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박해윤 기자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구단 맨유가 최근 받아 든 충격적 결과에 대해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은 이렇게 평가했다. 맨유는 8월 27일(이하 현지 시간) 리그컵 2라운드에서 만난 ‘EFL 리그 투’(잉글랜드 4부 리그) 그림스비와 맞대결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리그컵 6회 우승은 물론, EPL과 그 전신 풋볼리그 퍼스트 디비전에서 통산 20번 우승을 거머쥔 맨유에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내용”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패한 것이 뼈아프지만 맨유의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레전드’ 앨릭스 퍼거슨 감독이 2013년 팀을 떠난 후 10년 이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2024∼2025시즌 맨유는 EPL 15위라는 최악 성적으로 위기의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1월 후벵 아모링호 맨유가 기대 속에 출범했지만 이렇다 할 반전 기회를 못 찾고 있다. 9월 1일 임형철 축구해설위원을 만나 맨유의 위기와 그 원인을 짚어봤다.이번 시즌에도 맨유의 경기 흐름이 좋지 않다.
“그렇다. 1라운드 아스널전(8월 17일)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았다. 맨유에 새로 합류한 마테우스 쿠냐와 브라이언 음뵈모가 시원시원한 슈팅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아스널에 0-1로 졌지만 경기 내용은 지난 시즌보다 나아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문제는 풀럼전(8월 24일)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풀럼은 맨유를 강하게 압박했다.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경기 내용에서 풀럼이 맨유를 압도했다. 심지어 맨유가 기록한 1골도 풀럼 호드리구 무니스의 자책골이었다. 3라운드 번리전(8월 30일)에서야 맨유는 드디어 3-2 승리를 거뒀다. 다만 이때도 한 골은 번리 조시 컬런의 자책골이었다. 맨유는 세트피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2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EPL에 갓 승격한 번리를 상대로 이렇게 고전한 맨유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2억 파운드(약 3735억 원)를 쓴 효과가 없는 건가.
“당장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쿠냐, 음뵈모, 베냐민 세슈코 등 공격진 영입은 필요했다. 쿠냐와 음뵈모는 EPL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브렌트퍼드에서 실력을 보여줬고, 맨유의 기존 공격진보다 나은 점이 있다. 세슈코의 경우 더 지켜봐야겠지만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추면 발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9월 1일) 아직 이적시장이 끝나지 않았는데 맨유가 골키퍼를 추가 보강할 여지도 있다(인터뷰 다음 날인 9월 2일 골키퍼 세네 라멘스 영입). 현재 맨유 전력의 불안정성은 예전부터 누적된 문제의 결과로 봐야 한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는 과거 감독들의 실책을 수습하려고 그 나름 애를 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엠블럼(위)과 후벵 아모링 감독. 뉴시스
“9월 리그 경기 결과가 관건”
현시점 맨유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임 위원은 “아모링 감독, 정확히 말하면 그의 지나치게 고착된 전술”이라고 꼬집었다. 아모링 감독은 스포르팅 CP를 지휘할 때부터 백스리 전술을 중시했다. 이 전술의 핵심은 후방 박스에 3명(백스리)을 두고 5명을 공격진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이다. 양쪽 윙백과 윙을 측면으로 전진시킴으로써 상대보다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게 목표다.아모링 감독의 백스리 전술은 단점이 뭔가.
“미드필더가 2명으로 너무 적어 공격과 공수 전환에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공격에 5명이 대거 가담했다가 실패하면 역습당할 우려가 크다. 맨유로선 당장 2명뿐인 미드필더로 상대 역공을 막기가 쉽지 않다. 아래쪽에 있는 수비수 3명이 섣불리 뛰어 올라가면 뒤공간이 열려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심지어 아모링 감독은 미드필더 1명마저 위쪽으로 올려 보내기도 한다. 상대 수비 5명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자 공격에 가담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백스리 위쪽에 미드필더 1명만 덩그러니 남아 상대 압박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맨유 전술의 이 같은 허점을 다른 팀들이 파고들고 있다. 그럼에도 아모링 감독은 고집불통처럼 자신의 전술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맨유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아모링 감독이 전술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동시에 감독 자신의 멘털이 흔들리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아모링 감독은 자기 팀 선수의 페널티킥 모습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듯하다. 긴장과 부담이 큰 탓으로 보인다. 당장 맨유가 9월 예정된 리그 경기를 어떻게 치르는지가 관건이다. 맨유 입장에서 이번 달 대진표가 썩 좋진 않다. 우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원정전을 치른 후 첼시, 브렌트퍼드와 대결한다. 브렌트퍼드의 경우 이번 시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맨시티와 첼시는 까다로운 상대다. 다만 맨시티의 상황도 좋지 않기에 맨유가 역습에 강한 쿠냐와 음뵈모를 앞세워 좋은 결과를 거둘 수도 있다. 아모링 감독으로선 계속 패배할 경우 경질설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당장 경기를 슬기롭게 치러 나가야 한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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