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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커피로 ‘월 천 수익’ 27세 여사장, 성공 비결은? [똑똑한 장사]

이경희
입력 : 
2025-10-17 16:45:00
수정 : 
2025-10-17 20: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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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카페 창업이 가장 선호되는 업종으로, 이혜원 사장은 저가 커피 시장에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었다.

그녀는 철저한 상권 분석과 고객 관리, 품질 높은 커피를 통해 단골 고객을 확보하며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는 고객에게 행복과 쉼을 제공하는 매장이 되기를 바라는 이 사장의 이야기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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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사-57] 대한민국 창업자 선호 업종 1순위는 단연 카페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저가 커피 열풍이 대단하다. 그런데 저가 커피로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주변에 경쟁사가 수두룩한데도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경기도 평택 고덕 삼성 반도체 공장 앞, 아침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 사이로 한 카페가 있다. 11평 남짓한 작은 매장, 아메리카노 한 잔 1500원. 하지만 이곳은 매달 2000만 원이 넘는 매출에 월 소득 1000만 원대라는 ‘작은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운영자는 1998년생, 이제 27살인 이혜원 사장이다. 연기를 전공하다 현실의 벽 앞에서 방향을 틀어 카페 사장이 된 그녀는 어떻게 이 치열한 저가 커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

이혜원 사장은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 후 미래는 녹록지 않았다. “연기는 너무 배고픈 직업이었어요. 현실적인 생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죠.” 연기를 위해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일이 자신에게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 카페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고 경영 감각을 익히면서 “내 카페를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점점 커졌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20대 중반, 가장 큰 고민은 자금 부족과 점포 선정이었다. 일은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젊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했다. 특히 비용이 많이 드는 인테리어 비용이 부담됐다. 점포도 문제였다. 카페는 상권 입지 조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경험 없는 초보 창업자가 쉽게 선택하기 어려웠다.

자금난 해결과 창업의 시작

창업 준비를 위해 정보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됐다. 첫째는 자금 부족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브랜드인 바나타이거는 커피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활기찬 브랜드 컬러와 인테리어, 캐릭터에 마음이 끌려 자세히 알아봤는데 마침 청년 창업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제도가 있었다. 인테리어비 반값 할인 기회까지 제공해줬다. 더군다나 점포를 찾는 과정에서 가맹본사에 대한 신뢰가 든든해졌다.

바나타이거 메뉴 사진. <부자비즈>
바나타이거 메뉴 사진. <부자비즈>

남자친구와 함께 창업을 준비했는데 남자친구의 본가가 평택이라 부모님이 평택에서 창업하기를 원했다. 상권 입지에 대한 꼼꼼한 분석과 점포 추천 과정에서 까다롭기 그지없는 이혜원 씨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성실하게 응대하는 가맹본사 직원을 보면서 마음이 완전히 열렸다. “상권을 봐주면서 ‘여긴 별로다, 여긴 너무 비싸다’라고 솔직하게 분석해준 것. 그 과정에서 가맹본사를 통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점포를 소개받게 됐다. 권리금 없이 비어 있는 매장이었다. 인근에는 이미 웬만한 커피 브랜드는 다 입점해 있었다. 하지만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창업을 결정했다.” 결국 2023년 7월, 평택 고덕 삼성 반도체 공장 정문 앞에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이 문을 열었다. 점포 보증금, 인테리어, 장비 등 모든 비용을 합쳐 약 1억 원이 투입됐다.

첫 달의 좌절과 매출 반전

사업 초반은 고전의 연속이었다. “무슨 배짱인지 몰라도 창업 후 운영에 대한 걱정이 1도 없었어요. 무조건 잘될 것 같았죠. 그런데 첫 달에는 하루 매출이 40만 원대였어요. 월세 300만 원도 간신히 메울까 말까였어요.” 게다가 주변엔 이미 카페가 다섯 군데나 있었다. 경쟁은 치열했고, 고객을 끌어오기 쉽지 않았다. 시장 조사를 할 때는 경쟁점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결국 함께 매장을 운영하던 남자친구 정연준 씨는 카페를 떠나 삼성 협력사에 취직했다. 한 사람이라도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매장은 오롯이 이혜원 사장이 책임지고 운영해야 했다. 그런데 얼마 후부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혜원 사장 혼자 매장에 올인했고, 고군분투하는 사이에 점점 단골이 늘어나더니 매출이 두 배로 뛰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 내부 전경. <부자비즈>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 내부 전경. <부자비즈>

무엇이 이런 전환을 만들어냈을까. 첫째, 상권 입지다. 삼성전자와 수많은 협력사가 몰려 있는 고덕 국제신도시의 중심 입지는 평일 출근·점심·퇴근 시간마다 고객이 끊이지 않게 만들었다.

