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임박…은행권 물밑 '컨소시엄 경쟁' 돌입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임박…은행권 물밑 '컨소시엄 경쟁' 돌입

황예림, 이병권 기자
2025.10.19 13:31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 나올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초안에는 은행을 포함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 나올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초안에는 은행을 포함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초안 발표를 앞두고 은행권이 분주해졌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컨소시엄에 은행이 반드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주요 은행들은 벌써부터 컨소시엄을 함께 꾸릴 파트너를 만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 작업에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 나올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초안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은행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과 민간 기업이 협력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컨소시엄 모델'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이는 한국은행과 정치권이 주장한 내용을 절충한 안이다. 그간 한국은행은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적어도 과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정치권은 자본금·시설·인적 요건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은행이 아니어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절충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위해 은행이 필수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들은 벌써부터 다른 업권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빅테크와 가상자산 거래소 등이 유력한 파트너로 거론된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페이는 일찍이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희망하고 이다. 네이버페이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이미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방안의 윤곽이 곧 나올 예정이라 컨소시엄에 함께할 다양한 업권의 파트너를 만나고 있다"며 "초안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은행이 발행 주체가 되든 유통 기관이 되든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담당 태스크포스(TF)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협력할 수 있는 국내·외 플레이어와 접촉하고 있다"며 "초안이 어떤 방향성으로 나오든 은행은 컨소시엄에 포함될 거라 정책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플레이어를 만나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 구성이 본격화되면 은행 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이 여러개 꾸려진다 해도 국내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허가할 컨소시엄 수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선점 효과가 중요한 시장이라 초기 허가를 받지 못하면 뒤늦게 뛰어들어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얼마나 탄탄한 파트너와 손잡느냐에 따라 각 은행 컨소시엄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처럼 한 컨소시엄에 여러 은행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개별 은행이 독자적으로 발행하면 시스템 구축부터 결제망 보안까지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여러 은행이 한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비용과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어 유리하다. 금융위원회나 한은 입장에서도 하나의 컨소시엄을 감독하는 편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안녕하세요. 금융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병권 기자입니다.

공유