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신체 변화를 가져온다. 키가 줄어드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50대 이후부터는 매년 0.1~0.3㎝씩 감소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3㎝ 이상 키가 줄었다면 단순 노화가 아닌 척추압박골절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하경호 연세스타병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1년에 2㎝ 이상, 혹은 5년 이내 4㎝ 이상 키가 줄었다면 척추 정밀 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척추는 인체의 ‘기둥’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중을 지탱할 뿐 아니라 뇌로 연결돼 있는 척수도 보호한다. 그런데 척추가 골절됐는데도 모르고 지나치는 이가 많다. 팔다리와 달리 골절이 발생해도 움직일 수 있는 데다 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척추 골절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형이 ‘척추압박골절’이다. 일반적인 골절이 강한 외상으로 뼈가 부러진 형태라면 척추압박골절은 뼛속이 약해져 안에서부터 찌그러지듯 무너지는 골절이다. 단기간에 키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이유다. 낙상은 물론 심각한 경우 기침, 재채기, 무거운 물건 들기, 운전 중 방지턱을 넘는 등의 사소한 움직임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하경호 원장은 “골밀도가 낮을수록 골절 위험이 커진다”며 “통증이 뚜렷하지 않거나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척추뼈 마디가 연속적으로 주저앉는 연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압박골절이 의심되는 경우 기본적으로 척추 X-ray와 골밀도 검사를 통해 뼈 상태를 확인한다. 필요시 MRI나 CT 등 정밀 영상 검사를 통해 골절의 범위와 주변 조직의 손상 여부를 평가한다. 정상인 척추뼈는 바른 네모 모양이다. 하지만 압박골절 환자는 네모 모양이 찌그러지거나 작아지는 변형이 나타난다.
엑스레이 검사로 즉시 진단
‘주사 치료술’도 고민해볼 만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으면 척추를 고정해 통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한다. 신경학적 이상이 없다면 보조기를 활용해 부러진 뼈가 잘 붙을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통증은 줄이고 회복을 촉진하는 주사 치료술도 활용한다. 다만 다른 척추뼈 변형이 있거나 앞으로 구부러지는 등의 변형이 심하다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에는 추가 골절 발생 가능성이 높아 추가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보통 골 시멘트(인공관절 고정이나 척추 골절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용 시멘트)를 골절 부위에 주입해 주저앉은 뼈를 안정화시킨다. 다만 골 시멘트가 뼈 자체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 만큼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골다공증 치료를 동반해야 한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1호 (2025.10.22~10.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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