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기간 18.5년→12년으로 단축
오세훈 시장 “정비사업 차질 없게 행정지원 총력”
10년 넘게 표류하던 서울 강남권의 대표 노후 단지이자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가 49층 5893세대 대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찾아 차질 없는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철저한 공정관리와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14층 4424세대 규모의 노후단지로 꼽힌다. 층수 규제, 광역급행철도(GTX)-C 지하 관통 등으로 그간 재건축에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지난 2023년 높이 제한 폐지로 속도를 내게 됐다.
이후 신속통합기획 자문 신청 8개월 만인 지난달 초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은마아파트는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이 목표다.
시는 ‘신속통합기획 시즌2’를 적용한 첫 사례로 인허가 규제 전면 혁신을 통해 사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도입한 공공 지원 계획이다. 그동안 시는 ▲정비지수제 폐지 ▲신통기획 도입(정비구역 지정 5→2년)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정비사업 촉진 방안 등을 통해 정비사업 기간을 5.5년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온 바 있다.
이번 신통기획 시즌2로 1년을 추가로 줄여 보통 18.5년이 걸리는 정비사업 기간을 12년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시는 교육·복지·안전이 어우러진 주거 환경에 초점을 뒀다. 공영주차장을 설치해 대치동 학원가 상습 주차난을 해소하고, 개방형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국공립어린이집·치안센터·공원·저류시설 등이 들어선다.
정비사업 최초로 ‘공공분양주택’도 도입한다. 민간 주도 재건축에 공공분양이 결합한 최초 사례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300→331.9%) 적용을 통해 655세대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기반 시설이 우수한 역세권에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다. 완화된 용적률의 30∼40%는 민간주택으로, 60∼70%는 공공주택으로 공급한다.
용적률 특례로 추가 공급되는 655세대 중 195세대는 다자녀 중산층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하고, 나머지 227세대는 민간 분양, 233세대는 공공임대로 이뤄진다.
현재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외 5개 단지에서 역세권 용적률 특례 적용을 검토 중이다. 구역 면적, 도로 등 단지별 입지 특성과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적정한 용적률 완화범위를 검토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시작으로 신통기획 시즌2를 본격화해 강남권을 비롯한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강남구 2만5000호, 서울 전역 31만호를 공급한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날 은마아파트를 둘러본 뒤 주민들과 만나 “빠른 공급이 부동산 가격 안정의 왕도”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니 (은마아파트에) 인센티브를 줘 속도를 내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재건축이 가장 빠른 시일 안에 되는 단지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