둘째, 성실함이다. “평일엔 아침 6시 반에 문을 열어요. 출근길에 꼭 들러야 하는 매장이 되는 게 중요했죠. 피곤해도 단골 손님 얼굴을 보며 인사하는 게 저희의 무기였어요.”

셋째, 친절한 응대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무뚝뚝하게 응대하는 매장을 경험했던 고객들은 이 사장의 밝은 인사와 대화에서 차별화를 느꼈다.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커피에도 자신이 있었지만, 이 사장이 가장 자신 있는 건 서비스였다.

넷째, 다양한 메뉴다. 아메리카노 판매 비중이 높지만 다양한 디저트와 논카페인 음료는 선택의 폭을 넓히고 객단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 사업 경험이 부족한 개인 카페라면 개발하지 못할 다양한 메뉴의 선택 폭은 단골들을 다른 카페에 빼앗기지 않는 비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상적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시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달달한 라떼나 논카페인 음료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동네에서 숙소 생활하는 외로운 분들이 많아요. 그냥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단골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은 커피의 품질이다. 저가 커피라고 해도 기본에 충실했다. 가맹본사는 스페셜티 원두를 엄선해 블렌딩한 프리미엄 원두를 공급하며, 매장에서는 원두 보관부터 추출 그램 수, 물 온도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히 준수했다. “손님들이 ‘여기 커피 맛은 다르다’고 말할 때 가장 뿌듯했어요.”

매출 성장과 단골 고객의 힘

현재 매출은 월 2000만 원 이상이다. 순수익은 약 700만 원대다. 이혜원 사장 월급은 3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월급과 합하면 순수익이 1000만 원대에 달한다. 고객 대부분은 단골이다. 하루 100팀 이상이 매장을 찾는데 직장인들이라 대부분 삼삼오오 무리지어서 온다. 같은 사람들이 매일 찾아온다. “얼굴을 거의 다 알아요. 이분들이 꾸준히 와주시니까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요.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바나타이거 호랑이빵 메뉴. <부자비즈>
바나타이거 호랑이빵 메뉴. <부자비즈>

특히 가맹본사가 개발한 ‘호랑이 빵’은 객단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개업 초반에는 잘 팔리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커피와 함께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대구의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인 대구근대골목단팥빵과 제휴해서 만든 빵이다. 대구까지 가지 않아도 유명한 빵을 즐길 수 있다. 크림과 팥의 부드러움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커피와 찰떡 궁합이다. “처음엔 손님들이 도전을 잘 안 하셨어요. 그런데 한 번 맛본 분들이 ‘이건 꼭 먹어야 한다’고 다시 찾아오면서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물론 과정이 늘 순탄했던 건 아니다. 젊은 알바생들은 며칠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고, 인력이 안정되기 전까지 이 사장은 하루 12시간 이상을 매장에서 버텨야 했다. 서서 일하다가 밥도 못 먹고 하루를 보낸 적이 많았다. 진짜 퇴근 후 집에 와서야 밥을 먹곤 했다. 하지만 젊으니까 버틸 수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다. 30~40대 주부 아르바이트생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운영이 안정됐다. “알바분들이 너무 열심히 해주세요. 편하게 쉬려고 하지 않고 바쁠 때 더 기뻐하시고, 손님이 없으면 오히려 걱정을 해주세요. 그럴 때 정말 감사하죠.”

경영학적 성공 요인과 청년 창업의 의미

이혜원 사장의 성공은 단순히 운이 아니다. 작은 카페지만 경영학적으로도 성공의 요소가 있다. 첫째, 서비스 차별화 전략이다. 마이클 포터는 기업이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본원적 경쟁 전략을 3가지로 제시했다. 원가우위, 차별화, 집중화다. 차별화 전략은 고객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요소를 선택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자와 다르게 만드는 것인데, 이 사장은 서비스 차별화에 성공했다. 저가 커피 시장은 ‘가격’이 아닌 ‘서비스’와 ‘경험’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보통 오프라인 경험이라고 하면 대기업의 팝업스토어처럼 자금을 많이 투자한 화려한 공간 인테리어를 연상한다. 하지만 따뜻한 서비스야말로 오프라인에서만 줄 수 있는 경험이다. 요즘처럼 싱글족이 많고 외로움이 만연한 시대에는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저가 커피 매장은 매일 단골들이 찾는 공간이므로 응대가 더 중요하다. 이혜원 사장은 단골의 얼굴을 모두 기억할 만큼 따뜻한 미소와 대화를 통해 고객 경험을 높였다.

