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혹 제기한 박정훈 고발·반박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향한 공세를 21일에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왜 대변인을 자처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실장이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당사자도, 대통령실도 침묵하는데 여당이 가장 먼저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김현지 방탄은 오히려 민주당 스스로 ‘김현지가 정권 실세임을 자인한 꼴’이 됐다”며 “김현지를 감싸려다 오히려 정권의 심장부에 있다는 사실만 확인시켰다. 혹시 김현지라는 이름 뒤에 민주당이 반드시 지켜야 할 또 다른 연결고리가 존재하는가”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민주당을 향해 “‘우리 현지 실장은 그럴 리 없다’는 팬클럽식 충성을 해서야 되겠는가”라며 “정권의 실세 보호에 혈안이 된 태도는 결국 스스로를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일이다. 제발 자중하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 실장과 관련한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전날에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KT로부터 자료를 입수했다며 2021년 이후 김 실장의 휴대전화 변경 내역을 공개해 야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김 실장은 대장동 수사가 시작되고 관련자가 처음 구속 확정된 2021년 10월에 한 차례 번호를 바꿨고, 2달여 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지자 휴대전화를 바꿨다.
또 2023년 9월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에 출석한 당일에도 김 실장은 휴대전화를 교체했다고 한다. 올해 들어서도 김 실장은 국감에 자신을 향한 야권의 출석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감 첫날에 휴대전화를 바꿨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김 실장은 휴대전화 번호를 교체한 사실이 없고, 기기 교체는 지극히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김 실장의 전화 교체 이력이 증거인멸이라고 주장한 박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 의원이 2021년부터 이 대통령을 겨냥해 이뤄진 전방위적 수사의 특수성을 교묘하게 이용, 김 실장의 일상적 행위와 연결함으로써 “특정 시점에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인 양 대중을 호도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김 실장을 매개체로 한 국민의힘의 대여(對與) 공세는 남은 국감 기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김 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6개 상임위에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