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셀럽과 인플루언서의 SNS에는 요가복을 입고 말차 음료를 든 사진이 빠지지 않는다. ‘진정한 헬시 플레저라면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말차를 마신다’는 이미지가 암묵적 공식이 된 것 같다.
말차는 녹차와 같은 차나무에서 딴 잎으로, 재배와 가공, 섭취 방식에 따라 녹차와 말차로 구분한다. 녹차가 햇빛 아래 자란 찻잎을 따서 찌거나 덖어 말린 뒤 물에 우려 마신다면, 말차는 수확하기 2~3주 전부터 빛을 차단해서 재배한 잎을 찌고 말려 가루로 빻아 물에 타서 마신다.
말차는 잎 전체를 섭취하다 보니 녹차에 비해 맛과 향이 진하고 영양 성분이 한층 농축돼 있다. 아미노산인 ‘L-테아닌’ 함량은 녹차의 5배다. L-테아닌은 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집중력을 높이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낮추며,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해 행복감을 증진시킨다.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도 녹차보다 3배 이상 높다. EGCG는 염증을 완화하고 세포 손상을 막아 주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또한 혈관 속 지방을 분해하는 카테킨 성분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 예방과 다이어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말차가 대유행이고 건강에 이롭기는 해도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카페인이다. 영양이 농축된 만큼 카페인 함량도 높다. 말차 1g에 든 카페인은 30㎎으로, 말차라테 한 잔에는 120~180㎎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성인의 1일 카페인 섭취 권고량은 400㎎ 이하다. 하루 중 마시는 커피와 음료, 건강기능식품, 과자 등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말차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수면 장애, 신경과민, 심장 박동수 증가 같은 부작용을 가져온다. 말차의 타닌 성분이 칼슘 흡수를 방해해 빈혈과 피로감을 부를 수도 있다.
진정한 ‘헬시 플레저’라면 말차 섭취 시간도 조절해야 한다. 저녁 이후에는 숙면을 방해할 수 있어 마시지 않는다. 낮 동안도 공복은 피하고 식후에 마셔야 위산 분비에 따른 속 쓰림을 예방할 수 있다. 철분제 등 건강기능식품은 말차를 마시고 1시간 뒤에 먹어야 흡수율이 좋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01호(25.10.2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