바나타이거 아이스 아메리카노 메뉴. <부자비즈>
바나타이거 아이스 아메리카노 메뉴. <부자비즈>

둘째, 고객 관계 관리(CRM)다. 매일 오는 단골들이 매출의 핵심이다. 커피는 다른 음식점과 달리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마시는 음료다. 이 사장은 “얼굴과 취향을 기억하는 것”을 고객 관계 관리의 핵심으로 본다. 대기업이 IT 시스템으로 하는 일을 이 사장은 ‘사람의 마음’으로 대체했다.

셋째, 입지와 시장 적합성이다. 창업 전 상권 분석을 철저히 했던 본사와의 협업은 STP 전략(시장 세분화·타기팅·포지셔닝)의 사례다.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삼성 공장 앞, 가격 민감도가 높은 직장인 고객, 저가 커피라는 포지셔닝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넷째, 자원 기반 관점에서 경험 자산이다. 바나타이거 평택 삼성점이 있는 상권에는 이미 5개가 넘는 경쟁자가 있었지만, 서비스로 단골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게 만든 비결이다. 그 자신감은 아르바이트 경험에서 나왔다. 보통 창업을 할 때는 자금이 가장 큰 자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창업자의 경험과 자신감 같은 무형의 자산이 창업 자금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나타이거 아이스 초코라떼 메뉴. <부자비즈>
바나타이거 아이스 초코라떼 메뉴. <부자비즈>

다섯째,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협력이다. 가맹본사는 단순히 브랜드만 제공한 게 아니라, 사업 초기 이혜원 사장이 낮은 매출로 힘들어할 때 원두 지원, 할인 이벤트, 세트 메뉴 제안 등 실질적인 매출 방안을 함께 고민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본부-가맹점 상생 모델’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청년 창업자 지원 프로그램을 적용해 창업 당시 인테리어비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것은 청년 창업자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여섯째, 창업자의 태도와 리더십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태도였다. 이 사장이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창업하면서 느낀 건, 사업은 쉽게 시작할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매장에서 커피만 열심히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너무 많았다. 세금, 위생 관련 법규, 노동법까지 다 공부해야 했다. 이 사장은 사업 초반에 12시간씩 일하면서도 가맹본부에 하나하나 묻고 지도받으면서 그런 업무를 공부하고 배우고 처리했다. 그렇게 자신이 먼저 배우고, 알바생들을 존중하며, 고객 앞에선 언제나 웃었다. 리더십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문제 앞에서 배우고 극복하고 인내하며 발전해 나가는 능력이다.

이혜원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 사장. <부자비즈>
이혜원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 사장. <부자비즈>

매장은 안정이 됐지만, 이혜원 사장은 여전히 바쁘다. 평일엔 새벽같이 매장을 열고, 저녁까지 일과를 이어간다. 하지만 얼굴에는 후회가 없다. 가장 행복할 때는 손님이 “오늘도 커피 맛있다”고 말해줄 때다. 그리고 매일 찾아오는 단골들을 볼 때, 책임감과 행복을 함께 느끼며 본인이 선택한 길이 맞았다는 확신을 가진다.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매출을 더 올리는 게 아니다. 커피를 통해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잠깐이라도 쉼과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항상 고객들이 하는 모든 일이 잘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한다.

원두 가격으로 다른 매장들은 대부분 커피 가격을 인상했지만 이혜원 사장의 매장은 아직 1500원에 판매하는 이유도 고객에 대한 감사의 마음 때문이다. 원가 압박이 있지만 직장인 단골 고객들의 경제 사정을 생각해 최대한 버텨보는 것이다. 또 성실하게 자기 일처럼 열심히 일해주는 30, 40대 아르바이트분들을 보면서 앞으로 여러 매장을 운영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 “저처럼 젊은 창업자들이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가 커피라고 해서 가볍게 볼 게 아니라, 진심을 담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걸요.”

11평 작은 카페에서 시작된 이혜원 사장의 이야기는 단순한 ‘카페 창업 성공기’가 아니다.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성실함과 친절, 그리고 경영학적 통찰을 무기로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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