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의 손흥민(오른쪽)과 드니 부앙가. GETTYIMAGES
MLS 사상 최강 ‘흥부 듀오’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임 위원은 “손흥민의 LA FC 유니폼을 아쉽게도 구하지 못해, 손흥민 이름이 적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오늘 인터뷰에 임했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임 위원은 앞서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부앙가와 함께 최전방을 양분하며 공격진을 꾸릴 것”이라면서 “두 사람의 공격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9월 30일 임 위원을 만나 흥부 듀오의 최강 활약상과 향후 기대되는 성과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골 세리머니를 하는 LA FC 손흥민. LA FC 제공
“LA FC는 중위권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리던 팀이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이 지휘봉을 맡은 마지막 시즌이라서 선수단 분위기가 흔들리기도 했다. 특히 기존 팀 에이스였던 부앙가는 상대 팀 집중 견제에 시달리느라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올리비에 지루(프랑스 릴 OSC 이적)도 LA FC의 역습 전술에 녹아들지 못해 어려움이 컸다. 그런데 손흥민이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 손흥민-부앙가 콤비 덕에 LA FC의 경쟁력이 확실히 높아졌다. 팀이 4위에 오르는 데 손흥민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손흥민-부앙가의 공격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들어맞았다. 흥부 듀오의 활약 비결은 무엇인가.
“손흥민과 부앙가 모두 역습 축구에 필요한 침투와 돌파, 마무리 능력 등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런 역량을 가진 선수가 1명만 있어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LA FC는 부앙가에 더해 손흥민 정도 되는 거물 선수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흥부 듀오의 근본 원동력은 손흥민 특유의 친화력과 인품이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언제든 골 욕심을 낼 수 있는 해결사로서 득점력이 강점이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의 위치가 중복되기에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런데 실제로 한솥밥을 먹게 된 두 사람은 사이가 매우 좋은 데다, 막강 시너지 효과까지 내고 있다. 서로 득점 기회를 양보하면서 말이다. 그간 손흥민은 어느 팀에서든 동료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심지어 경쟁 팀 선수, 감독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LA FC에서도 손흥민은 특유의 성품을 발휘해 팀과 동료들에게 빠르게 녹아들었다.”
손흥민을 상대한 MLS 다른 팀 선수들의 찬사도 화제를 모은다.
“특히 세인트루이스 FC 로만 뷔르키 골키퍼의 이야기가 관심을 끌었다. 그는 과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뛸 때 손흥민에게 골을 먹은 경험이 있다. 당시 손흥민은 ‘양봉업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도르트문트 등 노란색 유니폼 팀에 유난히 강했다. 그랬던 손흥민과 뷔르키가 MLS에서 다시 만나자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경기 후 뷔르키는 현지 매체에 ‘손흥민의 공을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슈팅 타이밍과 방향은 알 수 있어도, 정작 손흥민 발끝을 떠난 공은 너무나 위력적이라 반응하려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손흥민의 공,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
LA FC 동료들과 포옹하는 손흥민. 뉴시스
이번 시즌 LA FC와 손흥민이 노려볼 만한 성과는.
“LA FC가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경쟁 팀들이 고전한다면 서부 콘퍼런스 1위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정규 시즌 최고팀으로서 ‘서포터스 실드’ 트로피를 거머쥐게 된다. MLS는 축구리그임에도 MLB(메이저리그베이스볼)처럼 플레이오프인 ‘MLS 컵’이 있다. 앞서 손흥민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려고 LA에 왔다”고 말했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서포터스 실드와 MLS 컵을 모두 거머쥐는 것도 결코 꿈같은 일은 아니다. 남은 일정 동안 손흥민이 계속 활약해 LA FC에 트로피를 안긴다면 ‘올해의 신인상’이나 ‘랜던 도너번 MVP’를 받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손흥민 성격상 개인 트로피 수상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LA FC를 최대한 높은 순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부앙가의 ‘골든 부트’ 도전을 도울 것 같다.”
기대를 모으는 리오넬 메시와 맞대결 성사 가능성은.
“현재 메시가 속한 인터 마이애미는 동부 콘퍼런스 4위로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예정이다. 만약 LA FC와 인터 마이애미가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아 결승까지 진출한다면 두 팀의 대결이 성사될 것이다. 양 팀 모두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현실화되는 시나리오라서 가능성이 마냥 높지는 않지만, 남은 경기를 지켜볼 일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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