 힘은 ‘자기 사랑’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스스로 답하지 못하면 불안은 깊어진다”면서 “삶의 의미가 분명해야 방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목적의식이 없는 인생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반대로 확고한 목적을 가진 사람은 고난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이 목사가 이런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긴 학문적 연구와 목회 경험이 바탕이 됐다. 젊은 시절부터 목회자로서 사람들을 돕던 그는 단순한 위로나 설교만으로는 삶의 근본적 문제를 풀기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더 깊이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숭실대에서 상담학을 공부하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문을 통해 얻은 지식은 목회 현장에서 힘을 발휘했다. 법원에 이혼장을 제출하려던 부부가 교회에 들러 상담을 받은 뒤 화해에 이른 사례, 수년간 정신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던 우울증 환자가 가족과 공동체의 지지 속에서 회복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제적 어려움, 자녀 문제, 직장이나 인간관계 문제로 무너진 이들 역시 그와 상담한 뒤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그는 이런 경험 속에서 “삶은 예측 불가능한 광야와 같고, 그 광야에서 불안을 극복하려면 반드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는 통찰을 얻었다.
그렇다면 광야 같은 현실에서 목적의식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수시로 길이 바뀌는 광야에서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길을 잃을 수 있지만, 나침판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확실한 나침판만 있다면 인생은 절망의 땅이 아니라 방향을 찾는 훈련의 장이 된다.”
이어 그는 “영적 GPS가 대표적인 인생 나침반”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나침반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또 하나의 요소로 ‘자기 사랑’을 꼽았다. 많은 사람이 열등감에 시달린다. 키가 크든 작든, 돈이 많든 적든 끝없이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그는 “남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미워하면 열등감이 깊어지고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반대로, 있는 그대로 자신을 수용하고 긍정하는 순간 치유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쟁과 비교 문화 속에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순간 불안은 더욱 깊어진다는 것이다.
‘광야 같은 인생에서 승리하는 비결’/ 이은철 지음/ 344쪽/ 2만2000원/ 동아일보사
스스로 시작하는 치유와 회복의 길
이 목사는 통찰력과 분별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다단계 사기 등에 사람들이 쉽게 속는 것은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세상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분별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이 목사는 최근 이런 메시지를 집약해 신간 ‘광야 같은 인생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펴냈다. 책에는 영혼·정신·육체를 통합적으로 치유하는 방법론이 담겨 있다. 각 장마다 자가진단표를 마련해 독자가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고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진단하고 작은 부분부터 적용하다 보면 치유와 회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며 “이 책이 시련에 빠진 이들에게 인생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