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칫하는 '글로벌 수소 생태계'…중국은 '굴기' 채비 마쳐

멈칫하는 '글로벌 수소 생태계'…중국은 '굴기' 채비 마쳐

최경민, 타운즈빌(호주)=김도균 기자
2025.09.24 13:31

[그린시프트-수소] ③ 놓칠 수 없는 미래 에너지 수소

[편집자주] 그린 산업은 '나아가야 할 길'이다. 화석연료 친화적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글로벌 불황 지속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축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그린 시프트'를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글로벌 그린 산업 현장들을 직접 방문하고, 이 '필연적 미래'를 확인하고자 한다.
지난 12일 오후(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주 타운즈빌.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 에너지'(Ark Energy)의 수소 충전소. /사진=김도균
지난 12일 오후(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주 타운즈빌.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 에너지'(Ark Energy)의 수소 충전소. /사진=김도균

수소는 의문의 여지 없는 가장 중요한 미래 에너지 콘셉트 중 하나다. 각국이 각종 인센티브를 앞세워 수소 개발 사업을 장려하는 이유다. 최근 글로벌 수소 프로젝트가 공회전하는 가운데, 중국이 가장 앞서나가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4일 현대차그룹·토요타·알스톰·에어리퀴드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억톤, 2050년까지 5억5000만톤으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9%포인트 수준의 성장세다.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3%, 2050년 18%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소 경제가 아직까지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음에도 기대감이 큰 이유는 △100% 무탄소 에너지원의 가능성 △그린 에너지 저장 매개체의 역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탄소포집(블루수소)이나 태양광·풍력(그린수소)에서 나온 에너지를 수소로 저장·운송한 후 발전·모빌리티·선박 등에 활용할 경우 무탄소 생태계가 현실화된다. 화석연료 시대 이후 수소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 이유다.

하지만 수소는 최근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의 지속, 생산·저장·운반·활용 전반에 새로운 인프라의 필요성 등의 약점이 발목을 잡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정책도 후퇴했다. 미국은 청정수소 생산 세액공제의 프로젝트 착공 기한을 2032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겼다. 독일 LEAG의 박스베르크 수소발전소 계획 보류, 영국 BP의 호주 필바라 그린 수소 프로젝트 철수, 호주 포테스큐의 미국 애리조나 및 호주 글래드스톤 그린수소 프로젝트 철회 등도 이뤄졌다.

주요국 수소 관련 정책 현황/그래픽=이지혜
주요국 수소 관련 정책 현황/그래픽=이지혜

그럼에도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제도 정비는 진일보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를 포기할 수 없다는 각 국의 의지가 읽힌다. 호주가 대표적이다. 호주는 수소 생산 보조금으로 1㎏ 당 2호주달러를 책정했다. 사우스웨일즈주가 그린수소 산업 구축을 위해 30억 호주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키로 하는 등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다. 호주에서 고려아연을 포함해 총 20개가 넘는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는 배경이다. EU(유럽연합)에서는 지난 7월 수소 시장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수소 메커니즘' 공식 출범을 계기로 △유럽 내 수소 시장 통합 가속화 △10억 유로 규모 지원금 투입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가장 괄목할만한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올해 수소를 화학물질에서 법적 에너지원으로 공식 분류하고 '수소 굴기'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이미 그린수소의 경우 총 35건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지난해 기준 연 12만5000톤 규모다. 이는 글로벌 점유율 50%에 달한다. 핵심소재·장비·기술 투자에만 총 69억 위안(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장전했다. 중국의 청정에너지 기업 인비전은 세계 최대 규모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시설을 본격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소 관련 정책이 주춤하던 시기에도 중국은 2022년부터 수소 관련 정책을 빠르게 확대시켜 왔다"며 "이미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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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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