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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한은, 기준금리 3연속 동결…연 2.5%

부동산 과열 브레이크…10·15대책 효과 ‘아직’
한은 총재도 “유동성 늘려 부동산 불 안 지펴”
대미투자 불확실성·환율 불안 커진 점도 부담

  • 지유진 기자
  • 입력 : 2025.10.23 10:01:34   수정 : 2025.10.23 10:54:20
부동산 과열 브레이크…10·15대책 효과 ‘아직’
한은 총재도 “유동성 늘려 부동산 불 안 지펴”
대미투자 불확실성·환율 불안 커진 점도 부담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둘째 주(한국부동산원 통계·10월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2주 전(연휴 전)보다 0.54% 올라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정부는 이에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15억원 넘는 집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2억∼4억원으로 더 줄이는 10·15 대책을 내놨다.

한은은 10·15 대책 효과가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섣불리 금리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를 낮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분위기와 주택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어선 안 된다는 판단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통화정책 키를 ‘완화’로 전환했다. 같은 해 11월엔 시장 예상을 깨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속 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네 차례 회의 중 두 차례 인하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통화정책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춘 결과다. 그러나 이후 하반기인 7·8월에 이어 이번에도 3차례 연속 금리를 유지한 이유는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무역협상이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금리동결 배경으로 작용했다. 관세 협상 불확실성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넘나드는 가운데 기준금리까지 낮아지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현재 연 4~4.25%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1.75%포인트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결과적으로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좁혀질 전망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집값·환율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낮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대책으로 주택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11월에도 지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부동산, 환율 관련 우려가 계속 커지면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