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9월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철강 관세 인하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월 4일(이하 현지 시간) 게재한 기사 내용이다. 본문의 ‘리’는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을 가리킨다.
이 시장은 9월 1일 미국 백악관 ‘밖’에서 철강 관세 인하 요구 캠페인을 벌였다. 손에 든 피켓에는 영어와 한글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PLEASE STOP IMPOSING STEEL TARIFFS ON YOUR ALLY REPUBLIC OF KOREA-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부과를 멈춰주세요”. 이 광경은 백악관 주위를 오가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 소식을 접한 WSJ가 이 광경을 보도한 것이다.
WSJ는 해당 보도에서 “포항은 (미국) 피츠버그처럼 철강 제조의 대명사인 지역”이라며 “(6월) 새로 부과된 50% 관세가 이 지역 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소개했다. 또 9월 24일 포항에서 진행한 이 시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으며 “그가 ‘터널 끝에는 반드시 빛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이 터널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세 인상 후 철강 수출 25% 이상 감소
이 시장은 WSJ 인터뷰에서 “미국이 3월 세계 모든 철강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 포항 산업계 리더들은 어려운 시기를 견뎌낼 방안을 모색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6월 관세가 50%로 인상되자 절망만이 남았다”며 “새로운 관세로 포항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다”고도 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이강덕 포항시장 인터뷰 기사. 제목은 ‘관세 타격을 입은 철강 도시 시장, 트럼프에게 ‘제발 멈춰 달라’고 호소하러 세계를 가로질러 날아갔다’이다.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처
이 시장이 9월 초 방미를 결정한 건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이 시장과 함께 미국을 찾은 포항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설령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에 불과할지라도 현지에 우리 목소리를 전달해 보자’고 해 같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전했다. 또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문제를 피하려고 캠페인 방식과 문구 등에 대해 미국 변호사 자문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현지에서 교민 등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함께 피켓 캠페인을 했는데 WSJ가 이에 관심을 갖고 먼저 포항시 쪽에 연락을 해왔다는 후문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동맹국에 5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포항시의 호소가 미국 내에서도 공감을 얻은 결과가 아닐까 한다”며 “앞으로도 포항시는 철강 관세 인하와 지역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 기반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화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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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색 이어져도 희망 품고 통일 향한 노력 멈추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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