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우유는 노년기 영양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된다. GETTYIMAGES
영양 불균형이 초래하는 각종 질병
노년기에 접어들면 신체 변화와 더불어 치아 약화, 식사량 감소, 햇빛 노출 부족, 만성질환 에 따른 약물 복용 등으로 특정 영양소가 쉽게 결핍된다. 이는 건강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단백질 부족은 근감소증을 유발해 낙상·골절 위험을 높인다. 칼슘과 비타민 D 부족은 골다공증과 척추 압박골절, 고관절 골절 등에 영향을 준다. 또한 철분·비타민 B12 부족은 빈혈과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원인이 된다. 비타민 B12와 오메가3 결핍은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나트륨 과다, 칼륨 부족 식단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 질환을 초래하기 쉽다. 섬유소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장운동 약화와 변비가 유발되기도 한다. 이처럼 노년기의 영양 불균형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노년기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특별한 보약을 먹기보다 매일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곧 최고의 보약이다. 단백질은 두부, 달걀, 생선, 살코기 등의 섭취를 통해 보충하고, 칼슘과 비타민 D는 우유, 치즈, 멸치, 버섯 섭취와 햇볕 노출을 통해 채워야 한다. 여기에 채소·과일로 섬유소와 수분을 보충하고, 오메가3가 풍부한 견과류·생선·올리브유 등을 더하면 심혈관 건강과 인지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작은 식습관 변화가 활기찬 노년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특히 우유는 단백질, 칼슘과 비타민 D를 동시에 보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식품이다. 우유 속 단백질, 칼슘 등의 영양소는 체내 흡수율이 뛰어나고 이용률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영양보충에 가장 이상적인 식품이면서 일상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우유지만, 어르신 상당수는 우유를 꾸준히 챙겨 마시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배가 아프거나 설사하는 증상, 맛에 대한 기호 차이, “우유는 아이들이나 마시는 것”이라는 고정관념,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음식을 선호하는 식습관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이 문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만일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를 선택한다. 우유를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정도로 데워 마셔도 소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고구마, 단호박, 바나나 등을 넣은 스무디나 미숫가루 음료처럼 친숙한 형태로 섭취하면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우유 활용한 요리로 먹는 즐거움까지
우유를 요리에 활용하면 좀 더 쉽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 사진은 우유로 끓인 타락죽. GETTYIMAGES
영양학적으로 볼 때 노년층에게 권장되는 우유 섭취량은 하루 약 400ml다. 종이컵 2잔 수준의 우유 안에는 칼슘 500~600mg과 단백질 12~14g이 들어 있어 65세 이상 성인의 칼슘 권장량(700mg)과 단백질 권장량(70g)의 상당 부분을 충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노년기의 영양 관리는 ‘먹는 즐거움’을 넘어 건강 수명과 직결된다. 매일의 작은 선택, 특히 우유 한 잔 섭취는 근육과 뼈 건강을 지켜 활기찬 노년을 가능하게 한다. 균형 잡힌 식사와 더불어 우유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 이것이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가장 확실한 건강 비결이다.
김윤경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조리이사는 …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임상영양사를 역임했으며, 외식업 R&D, 식생활개선교육, 요리대회 지도 및 칼럼·기고 활동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건강한 식생활을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이며, 현재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조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